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4일 토요일

전기장의 에너지(Energy of Electric Field)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전기장의 에너지"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전기장
2. 저항
3. 커패시터


[그림 1]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증기 터빈(출처: wikipedia.org)

전하량(electric charge) $q$가 변하지 않는 경우 전기(電氣, electricity)가 가진 에너지[$W = qV$] 혹은 일(work)은 다음처럼 유도할 수 있다.

                       (1)

여기서 $\bar E$는 전기장(electric field), $\Delta \bar l$은 전하 $q$가 움직인 크기와 방향이다. 즉, 일은 힘(force)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일정 거리를 움직이면, 전하 × 전기장 = 전기력, 전기장 × 이동 거리 = 전압 강하가 되어 일은 전하와 전압의 곱이 된다. 전하량과 전압이 모두 변하는 경우는 일(work)의 미분(differential)을 다음처럼 일반적으로 쓸 수 있다.

                          (2)

식 (2)을 시간 미분으로 나누면 전기로 축적되는 전력(electric power)을 식 (3)와 같이 얻을 수 있다.

                             (3)

여기서 $dq$ = $0$이라 가정한다. 식 (2)에서 $q$ = $0$, $dq \ne 0$[= 주어진 체적에 전하를 모을 수 없지만 전류를 흘릴 수 있는 조건]이면 저항(resistor) 성분에 관계되고 $q \ne 0$, $dq$ = $0$[= 주어진 체적에 전하를 모을 수 있지만 전류를 흘릴 수 없는 조건]커패시터(capacitor) 성분에 관계된다. 즉, 전하(electric charge) $q$ = $0$이면 전하가 쌓이지 않는다. 만약 $dq \ne 0$이면, 전하의 변동[혹은 전류]이 존재하므로 저항에 연관된다. 반대로 $q \ne 0$이라 가정하면 전하가 어딘가에 쌓이며 $dq$ = $0$이면 전하의 변동이 없어 전류는 흐르지 않는다. 따라서 $q \ne 0$, $dq$ = $0$인 대표적인 소자는 커패시터이다. 저항은 $q$ = $0$, $dq \ne 0$인 특성을 표현하는 소자이다. 저항은 전류를 흘릴 수 있지만 이완 시간(relaxation time)으로 인해 전하의 총합이 0이 된다. 따라서 $q$ = $0$, $dq \ne 0$인 조건을 만족한다.[혹은 이상적인 도선의 전하 총량은 0이지만 전류를 흘릴 수 있어서 $dq \ne 0$이다.] 하지만 $q \ne 0$, $dq$ = $0$은 좀 어렵다. 커패시터는 직류[$dq$ = $0$]를 흘릴 수 없지만 교류[$dq \ne 0$]는 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 (3)에서는 직류와 교류의 문제가 아니고 위치 혹은 포텐셜 에너지(potential energy) 관점을 고려한다. 시스템에 힘을 가하면 시스템 구성 물질이 움직이게 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힘의 균형으로 인해 멈추게[$dq$ = $0$] 된다. 이때 시스템에 공급한 에너지는 이 시스템이 저장한 위치 에너지가 된다는 의미이다. 이를 계산한 부분이 식 (3)에 표현되어 있다. 일반식 (4)를 이용해서 축적되는 전하는 전기 용량(capacitance)과 전압(voltage)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4)

따라서, 식 (3)으로부터 커패시터 내부에 축적되는 전기 에너지(electric energy)는 아래처럼 표현할 수 있다.

                       (5)

단순하게 생각하면 전압이 증가할 때 전하도 증가하기 때문에 전하와 전압의 곱인 에너지는 삼각형의 면적처럼 변화한다. 식 (5)를 전속 밀도(electric flux density)와 전기장(electric field)으로 표현하기 위해 아래식을 생각한다.

                       (6)

                           (7)

식 (6)와 (7)을 식 (5)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을 수 있다.

                           (8)

여기서 에너지를 구하기 위한 부피는 [그림 2]의 왼쪽과 같이 닫힌 표면적(closed surface)을 전기장을 적분한 방향[혹은 전압 차이가 정의된 방향]으로 무한히 합산한 길이 방향[혹은 표면적 벡터 방향] 적분이다. 식 (7)의 전압 기준으로 전기장의 에너지를 설명할 수도 있다. 식 (7)에서 $B$가 전압이 높고 $A$는 전압이 낮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W_e$ = $W_B - W_A$가 된다. 왜냐하면 식 (7)의 $\bar E$는 $B$에서 $A$를 향하는 방향으로 생기고, 선 미분소 $d \bar l$도 $\bar E$와 같은 방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 (8)에 나온 선 적분 경로 $c$도 $B$에서 $A$로 향한다.

[그림 2] 닫힌 표면적[왼쪽]과 열린 표면적[오른쪽](출처: wikipedia.org)

식 (8)을 유도하기 위해 다음의 벡터 항등식(vector identity)을 사용한다.

                         (9)

식 (9)을 이용하면 다음 항등식을 얻는다.

             (10)

면적 미분소 $da$와 선 미분소 $dl$은 임의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전속 밀도와 동일한 방향으로 $dl$을 잡거나 전기장과 동일한 방향으로 $da$를 잡으면 식 (10)의 우변 마지막항을 0으로 만들 수 있다. 더 직관적으로 식 (10)을 유도하려면, $d \bar a, d \bar l$의 방향을 $\bar D$와 나란히 한다. 왜냐하면 $d \bar a, d \bar l$은 우리가 마음대로 선택하는 벡터라서 $\bar D$와 방향을 맞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D da)(dl \hat D \cdot \bar E)$ = $(\bar D \cdot \bar E) dv$가 성립한다. 여기서 $\bar D$ = $D \hat D$, $\hat D$는 $\bar D$에 대한 단위 벡터(unit vector), $dv$ = $dl da$이다.
식 (8)로부터 전기장의 에너지 밀도(energy density, J/㎥)를 아래처럼 정의할 수 있다.

                         (11)

여기서 $\bar P$는 분극 밀도(polarization density), $\frac{1}{2}\bar P \cdot \bar E$는 분극에 의한 위치 에너지 밀도이다. 식 (11)은 놀라운 결과이다. 실체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전기장이 에너지 밀도를 구성한다니! 의심할 필요도 없이 전기장이 있으면 반드시 에너지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기초부터 충실히 증명한 결과 때문이다. 좀더 쉽게 생각하면 커패시터에 모이는 에너지는 전압을 걸어 전하가 모인 형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전기장과 전속 밀도를 공간에 퍼트리기 때문에 에너지가 생긴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전기장의 에너지 밀도를 증명하기 위해 식 (8)을 사용한 방식은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교재에는 전하를 하나하나 모아서 전하를 모으는데 사용한 에너지를 계산해서 전기장의 에너지 밀도를 우아하면서도 아름답게 증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우리 결과와 동일하며 우리 증명에서도 근사화한 부분은 전혀 없다. 오히려 식 (8)은 단순해서 이해가 더 쉽고 자기장의 에너지 밀도 계산에도 동일한 과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전기장의 에너지 밀도를 고민할 때 쉽게 범하는 실수가 인터넷에 질의응답 형태로 소개되어 있다[1]. 참고문헌 [1]에 있는 질문을 그대로 아래에 옮긴다.

첫번째 전자기파가 가진 에너지밀도를 1이라고 하면, 두 번째 전자기파도 똑같이 1이 됩니다. 즉 두개를 합치면 에너지밀도는 2가 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두개의 전자기파를 합치면, 전자기파는 E=2가 됩니다. 따라서 에너지밀도는 2^2=4가 됩니다. 첫번째 계산에서는 에너지 밀도가 2가 되고 이번에는 4가 됩니다. 어디서 문제가 발생한것인가요?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식 (11)에 의해 전기장의 에너지 밀도는 4배로 커져야 한다. 이 사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답글을 달았지만, 답글을 보면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1]. 식 (8)의 증명에 오류가 없기 때문에 답은 식 (8)로 결정해야 한다. 전자기학의 원칙은 간단하다. 우리가 배운 내용이 답이다. 아마도 질문자의 의도는 답이 4배 됨은 알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물리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것 같다. 이 부분도 답이 쉽다. 서로 다른 전기장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은 공짜가 아니다. 반드시 에너지가 필요하다. 얼마인가 하면 $4 - 1 - 1$ = $2$만큼 필요하다. 이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으면 [그림 3]에 보인 커패시터(capacitor)를 생각한다.

[그림 3] 커패시터의 구조(출처: wikipedia.org)   

식 (8)의 과정에 의해 전기장을 합치는 문제와 커패시터를 합치는 문제는 동일하다. [그림 3]의 커패시터를 하나로 합친다고 생각한다. 그 내부에 있는 전하(charge)의 부호는 같기 때문에 전기력(electric force)이 작용하여 전하 ($+$)는 ($+$)를, 전하 ($-$)는 ($-$)를 서로 밀게 된다. 그래서, 이 반발력을 이기려면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한다.

[그림 4] 두 송신기가 서로 전자파를 복사하는 모습

이 개념을 전자파까지 거침없이 확장한다. [그림 4]처럼 두 송신기가 서로를 향해 전자파를 쏜다고 상상한다. 여기서 두 송신기가 쏜 전기장과 자기장은 동일한 크기를 가지며, 이 전자파는 운 나쁘게 중간 지점에서 전기장의 위상이 서로 180˚ 차이를 가진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전기장의 에너지는 식 (11)에 의해 당연히 0이 된다. 우리가 허공에 쏘았기 때문에 에너지를 가져올 수 없는데 대체 전기장의 에너지는 어디에 갔을까? 답은 자기장이다. 균일 평면파(uniform plane wave) 특성으로 인해 전기장의 위상차가 180˚이면 자기장의 위상차는 반드시 0˚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두 전자파가 만난 지점에서 자기장의 에너지 밀도는 4배로 증가해야 한다. 이 과정을 에너지 보존 관점에서 쓰면 다음 관계식을 얻을 수 있다.

                         (12)

여기서 $\Delta V$는 전자파가 존재하는 부피이다. 식 (12)의 좌변은 송신기 #1과 #2 위치의 에너지이며, 우변은 전기장이 180˚ 차이로 만난 중간 지점의 에너지이다. 식 (12)의 좌변과 우변은 같기 때문에 균일 평면파의 전기장과 자기장 비율은 다음 관계를 반드시 만족해야 한다.

                         (13)

식 (13)의 우변은 유명한 균일 평면파의 고유 임피던스(intrinsic impedance)가 된다. 신기하게도 고유 임피던스 개념은 맥스웰 방정식을 직접 쓰지 않고도 전자기파의 에너지 보존 법칙으로부터 쉽게 유도될 수 있다.

[참고문헌]

[다음 읽을거리]

전자기장 기호의 기원(Origin of Symbols for Electromagnetic Fields)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전자기장 기호의 기원"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전자기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전자기장 기호의 기원을 알아본다. 전자기학 분야에 내려오는 전설은 맥스웰James Clerk Maxwell(1831–1879)이 귀찮아서 그냥 알파벳 순서대로 전자기장 기호를 붙였다고 전한다. 성실한 맥스웰 교수가 진짜 알파벳 순으로 기호명을 설정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맥스웰의 저서를 직접 찾아보았다[1].

[그림 1] 맥스웰이 제안한 전자기장 기호 표기법(출처: [1])

우리 예상과 다르게 전자기학 분야의 전설이 맞다. 맥스웰은 [그림 1]처럼 알파벳이 나오는 순서대로 전자기장 기호를 기계적으로 할당했기 때문이다. [그림 1]의 기호를 현대적으로 쓰면 아래와 같다.
 변위 전류(displacement current)와 관계되므로 D로 붙인다.
  • E: 전기장(electric field)
 영어 이름 때문에 E로 붙인다.
  • F: 힘(force)
 영어 이름 때문에 F로 붙인다.
  • H: 자기장(magnetic field)

맥스웰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호 표기법을 고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맥스웰은 사원수(quaternion)를 사용했기 때문에, 각 벡터[그림 1의 가장 오른쪽 표기]마다 성분별 변수명을 각각 부여해야 했다. 즉 이런 사원수 방식은 벡터의 성분마다 기호를 각각 할당해야 하므로, 다소 복잡하고 헷갈린다. 요즘은 사원수가 아닌 좌표계 기반 벡터를 사용하고 각 벡터의 성분은 아래첨자 $x$, $y$, $z$를 쓰기 때문에 더 쉽고 직관적이다.
전자기장과 회로 이론 분야에 쓰이는 기타 변수의 작명 이유는 아래와 같다.
  • C: 전기 용량(capacitance)
영어 이름 때문에 C로 붙인다.
라틴어(latin) 켈레리타스(celeritas민첩함, 속력)의 첫글자에 따라 c로 붙인다[2].
  • I: 전류(electric current)
프랑스어 intensité de courant(전류의 세기, intensity of current)의 첫글자에 따라 I로 붙인다. 이 기호는 암페어André-Marie Ampère(1775–1836)가 최초로 사용했다.
  • L: 인덕턴스(inductance)
렌츠의 법칙(Lentz's law)을 발견한 렌츠Emil Lenz(1804–1865)를 기려서 L로 붙인다.
  • M: 자화도(magnetization)
영어 이름 때문에 M으로 붙인다.
  • M: 상호 인덕턴스(mutual inductance)
영어 이름 때문에 M으로 붙인다. 자화도에 동일한 기호를 쓰므로 사용할 때 구별되게 써야 한다.
  • P: 분극도(polarization)
영어 이름 때문에 P로 붙인다.
  • Q: 전하량(electric charge)
원래 이름은 전기량(quantity of electricity)이다. 전기량의 첫글자에 따라 Q로 붙인다.
  • R: 저항(resistance)
영어 이름 때문에  R로 붙인다.

[참고문헌]
[1] J. C. MaxwellA Treatise on Electricity and Magnetismvol. 1 and vol. 2, 1873.
[2] P. Gibbs, "Why is c the symbol for the speed of light?," The Original Usenet Physics FAQ, 1997.

2011년 6월 2일 목요일

커패시터(Capacitor)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커패시터"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수치 해석: 커패시터(출처: phet.colorado.edu)]

저항(resistor), 인덕터(inductor)와 더불어 회로 이론(circuit theory)을 구성하는 3대 소자인 커패시터(capacitor)는 전기(電氣, electricity)를 저장할 수 있는 소자이다. 커패시터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는 무언가를 수용할 수 있는 장치라는 뜻이다.[축전기(蓄電器)라고도 부르지만, 배터리(battery)란 의미가 너무 강해서 회로 이론에 쓰면 전압원과 헷갈릴 수 있다. 콘덴서(condenser)라는 이름도 붙이지만, 전기 분야가 발견되던 초기 이름이라 너무 구식이다. 그래서 현재는 커패시터란 용어로 거의 통일되었다.] 커패시터에 저장하는 물질은 당연히 전기의 원천인 전하(electric charge)이다.

[그림 1] 커패시터의 구조(출처: wikipedia.org)

커패시터가 전기를 저장하는 원리는 쿨롱의 법칙(Coulomb's law)이다. 우리가 잘 알듯이 ($+$)와 ($-$) 전하(電荷, electric charge)는 항상 서로를 당기기 때문에 [그림 1]과 같은 구성을 하면 전기를 모을 수 있다. 즉, 왼편 금속에 ($+$)를, 오른편 금속에 ($-$)를 강제로 놓으면 서로 당기기 때문에 전기가 모여있을 수 있다. 정확하게는 전기장(electric field)의 형태로 커패시터 내부에 모여있게 된다. 쉽게 생각하면 내부에 ($+$)와 ($-$) 전하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장치를 커패시터라고 한다. 얼마나 많이 모이는가는 전기 용량(電容量, capacitance) 혹은 정전 용량(靜電容量)으로 계량한다. 전기 용량이 높으면, 동일한 전압을 가해도 더 많은 전하가 모인다. [그림 1]을  보면 왼쪽 금속판에 ($+$) 전하가 모여있다. 이 경우는 쿨롱 법칙(Coulomb's law)에 의해 ($+$) 전하끼리 서로 미는 힘(척력)이 생기기 때문에 ($+$) 전하를 왼쪽 금속판에 모으기 힘들다. 즉, 금속판에 ($+$) 전하를 모아 놓으면 서로 밀기 때문에 금속판을 빠져 나오려는 힘이 생긴다.[∴ ($+$) 전하가 금속판을 나올 수 없도록 외부에서 ($+$) 전압(voltage)을 걸어준다.] 이런 ($+$) 전하 사이의 척력을 이기고 금속판에 ($+$) 전하를 모으기 위해 반대편 금속판에 ($-$) 전하가 있다. 쿨롱 법칙(Coulomb's law)에 의해 ($+$)와 ($-$) 전하는 서로 강하게 당기는 힘[인력]이 생겨 ($+$) 전하는 왼쪽 금속판에 저장될 수 있다. 더 많은 전하를 모으려면 전기장이 커져야 하므로 [그림 1]의 금속판의 간격 $d$는 작아질수록 좋다. 또한, ($+$) 전하간의 척력을 줄이려면 금속판 자체의 공간이 넓어져야 하므로 금속판의 면적 $A$가 커져야 많은 ($+$) 전하를 금속판에 모을 수 있다. 마찬가지 논증이 ($-$) 전하에 대해서도 성립한다.
[그림 1]과 같이 전하가 충전된 커패시터에 저항을 연결하면 충전된 전하가 방전되면서 저항에 일을 시킬 수 있다. 이런 일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설계하기가 회로 이론의 존재 목적이다. 커패시터의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 공식은 아래에 있다.

                       (1a)

                       (1b)

여기서 $Q$는 전하, $V$는 전압(voltage), $C$는 전기 용량(capacitance) 혹은 영어 발음 그대로 커패시턴스라고 부른다. 전기 용량의 단위는 F[패럿 혹은 패러드, farad]이다. 패럿이라는 이름은 전속 밀도(electric flux density) 개념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패러데이Michael Faraday(1791–1867)로부터 왔다. 패러데이는 구형 커패시터(concentric spherical capacitor)를 제작하여 이  커패시터에 전하를 충전시킨 후 커패시터 내부의 유전 물질을 다양하게 바꾸면서 충전된 전하의 변화를 측정했다. 이 실험에서 놀라운 결과가 얻어졌다. 구형 커패시터가 개방되었다면 내부 유전 물질의 종류에 관계없이 커패시터에 충전된 전하량[혹은 전속 밀도]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즉, 전속 밀도는 유전 물질의 종류와는 관계 없는 양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전기 용량 $C$의 역수를 탄성 비율로 번역하는 일래스턴스(elastance) $S$라고도 한다.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와 탄성력을 가진 스프링(spring)은 전혀 관계없는 소자이지만, 일래스턴스의 제안자인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1850–1925)의 논리를 따라가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식 (1b)는 식 (1a)의 시간 미분형이다. 회로 이론에서는 식 (1b)를 많이 쓴다. 전압을 미분한 부분은 전류에 정비례하므로 전압이 순식간에 변하기는 불가능하다.[∵ 전압이 불연속이 되면 전류는 무한대가 되어야 한다.] 이 개념을 물리적으로 이해하려면 전하 보존의 법칙(conservation of electric charge)을 생각해야 한다. 전하는 갑자기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으므로 커패시터에 충전된 전하도 갑자기 사라지거나 생길 수 없다. 전하량이 변동될 때는 전류가 흐를 때 뿐이다. 또한, 전하가 존재하면 전압이 있으므로 커패시터의 전압은 갑자기 생기거나 사라질 수 없다. 이게 커패시터의 중요한 특징이 된다. 식 (1)과 같은 공식을 보면 무턱대고 외우려고 하지 말자. 정말 식 (1)이 맞는지 의심을 하고 그 다음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우리 기준으로 완벽히 증명되지 않으면 절대로 믿지 않는 독한 마음이 우리를 연구자로 만든다.

[전기 용량의 관계식]
전압($V$)을 높이면 충전되는 전하($Q$)는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이때의 비례 상수가 전기 용량($C$)이다.

[증명]
식 (1a)의 증명을 위해 먼저 전기장(electric field)–전속 밀도(electric flux density) 관계식을 생각한다.

                       (2)

전체적인 증명 방법은 옴의 법칙(Ohm's law) 증명과 매우 유사하다. 식 (2)를 면적 적분해서 전하를 먼저 뽑아낸다.

                       (3)

여기서 면적 적분은 전속 밀도를 임의 표면적 $s$에 대해 적분하여 전하 $Q$를 만든다. 이 면적 적분은 일반적으로 닫힌 면적 적분으로 표기해야 하나 옴의 법칙 증명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식 (3)처럼 표기한다. 전속 밀도 $\bar D$와 면적 미분소 $d \bar a$는 같은 방향으로 잡아서[∵ 전속 밀도가 뚫고 지나가는 단면적은 임의로 잡을 수 있다.] 벡터를 사용하지 않고 스칼라를 사용한다.[∵ 내적을 구성하는 벡터가 같은 방향이면 두 벡터 크기의 곱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전압과 전기장의 관계로부터 식 (4)가 정의된다.

                          (4)

여기서도 전기장 $\bar E$의 방향과 선 미분소 $d \bar l$의 방향을 동일하게 잡았다.[∵ 전기장을 정의하는 선 미분소의 방향은 임의로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전속 밀도, 전기장, 면적 미분소, 선 미분소는 동일한 벡터 방향을 가진다. 식 (4)를 식 (3)에 대입하여 정리한다.

                          (5)

여기서 전압 미분소 $dV$가 적분을 빠져나오는 이유는 옴의 법칙 증명과 동일하다. 즉, 표면적 $s$ 상에서 전압 $V$는 상수이고, $dl$을 잘 정의하여 $dV$가 표면적에 대해 상수가 되도록 한다. 다음으로 식 (5)를 선 적분하면 식 (1a)를 증명할 수 있다.

                          (6)

여기서 $Q$가 적분 구간 바깥으로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선 적분 구간에 대해 $Q$는 상수이기 때문이다.[∵ 가우스 정리(Gauss' theorem)에 의해 특정 표면적을 둘러싸는 면적 적분 내부에 있는 전하만이 전체 전하량을 결정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식 (1a)는 단순 정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전기장–전속 밀도 관계를 이용하면 위와 같이 증명이 된다. 전자기학 공부에서 이런 과정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다. 증명이 명확히 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식 (1a)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림 2] 평행판 커패시터(출처: wikipedia.org)

식 (6)의 전기 용량 공식은 일반적이기 때문에 어떠한 구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2]에 있는 무한 평행판(infinite parallel-plate)의 전기 용량을 식 (6)을 이용해 계산한다. 전기장 방향이 $z$축이라면 다음을 얻는다.

                          (7)

만약 평행판이 유한하다면 평행판의 끝단에 전하가 몰려 전기장이 강해지기 때문에 식 (7)보다는 전기 용량이 커진다. 경험적으로 유한 평행판의 전기 용량은 식 (7)보다 10~15 % 정도 커진다. 모서리 효과(edge effect)를 고려한 전기 용량의 정확한 계산을 원하면 [여기]를 참고할 수 있다. 식 (1a)를 이용하여 전기 용량을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도 있다.

                             (8)

전기 용량을 정의한 동일한 구조에 전류가 흐를 수 있다면 다음 저항 관계식이 자연스럽게 성립한다.

                          (9)

유전율(誘電率, permittivity) $\epsilon$과 전도도(傳導度, conductivity) $\sigma$가 전체 공간에 대해 일정하다면 다음 관계식이 항상 성립해야 한다.

                         (10)

신기하게도 저항($R$)과 전기 용량($C$)의 곱은 유전체의 이완 시간(relaxation time)이 된다. 식 (10)의 이완 시간 $\tau$는 전하 밀도(혹은 전하)가 존재하는 평균 시간(시간의 기대값)이다.

[그림 3] 키르히호프 전류 법칙(출처: wikipedia.org)

이상의 논의를 통해 직류(DC: Direct Current)에서 정의된 KCL(Kirchhoff Current Law)을 교류(AC: Alternating Current)로 확장할 수 있다. 전하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electric charge)을 체적 적분하고 가우스 정리(Gauss' theorem)와 식 (1a)를 적용하면 다음을 얻는다.

                         (11)

원칙적으로 AC에서는 KCL이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식 (11)과 같이 커패시터에 흐르는 전류를 변위 전류(變位電流, displacement current)로 정의해서 식 (11)의 마지막식으로 정리하면 AC에서도 KCL이 성립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상을 바탕으로 병렬(竝列, parallel or shunt)과 직렬(直列, series)에 대한 전기 용량 공식을 증명한다.

[병렬로 된 커패시터]
[그림 4] 병렬로 된 커패시터(출처: wikipedia.org)

                         (12)

[증명]
[그림 4]는 병렬 구성이므로 전기적 높이인 전압은 KVL(Kirchhoff Voltage Law)에 의해 어느 커패시터에서나 같다. 이 전압을 $V$라 놓는다. 그러면 식 (1a)를 미분하여 식 (1b)처럼 각 커패시터[$C_1, C_2, \cdots, C_N$]에 흐르는 전류[$I_1, I_2, \cdots, I_N$]를 정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식 (11)의 일반화된 KCL을 이용하여 전체 전류 $I$를 계산한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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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렬로 된 커패시터]
[그림 5] 직렬로 된 커패시터(출처: wikipedia.org)

                         (14)

[증명]
[그림 5]는 직렬 회로이므로 식 (11)의 일반화된 KCL(Kirchhoff Current Law)에 의해 각 커패시터에 흐르는 전류는 같다. 이 전류를 $I$라 설정한다. 그러면 식 (1a)의 미분에 의해 식 (1b)처럼 각 커패시터[$C_1, C_2, \cdots, C_N$]에 걸리는 전압[$V_1, V_2, \cdots, V_N$]의 미분을 정의할 수 있다. 다음으로 KVL(Kirchhoff Voltage Law)을 이용하여 전체 전압 $V$의 미분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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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실제 커패시터 모습(출처: wikipedia.org)

[그림 6]은 실제로 사용되는 커패시터를 보여준다. 크기도 다양하며 커패시터를 만들 때 사용한 유전체(誘電體, dielectric)의 종류도 많다. 식 (7)에 한 유도처럼 유전율이 커질수록 유전 물질의 두께가 얇을수록 전기 용량은 커진다. 따라서 전기 용량을 결정은 주로 커패시터 내부에 있는 유전 물질이다. [그림 6]처럼 커패시터의 종류는 많지만 커패시터 내부를 채우는 물질에 따라 구분하면 크게 세라믹 커패시터(陶磁器, ceramic capacitor)전해 커패시터(電解, electrolytic capacitor)[1]로 나눌 수 있다. 세라믹 커패시터는 도자기의 재료인 고체 세라믹(도자기, 陶磁器, ceramic)을 내부에 채우기 때문에 유전체의 두께가 두꺼워져(보통 5 μm) 전기 용량을 키우기가 어렵다.[비유전율은 보통 10 정도이나 사용하는 분말 종류에 따라 1000 이상이 되게 할 수도 있다.] 반면, 액체 전해질이 두 극 사이에 채워진 전해 커패시터는 아주 얇은 산화막[보통 1 nm/V: 1 V를 가할 때 1 nm 정도 형성]을 만들 수 있어 전기 용량을 현저하게 높일 수 있다.[전해질의 일종인 소금물은 분극(分極, polarization)이 너무 잘 되어 전기를 흘릴 수도 있다. 소금물의 비유전율은 대충 100 정도이며 산화막의 비유전율은 10 정도이다.]

[그림 7] 전해 커패시터의 다양한 크기(출처: wikipedia.org)

전해 커패시터[1]는 세라믹 커패시터보다 전기 용량이 크지만 불편하게도 대부분 극성(極性, polarity)을 가진다. 즉, 전해 커패시터는 직류 전압을 기준으로 ($+$)와 ($-$)를 연결하는 부분이 정해져 있다. 이런 특성은 상당히 재미있다. 왜냐하면 [그림 1]의 커패시터 구조는 원래 극성 구별이 없기 때문이다.

[그림 8] 전해 커패시터의 동작원리

왜 이렇게 극성을 구별해주어야 할까?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림 8]에 제시한 전해 커패시터의 동작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전해 커패시터를 제작할 때 양극(anode)과 음극(cathode)에 쓰이는 금속은 가격이 저렴한 알루미늄[그림 8의 노란색]을 주로 쓴다. 양극과 음극의 단면적이 넓어져야 많은 전하를 저장할 수 있으므로 먼저 에칭(etching) 공정을 이용해 실효 면적을 늘린다. [그림 8]처럼 양극에 두꺼운 산화막[그림 8의 하늘색]이 형성되므로 양극을 많이 에칭해서 단면적이 커지도록 한다. 다음에 특수 전해질에 담근 양극에만 강한 전압을 가해서 양극에만 두꺼운 산화막을 인공적으로 형성(forming)시킨다. 이를 위해 보통 음극 알루미늄보다 양극 알루미늄을 두껍게 만든다. 그 다음에 전해질을 머금은 종이[그림 8의 보라색]를 양극과 음극 사이에 넣고 둘둘 말아 전해 커패시터를 최종적으로 만든다. 음극은 인위적으로 산화시키지는 않았지만 공기 중에 있는 산소에 의해 음극은 자연적으로 얇은 산화막이 생긴다. 그러면 [그림 8]과 같은 전해 커패시터가 얻어진다. 사실 전해 커패시터는 양극($C_a$)과 음극($C_c$) 커패시터가 직렬로 연결된 구조이나 $C_c \gg C_a$이므로[∵ 조건은 같은데 음극쪽 산화막 두께가 매우 얇다.] 식 (14)를 이용하면 아래가 성립한다.

                         (16)

전해 커패시터가 세라믹 커패시터보다 전기 용량이 큰 이유도 [그림 8]을 보면 분명해진다. 원래 두께($d_{\rm old}$)보다 산화막 두께($d_{\rm new}$)가 매우 얇기 때문에 식 (7)에 의해 전해 커패시터의 전기 용량이 월등하게 커진다. 정상적인 극성으로 DC 전압을 가하면 전해질을 통해 DC 전류가 흐르게 되고 이 전류가 양극(anode) 금속에 산화막을 지속적으로 형성한다. 산화막이 어느 정도 형성되면 DC 전류를 차단하게 되어 커패시터로 동작하게 된다.[∵ 산화막은 절연체이기 때문에 DC 전류를 흘리지 않는다. 하지만 절연 파괴 전기장(breakdown electric field)을 넘어서게 되면 전류가 흐를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산화막이 얇아질 수 있으므로 산화막을 재형성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전해 커패시터에는 누설 전류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전해 커패시터는 세라믹 커패시터보다 손실이 매우 크다. 음극(cathode) 금속에는 전압이 반대 극성으로 걸렸기 때문에 산화막을 없애는 방향으로 화학 작용이 일어나지만 양극에 있는 산화막이 전류를 차단하기 때문에 음극 산화막이 완전히 없어질 수는 없다.

[전해 커패시터의 폭발 시연]

원래 정해진 극성과 반대로 DC 전압을 가해주면 양극에 원래 존재하던 산화막을 없애는 방향으로 화학 작용이 일어나서 결국에 커패시터는 단락(短絡, short)과 비슷한 동작을 하므로[커패시터는 원래 개방(開放, open) 특성을 가져야 한다.] 극성을 잘못 연결한 경우는 열에 의해 전해 커패시터가 폭발하게 된다. 따라서, 사용할 때 전해 커패시터의 극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런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알루미늄[금속]과 전해질에서 생기는 화학 작용을 알아야 한다.

      (17)

식 (17)은 알루미늄($\rm Al$)과 물($\rm H_20$)이 반응하면 산화막($\rm Al_2O_3$)과 수소 기체($\rm H_2$)가 생김을 의미한다. 식 (17)과 같은 반응이 일어나려면 전도 전류(conduction current)가 아닌 이온 전류(ionic current: 이온(ion)이 움직여서 만드는 전류)가 흘러야 한다. 이때 DC 전압이 필요하다. 정상적인 극성인 ($+$) 전압을 알루미늄 양극(anode)에 가하면 알루미늄($\rm Al$)과 산화 이온(oxide ion: ${\rm O^{2-}}$)이 반응해서 산화막($\rm Al_2O_3$)과 전자($e$)를 만든다. 왜냐하면 ($+$) 전극에서 강하게 ($-$)인 산화 이온을 당기기 때문이다. 또한, 산화막 근처에 존재하는 알루미늄 이온($\rm Al^{3+}$)은 ($-$) 전압 쪽으로 이동하면서 물과 반응해서 산화막($\rm Al_2O_3$)과 수소 이온($\rm H^+$)을 만든다. 혹은 알루미늄과 전해질이 직접 반응해서 알루미늄 이온과 전자를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루미늄 이온은 전기장에 의해 ($-$) 전압쪽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물과 만나면 식 (17)의 넷째 줄처럼 반응한다. 최종적으로 ($-$) 전압이 걸린 음극(cathode)으로 이동한 수소 이온은 전자와 만나 수소 기체가 된다. 하지만 이런 산화막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전기장(electric field)이 약해져[∵ 전압이 고정된 상태에서 산화막이 두꺼워지기 때문에] 이온 전류가 흐를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반대 극성으로 ($-$) 전압을 알루미늄 양극에 걸면 식 (17)과는 반대 현상이 생긴다. 산화막이 전해질과 반응해서 알루미늄과 물을 만들게 된다. 알루미늄 음극에는 ($+$) 전압이 걸려있기 때문에 음극에 산화막이 약간 생기지만 양극에 있던 산화막이 파괴되어 이미 막대한 전류가 커패시터 내부에 흐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해 커패시터는 이 열을 이기지 못하고 파괴되어 버린다. 이 경우 [그림 8]과 같이 자연적으로 음극에 커패시터($C_c$)가 존재하기 때문에 DC 전류가 흐를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음극 산화막은 매우 얇기 때문에 절연 파괴 전기장을 쉽게 넘어서므로, 음극 산화막을 통해 DC 전류가 흘러 전해 커패시터를 파괴할 수 있다.

[그림 9] 커패시터의 원리 비교(출처: wikipedia.org)

전해 커패시터보다 더욱 에너지를 잘 저장할 수 있는 소자는 초강력 커패시터(supercapacitor or ultracapacitor)[2], [3]이다. 초강력이라는 의미는 다른 어떤 커패시터보다 전기 용량이 크다는 뜻이다. 초강력 커패시터는 보통 3000 F 정도의 전기 용량을 가지며 5.5만원[$\approx$ $50] 정도 주면 구입할 수 있다. 전기 용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태양 전지와 같은 에너지원의 간편 저장 장치로 사용될 수 있다.

[초강력 커패시터(supercapacitor)의 위력]

초강력 커패시터가 매우 큰 전기 용량을 가질 수 있는 원리는 전기 이중층(EDL: Electric Double-Layer)이다. [그림 9]를 보면 분리막(separator)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전기 이중층을 볼 수 있다. 물론 전하가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활성층(active layer: 전하가 저장되는 층)과 분리막은 전해질에 담겨있어야 한다. 즉, 식 (7)에 제시하듯 구멍이 많은 활성탄을 사용해 면적($A$)을 증가시키고 전기 이중층의 두께[$d$: 보통 수 Å]를 매우 좁게 한 커패시터가 초강력 커패시터이다.

[그림 10] 세라믹 커패시터의 전기 용량 표시법(출처: wikipedia.org)

[그림 10]은 세라믹 커패시터의 전기 용량을 표시하는 방법의 예시를 보여준다. 전기 용량의 기준 단위는 F로 매우 크기 때문에, 세라믹 커패시터의 상용 단위로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통상적인 세라믹 커패시터의 상용 단위는 pF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그림 10]처럼 473이 세라믹 커패시터에 쓰여져 있으면, 전기 용량을 473 = $47 \times 10^3$ pF = $47$ nF만큼 가진 커패시터가 된다.

[참고문헌]
[1] P. M. Deeley and the FaradNet Staff, Electrolytic Capacitors: Theory, Construction, Characteristics and Applications, 2nd ed, 1938.
[2] 김영호, "커패시터와 배터리의 가교 장치, 울트라커패시터," EP&C, pp. 44–50, 2002년 8월.
[3] R. Kötz and M. Carlen, "Principles and applications of electrochemical capacitors," Electrochimica Acta, vol. 45, no. 15–16, pp. 2483–2498, May 2000.
[4] I. Smolić and B. Klajn, "Capacitance matrix revisited," Prog. Electromagn. Res. B, vol. 92, pp. 1–18, 2021.
[5] A. M. Thompson and D. G. Lampard, "A new theorem in electrostatics and its application to calculable standards of capacitance," Nature, vol. 177, p. 888, May 1956.
[6] D. G. Lampard, "A new theorem in electrostatics with applications to calculable standards of capacitance," Proc. IEE - Part C: Monographs, vol. 104, no. 6, pp. 271–280, Sep. 1957.

[다음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