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3일 토요일

침투 깊이(Skin Depth or Penetration Depth)의 이해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침투 깊이"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맥스웰 방정식
2. 페이저를 이용한 맥스웰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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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주파수별 침투 깊이 특성: 화살표는 자기장 방향(출처: wikipedia.org)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가 손실(loss)이 있는 물질 속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손실에서 전자파의 전파 특성을 설명하는 개념이 [그림 1]의 표피 효과(skin effect)이다. 손실 물질 속에서는 전자파가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표면 근처에만 머물러 있게 된다. 그래서 전자파가 물질 내부로 침투하는 평균 깊이를 침투 깊이 혹은 표피 깊이(penetration depth or skin depth)라 한다. 침투 깊이를 설명하는 기본 이론은 1885년헤비사이드 35살, 조선 고종 시절에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1850–1925)가 자신이 만든 전자파 이론을 이용해 제안했다[1]. [그림 1]에서 살구색은 동축선(coaxial line)의 금속(metal), 파란색초록색은 전자파[전기장은 $\rho$ 방향, 자기장은 $\phi$ 방향]가 침투한 범위를 표현한다. 주파수(frequency)가 높아짐에 따라[그림 1에서 B, C, D 순으로 주파수가 높아짐] 전자파는 둥근 도선의 표면에만 존재한다. 이런 현상은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으로 명확히 설명된다. 먼저 변위 전류가 포함된 암페어의 법칙(Ampere's law)을 도입한다.

                  (1: 변위 전류 포함 암페어의 법칙)

식 (1)에서 옴의 법칙(Ohm's law)전기장(electric field)–전속 밀도(electric flux density) 관계식을 이용해 식 (4)를 다시 정의한다.

                          (2)

                       (3)

                        (4a)

                       (4b)

여기서 복소 유전율(complex permittivity) $\epsilon_c$는 전도 전류 밀도[= $\sigma \bar E$]와 변위 전류 밀도[= $-i \omega \bar E$]를 모두 포함, $\epsilon_{rc}$는 복소 유전 상수(complex dielectric constant), $\epsilon_r$은 통상적인 유전 상수[= $\epsilon/\epsilon_0$ = $\epsilon'/\epsilon_0$], $c$는 진공 중의 광속, $\lambda_0$는 진공 중의 파장(wavelength)이다. 그래서 유전율은 더 이상 실수(real number) 범위에만 머물지 않고 복소수(complex number)까지 확장된다. 또한 유전율이 복소수가 되면서 필연적으로 손실도 함께 고려한다. 식 (4)에 새롭게 정의한 손실 탄젠트(loss tangent) $\tan \delta$는 매우 재미있는 양이다. 보통 손실 탄젠트는 유전체 기판(dielectric substrate)이 얼마나 손실을 가지는가를 정의할 때 쓰인다. 손실 탄젠트 대신 소실 인자(dissipation factor)란 표현도 사용된다. 손실 탄젠트가 0에 가까울수록 손실이 없어서 좋은 기판이 된다. 손실을 정의할 때 굳이 식 (4)처럼 복잡한 손실 탄젠트를 쓰는 이유는 주파수가 변하더라도 손실 탄젠트값은 별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식 (4)의 마지막 식을 단순하게 보면, 손실 탄젠트는 주파수($\omega \epsilon$)에 반비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물질은 주파수가 올라가면 손실($\sigma$)이 커진다. 이로 인해 식 (4)의 분모와 분자는 각각 주파수에 비례하므로, 그 비율인 손실 탄젠트는 주파수 영향을 적게 받는다.] 그래서 잘 변하지 않는 손실 탄젠트를 기준으로 복소 유전율을 정의하면 실무에 편리하다.

[표 1] 재질별 유전 상수와 전기 전도도(출처: [2]–[5])
재질
(Material)
유전 상수, $\epsilon_r$
(Dielectric constant)
전기 전도도, $\sigma$ (S/m)
(Electrical conductivity)
기타 사항
(Other details)
천장(ceiling)1.5–2.00.0005–0.1[2], [5]
나무 문(wooden door)1.99–3.00.0047[2], [5]
아스팔트 포장(asphalt pavement)3.8–4.75(모래 위주)
5.7–6.7(돌멩이 위주)
1.8×$10^{-7}$–4×$10^{-3}$(모래 위주)
0.01–0.016(돌멩이 위주)
[4]
벽돌 벽(brick wall)3.75–4.440.01–0.038[2], [3], [5]
유리 창(glass window)6.270.0043[5]
콘크리트 벽(concrete wall)5.31–6.00.01–0.033[2], [5]
석회석(limestone)7.510.03[3]
바닥(floor)3.66–8.00.0044–0.1[2], [5]
해수(sea water)18–805
땅바닥(ground)30.00.02[3]

손실 탄젠트의 또 다른 쓰임새는 유전체(dielectric)와 금속(metal)의 구별이다. 손실 탄젠트가 1보다 매우 크면, 전기 전도도(electrical conductivity) $\sigma$가 매우 크다는 뜻이므로 주로 금속으로 간주한다. 반대로 손실 탄젠트가 1보다 매우 작으면, 매질의 손실이 적어서 주로 유전체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구리(copper)는 전도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당연히 금속이지만, 주파수가 매우 높아지는 경우에는 손실 탄젠트의 분모가 증가해서 금속이 아닌 유전체로 작용한다. 유전율을 복소수로 확장할 때, 다음과 같은 파수(wavenumber) 개념을 적용해서 침투 깊이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5)

먼저 식 (4)의 복소 유전율을 식 (5)에 넣으면 복소 파수(complex wavenumber) $k_c$를 얻을 수 있다.

                          (6)

다음 단계로 식 (6)을 실수부와 허수부로 분해하여 파동 함수인 식 (7)에 대입하면 손실 물질에서의 전자파 침투 특성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

             (7)

식 (6)을 분해하기 위해 제곱근(square root) 함수의 분해식을 이용한다.

                          (8)

식 (6)을 식 (8)에 대입하여 다음 결과를 얻는다.

                         (9)

식 (9)에 따라 복소 파수를 감쇠 상수(attenuation constant) $\alpha$와 위상 상수(phase constant) $\beta$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10)

여기서 전자파는 $+z$축 방향으로 침투한다고 가정한다. 전자파가 침투하는 평균 깊이인 침투 깊이를 $\delta_s$라 한 후 확률 이론의 기대값(expectation)을 이용해 계산한다.

                          (11)

신기하게도 감쇠 상수의 역수가 평균 침투 깊이가 된다. 이를 간략하게 침투 깊이라고도 한다. 식 (11)의 유도에 기대값을 사용하지만, 전기장의 크기[= $|E(z)|$]가 확률적으로 결정된다는 뜻은 아니다. 전기장의 크기는 식 (4)와 (6)에 의해 정확하게 결정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전기장이 $z$방향으로 지수 함수적으로 계속 변하고 있어 하나의 값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대값 개념을 도입하여 식 (11)처럼 계산하면 전자파가 침투하는 특성을 하나의 수치인 침투 깊이로 정할 수 있다. 경험적으로 보면 금속 두께는 침투 깊이의 5배 정도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깊이가 침투 깊이[$z$ = $\delta_s$]라면, 식 (10)에 의해 전기장의 크기는 입력시[$z$ = $0$]의 36.8 %가 되며 전력 밀도 기준으로는 -8.7 dB가 떨어진다. 또한 $z$ = $5\delta_s$라면, 전기장의 크기는 입력시의 0.67 %, 전력 밀도 기준으로는 -43.4 dB이다. 이상의 간단 계산을 참고하면, 금속 두께는 침투 깊이의 5배 이하가 적절하다.[물론 전자파 무반향실을 설계한다면 이 기준보다 훨씬 두꺼운 금속으로 차폐해야 한다.] 식 (9)는 공식이 너무 복잡하므로 전도도가 매우 작다고 가정하여 식 (6)의 근사를 얻어본다.

                         (12)

식 (12)의 유도에 제곱근 함수의 테일러 급수 전개(Taylor series expansion)를 이용한다. 반대로 전도도가 매우 큰 경우를 가정해 식 (6)을 근사화한다.

                        (13)

침투 깊이가 중요해지는 경우는 전도도가 매우 큰 경우이므로 식 (13)을 이용해서 침투 깊이를 정의한다.

                          (14)

[그림 2] 회오리 전류(eddy current)가 만드는 침투 깊이(출처: wikipedia.org)

지금까지 맥스웰 방정식을 이용하여 침투 깊이를 정량적으로 유도해봤다. [그림 2]를 통해 좀더 쉽게 침투 깊이의 의미를 생각한다. [그림 1]이나 [그림 2]처럼 도선에 전류(electric current) $I$가 흐르면 파란색 으로 표현한 자기장(magnetic field) $\bar H$가 생긴다. 자기장이 시간적으로 변화하면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Faraday's law of electromagnetic induction)에 의해 이 자기장의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기전력(electromotive force)이 생긴다. 이 기전력에 의해 생기는 빨간색 원으로 표현한 전류 $I_w$를 회오리 전류(eddy current)라 한다.[빨간색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은 파란색  자기장과 정확히 반대 방향이다.] 그래서 빨간색 원이 만드는 전류를 원래 전류와 더하면 중심에서는 빼지고[= $I - I_w$] 표면에서는 더해진다[= $I + I_w$]. 이로 인해 도선 내부의 자기장은 급속도로 작아진다. 이 현상에 의해 [그림 1]과 같은 표피 효과가 필연적으로 생긴다.[혹은 $I$가 $\bar H$를 만들고 새로 생긴 $\bar H$를 없애기 위해 $I_w$가 $-\bar H$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쉽다.] 다만 침투 깊이는 교류적인 현상이라서 단순히 전류가 커진다 혹은 작아진다로 판단하면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대신 침투 깊이로 인해 도선 내부에 흐르는 전류의 진폭이 작아져 감쇠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AC(교류, alternating current) 10 mA 흐를 때에 회오리 전류는 1 mA가 생겨서 $10 - 1$ = $9$ mA로 진폭이 줄고, AC가 반대 위상을 가지면 $-10$ mA는 $-10 + 1$ = $-9$ mA가 되므로 다시 진폭이 줄어든다. 이 경우에 $-10$ mA인 전류가 $-9$ mA가 되어 전류가 증가한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교류이기 때문에 전류의 절대적 크기가 아닌 진폭을 봐야 한다. 또한 내부 전류가 증가하다가 감소하면, 회오리 전류는 내부 전류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생긴다. 이 특성은 전류를 키우기는 하지만, 신호의 위상(phase) 특성[예를 들어, 페이저로 만든 임피던스 정의로 인한 전압과 전류의 위상차]으로 인식해야 한다. 특정 시점에서 위상 변동으로 인해 전체 전류[= 내부 전류 + 회오리 전류]가 커진다 해도, 전류의 진폭이 작아지며 평행 이동한 경우라서 회오리 전류는 언제나 내부 전류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림 3] 물질별 침투 깊이 특성(출처: wikipedia.org)

침투 깊이 개념이 극적으로 쓰이는 곳이 잠수함 통신(communication with submarines)이다. 지상에서 잠수함과 통신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심해에 있는 잠수함과 통신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뿐이다. 미국이 운영하던 잠수함 통신 시스템의 주파수는 76 Hz였으며 안테나 길이는 52 km였다.

[그림 4] 미해군의 잠수함 통신 시스템 기지(출처: wikipedia.org)

[그림 5] 잠수함 통신에 쓰이는 지면 다이폴 안테나(ground dipole antenna)의 개념도
(출처: wikipedia.org)

잠수함 통신에서 문제가 생기는 부분은 바닷물이 짜기 때문이다.[바닷물의 전도도는 3~4 S/m이다.] 전류가 잘 흐르기 때문에 전도도가 높아 침투 깊이가 짧아진다. 유일하게 내가 조정할 수 있는 특성은 주파수이기 때문에[∵ 바닷물에 민물을 넣어 덜 짜게 할 수도 없고 투자율을 낮출 수도 없기 때문에] 주파수를 극도로 낮추어 잠수함과 통신한다. 잠수함 통신에 대한 어려움을 볼 수 있는 영화도 있다. 바로 1995년에 나온 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이다.

[1995년작 크림슨 타이드]

침투 깊이 개념의 쓰임새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예는 전자레인지(microwave oven)이다. 전자레인지는 시간적으로 변하는 2.45 GHz의 전자기파를 물 분자에 조사한다. 그러면 전기 쌍극자(electric dipole)를 가진 물 분자가 회전해서 물체에 강력한 열이 발생한다.

[그림 6] 전자레인지(출처: wikipedia.org)

이때 열이 제일 잘 발생하는 전자파의 주파수를 물의 공진 주파수(resonant frequency)라고 한다. 실험에 의하면 22.235, 183, 323 GHz에서 물이 공진한다. 그런데 전자레인지에 쓰는 2.45 GHz는 공진 주파수가 아니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부품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2.45 GHz를 쓸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침투 깊이에 있다. 공진 주파수로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전자파가 식품속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표면에만 영향을 준다.[∵ 공진 주파수에서는 등가적인 전도도가 커지기 때문에 식 (14)에 의해 침투 깊이가 매우 작아진다.] 그래서, 일부러 전자파 구동 주파수를 공진 주파수의 1/10 정도로 낮춘다. 또한, 2.45 GHz는 ISM(Industrial, Scientific, Medical) 대역인 2.4~2.4835 GHz에 속해 있어 전력만 잘 제한하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림 1]과 같은 둥근 도선을 따라 교류 전류가 흐를 때 생기는 도선 내부의 전류 밀도 변화를 정확히 계산한다. 이 유도 과정에는 자연스럽게 침투 깊이 개념이 출현한다. 유도 과정은 언제나 맥스웰 방정식에서 시작한다. 전류가 $z$축으로 흐르기 때문에 다음처럼 전기장은 $x$방향, 자기장은 $\phi$방향으로 형성된다.

             (15)

식 (15)의 첫째식에 회전 연산을 취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6)

둥근 도선이기 때문에 전기장은 원통 좌표계에서 표현되어야 하며 $\phi$방향으로 변화가 없으므로 식 (16)의 파동 방정식을 만족하는 전기장은 다음과 같다.

                         (17)

여기서 $A_0$는 결정해야 할 상수이며 $J_0(\cdot)$은 제0차 제1종 베셀 함수(Bessel function)이다. 식 (17)에 대한 자세한 증명은 [여기]를 참고할 수 있다. 식 (17)을 식 (15)의 첫째식에 넣으면 자기장도 얻을 수 있다.

                         (18)

미정 계수인 $A_0$를 구하기 위해서 암페어 주회 적분 법칙(Ampere's circuital law)을 쓴다. 먼저 둥근 도선의 반지름을 $R$로 둔다. 그러면 도선의 중심($\rho$ = $0$)을 기준으로 반지름 $R$만큼 떨어져 회전하는 선 적분[$\rho$ = $R$, $0 \le \phi \le 2 \pi$]은 도선을 흐르는 전체 전류 $I_0$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A_0$는 다음과 같다.

            (19)

식 (19)를 식 (17)과 (18)에 넣으면 도선 내부에 생기는 전기장과 자기장을 다음처럼 쓸 수 있다.

                         (20)

식 (20)에 있는 전기장 $E_z$를 식 (4)에 대입하면 둥근 도선을 흐르는 전류 밀도 $J_z$를 다음처럼 얻을 수 있다.

                          (21)

침투 깊이 개념이 식 (21)에 들어가 있음이 보이는가? 식 (14)에 제시한 침투 깊이가 거의 0이라고 하면 식 (13)에 의해 $k_c$의 실수부와 허수부는 매우 커진다. 그러면 $\rho$ = $0$에서 $J_z$는 베셀 함수의 점근식(asymptote of Bessel function)에 의해 다음과 같은 비례 관계를 가진다.

                         (22)

식 (22)는 정확히 식 (10)과 동일하므로 식 (21)은 침투 깊이 개념을 분명하게 포함하고 있다. 전송선 이론(transmission line theory) 분야에서는 제1종 켈빈 함수(Kelvin function of the first kind)를 이용해서 식 (21)을 다음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23)

여기서 $\operatorname{ber}(\cdot)$과 $\operatorname{bei}(\cdot)$는 제$0$차 제1종 베셀 함수(the zeroth order Bessel function of the first kind)로 만드는 제1종 켈빈 함수이다.

식 (4)에 정의한 복소 유전율은 일반적이고 강력한 공식이라서, 진짜 손실 $\sigma$가 있는 매질 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유전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유전체를 확대해서 보면 연속인 매질이 아니라 분극(polarization)을 일으키는 전기 쌍극자(electric dipole)를 가진 알갱이의 집합체로 보인다. 그래서 분극이 만드는 분극 전류 밀도(polarization current density) $\bar J_p$는 다음처럼 공식화된다.

                                 (24)

여기서 $\bar P$는 분극 밀도(polarization density), $\chi_e$는 전기 감수율(electric susceptibility)이다. 식 (24)를 옴의 법칙 관점에서 다시 써도 된다.

                                 (25)

따라서 유전체의 전기 전도도는 전기 감수율에 비례하며 순허수 성분만 있다. 식 (25)를 식 (4)에 넣어서 정리해 복소 유전율의 변화를 본다.

                                 (26)

여기서 유전체를 분극의 합으로 등가화하기 때문에 진공중에 분극 전류가 있는 조건과 같아서 $\epsilon_c$의 실수부는 진공중의 유전율과 같아진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같이, 유전체에서 복소 유전율은 더 이상 복소수가 아니고 허수부까지 실수로 바뀐다. 복소 유전율 $\epsilon_c$와 분극 전류 밀도 $\bar J_p$ 사이의 관계를 통해, 유전체에서 광속이 느려지는 이유는 유전 상수 $\epsilon_r$ 때문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분극이 생선한 전류 밀도가 원인임을 증명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C. Donaghy-Spargo, "On Heaviside's contributions to transmission line theory: waves, diffusion and energy flux,"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A: Mathematical, Physical and Engineering Sciences, vol. 376, no. 2134, Nov. 2018.
[2] 손해원, 도심 마이크로셀과 실내 전파 환경 예측을 위한 결정적인 레이 튜브 방법 (A Deterministic Ray Tube Method for Wave Propagation Predictions in Urban Microcellular and Indoor Environments), KAIST 박사 학위 논문, 2000. (방문일 2022-08-20)
[3] O. Landron, M. J. Feuerstein and T. S. Rappaport, "A comparison of theoretical and empirical reflection coefficients for typical exterior wall surfaces in a mobile radio environment," IEEE Trans. Antennas Propag., vol. 44, no. 3, pp. 341–351, Mar. 1996.
[4] E. J. Jaselskis, J. Grigas and A. Brilingas, "Dielectric properties of asphalt pavement," J. Mater. Civ. Eng., vol. 15, no. 5, pp. 427–434, Oct. 2003.
[5] R. Rudd, K. Craig, M. Ganley, and R. Hartless, Building Materials and Propagation, Tech. Rep., Ofcom, UK, Nov. 2014. (방문일 2022-09-16)

2011년 9월 2일 금요일

재미나는 정보량의 정의(Definition of Information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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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확률


[정보 기술의 아버지: 섀넌]

통신 이론(communication theory)의 기반을 이루는 정보 이론(information theory)은 식 (1)과 같은 단순한 공식으로 시작한다.

                       (1)

여기서 $E$는 어떤 사건(event)이며 $p(E)$는 $E$가 일어날 확률(probability)이다. 식 (1)은 섀넌Claude Elwood Shannon(1916–2001)이 1948년섀넌 32세, 대한민국 정부 원년에 제안한 정보량(information content)의 정의이다[1]. 단순한 로그 함수(logarithmic function)로 구성된 정보량을 기반으로 통신 이론의 감초인 식 (2)의 섀넌–하틀리 정리(Shannon–Hartley theorem)[1]를 유도할 수 있음은 수학의 위대한 힘을 보여준다.

                       (2)

여기서 $C$는 채널 용량(channel capacity), $B$는 대역폭(bandwidth), $S/N$은 신호 대 잡음비(SNR: Signal to Noise Ratio)이다. 섀넌이 천재라 불리고 위대한 점은, 비트라는 말이 거의 처음 생겼을 무렵[1943년 즈음 투키(John Wilder Tukey)가 제안] 이미 장래의 정보 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에 필요한 거의 모든 이론을 이미 완성했음이다. 섀넌이 논문을 완성한 해는 1944년섀넌 28세, 일제 식민지 시절이지만, 대중에게 공개된 해는 1948년이다[1].

[그림 1] 영국산 불독(출처: wikipedia.org)

섀넌이 식 (1)처럼 정의한 이유를 생각해보자.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지만 섀넌 정의는 스무고개(twenty questions)와 동일하다. 스무고개는 예, 아니오만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상대방에게 계속해서 특정 사물을 찾아내는 놀이이다. 예를 들어 내가 생각하는 답이 [그림 1]과 같이 인 경우 상대방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해서 답을 맞출 수 있다.
  • 살아있습니까? 예 → 생물이군.
  • 식물입니까? 아니오 → 동물이군.
  • 집에서 키웁니까? 예 → 가축이군.
  • 새끼를 낳습니까? 예 → 포유류군.
  • 어린이보다 키가 작은가요? 예 → 개나 고양이군.
  • 개입니까? 예, 맞았습니다.
이런 질문을 통해 라는 답을 찾은 경우 이 답의 정보량은 얼마인가? 여기에 대한 수학적인 답이 식 (1)이다. 예, 아니오만 답할 수 있음은 이진수(binary number)인 비트(binary digit, bit)를 의미한다. 위에 제시한 스무고개에서 6번의 질문만에 답을 맞추었으므로 정보량은 6비트이다. 이 개념을 일반화 시켜보자.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의 정보량을 알기 위해서는 스무고개를 해야한다. 어떤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면 몇 번 질문할 필요없이 쉽게 답을 맞출 수 있고 아주 드물게 일어난다면 많은 질문을 해야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섀넌도 답을 얻기 위해 예 혹은 아니오 질문을 하는 평균 회수를 정보량으로 정의했다. 예를 들어 는 흔한 동물 이름이기 때문에 스무고개에 등장하면 쉽게 답을 맞출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답이 생전 처음 들어보는 원소인 운운셉튬(Ununseptium)이라면 답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정보량이라는 개념은 희소성(rareness), 놀라움(surprisal), 불확실성(uncertainty), 무작위성(randomness)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개념과 함께 확률의 초보적 정의를 보자.

                                    (3)

여기서 $N$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혹은 전사건(全事件, total event)의 개수], $n$은 사건 $A$가 발생하는 경우의 수이며, 모든 사건은 공평하게 발생한다고 가정했다. 식 (3)에서 $n$이 작아질수록 희소성이 있으며 놀라우며 불확실성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식 (3)을 식 (1)에 대입하여 보기 편한 형태로 만들자.

                                    (4)

즉, 스무고개와 마찬가지로 [그림 2]와 같이 예 혹은 아니오를 통해[혹은 이분법을 통해] 나눌 수 있는 가지수[혹은 비트수]를 정보량으로 정한다.

[그림 2] 트리(tree) 구조(출처: wikipedia.org)


[참고문헌]
[1] C. E. Shannon, "A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 Bell System Tech. J., vol. 27, pp. 379–423, 623–656, July, Oct. 1948.

2011년 9월 1일 목요일

음의 주파수는 존재하는가?(Is Negative Frequency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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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 함수의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을 계산할 때 아래 공식을 많이 사용한다.

                       (1)

식 (1)의 우변에 음의 값을 가진 각주파수(angular frequency)가 등장하게 된다. 이때 책에서는 음의 주파수(negative frequency)는 의미가 없으니 무시하라고 한다. 식 (1)의 우변이 의미가 없다면 식 (1) 자체가 이상해지지 않나! 그래서, 이게 맞는 말인지 고민하게 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음수인 주파수는 매우 이상하다. 그래서 음의 주파수를 무시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괜히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것은 아닐까? 이를 좀더 이해하기 위해 페이저(phasor)에 사용하는 오일러 공식(Euler's formula)을 살펴보자.

                       (2)

기계적으로 식 (2)의 각주파수 $\omega$에 (-)를 대입하면 아래식을 얻는다.

                       (3)

단순히 사인 함수(sine function)의 부호만 바뀌므로, 음의 주파수를 가정하더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림 1] 양의 주파수의 기하학적 의미(출처: wikipedia.org)

페이저의 기하학적 의미인 [그림 1]을 보면 음의 주파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별게 아니고 [그림 1]에 있는 양의 주파수와는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페이저를 음의 주파수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식 (1)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복소수(complex number)로 표현한 페이저라는 개념은 실수(real number)인 실제 신호를 수학적으로 간편하게 표현하기 위한 표기법이므로 음의 주파수 존재성을 굳이 고민할 필요는 없다. 즉, 원래 실수인 신호를 계산 편의상 복소수인 페이저로 바꾸기 때문에, 이 복소수 표현식을 다시 실수로 만들려면 음의 주파수가 꼭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식 (1)에 따라 실수 신호는 양과 음의 주파수를 가진 복소 지수 함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전자파 산란을 공부하는 연구자는 식 (4)에 제시한 음의 주파수를 항상 사용한다.

                          (4)

실제적인 고민은 파동 이론을 배울 때 생긴다.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는 파동이므로 아래 주파수–파장 관계식을 만족한다.

                          (5)

식 (5)에 음의 주파수 개념을 넣어보자.

                          (6)

이 경우에도 음의 주파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파장(wavelength)이 음수가 될 수 있다는 가정을 추가하면 쉽게 해결된다.

[그림 2] 초음속을 돌파하는 전투기(출처: wikipedia.org)

음의 주파수의 물리적 의미를 보기 위해 [그림 2]의 초음속(supersonic speed)을 생각해보자. [그림 3]은 전투기가 음속을 넘어설 때 생기는 음속 폭음(sonic boom)을 보여준다.

[그림 3] 음속 폭음의 형성(출처: wikipedia.org)

[그림 3]의 음속 폭음을 보면 음의 주파수 의미를 볼 수 있다. 전투기의 속도가 음속 이하일 때는 먼저 발생한 신호가 수신부에 먼저 도착한다. 이는 양의 주파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전투기의 속도가 음속을 초과하면 전투기를 진행하는 방향에서는 먼저 발생한 신호가 나중에 도착한다. 이 경우는 음의 주파수가 된다. 이 개념으로 식 (6)을 보면 음의 주파수와 음의 파장을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호원이 시간 $T_1$과 $T_2$[$T_2 > T_1$]에 한 번씩 파동을 쏜다고 가정하자. 신호원이 파동의 속도보다 느리면 먼저 발생한 신호[$T_1$]가 먼저 도착하므로 $T = T_2 - T_1$이 되어 시간의 주기 $T$[= $1/f$] 관점에서는 당연히 (+)가 된다. 반대로 신호원이 파동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먼저 발생한 신호[$T_1$]가 수신부에는 늦게 도착해 시간의 주기 $T$[= $1/f$]가 역전되어 (-)가 된다.[∵ 수신부에서는 $T_1, T_2$ 순이 아닌 $T_2, T_1$ 순으로 측정되므로 $T = T_1 - T_2$가 되어 (-)가 된다.] 또한, 공간의 주기를 의미하는 파장도 먼저 발생한 신호[$T_1$]가 늦게 측정되므로 (-)가 된다. 그렇더라도 식 (6)에 의해 파동의 속도는 (+)로 일정하게 된다. 따라서, 음의 주파수는 송신부와 수신부의 시간 기준이 역전됨으로써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림 4] 타키온의 가상적인 측정 모습(출처: wikipedia.org)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음의 주파수는 실체가 있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전자파 관점에서는 신호원의 속도가 진공중의 광속을 초과할 수 없다. 바로 특수 상대성 이론(special theory of relativity)때문이다. 신호원의 속도가 점점 증가해 광속에 가까이 가면 에너지(energy)가 무한대로 접근하므로 광속을 넘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신호원이 원래부터 광속을 초과한 상태라면 문제가 되는가?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혹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광속을 초과한 가상의 입자에도 이름이 붙어져 있다. 바로 [그림 4]의 타키온(tachyon)이다. 그리스어 타키(ταχύ)빠름을 뜻한다. 타키온이 존재하더라도 이 입자의 속도는 광속을 초과하기 때문에 가까이 오기 전까지는 절대 측정할 수 없다. 타키온이 가까이 오는 경우와 지나쳐가는 경우 [그림 3]과 같은 음속 폭음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림 4]와 같은 가상적인 측정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타키온은 발견된 적 없으므로 상상의 입자이다.

우리 생각을 더욱 확장해보면, 우리가 쓰는 주파수는 실수 범위에만 머물 필요가 없다. 복소 주파수(complex frequency)도 충분히 가능하다[1], [2]. 복수 주파수가 특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라플라스 변환(Laplace transform)에 나오는 $s$가 바로 복소 주파수이다. 이런 상식적인 개념과는 약간 다르게 [1], [2]에 나오는 복수 주파수는 공진기(resonator)나 안테나(antenna)를 위한 개념이다. 각주파수를 복소 각주파수(complex angular frequency)로 바꾼 경우 전기장(electric field), 에너지(energy), 손실 전력(loss power)의 특성을 보자.

                          (7)

여기서 $\Omega$는 복소 공진 주파수(complex resonant frequency)라 한다. 식 (7)을 이용하면 공진기나 안테나가 가진 품질 계수(quality factor)를 계산할 수 있다[2].

                         (8)

식 (8)에서 공진 각주파수(resonant angular frequency) $\omega_0$는 당연히 복소 각주파수의 실수부 $\Omega_r$이 된다.

[참고문헌]
[1] M. Tsuji, H. Shigesawa, and K. Takiyama, "On the complex resonant frequency of open dielectric resonators," IEEE Trans. Microwave Theory Tech., vol. 31, no. 5, pp. 392–396, May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