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2일 월요일

단진자(Simple Pendulum)의 운동 방정식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단진자의 운동"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천장에 매달려서 좌우로 왔다갔다하며 똑딱거리는 물체를 진자(振子, pendulum)라고 한다. 단순한 진자의 움직임에 비해 진자의 운동 방정식은 매우 복잡하다. 천장에 매달려 있어서 줄에 의한 마찰력이 있다. 줄의 질량과 탄성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림 1] 진자의 운동(출처: wikipedia.org)

현실에 있는 실제 진자의 운동을 정확하게 묘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힘을 중력(重力, gravity)만 고려해서 여러 실제 조건을 없앤 단진자(單振子, simple pendulum)를 생각한다. 단진자는 무게 중심(center of gravity)에 모든 질량이 있어서 질점(質點, mass point)의 운동만 고려하면 된다. 또한 단진자를 매단 줄은 질량이 없고 천장과 마찰하지도 않는다. 오직 단진자에 작용하는 외부 힘은 중력만 있다.

[그림 2] 진자 운동의 외부 힘 분해(출처: wikipedia.org)

단진자 가장을 바탕으로 외부 힘인 중력을 분해하면 [그림 2]와 같다. 뉴턴의 제2 법칙(Newton's second law)에 따라 단진자 질점의 운동을 유도한다. 진자의 운동 방향과 중력의 작용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에, 단진자의 운동 방정식(equation of motion for  a simple pendulum)을 다음처럼 기술할 수 있다.[혹은 진자의 운동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

                  (1)

여기서 $s$ = $l \theta$, $l$은 천장에서 진자까지 길이, $g$는 중력 가속도(gravitational acceleration), $\omega_0$ = $\sqrt{g/l}$이다. 진자의 움직임이 매우 적다면[$\theta \approx 0$] 다음처럼 근사식을 얻을 수 있다.

                  (2)

여기서 초기 조건은 $t$ = $0$에서 $\theta(0)$ = $\theta_0$, $\theta'(0)$ = $0$이다. 따라서 진자의 주기(週期, period) $T_0$는 근사적으로 진자의 길이와 중력 가속도로만 결정된다.

                  (3)

식 (1)은 전형적인 비선형 미분 방정식(nonlinear differential equation)이므로 풀기가 매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양변에 $d \theta / dt$를 곱해서 정리하면 미분 방정식의 해가 쉽게 얻어진다.

                  (4)

식 (4)를 시간에 대해 적분한다.

                  (5)

여기서 $\omega_0^2 C$는 적분 상수이며 초기 조건으로 $C$를 구할 수 있다. 진자가 운동을 시작하는 $t$ = $0$에서는 진자는 최대 높이에 있고[$\theta(0)$ = $\theta_0$] 각속도(角速度, angular velocity)는 없이[$\theta'(0)$ = $0$] 멈추어 있다. 이 초기 조건을 식 (5)에 대입하면 진자의 위치별 각속도를 정확히 얻을 수 있다.

                  (6)

진자는 $\theta$ = $\theta_0$에서 움직이기 시작해서 $\theta$ = $0, -\theta_0, 0, \theta_0$을 순차적으로 거치며 주기 운동을 한다. 따라서 진자의 주기를 다음 적분으로 구할 수 있다.

                  (7)

식 (7)을 간략화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변수 치환을 이용해 계산한다.

                  (8)

식 (8)의 결과를 제1종 완전 타원 적분(complete elliptic integral of the first kind)으로 쓰면 진자의 주기에 대한 최종식을 얻을 수 있다.

                  (9)

                  (10)

여기서 $T_0$는 진자 주기의 근사식 (3)이다.
공기 저항이 있는 실제적인 진자의 운동 방정식을 만들려면 공기에 의한 견인력(牽引力, drag force)을 고려해야 한다. 견인력은 유체에 의해 운동체가 방해받는 힘이다. 그래서 견인력은 저항력(resistance force)이라고도 부른다. 견인력 $F_D$를 정확히 모형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물리 현상의 근사에 자주 쓰이는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를 적용한다[3].

                  (11)

여기서 $v$는 물체의 속도이다. 물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견인력은 없어서 $F_D(0)$ = $0$이다. 식 (11)에서 유체 속을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 $v$가 작다고 가정해서 견인력을 매우 간단한 형태로 표현한다.

                  (12)

여기서 $\gamma$는 견인 계수(牽引係數, drag coefficient), 유체의 마찰에 의해 견인력이 생기므로 $F_D(v)$는 질량 $m$에도 비례한다고 근사한다. 그러면 식 (1)에 나온 단진자의 운동 방정식에 견인력을 넣어서 공기 저항을 가진 진자의 운동 방정식(equation of motion for a pendulum with air resistance)을 새롭게 유도한다.

                  (13)

여기서 $s$ = $l \theta$이다. 식 (13)을 근사 없이 풀기는 매우 어려우므로, 식 (2)처럼 진자가 움직이는 각도가 작아서 $\sin \theta \approx \theta$라고 놓는다.

                  (14)

여기서 $\lambda$는 진자의 감쇠와 진동을 표현한다. 공기 저항이 거의 없는 경우라면, 식 (14)에 등장한 제곱근은 음수가 되어서 $\lambda$는 허수부를 가진다[3].

                  (15)

여기서 $\omega_0$ = $\sqrt{g/l - (\gamma/2)^2}$는 진자의 각주파수, $A, B$는 적분 상수이다. 초기 조건 $\theta(0)$ = $\theta_0$, $\theta'(0)$ = $0$을 식 (15)에 넣어서 $A, B$를 결정한다. 최종적으로 근사적 진자 방정식이 수월하게 도출된다. 

                  (16)

각가속도(angular acceleration) $\alpha$의 초기값은 식 (13)에 따라 $\theta''(0)$ = $-(g/l) \sin \theta_0$이 된다. 혹은 식 (16)을 직접 두 번 미분해서 $\theta''(0)$을 결정해도 된다. 만약 $\gamma$ = $0$인 경우에 식 (16)은 더 간단한 식 (2)가 된다.
식 (14)와 같은 근사 없이 식 (13)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풀기는 매우 어렵다. 현재까지 알려진 식 (13)의 파해법은 시간 $t$로 서로 연결된 $\theta, \omega$를 독립 변수로 간주한 후에 식 (13)의 미분 방정식에서 $t$를 제거해 완전 미분(exact differential)의 형태로 변형하는 절차를 따른다[4].

                  (17)

여기서 각속도 $\omega$ = $d\theta / dt$이다. 식 (17)의 마지막식을 완전 미분으로 바꾸는 일반화 적분 인자 $\mu(\theta, \omega)$를 결정하기 위해, 시간 $t$없이 $\theta, \omega$의 관계를 한정하는 에너지 보존 법칙을 사용한다.

                  (18)

여기서 $v$ = $\omega l$, $ds$ = $l d \theta$, 첫번째 주기에서 $\theta$는 $\theta_0$부터 시작해 반대편 최고점의 각도인 $-\theta_1$까지 변한다. 모르는 미지수가 $\theta, \omega$로 2개, 이에 해당하는 방정식도 식 (17)과 (18)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론적으로 미분 방정식을 풀 수 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만 쉽고 더 이상 전진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식 (13)을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차분 방정식(difference equation) 혹은 유한 차분법(finite difference method, FDM)을 많이 사용한다[5]. 유한 차분법은 미분 $dt$를 차분 $\Delta t$로 바꾸어서 수치 해석적으로 미분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기법이다. FDM에 따라 식 (13)에 나온 1계와 2계 미분(the first and second differentiation)을 모두 차분으로 바꾼 방정식을 유도한다.

                  (19)

                  (20)

여기서 $\theta_n = \theta(n \Delta t)$, $\Delta t$는 시간 차분의 크기이다. 식 (20)을 정리해서 $t$ = $0$부터 차례로 시간이 도약할 때에 변화하는 $\theta_n$의 갱신 방정식(update equation)을 구할 수 있다.

                  (21)

여기서 $n$ = $1, 2, 3, \cdots$이다. 다만 $n$ = $0$에서 식 (21)에는 $\theta_{-1}$이 나오므로, 식 (21)을 같은 모양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초기 조건 $\theta'(0)$ = $0$ 혹은 $\theta_{-1}$ = $\theta_{1}$을 식 (21)에 대입해서 $n$ = $0$에 대한 갱신 방정식을 도출한다.

                  (22)

초기 조건 $\theta''(0)$ = $-(g/l) \sin \theta_0$ 혹은 $\theta_{-1}$ = $2 \theta_0 - \theta_1 - (g \Delta t^2 / l) \sin \theta_0$를 식 (21)에 넣어도 식 (22)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FDM에 따라 식 (22)로 $n $ = $0$ 단계를 시작하고, $n$을 하나씩 증가시키면서 식 (21)을 통해 $\theta_n$을 원하는 만큼 계산한다.

[그림 3] 갈릴레오를 자극한 피사 성당의 상들리에(출처: wikipedia.org)

진자의 운동은 매우 단순하지만 특수 함수에 속하는 타원 적분이 숨어있다. 제1종 타원 적분이 타원의 둘레 길이와 관계 없는 이유도 이 적분은 진자의 주기를 이해하려 제안되었기 때문이다. 식 (9)에 있는 피적분 함수의 역수를 취하면 타원의 둘레 길이를 표현하는 제2종 타원 적분이 나오기 때문에 타원 적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타원 적분의 핵심은 진자의 주기 예측에 있다. 또한 진자의 운동에는 고전 역학의 선구자인 갈릴레오Galileo Galilei(1564–1642)의 흔적이 숨어있다. 삐딱한 갈릴레오 교수[2]는 경건한 카톨릭 예배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모양이다. 성당 천장에 달려  왔다갔다 움직이는 촛불 상들리에를 보며 영성이 아닌 지성을 깨웠다. 누구나 보던 성당의 촛불이지만 촛불의 운동 주기가 일정함을 진지하게 고민한 신자는 갈릴레오가 최초였다. 갈릴레오는 1582년갈릴레오 18세, 조선 선조 시절부터 진자의 운동을 고민했다고 주장하지만, 기록상으로는 1602년갈릴레오 38세, 조선 선조 시절이 최초이다. 우리가 유도한 식 (3)이 잘 보여주지만, 촛불의 움직임은 천장에서 촛불까지의 길이에만 관여하고 나머지 조건과는 무관하다.[중력 가속도는 성당 내에서 일정하다고 가정한다.] 그렇다면 진자의 운동으로 시간을 잴 수 있고 진자 시계까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후 갈릴레오는 진자 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갈릴레오가 제안한 진자 시계는 그후 발전을 거듭해서 1657년하위헌스 28세, 조선 효종 시절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1629–1695)가 만든 진자 시계에서 기계 공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갈릴레오가 보여준 바와 같이 자연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줌을 경험했다. 갈릴레오가 보여준 합리적인 연구 방법론도 서서히 동료들에게 전달되었다. 선배 철학자의 사상에 억매이지 않고 우리가 경험한 관찰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인과 관계를 만들어가면 우리 주변의 자연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우연이겠지만 갈릴레오가 사망한 해에 근대 물리학을 만든 뉴턴Isaac Newton(1643–1727)이 탄생했다.[달력이 바뀐 적이 있어서 요즘 연도로는 1643년이지만, 뉴턴 시절에는 1642년이었다.] 갈릴레오의 정신을 이어받아 뉴턴은 이전과 차별화되는 고전 역학(古典力學, classical mechanics)을 완성했다.

[참고문헌]
[1] J. A. Crawford, Pendulums and Elliptic Integrals, 2004. (방문일 2020-06-21)
[2] 박기철, "강연 한 번에 대학교수로 스카우트 된 수학자", 오마이뉴스, 2018년 10월. (방문일 2020-06-23)
[3] P. Mohazzabi and S. P. Shankar, "Damping of a simple pendulum due to drag on its string," J. Math. Appl. Phys., vol. 5, no. 1, pp. 122–130, 2017.
[4] B. R. Smith, "The quadratically damped oscillator: a case study of a non-linear equation of motion,", Am. J. Phys., vol. 80, no. 9, pp. 816–824, Sep. 2012.

[다음 읽을거리]
1. 천장에 매달린 사슬의 운동 방정식

댓글 16개 :

  1. 진자운동이 평면적이 아니라 3차원적이라고 보면 회전하는 진자로 보이기도 하네요.
    만일 진자를 메단 끈이 스프링으로 되어 있다면 타원운동고 되겠네요.
    스프링 길이가 늘어나면 주기가 길어져 멀리 가고, 줄어들면 주기가 짧아지고, 마치 행성의 타원운동처럼요.
    타원적분이라는 용어를 보니 심플진자가 아닌 컴플레스한 진자운동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나네요.
    어떻게 보면 원운동이 타원운동의 극히 특이한 형태라고도 보이니까요. 타원은 또한 주기가 맞아떨어져 그려지는 경우이고 행성의 운동도 엄밀하게는 타원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고요.
    중력 이외에서 타원적 형태를 띄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여러개의 챕터를 훑어보며 공부 많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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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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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반갑습니다. 혹시 주기 부분을 서술한 첫부분에서 1/2pi가 아닌 2pi가 아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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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틀렸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도로묵님 으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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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항상 좋은 글 올려주셔서 잘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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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안녕하세요, 혹시 '진자의 움직임이 매우 적다면' 이라는 가정을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단지 sin함수를 간소화 하기 위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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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습니다. 이 조건이 없으면, 미분 방정식의 해법이 너무 복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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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안녕하세요 전파거북이님. 포스팅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궁금한게 있어 댓글 남깁니다.
    진자 운동에서 공기저항 같은 요소들이 있으면 주기가 어떻게 될까 하여 1번의 식에서 유체저항 요소가 포함된 식을 사용하여 비슷한 방법으로 주기를 도출하려고 해봤는데요 이 경우 각도가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7번 식을 적용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경우에 주기를 구하는 식이 따로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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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표현을 잘 못했는데 감쇄진동하면 같은 파형이 아니니 주기라고 볼 수 없겠네요. 각도의 피크 사이에 걸리는 시간을 말씀드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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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식 (10) 밑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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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이런 좋은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제가 대학교에서 단 진자를 이용한 간단한 중력가속도 측정 실험을 하는데,
    오차에 대한 설명을 하려다 보니, 처음 진자 운동을 시작할 때, 진자를 놓으며 살짝 들어간 외력에 의해 진자가 약간 타원 궤적을 그리며 한 운동에 대해 분석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달리 표현하면 실의 길이를 반지름 삼아 하는 원 운동이 아니라, 거기에 추가되는 외력에 의한 타원 운동을 하는 진자의 운동을, 특히 주기 값이 커지는 것에 대한 설명을 할 방법이 혹 있을까요?
    상당히 추상적 조건 하에 질문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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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올빼미님, 방문 감사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컴퓨터와 모터 등으로 제어해서 외력이 없도록 실험 설계를 하는 겁니다.

      아니면 FDM 공식인 식 (21)에 외력을 추가해서 계산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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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전파거북이님 안녕하세요!
    관련 주제를 참고하여 공부 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코리올리' 효과에 대한 내용은 찾을 수가 없네요.
    분명히 잘 알고 계실거고, 흥미 있는 물리 주제일텐데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지구 지표면에서 코리올리 힘과 가속도에 대한 제 생각에 오류가 있는 지 혹은 맞는 지 궁금해 질문드립니다.
    댓글로 자세한 내용을 적긴 힘들고, 제 블로그 https://with1.tistory.com/37 에 있는
    BOAS 수리물리학 p497 참고하여 꼼수를 써서 만든 최종 미분장정식 유도가 맞는 지 의견이 궁금합니다!
    엄밀한 수학에 기반하지 않고 꼼수(?)이지만, 제 생각에는 요식이 맞을 것 같거든요.
    θ'' = - cos(θ) sin(θ) Φ'^2
    Φ'' = 2 tan(θ) θ' Φ' + 2 sin(θ) θ' Φ'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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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회전 역학 부분이 없어서 코리올리 힘도 넣지 않았어요. 언제 기회가 되면 써보려고요.

      블로그를 잘 꾸며놓으셨네요. 멋지네요 ^^

      코리올리 힘의 유도는 좌표계의 회전을 쓰면 쉽게 나올 것 같고요, 말씀하신 유도 과정도 문제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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