2022년 7월 2일 토요일

하위헌스 원리(Huygens Principl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하위헌스 원리"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하위헌스 원리로 설명하는 빛의 굴절(출처: wikipedia.org)

[그림 2] 평면파의 파면이 만드는 점 전원(출처: wikipedia.org)

[그림 1, 2]에 보인 하위헌스 윈리(Huygens principle)는 빛이 가진 파동적 특성을 설명하는 근본 원리이다. 하위헌스 원리에 따르면, 빛의 움직임은 파동(波動, wave)이며 빛의 모든 파면(波面, wavefront)은 새로운 원천으로 작용하여 순차적으로 전달되는 다음 파면을 계속적으로 만든다. 즉, 원천에서 만들어진 파면이 다시 원천을 생성하는 반복적 원천 생성과 파면 전달 과정을 통해 빛은 파동 형태로 전파된다. 하위헌스 원리는 최초의 이론 물리학자란 별명을 가진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1629–1695)가 1678년하위헌스 49세, 조선 숙종 시절에 제안했다[1]. 하위헌스의 미국식 발음은 호이겐스이다.[하위헌스를 호이겐스라 부르는 이는 옛날 사람이다.] 파동 측면의 광학(光學, optics) 이론을 완성한 프레넬Augustin-Jean Fresnel(1788–1827)의 업적까지 기려서 하위헌스 원리를 하위헌스–프레넬 원리(Huygens–Fresnel principle)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림 3] 하위헌스 원리로 설명하는 굴절(출처: wikipedia.org)

수학과 물리학에 다재다능했던 만물박사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는 신생 독립국 네델란드 헤이그[헤이그(The Hague)는 미국식 발음이며 네델란드어로는 덴 하흐(Den Haag)임]에서 1629년조선 인조 시절에 태어났다. 당시 네델란드는 1567년조선 명종 시절부터 시작된 80년 전쟁 혹은 네델란드 독립 전쟁(The Eighty Year's War or Dutch War of Independence)의 주인공이었다. 또한 1617년조선 광해군 시절부터 독일을 무대로 벌어진 30년 전쟁(The Thirty Years' War)까지 일어나 네델란드는 전쟁 넘어 전쟁인 상황에 서게 되었다. 다행히 하위헌스 집안은 네델란드에서 부유하고 영향력이 큰 가문이었기 때문에, 두 전쟁의 와중에도 하위헌스는 집안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고 기하학(geometry)에 재능을 보였다. 또한 크리스티안의 아빠는 데카르트René Descartes(1596–1650), 메르센Marin Mersenne(1588–1648), 갈릴레오Galileo Galilei(1564–1642)와 교류하는 유명인이어서, 하위헌스는 데카르트와 메르센의 조언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80년 전쟁과 30년 전쟁은 1648년하위헌스 19세, 조선 인조 시절 베스트팔렌 조약(Peace of Westphalia)이 체결되면서 끝났다. 종전 조금 전인 1645년에 하위헌스는 네델란드의 레이던 대학교(Leiden University)에 입학해서 법학과 수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이때부터 하위헌스는 기하학이란 도구를 이용해서 현수선(懸垂線, catenary)과 같은 물리 문제를 공략했다. 하위헌스의 기하학 사랑은 죽을 때까지 계속 되었다. 하위헌스의 연구 방법은 형이상학에 바탕을 둔 연역법보다는 현실 문제에서 원리를 찾는 귀납법에 가까웠다. 그래서 구심력 혹은 원심력 공식을 뉴턴Isaac Newton(1643–1727)보다 먼저 발견했지만, 운동 법칙을 연역해서 풀지 않고 기하학과 중력에 대한 특성[물체는 항상 지구 중심으로 연직해서 떨어지는 성질]만 사용했다.

[그림 4] 하위헌스 원리에 따라 빛 파면의 이동

망원경과 렌즈 제작에 전문가였던 하위헌스는 기하학을 바탕으로 빛을 파동으로 설명하였다. 사실 하위헌스 원리는 렌즈 설계에 쓰이는 기하 광학(幾何光學, geometrical optics)의 근원을 설명하는 도구로 제안되었다. 하위헌스 원리를 쓰면, 파면의 이동, 반사, 굴절을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그림 4]처럼 속도 $v$로 이동하는 빛 파면의 이동을 생각한다. 현재 파면의 모든 점이 빛을 발생시키는 새로운 원천(source)이 되므로, 이 원천은 모든 방향으로 구면파를 다시 발생시킨다. 하지만 시간 $\Delta t$가 흐른 후에 생기는 새 파면(new wavefront)은 예전 파면(old wavefront)에 수직인 방향으로만 생긴다. 왜냐하면 빛이 모든 방향으로 퍼지더라도 빛의 속도는 유한하기 때문에, $\Delta t$ 후에는 갈 수 있는 최대 길이는 수직으로 $v \Delta t$인 길이이다. 그래서 파면이 정면으로 진행하는 모양으로 빛이 퍼져나간다.

[그림 5] 하위헌스 원리로 설명하는 빛의 반사 법칙

하위헌스 원리는 빛의 반사와 굴절 법칙을 유도할 때에 매우 유용하다. [그림 5]는 평평한 표면에서 빛이 반사되는 특성을 [그림 4]에 기반을 두고 가시화한다. 반사 법칙(law of reflection)은 표면에 의한 반사각 $\theta_r$이 빛의 입사각 $\theta_i$와 항상 같다는 의미이다. 파란색 입사 파면(incident wavefront)은 표면에서 반사되어 빨간색 반사 파면(reflected wavefront)을 만든다. 이때 [그림 4]처럼 반사 파면이 동일한 모양을 가지기 위해서는 모든 입사 파면의 경로차가 같아야 한다.[∵ 입사와 반사 파면은 동일한 매질에 있기 때문에 파동의 속도가 같다.] 따라서 원천 $A, B$를 만드는 두 광선(ray)만 한정해서 보면, $\overline{AC}$ = $\overline{BD}$이 모든 입사각 $\theta_i$에 대해 성립한다. 또한 직각 삼각형 $\triangle ABC$ 조건에 의해 $\overline{AC}$ = $\overline{AB} \sin \theta_r$을 만든다. 마찬가지로 직각 삼각형 $\triangle ABD$ 조건을 사용해 $\overline{BD}$ = $\overline{AB} \sin \theta_i$도 얻는다. 따라서 $\sin \theta_i$ = $\sin \theta_r$이 되어서 반사 법칙인 $\theta_i$ = $\theta_r$이 유도된다.

[그림 6] 하위헌스 원리로 설명하는 빛의 굴절 법칙

[그림 5]와 비슷한 방식으로 빛이 물질속으로 투과할 때 성립하는 굴절 법칙을 [그림 6]과 같이 증명한다. 굴절 법칙(law of refraction)은 두 매질의 속도 차이에 의해 빛의 굴절각(refracted angle) 혹은 투과각(transmitted angle) $\theta_t$가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반사 법칙과 비슷하게 굴절 법칙을 유도하기 위해, 입사와 투과에서 동일 파면을 만드는 길이를 각각 $\overline{BC}$와 $\overline{AD}$로 둔다. 또한 매질이 다르기 때문에 $\overline{BC}$ = $v_i \Delta t$, $\overline{AD}$ = $v_t \Delta t$로 가정한다. 그러면 공통 길이 $\overline{AB}$에 대해, $\overline{AB}$ = $\overline{BC} \mathop{/} \sin \theta_i$ = $\overline{AD} \mathop{/} \sin \theta_t$이 성립한다. 최종적으로 굴절 법칙은 두 매질에서 파동의 속도 비율로 기술된다.

                  (1)

여기서 빛의 속도는 $v$ = $1 \mathop{/}\sqrt{\mu \epsilon}$, $\mu$와 $\epsilon$은 각각 투자율(permeability)유전율(permittivity)이다. 빛을 제어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자성이 없어서 투자율은 같다. 그래서 유전율만을 이용해서 식 (1)을 간략히 쓸 수도 있다.

                  (2)

여기서 $n_i$와 $n_t$는 각각 입사와 투과 영역의 굴절률(屈折率, refractive index), $n$ = $\sqrt{\epsilon \mathop{/} \epsilon_0}$ = $\sqrt{\epsilon_r}$, $\epsilon_0$는 진공중의 유전율, $\epsilon_r$은 비유전율(relative permittivity) 혹은 유전 상수(dielectric constant)이다. 굴절률 $n$은 매질내에서 빛의 속도가 줄어들어 입사각이 굴절되는 비율을 나타낸다. 굴절 법칙은 기여자 이름을 붙여서 스넬의 법칙(Snell's law)이라고도 한다. 굴절 법칙은 예전부터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1621년스넬 41세, 조선 광해군 시절에 식 (2)와 같은 형태를 제안한 네델란드 천문학자 스넬리우스Willebrord Snellius(1580–1626) 혹은 스넬이 유명하다.
하위헌스 원리는 빛의 성질을 연역적으로 증명하는 훌륭한 개념이지만 아래와 같은 한계도 분명하다.
  • 파동에 위상을 도입하지 않고 오직 진폭만 고려했다.
  • 횡파(transverse wave) 혹은 가로파인 빛을 종파(longitudinal wave) 혹은 세로파로 착각했다.
  • 벡터 특성을 표현하는 편파(偏波, polarization) 개념이 원래부터 없었다.

하위헌스가 주장한 빛의 파동론(wave theory of light)에 대비되는 이론은 뉴턴Isaac Newton(1643–1727)이 1704년뉴턴 61세, 조선 숙종 시절에 집대성한 빛의 미립자론(corpuscular theory of light)이다. 뉴턴은 20대부터 프리즘 실험을 통해 경험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1675년뉴턴 32세, 조선 숙종 원년에 미립자론 논문을 출판했고, 1704년에는 위대한 광학 책도 저술했다[2]. 지금 기준으로 뉴턴의 미립자론은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 있지만, 당시 뉴턴은 철저하게 귀납적으로 자신의 이론을 논증했다.[반면에 뉴턴의 프린키피아(Principia)는 빈틈없이 연역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그림 7] 뉴턴의 미립자론으로 설명하는 빛의 굴절 법칙

빛을 세밀히 관찰하면, 빛이 미립자라는 주장을 믿게 된다. 직사광선이란 표현도 있듯이 빛은 직진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빛은 주변으로 퍼지는 파동이 아닌 운동량을 가지고 직선 운동을 하는 미립자라는 믿음은 근거가 있었다. 빛의 미립자론으로 [그림 5]에 나온 반사 법칙을 바로 증명할 수 있다. 공을 벽에 던지면 [그림 5]처럼 같은 각도로 튕긴다. 그래서 빛이 미립자라면, 평평한 표면에서 반사될 때도 [그림 5]와 같은 성질을 당연히 가지게 된다. 다만 [그림 6]과 같은 빛의 굴절 법칙을 [그림 7]과 같은 미립자론으로 설명하려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뉴턴은 자신의 만유인력 법칙을 빛에 적용했다. 미립자가 물질 속에 들어가면, 모든 방향에서 인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미립자에 미치는 알짜 힘이 $0$이다. 그래서 물질 속에서 광속은 일정해야 한다. 하지만 미립자가 물질의 경계면에 다가가면, 경계면과 평행인 속도 $\bar u_{\parallel}$ 방향으로는 알짜 힘이 없어 가속되지 않고, 수직인 속도 $\bar u_{\bot}$ 방향으로 만유인력을 받는다. 왜냐하면 경계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물질이 질량을 가진 미립자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결국 $\bar v_{\bot} > \bar u_{\bot}$가 성립해서 물질 속에 들어가면, 빨라진 광속으로 인해 스넬의 법칙이 생긴다. 스넬의 법칙을 보고 파동론이나 미립자론 중에서 누가 맞을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는가? 맞다. 물질 속의 광속을 재서 하위헌스와 뉴턴 이론을 검증할 수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18세기초에는 광속을 잴 수 없었기 때문에 두 과학자의 이론을 검증할 수 없었다. 지금은 물질의 유전율이나 투자율에 따라 광속이 느려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뉴턴이 아닌 하위헌스의 승리이다. 또한 뉴턴의 미립자론은 파동론이 설명할 수 없는 빛의 편파 혹은 편광(偏光, polarization) 특성도 설명했다. 미립자가 매끈한 구형이면 편광은 생길 수가 없으므로, 울퉁불퉁한 미립자를 상상해서 빛의 진행이 편광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림 8] 페르마의 원리로 설명하는 빛의 반사 및 굴절 법칙

파동론 혹은 미립자론과 직관적으로 구별되는 개념은 페르마의 원리(Fermat's principle)이다. 잘 알려진 스넬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1662년페르마 55세, 조선 현종 시절에 페르마Pierre de Fermat(1607–1665)는 빛이 이동하는 시간이 최소가 되는 경로로 반사와 굴절이 일어난다는 원리를 주장했다. 이로 인해 페르마의 원리를 최소 시간의 원리(principle of least time)라고도 부른다.
페르마의 원리에 따르면, 빛의 반사 법칙은 초록색 선분 $\overline{PA'}$이 가장 짧아지는 조건이다. 즉, $\overline{PA'}$를 $x$축에 대칭한 선분은 $\overline{AP}$와 합쳐져서 기울기가 같은 직선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빛은 [그림 6]처럼 입사각과 동일한 각도로 반사가 되어야 한다. 빛의 굴절 법칙 혹은 스넬의 법칙에 페르마의 원리를 적용할 때는 약간의 고민이 필요하다. 점 $A, P, B$를 따라 광선이 이동할 때 걸리는 시간 $T$를 정의한다.

                  (3)

여기서 $l_1$ = $\overline{AP}$ = $\sqrt{(x-x_1)^2 + y_1^2}$, $l_2$ = $\overline{PB}$ = $\sqrt{(x-x_2)^2 + y_2^2}$, $v_1$과 $v_2$는 매질 1과 2에서 빛의 속도이다. 가장 시간이 짧아지는 $x$를 구하기 위해, $x$에 대해 미분해서 $T$의 미분인 $\delta T$를 구한다.

                  (4)

미분 $\delta T$가 $0$이 되는 $x$의 조건은 식 (1)에 나온 스넬의 법칙과 동일하다.

                  (5)

스넬의 법칙은 하위헌스 원리로 증명이 가능하지만, 페르마의 원리는 과정을 더욱 쉽고 직관적으로 만든다. 페르마의 원리를 단순화시켜서 이해하기 위해 [그림 8]에 보인 점 $A$에서 점 $B$로 가는 경로를 다시 본다. 두 점을 최소 시간으로 이동하려면, 속도가 빠른 매질에서는 많이 이동하고, 속도가 느린 매질에서는 더 적게 움직여야 한다. 예를 들어, 매질2가 매질1보다 더 밀집되어 있는 경우[$n_1 < n_2$]에 $\overline{AP} > \overline{PB}$를 만족해야 한다. 그래서 입사각 $\theta_1$보다 투과각 $\theta_2$가 더 작아진다. 즉, 성긴 매질에서 빽빽한 매질로[$n_1 < n_2$] 입사하는 빛은 최소 시간으로 진행하기 위해 경계면에 수직인 방향[혹은 빽빽한 매질 방향]으로 더 굴절된다. 
페르마의 원리는 스넬의 법칙을 증명하기 위해 제안된 개념이지만 역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 뉴턴의 미립자론은 틀렸기 때문에 오래전에 사장되었다. 하위헌스의 파동론은 빛의 파동적 본질을 밝힌 의미를 가지지만 양자 역학에 의해 대체되었다. 하지만 간단하지만 강력한 페르마의 원리는 현재까지도 물리학의 가장 근원적 원리로 입지가 굳건하다. 파동론과 미립자론 이전에 제안된 단순한 페르마의 원리가 다른 이론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은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페르마의 원리가 나온 당대에는 비판도 조금 받았다. 무생물인 빛이 지능이나 감정이 있어서 다른 여러 경로 중에서 진행 시간이 가장 짧은 경로를 택한다는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사람들의 비판과 관계없이 자연계는 경로를 따라 진행하는 시간이 최소가 되도록 운동체의 경로를 선택한다. 페르마의 원리 혹은 최소 시간의 원리는 선 적분(line integral)으로 깔끔하게 공식화된다.

                  (6)

여기서 $v$는 경로 $s$에서 속도이다.

[표 1] 복사 혹은 광도 측정에 쓰이는 광학의 여러 개념: 기호의 $e, v$는 각각 에너지(energy)와 시각(vision)을 의미
이름
(Name)
기호
(Symbol)
단위
(Unit)
간단 설명
(Note)
복사 선속
(輻射線束, radiant flux)
$\Phi_e$W단위 시간당 전달되는 복사 에너지; 가끔 복사 전력(radiant power)으로 표현
복사 발산도
(輻射發散度, radiant exitance or emittance)
$M_e(\bar r)$W/㎡수신을 고려하지 않고 원천에서 나오는 단위 면적당 복사 선속 혹은 전력; 대신 복사 조도는 수신면을 꼭 고려
복사 조도
(輻射照度, irradiance)
$E_e(\bar r)$W/㎡수신면을 비추는 단위 면적당 복사 선속 혹은 전력; 간단하게 어떤 면적에 모인 전자파의 전력 밀도; 혹은 어떤 면적을 투과하는 복사 선속 밀도; 진행 거리에 따라 복사 조도는 변화함; 포인팅 벡터와 수신면의 방향에 따라서도 복사 조도가 변함
복사 세기
(radiant intensity)
$I_e(\theta)$W/sr원천에서 나오는 단위 입체각(solid angle)당 복사 선속 혹은 전력; 복사 세기는 방향성이 있음; 안테나 관점에서 전력 기준 방향도(directivity)와 동일함; 진행 거리에 관계없이 복사 세기는 상수임 
복사 휘도
(輻射輝度, radiance)
$L_e(\theta)$W/sr/㎡원천에서 방출하는 송신면의 단위 면적당 복사 세기; 혹은 수신기에 들어오는 수신면의 단위 면적당 복사 세기; 복사 휘도도 방향성이 있음; 정의하는 기준이 송신면이든 수신면이든 복사 휘도는 동일함
광선속
(光線束, luminous flux)
$\Phi_v$lm육안으로 인지하는 광원의 광선 묶음; 가끔 광전력(luminous power)으로 표현; 복사 선속은 전체 전자파의 전력이지만 광선속은 가시광선만의 전력
광발산도
(光發散度, luminous exitance or emittance)
$M_v(\bar r)$lm/㎡광원에서 나오는 단위 면적당 광선속; 조도는 수광면(受光面)을 고려하지만 광발산도는 광원만 생각
조도
(輻射照度, illuminance)
$E_v(\bar r)$lx 혹은 lm/㎡육안으로 인지하는 수광면의 단위 면적당 광선속; 혹은 어떤 면을 투과하는 광선속 밀도; 복사 조도는 전체 전자파를 포함하지만 조도는 가시광선만 고려; 진행 거리에 따라 조도는 변함; 광선과 수광면의 끼인각에 따라서도 조도가 바뀜
광도
(光度, luminous intensity)
$I_v(\theta)$cd 혹은 lm/sr광원에서 나와 육안으로 인지하는 단위 입체각당 광선속; 광도는 방향성이 있음; 진행 거리에 관계없이 광도는 일정함 
휘도
(輝度, luminance)
$L_v(\theta)$cd/㎡ 혹은 nt광원에서 나오는 발광면의 단위 면적당 광도; 혹은 검출기에서 측정하는 수광면의 단위 면적당 광도; 휘도도 방향성이 있음; 정의하는 기준이 발광면이든 수광면이든 휘도는 동일함

빛의 본성에 대한 고민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하기 때문에, 빛의 성질을 나타내는 용어는 매우 많다. [표 1]은 광도 측정(photometry)이나 복사 측정(radiometry)에 사용되는 여러 개념을 상세히 보여준다. 광도 측정은 철저히 빛만 고려하고, 복사 측정을 빛을 포함한 전자파까지 포괄한다. 또한 광도 측정은 맨눈으로 빛을 볼 때 느끼는 감도까지 고려하므로, 빛의 측정 단위는 루멘(lumen, lm), 럭스(lux, lx), 칸델라(candela, cd), 니트(nit, nt) 등으로 특이하다. 광도 측정은 다소 생소하므로 측정 단위의 어원과 현실적 쓰임새를 생각한다. 짐작하듯이 칸델라(candela, cd)는 양초(candle)의 라틴어 표현이며, 양초 하나가 방출하는 광도가 대략 1 cd이다. 식 (7)에 따라[$I_v(\theta)$ = $\Phi_v \mathbin{/} (4 \pi)$] 하나의 양초가 방출하는 광선속은 $4 \pi$ 혹은 대충 12.6 lm이 된다. 이 값은 예전 백열등에 1 W를 넣어서 나오는 광선속과 같다. 좀더 공식적으로 백열등의 발광 효율(luminous efficacy)은 12.6 lm/W이다. LED 등의 발광 효율은 훨씬 높은 100 lm/W 정도이다. 광선속의 단위 루멘(lumen, lm)은 비추다는 라틴어 루케레(lucere)의 명사형이며 빛이란 뜻이다. 추가적으로 조도의 단위 럭스(lux, lx)도 루케레의 또 다른 명사형이며, 뜻은 루멘과 같은 빛이다. 양초 하나에서 나오는 모든 광선속을 잘 집속해서 1 ㎡인 면적에 골고루 모으면, 그 결과는 $4 \pi$ 혹은 약 12.6 lx이다. 아주 어두운 밤에 뜬 보름달의 조도는 시간에 따라 바뀌기는 하지만 거의 0.1 lx로 측정된다. 휘도 관점에서 양초는 $1$ cd $\mathbin{/}$ $4 \pi r^2$  = $1 \mathbin{/}(4 \pi r^2)$ cd/㎡을 $r$에 만든다. 전공간에서 휘도를 잘 모은 경우는 $4 \pi \mathbin{/}(4 \pi r^2)$ = $1/r^2$ lm/㎡인 광발산도로 바뀐다. 만약 $r$ = 1 m인 위치에서 수광면의 법선을 광선과 나란하게 두면, 이 수광면에 모이는 광선속 밀도가 바로 1 lx이다. 휘도의 비공식 단위로 cd/㎡를 축약한 니트(nit, nt)도 쓰인다. 니트는 비춘다는 라틴어 니테레(nitēre)가 어원이다.

[그림 9] 전자파의 선속, 발산도, 조도, 세기, 휘도의 정의(출처: wikipedia.org)

[그림 9]에 소개한 전자파의 선속, 발산도, 조도, 세기, 휘도의 개념은 전자파 원천이 복사하는 전력 밀도인 포인팅 벡터(Poynting vector)의 크기 $S$로 생각하면 편하다. 등방성인 점 전원이 모든 방향으로 공평하게 전달하는 전력 밀도 $S$는 다음과 같다.

                  (7)

여기서 $P_s$는 원천에 입력된 전력, $\Delta A_s$는 특정 위치의 원천 표면적, $4 \pi r^2$은 점 전원에서 복사되는 전자파의 표면적이다. 복사 조도 정의를 복사 세기로 나타낸다. 복사 세기 $I_e(\theta)$는 원천과 수신면의 거리 $r$에 관계없기 때문에, 면적 $\Delta A_r$을 가진 수신면에 생기는 복사 세기 $E_e(\bar r)$는 입체각의 정의로 공식화할 수 있다.

                  (8)

여기서 $\hat r$은 원천에서 수신면으로 가는 단위 벡터, $\hat n$은 수신면의 단위 법선 벡터, $\cos \vartheta$ = $- \hat n \cdot \hat r$이다. 복사 세기를 최대로 하려면, 수신면의 법선 벡터의 방향을 포인팅 벡터로 맞추어야 한다. 복사 휘도 $L_e(\theta)$는 복사 세기 $I_e(\theta)$를 송신 표면 $\Delta A_s$로 나누면 된다.

                  (9)

여기서 수신 면적은 $\Delta A_r$ = $\Delta A_s \cos \vartheta$이다.

[그림 10] 원천과 수신면에 대한 복사 휘도의 정의(출처: wikipedia.org)

복사 휘도를 송신면 혹은 수신면에 대해 정의하기 위해 [그림 10]을 고려한다. 송신면에서 정의한 복사 휘도는 다음처럼 기술한다. 다만 $\Delta A_s$의 법선 벡터와 광선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으므로, 포인팅의 정리(Poynting's theorem)에 따라 $\Delta A_s'$ = $\Delta A_s \hat n_s \cdot \hat r$ = $\Delta A_s \cos \vartheta_s$를 사용한다.

                  (10)

여기서 $I_{es}(\theta)$는 원천이 발산하는 복사 세기이다. 식 (10)의 복사 휘도를 수신면으로 바꾸어서 새롭게 정리해본다.

                  (11)

여기서 $I_{es}(\theta)$은 수신 입체각으로 계산한 복사 세기이다. 따라서 송신면이든 수신면이든 편한 위치에서 복사 휘도를 측정할 수 있다.

[그림 11] 람베르트 표면에 의해 생기는 광도의 변화(출처: wikipedia.org)

빛을 확산(擴散, diffuse or diffusion)시키는 물질 중에 모든 방향으로 동일한 휘도를 만드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 이런 이상적인 물질은 최초 제안자인 람베르트Johann Heinrich Lambert(1728–1777) 이름을 따서 람베르트 표면 혹은 람베르트식() 표면(Lambertian surface or Lambertian)이라 하고, 이 표면이 만드는 확산 반사(diffuse reflection)람베르트 반사 혹은 람베르트식() 반사(Lambertian reflection)라 부른다. 람베르트 표면에 빛을 조사하면, 모든 방향에서 관찰되는 휘도가 동일하므로 광도는 다음 조건을 가진다.

                  (12)

여기서 $L_0$은 일정한 휘도이다. 식 (12)에 의해 람베르트 표면은 관찰각 $\vartheta_r$에 따라 광도가 코사인 함수처럼 변하므로, [그림 11]과 같은 관계를 람베르트의 코사인 법칙(Lambert's cosine law)이라 이름 붙인다.

[참고문헌]
[1] C. Huygens, Traité de la Lumière: Où Sont Expliquées les Causes de ce qui Luy Arrive Dans la Reflexion & Dans la Refraction (Treatise on Light: in Which Are Explained the Causes of That Which Occurs in Reflection & Refraction), 1690.
[2] I. Newton, Opticks: or, a Treatise of the Reflexions, Refractions, Inflexions and Colours of Light, London: Sam. Smith and Benj. Walford, 1704.

[다음 읽을거리]

2022년 6월 11일 토요일

시컨트 수와 오일러 수(Secant Number and Euler Number)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시컨트 수와 오일러 수"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표 1] 짝수번 시컨트 수의 실제값, $S_{2m}$
시컨트 수, $S_{2m}$시컨트 수의 자연수값
$S_0$1
$S_2$1
$S_4$5
$S_6$61
$S_8$1385
$S_{10}$50521
$S_{12}$2702765
$S_{14}$199360981
$S_{2m}$
생성 함수

탄젠트 함수(tangent function) $\tan x$의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를 쉽게 공식화하기 위해 탄젠트 수(tangent number) $T_m$을 도입한 방식처럼 시컨트 함수(secant function) $\sec x$를 위한 테일러 급수에는 시컨트 수(secant number)를 도입한다. 시컨트 수 $S_m$은 $\sec x$를 구성하는 무한 급수(infinite series)의 항과 연결지어 정의한다.

                  (1)

시컨트 함수는 우함수(even function)이므로 식 (1)의 첨자를 짝수로 간략화한다. 시컨트 수의 구체적인 예는 [표 1]에 있다[1].

                  (2)

여기서 $S_{2m+1}$ = $0$이다. 식 (2)와 같이 멱급수의 계수에 모든 시컨트 수가 나오므로, 시컨트 함수는 시컨트 수의 생성 함수(generating function)이다. 시컨트 함수를 직접 고계 미분해서 시컨트 수 $S_{2m}$을 얻을 수도 있지만, 고계 미분 과정이 너무 복잡해진다. 그래서 시컨트 수는 주로 재귀 관계(recurrence relation)를 이용해서 구한다. 이 재귀 관계를 유도하기 위해 코사인과 시컨트 함수의 테일러 급수를 사용한다.

                  (3)

여기서 $\binom{2m}{2k}$은 조합(combination)이다. 식 (3)의 셋째식을 얻기 위해 대각선 따라 모으기에 해당하는 코쉬 곱(Cauchy product)에 대한 메르텐스의 정리(Mertens' theorem)를 적용한다. 식 (3)으로부터 시컨트 수의 항등식을 하나 만든다.

                  (4)

여기서 $\delta_{m0}$은 크로네커 델타(Kronecker delta)이다. 최종적으로 시컨트 수를 생성하는 공식이 나온다.

                  (5)

여기서 $S_0$ = $1$이다. 식 (5)와 같은 재귀 관계를 쓰지 않고 탄젠트 수로부터 시컨트 수를 도출할 수도 있다. 먼저 식 (6)에 보인 탄젠트 함수와 시컨트 함수의 관계식에 각 테일러 급수를 대입해서 정리한다.

                       (6)

             (7)

식 (7)의 마지막식에서 탄젠트 수로 표현한 시컨트 수를 증명한다.

                       (8)

관점을 약간 바꾸어서 시컨트 수에 기반을 두고 탄젠트 수를 재정의한다.

                       (9)

                       (10)

식 (10)은 식 (5)와 매우 유사하므로, 시컨트 수와 탄젠트 수는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시컨트와 탄젠트 함수의 미분을 사용하면, 시컨트 수와 탄젠트 수의 색다른 관계를 추가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먼저 시컨트 함수의 미분을 두 함수의 테일러 급수로 교체해서 두 수 사이의 관계식을 구한다.

                       (11)

                       (12)

비슷한 방식을 탄젠트 함수의 미분에 사용해서 탄젠트 수를 시컨트 수로 표현한다.

                       (13)

                       (14)

수열 입장에서 시컨트 수가 가진 재미있는 특성을 탄젠트 수와 연관지어 소개한다.

[시컨트 수의 성질]
(a) 시컨트 수는 자연수열(自然數列, sequence of natural numbers)이다.
(b) 홀수번 시컨트 수 $S_{2m+1}$은 항상 $0$이다.
(c) 짝수번 시컨트 수는 $S_{2m} \ge 1$이고, $m$이 $1$보다 커지면 $S_{2m}$도 같이 커진다. 즉, $m > 1$에서 $S_{2m} > (2m-1)S_{2(m-1)}$을 항상 만족한다.
(d) 모든 $m \ge 2$에 대해, $T_{2m-1} < S_{2m} < T_{2m+1}$이 성립한다.

[명제 (a)의 증명]
식 (5)는 이전 시컨트 수와 조합의 곱이므로, 모든 시컨트 수는 자연수열이다.

[명제 (b)의 증명]
시컨트 수는 우함수인 시컨트 함수의 테일러 급수를 구성하므로, 홀수번 시컨트 수는 항상 $0$이다.

[명제 (c)의 증명]
식 (12)에서 $k$ = $m-1$인 경우만 보면, $m > 1$에서 항상 $S_{2m} > (2m-1)S_{2(m-1)}$이다.

[명제 (d)의 증명]
식 (12)에 $k$ = $0$을 대입해서 $S_{2m} > T_{2m-1}$을 증명한다. 또한 식 (14)에 따라 $T_{2m+1} > S_{2m}$도 만족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위에서 증명한 시컨트 수의 성질을 이용해 탄젠트 수의 속성도 도출할 수 있다.

[탄젠트 수의 성질]
(a) 탄젠트 수는 자연수열(自然數列, sequence of natural numbers)이다.
(b) 짝수번 탄젠트 수 $T_{2m}$은 항상 $0$이다.
(c) 홀수번 탄젠트 수는 $T_{2m+1} \ge 1$이고, $m$이 커지면 $T_{2m+1}$도 함께 커진다.
(d) 모든 $m \ge 1$에 대해, $S_{2m} < T_{2m+1} < S_{2m+2}$이 성립한다.

[명제 (a)의 증명]
탄젠트 수는 식 (14)처럼 자연수열인 시컨트 수의 곱셈으로 계산하므로, 계산 결과인 탄젠트 수도 자연수열이 된다.

[명제 (b)의 증명]
시컨트 수와 상보적으로 탄젠트 수는 기함수인 탄젠트 함수를 구성해서 짝수번 탄젠트 수가 $0$이 된다.

[명제 (c), (d)의 증명]
시컨트 수와 탄젠트 수의 대소 관계인 $T_{2m-1} < S_{2m} < T_{2m+1}$을 활용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컨트와 탄젠트 함수의 테일러 급수 전개를 더하면 재미있는 새로운 무한 급수가 만들어진다.

                       (15)

식 (15)의 우변이 생성하는 항은 짝수와 홀수 차수가 분명히 구별되므로 하나의 무한 급수로 만들 수 있다.

                       (16)

여기서 마지막식에 등장하는 관계식은 삼각 함수 항등식으로 증명한다. 수열 $A_m$은 $m$에 따라 시컨트 수와 탄젠트 수를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지그재그 수(zigzag number) 혹은 위아래 수(up/down number)라 부른다. 지그재그 수에 빗대어서 스컨트 수와 탄젠트 수를 각각 지그 수(zig number)재그 수(zag number)로 나누어서 명명하기도 한다.
식 (2)에 나온 시컨트 함수 $\sec x$의 입력 변수에 순허수 $ix$를 대입해서 쌍곡 시컨트 함수(hyperbolic secant function) $\operatorname{sech} x$를 정의할 수 있다.

                       (17)

오일러 수(Euler number)로 정의하는 수열 $E_{2m}$를 도입해서 쌍곡 시컨트 함수의 항을 $E_{2m}$으로 간략화하기도 한다.

                       (18)

여기서 $E_{2m}$ = $(-1)^m S_{2m}$이다. 그러면 쌍곡 시컨트 함수는 오일러 수의 생성 함수가 된다. 오일러 수는 부호가 바뀌기 때문에 자연수열인 $S_{2m}$과 다르게 정수열(整數列, integer sequence)이 된다. 또한 오일러 수 $E_{2m}$은 오일러의 수(Euler's number) 혹은 네이피어의 상수라 칭하는 $e$와 꼭 구별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1] N. J. A. Sloane, "A000364: Euler (or secant or "zig") numbers," The On-Line Encyclopedia of Integer Sequences. (방문일 2022-06-11)
 
[다음 읽을거리]

2022년 5월 31일 화요일

룽에 현상(Runge's Phenomen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룽에 현상"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룽에 함수에 출현한 룽에 현상(출처: wikipedia.org)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에 나타나는 기브스 현상(Gibbs phenomenon)처럼 다항 함수 보간(polynomial interpolation)에도 [그림 1]처럼 원치 않는 매우 큰 오차가 생기기도 한다. 상식적으로 다항 함수의 차수를 증가시키면서 자료점 개수도 늘리면, 보간된 함수는 원래 함수를 잘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고계 미분[고차 미분도 쓰이지만 용어의 일관성을 위해 고계를 채택]으로 갈수록 미분값이 계속 커지는 함수를 다항 함수로 보간할 때는 보간 구간의 끝부분에서 보간된 함수값이 계속 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와 같이 등간격으로 배치한 자료점의 개수를 늘리더라도 다항 함수 보간의 정밀도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보간된 함수가 양끝에서 커지면서 진동하는 현상을 룽에 현상(Runge's phenomenon)이라 한다.
다항 함수 보간의 대표 주자인 제$n$차 라그랑주 보간(Lagrange interpolation) $L_n(x)$를 중심으로 룽에 현상을 이해한다.

                  (1)

여기서 $(x_k, y_k)$는 함수값을 아는 자료점(data point)이다. 함수 $f(x)$는 어떤 점에서든 부드럽게[혹은 뾰족한 부분 없이] 변해서 미분 회수에 관계없이 고계 미분이 항상 유계(有界, bounded)라면, 라그랑주 보간의 차수 $n$을 늘릴 때의 보간 오차는 항상 줄어든다. 왜냐하면 $n$에 관계없이 고계 미분의 크기는 어떤 값 $M$보다 항상 작다는 조건으로 인해 $n$을 늘리면 라그랑주 보간의 최대 오차 혹은 잉여항의 절대값 $|R_n(x)|$가 $0$으로 수렴하기 때문이다.

                  (2a)

                  (2b)

                  (3)

여기서 $f^{(n)}(x)$는 $n$차 미분이다. 따라서 식 (3)처럼 고계 미분이 유계인 함수의 라그랑주 보간에는 룽에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굳이 증명을 하지 않더라도 다항 함수의 차수와 자료점을 늘리면 원래 함수에 가까운 보간 결과는 당연히 얻어질 것 같다. 하지만 수학자 룽에Carl Runge(1856–1927)는 1901년룽에 45세, 대한제국 시절에 다음 2차 함수의 역수 혹은 룽에 함수(Runge function) $f(x)$를 다항 함수로 보간하면서 이상한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1].

                  (4)

여기서 $-1 \le x \le 1$, 룽에 함수의 모양은 [그림 1]에 있는 빨간 실선이다. 룽에 함수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생긴 형태도 종 모양이어서 다항 함수 보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항 함수의 차수를 증가시킬수록 [그림 1]처럼 보간된 함수는 양끝에서 발산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룽에 입장에서는 쉬운 문제로 생각한 주제가 난처한 곤경이 되었지만, 결국에는 룽에 현상의 발견이라는 영예를 룽에에게 안겨주었다.
룽에 현상의 설명은 룽에 함수의 미분으로부터 시작한다. 식 (4)에 정의한 룽에 함수를 한번과 두번 미분한다.

                  (5)

1계 및 2계 미분의 크기 $|f^{(1)}(x)|$과 $|f^{(2)}(x)|$의 최대값은 각각 $x$ = $\pm \sqrt{3} \mathbin{/} 15$과 $0$에서 얻어진다. 이때 $|f^{(1)}(x)|$과 $|f^{(2)}(x)|$의 최대값은 각각 $15 \sqrt{3} \mathbin{/} 8$ $<$ $1! 5^1$, $50$ = $2! 5^2$이다. 식 (5)의 마지막 결과처럼 고계 미분은 $x \approx 0$ 근방에서 최대가 되므로, 고계 미분의 최대값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진다.

                  (6)

식 (6)의 엄밀한 증명에는 식 (7)에 나온 2차 함수의 고계 미분을 이용한다.

             (7)

             (8)

차수 $n$이 짝수인 경우, $n+1$차 미분의 영점은 $x$ = $0$에서 생기며 이때 $n$차 미분의 최대 크기 $|f^{(n)}(x)|$는 정확히 $n! 5^n$이다. 차수 $n$이 홀수가 되면, 고계 미분의 최대 크기를 찾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그래서 홀수인 $n$에 대해 근사적으로 $|f^{(n)}(x)|$의 최대값을 다음처럼 찾는다.

                  (9)

                  (10)

여기서 $x_0$는 $f^{(n+1)}(x)$의 근사 영점이다. 따라서 고계 미분이 홀수더라도 식 (6)은 잘 성립한다. 매우 큰 홀수 $n$에 대해, 다음 점근 관계식도 성립한다.

                  (11)

                  (12)

여기서 $x_0$ = $\pm \alpha \mathbin{/} (5 n)$ = $\pm \pi \mathbin{/} (10 n)$이다. 결국 미분 차수 $n$이 짝수 혹은 홀수에 관계없이 식 (6)은 항상 참이다.
식 (2a)에 나오는 자료점 $x_k$ = $-1 + 2k/n$[$k$ = $0, 1, 2, \cdots, n$]라 두면, $x - x_k$ 곱의 최대 크기는 대략 $x_\max$ = $-1 + 1/n$에서 발생한다.[∵ 자료점에서 오차는 $0$이라서 최대 오차는 두 자료점의 중점에서 생긴다. 항 $x-x_k$로 인해 끝점으로 갈수록 현재점 $x$와 자료점 $x_k$의 차이가 커진다. 그래서 중점에서 생기는 오차는 끝점 부근에서 최대가 된다.] 점 $x_{\max}$에서 곱 $\prod_{k=0}^n (x - x_k)$의 최대 크기는 다음과 같다.

                  (13)

여기서 $(\cdot)!!$는 이중 계승(double factorial)이다. 따라서 룽에 함수에 대한 라그랑주 보간의 최대 오차는 한계가 없이 증가한다.

             (14)

즉, 차수 $n$이 커질 때, 스털링의 공식(Stirling's formula)에 따라 식 (14)의 최종 결과는 계속 증가해 발산한다.

                  (15)

이로 인해 라그랑주 보간의 차수를 아무리 높여도 끝점 부근에서는 보간 오차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룽에 현상이 발생한다. 

[참고문헌]
[1] C. Runge, "Über empirische Funktionen und die Interpolation zwischen äquidistanten Ordinaten (About empirical functions and the interpolation between equidistant ordinates)," Zeitschrift für Mathematik und Physik (Journal of Mathematics and Physics), vol. 46, pp. 224–243, 1901.
[2] J. F. Epperson, "On the Runge example," Am. Math. Mon., vol. 94, no. 4, pp. 329–341,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