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5일 금요일

저항(抵抗, Resistanc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저항"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KVL과 KCL로 본 전기 회로(electrical circuit)]

회로 이론(回路理論, circuit theory)에서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비례 상수는 저항이다. 식 (1)에 있는 저항($R$)[단위: 옴(ohm, Ω)]전압($V$)[단위: 볼트(volt, V)]전류($I$)[단위: 암페어(ampere, A)] 사이의 관계를 결정하는 비례 상수이다. 저항(抵抗, Resistance)의 개념이 확실히 다가오지 않으면 전기 저항(electrical resistance) 혹은 전류 저항(current resistance)이라 생각하면 된다. 저항은 전기의 흐름[전류]을 방해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저항은 서로 상이한 정의인 전압과 전류를 다음처럼 선형으로 연결한다[1].

                          (1)

식 (1)에 소개한 옴의 법칙(Ohm's law)옴 법칙의 미분형을 이용하여 정확하게 증명할 수 있다.

[그림 1] 옴 법칙의 전압($V$) 극성과 전류($I$) 방향 정의(출처: wikipedia.org)

옴의 법칙에서는 [그림 1]과 같이 전압의 극성과 전류의 방향을  바르게 정의해야 한다. 전류[→]는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정한다. 굳이 [그림 1]과 같이 정의할 필요는 없지만 [그림 2]의 물 흐름을 생각하면 [그림 1]의 정의가 우리의 직관과 가장 일치한다.

[그림 2] 아름다운 폭포 모습(출처: wikipedia.org)

[그림 2]는 폭포의 흐름을 보여준다. 폭포 속의 물[= 전류]은 높이[= 전압]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이 개념과 [그림 1]의 정의는 서로 일치한다. 즉,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모습처럼, 전류도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유추가 옴 법칙의 중요한 핵심이다. 하지만 옴 법칙의 제안자인 옴Georg Ohm(1789–1854)은 폭포를 보고 저항에 대한 법칙을 제안하지 않았다. 1827년옴 38살, 조선 순조 시절에 옴이 제안한 옴 법칙은 푸리에Joseph Fourier(1768–1830)열 특성 연구에 큰 영향을 받았다[1]. 단순하게 말하면 옴은 1807년푸리에 39살, 조선 순조 시절에 발표된 푸리에의 열 연구를 그대로 가져와서 전압과 전류의 관계를 연결하는 옴 법칙을 만들었다. 옴 법칙에서 전류를 만드는 원천은 자연스럽게 (+) 전하가 되고[$\because$ (+) 전압에 밀려 (-) 전압으로 움직일 수 있는 원천은 (-) 전하가 아닌 (+) 전하이다.], 이런 (+) 전하의 흐름이 전류라고 옴은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적인 결론은 옴의 크나큰 실수가 되었다. 옴 법칙이 나오고 70년이 지난 1897년옴 사후 43년, 대한제국 원년에 금속 도선을 흐르는 전하는 (-) 전하를 가진 전자(電子, electron)라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전자의 발견으로 인해 물리학계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왜냐하면 전류와 전자의 이동 방향이 서로 반대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선택할 수 있는 해결책은 둘 중 하나였다. 첫번째 해결책은 전류의 방향을 전자 이동 방향으로 바꾸고 옴 법칙의 전류 방향도 함께 바꾸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지난 70년 동안 했던 회로 이론의 연구 결과를 뒤집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두번째 해결책은 70년 동안의 연구를 살리기 위해 전류 방향은 건드리지 않고 금속 도선의 전하 흐름은 전하 (-)가 만든다고 설명하면 된다. 과학자들은 당연히 두번째 해결책을 택해 오늘날에도 전류의 방향과 전하의 이동 방향은 반대라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회로 이론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은 전류와 전하 이동을 무척 헷갈려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옴을 위한 변명이 존재한다. 다행히 전류 방향에 대한 옴의 설명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다. 19세기 초반부터 연구되어온 반도체(半導體, semiconductor)는 특이하게도 내부에 흐르는 전하가 (+)와 (-) 모두 있다.[반도체에서 (+) 전하는 정공(正孔, hole)이다.] 반도체 기준으로 보면 옴의 설명이 반은 맞다. 물론 금속 기준으로는 완전히 틀렸다.
[그림 3] 등가 저항의 개념

저항의 놀라운 쓰임새는 [그림 3]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저항 특성은 등가 저항(等價抵抗, equivalent resistance) 개념을 통해 수동 소자(受動素子, passive device)만을 가진 선형 시스템(linear system) 전체로 확장될 수 있다. 여기서 수동 소자는 R(저항), L(인덕터), C(커패시터) 등과 같이 전원이 필요없는 소자이며 선형 시스템은 입출력 관계가 아래 특성을 가진 시스템이다.

                          (2)

[그림 3]은 아무리 복잡한 선형 시스템이더라도 전압($V$)과 전류($I$)만 알면 단일 등가 저항($R_{\rm eq}$) 하나로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왜 이런 개념이 가능할까 생각하자. 우리가 [그림 3]의 시스템 외부에서 측정한다면 전압과 전류만 측정 가능하다. 전체 시스템은 식 (2)의 선형 관계를 만족하므로 옴의 법칙인 식 (1)로 설명 가능하다. 그래서, $V$와 $I$의 비율인 $R_{\rm eq}$를 이용하여 전체 시스템을 표현할 수 있다.

[직렬로 된 저항(resistors in series)]

[병렬로 된 저항(resistors in parallel)]

등가 저항 개념을 이용해서 저항이 직렬(直列, series)과 병렬(竝列, parallel or shunt)로 연결된 경우의 전체 저항을 구해보자.

[그림 4] 직렬로 된 저항(출처: wikipedia.org)

[직렬로 된 저항]

                          (3)

[증명]
[그림 4]는 직렬 회로이므로 KCL(Kirchhoff Current Law)에 의해 각 저항에 흐르는 전류는 같다. 이 전류를 $I$라 하자. 그러면 식 (1)의 옴 법칙에 의해 각 저항[$R_1, R_2, \cdots, R_N$]에 걸리는 전압[$V_1, V_2, \cdots, V_N$]을 정의할 수 있다. 다음으로 KVL(Kirchhoff Voltage Law)을 이용하여 전체 전압 $V$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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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병렬로 된 저항(출처: wikipedia.org)

[병렬로 된 저항]

                          (5)

[증명]
[그림 5]는 병렬 구성이므로 전기적 높이인 전압은 KVL에 의해 어느 저항에서나 같다. 이 전압을 $V$라 하자. 그러면 식 (1)의 옴 법칙에 의해 각 저항[$R_1, R_2, \cdots, R_N$]에 흐르는 전류[$I_1, I_2, \cdots, I_N$]를 정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KCL을 이용하여  전체 전류 $I$를 계산한다.

                          (6)

여기서 $G$는 컨덕턴스(conductance)[단위: $\mho$, mho, S]로 $G$ = $1/R$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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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덕턴스는 저항의 역수이므로, 컨덕턴스를 가진 컨덕터(conductor)는 저항과 반대 특성을 가진다.

[수치 해석: DC 회로 이론(출처: phet.colorado.edu)]

[그림 6] 실제 저항 모습(출처: wikipedia.org)

저항을 실제로 보면 [그림 6]과 같이 색깔띠가 중앙에 있다. 이 색깔띠를 이용하여 저항의 크기를 [그림 7]과 같이 표시한다.

    
[그림 7] 저항의 색깔띠 표시법(출처: wikipedia.org)

[그림 7]에서 A, B는 저항의 유효 숫자 두 자리를 뜻하고 C는 배수(倍數, multiplier)이다. D는 저항의 오차율(tolerance)이다.

[표 1] 저항의 색깔 표(출처: wikipedia.org)
색깔
(Color)
유효 숫자
(Significant
figures)
배수
(Multiplier)
오차율
(Tolerance)
온도 계수 (ppm/K)
(Temp. Coefficient)
Black0×100250U
Brown1×101±1%F100S
Red2×102±2%G50R
Orange3×10315P
Yellow4×10425Q
Green5×105±0.5%D20Z
Blue6×106±0.25%C10Z
Violet7×107±0.1%B5M
Gray8×108±0.05%A1K
White9×109
Gold×10-1±5%J
Silver×10-2±10%K
None±20%M

[표 1]의 색깔표(color code)는 무지개를 이용하면 쉽게 암기할 수 있다. 검정(0)은 0, 검정보다 약간 밝은 갈색(1)은 1, 그 다음은 무지개 색깔로서 빨(2), 주(3), 노(4), 초(5), 파(6), 남보(7)이다. 마지막으로 매우 밝아져가는 회색(8)흰색(9)이 있다. [그림 7]에서 제시한 A, B의 두 유효 자리는 A가 십의 자리, B가 일의 자리이다. [그림 8]은 A, B 두 유효 숫자의 표시법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그림 7]의 오른쪽 그림의 저항값의 A, B는 빨강, 보라이므로 27이 되고 배수는 초록이므로 $10^5$가 된다. 이를 합치면 $27 \times 10^5$ = $2.7 \times 10^6$ = 2.7 MΩ이 된다. 또한 [표 1]에 있는 온도 계수의 단위는 독특하다. 검정이면 온도 계수가 250인데,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숫자만 보면, 온도가 1℃ 올라갈 때 저항은 250 ppm(백만당 하나, parts-per-million)이 된다. 여기서 ppm은 단순히 백만분의 일[= $10^{-6}$]을 의미한다. 그래서 온도가 1℃ 증가하면 저항은 $250/10^6$ Ω = 0.25 mΩ만큼 증가한다. 

[그림 8] E12 계열 저항값(출처: wikipedia.org)

[그림 7]로부터 저항값의 정밀도는 A, B가 결정함을 알 수 있다. 유효숫자 A, B를 촘촘하게 사용하면 좋지만 현실적이지도 않고 의미도 없다. 왜냐하면 실제 저항값($R_{\rm real}$)에는 항상 오차($\epsilon$)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7)

식 (7)처럼 저항의 오차는 현재 저항값($R_{\rm ideal}$)이 얼마인지와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유효 숫자 A, B를 정의할 때는 [그림 8]처럼 등비 수열(等比數列, geometric series)을 사용한다. 등비 수열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레나르Charles Renard(1847–1905)가 제안한 선호수(選好數, preferred number)가 현재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표준 기관인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는 IEC 60063을 제정하여 저항값 정의에 사용할 수 있는 선호수를 E6, E12, E24, E48, E96, E192 등으로 표준화했다. E 다음에 있는 숫자가 몇 가지 종류의 선호수를 사용하는가를 나타낸다. 선호수는 대략적으로 아래 공식으로 얻어진 수를 반올림하여 정한다.

                          (8)

예를 들어 [그림 8]과 같은 E12 계열은 $N$ = $12$인 선호수이다. 식 (8)을 이용해 유효 자리를 세 자리로 계산해 보면

$R(0, 12)$ = 1, $R(1, 12)$ = 1.21, $R(2, 12)$ = 1.47, $R(3, 12)$ = 1.78, $R(4, 12)$ = 2.15, $R(5, 12)$ = 2.61, $R(6, 12)$ = 3.16, $R(7, 12)$ = 3.83, $R(8, 12)$ = 4.64, $R(9, 12)$ = 5.62, $R(10, 12)$ = 6.81, $R(11, 12)$ = 8.25

반올림해서 [그림 8]과 비교해보면 약간만 틀리고 대부분 일치함을 알 수 있다.[예를 들면 $R(6, 12)$ = $3.16$ → $32$가 되어야 하나 $33$으로 배정한다.] $R(1, 12)$가 E12 계열의 공비(common ratio)이므로 $2\epsilon$ = $R(1, N) - 1$ = $0.21$ = $21$%가 되어 오차율($\epsilon$: 양쪽으로 오차가 날 수 있으므로 $2$로 나누어야 함)은 $\pm 10.5$%가 된다. 아래에 표준으로 정해진 선호수를 소개한다.

[E6: 오차율 20%]
10, 15, 22, 33, 47, 68

[E12: 오차율 10%]
10, 12, 15, 18, 22, 27, 33, 39, 47, 56, 68, 82

[E24: 오차율 5% 혹은 2%도 가능]
10, 11, 12, 13, 15, 16, 18, 20, 22, 24, 27, 30, 33, 36, 39, 43, 47, 51, 56, 62, 68, 75, 82, 91

[E48: 오차율 2%]
100, 105, 110, 115, 121, 127, 133, 140, 147, 154, 162, 169, 178, 187, 196, 205, 215, 226, 237, 249, 261, 274, 287, 301, 316, 332, 348, 365, 383, 402, 422, 442, 464, 487, 511, 536, 562, 590, 619, 649, 681, 715, 750, 787, 825, 866, 909, 953

[E96: 오차율 1%]
100, 102, 105, 107, 110, 113, 115, 118, 121, 124, 127, 130, 133, 137, 140, 143, 147, 150, 154, 158, 162, 165, 169, 174, 178, 182, 187, 191, 196, 200, 205, 210, 215, 221, 226, 232, 237, 243, 249, 255, 261, 267, 274, 280, 287, 294, 301, 309, 316, 324, 332, 340, 348, 357, 365, 374, 383, 392, 402, 412, 422, 432, 442, 453, 464, 475, 487, 499, 511, 523, 536, 549, 562, 576, 590, 604, 619, 634, 649, 665, 681, 698, 715, 732, 750, 768, 787, 806, 825, 845, 866, 887, 909, 931, 953, 976

[E192: 오차율 0.5% 혹은 0.25% 이하도 가능]
100, 101, 102, 104, 105, 106, 107, 109, 110, 111, 113, 114, 115, 117, 118, 120, 121, 123, 124, 126, 127, 129, 130, 132, 133, 135, 137, 138, 140, 142, 143, 145, 147, 149, 150, 152, 154, 156, 158, 160, 162, 164, 165, 167, 169, 172, 174, 176, 178, 180, 182, 184, 187, 189, 191, 193, 196, 198, 200, 203, 205, 208, 210, 213, 215, 218, 221, 223, 226, 229, 232, 234, 237, 240, 243, 246, 249, 252, 255, 258, 261, 264, 267, 271, 274, 277, 280, 284, 287, 291, 294, 298, 301, 305, 309, 312, 316, 320, 324, 328, 332, 336, 340, 344, 348, 352, 357, 361, 365, 370, 374, 379, 383, 388, 392, 397, 402, 407, 412, 417, 422, 427, 432, 437, 442, 448, 453, 459, 464, 470, 475, 481, 487, 493, 499, 505, 511, 517, 523, 530, 536, 542, 549, 556, 562, 569, 576, 583, 590, 597, 604, 612, 619, 626, 634, 642, 649, 657, 665, 673, 681, 690, 698, 706, 715, 723, 732, 741, 750, 759, 768, 777, 787, 796, 806, 816, 825, 835, 845, 856, 866, 876, 887, 898, 909, 920, 931, 942, 953, 965, 976, 988

[합선(near short)이 화재를 일으키는 모습]

전압(voltage)전류(electric current) 개념을 이용하면 저항이 소비하는 전력(電力, electric power or power)에너지(energy) 관점으로 쉽게 정의할 수 있다.

                          (9)

저항 양끝의 전압이 고정되어 있는 경우 전하(electric charge)가 움직이면 전하는 에너지(energy)를 잃게 된다. 마치 [그림 2]에 있는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면 에너지를 잃는 원리와 같다. 식 (9)에 의해 저항에서 소비되는 전력은 저항에 걸리는 전압($V$)과 흐르는 전류($I$)를 알면 된다.

                          (10)

일반적으로 에너지의 미분(differential)은 식 (10)으로 정의해야 하지만 식 (9) 유도에서 $q$ = $0$ 조건을 이용한다. 이 가정은 전하가 저항 내부에 축적될[혹은 존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부품 내부에 전하를 축적하는 소자는 커패시터(capacitor)이므로 $q \ne 0$인 경우는 커패시터의 축적 에너지 관계식을 이용해야 한다.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식 (11)을 생각하자.

                          (11)

저항 내부에서는 전류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기 때문에 전류 밀도의 발산은 0이 된다. 이 조건을 바탕으로 옴 법칙의 미분형을 쓰면 식 (11)의 최종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 식 (9) 유도에 사용한 $q$ = $0$, $dq \ne 0$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금속(metal)의 성질을 생각하자. 금속은 이완 시간(relaxation time)이 매우 짧기 때문에 전하($q$)가 존재할 수는 없다. 만약 전하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생기면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電子, electron)가 이동하여 전체 전하가 0이 되도록 움직인다. 하지만, 전위차를 주면 전류($dq$)는 쉽게 흐를 수 있다. 식 (9)를 변형하면 소비 전력($P$)전기장($\bar E$)전류 밀도($\bar J$)로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다.

                          (12)

여기서 전력을 구하기 위한 부피는 [그림 9]의 오른쪽과 같이 열린 표면적(open surface)을 전기장을 적분한 방향[혹은 전압 차이가 정의된 방향]으로 무한히 모으기이다.

[그림 9] 닫힌 표면적[왼쪽]과 열린 표면적[오른쪽](출처: wikipedia.org)

식 (12)를 유도하기 위해 다음의 벡터 항등식(vector identity)을 사용하였다.

                         (13)

식 (13)을 이용하면 다음 항등식을 얻는다.

             (14)

면적 미분소 $d \bar a$와 선 미분소 $d \bar l$은 임의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전류 밀도와 동일한 방향으로 $d \bar l$을 잡거나 전기장과 동일한 방향으로 $d \bar a$를 잡으면 식 (14)의 우변 마지막 항을 0으로 만들 수 있다. 식 (12)로부터 소비 전력 밀도(power density, W/㎥)를 아래처럼 정의할 수 있다.

                         (15)

옴이 제안한 옴의 법칙이 단순해 보여서 이 정도 수준의 연구는 나도 할 수 있다고 갑자기 자신감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쉽지도 않다. 옴의 법칙은 정말 옴 일생 일대의 역작이다[2]. 겨우 식 (1)로 표현한 옴의 법칙이 이 정도 찬사를 받을 필요가 있나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1827년에 옴의 법칙을 완성한 옴이 받은 평가는 이단아였다. 말도 안되는 이론을 몇 년째 실험해서 잘못된 결론에 이르렀다고 옴을 비난했다. 옴 이전에 확립된 저항 이론은 식 (1)이 아니었다. 도선의 전류는 전압이 결정할 뿐 저항과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볼타Alessandro Volta(1745–1827)가 만든 전지로 실험하면 부하에 관계없이 전지의 전압만이 전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옴의 법칙과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전지의 내부 저항(internal resistance) 때문이다. 전지의 전압과 전류 실험을 표현하는 다음 회로도를 살펴본다.

[그림 10] 전지의 등가 회로와 부하 저항(출처: wikipedia.org)

우리가 아무리 전압원을 잘 만들어도 전압원에는 내부 저항이 존재한다. 옴의 시대에 전기 실험에 사용한 볼타의 전지는 특히나 내부 저항이 컸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실험 결과는 자연스러웠지만 저항의 본질과는 잘못된 결론에 이르렀다.

                         (16)

여기서 $V$는 전지의 전압, $r$은 전지의 내부 저항, $R$은 부하 저항이다.
당대의 편견과 오류에 도전한 위대한 과학자가 옴이었다. 옴은 경멸에 맞서며 자신만의 이론과 실험을 만들어서 끝내 이겼다. 옴의 사고에 도움을 준 이론은 푸리에Joseph Fourier(1768–1830)가 만든 열 방정식(heat equation)이었다. 열 방정식에 나오는 열류(heat flow)와 전류는 서로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열류를 상상하면서 회로 이론을 창안해간 결과가 옴의 법칙이다. 다만 회로 이론의 완성에는 또 한 명의 천재인 키르히호프Gustav Kirchhoff(1824–1887)가 등장한다. 박사 학위를 준비하던 키르히호프는 1845년키르히호프 21세, 조선 헌종 시절에 마디(node)와 폐로(loop) 개념을 도입해 KCL(키르히호프 전류 법칙, Kirchhoff Current Law)KVL(키르히호프 전압 법칙, Kirchhoff Voltage Law)을 제안했다. 수학 기반의 회로 법칙을 만들면서 옴처럼 키르히호프도 열 방정식의 열류 개념에 의지했다. 하지만 키르히호프는 전류의 상상에 사용하던 열류 개념의 문제점을 깨달아서 현재와 같은 전류 개념을 새롭게 제안했다. 특히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전하(electric charge)였다. 전류가 열류와 같다면 전하는 열과 같아야 한다. 하지만 금속 도선에서 전하와 열은 움직이는 특성이 많이 다르다. 열은 열류가 있든지 없든지 그대로 존재한다. 그러나 금속 도선 속의 전하는 다르다. 전류는 분명 전하의 변화율이 만들지만, 금속의 이완 시간(relaxation time)은 매우 짧아서 전류가 없으면 전하도 사라진다.[또한 무한히 긴 도선에는 전류가 흐르더라도 전하는 없다. 대신 도선이 휘어지면 전류가 가속을 받기 때문에 도선 표면에 전하가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전하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electric charge)은 꼭 성립되어야 하므로 도선 전체의 전하 총량은 항상 $0$이 된다.] 그래서 달구어진 쇠막대는 화로에서 꺼내도 여전히 뜨겁지만, 전류를 흘렸던 쇠막대는 나중에 잡더라도 감전되지 않는다. 이런 사고 실험을 통해 키르히호프는 전압, 전류, 저항이 만드는 회로를 해석하는 회로 이론을 완벽하게 제안했다.
남들이 모두 기존 이론이 맞다고 할 때 아니라고 한 용기 있는 물리학자 옴. 전자와 원자의 구조를 모르던 시기에 열류를 떠나 제대로 된 전류의 개념을 만든 키르히호프. 우리가 존경해야 할 두 물리학자, 옴과 키르히호프를 영원히 기억하자.

[참고문헌]
[1] G. S. Ohm, Die galvanische Kette, mathematisch bearbeitet (The Galvanic Circuit Investigated Mathematically), Berlin: Riemann, 1827.
[2] J. C. Shedd and M. D. Hershey, "The history of Ohm's law," Popular Science, pp. 599–614, Dec. 1913.
[3] G. Kirchhoff, Ueber den Durchgang eines elektrischen Stromes durch eine Ebene, insbesondere durch eine kreisförmige (About the Passage of an Electric Current Through a Plane, in Particular Through a Circular One), Ph.D. Thesis, University of Königsberg, Prussia, 1847. 

[다음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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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기장의 에너지
3. 페이저를 이용한 임피던스 정의
4. 전자기학에서의 에너지
5. 안테나를 입다

댓글 6개 :

  1. 궁금한게 있습니다. 물과같이 비유하면 위치에너지가 감소하면서 속력이 증가합니다 그러나 전기에선 왜 속력의 증가는 무시하는 건가요??ㅜㅜ 전류는 도선 전자의 속력으로 나타낼 수 있던데 전류는 가속되면서 끝부분에서는 전류가 더 높게 측정되야하는거 아닌가요 양성자혹은전자들끼리의충돌로 감소해서 일정한건가요? 전기만보면 이해가 잘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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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말씀하신 부분을 다 포함한 것이 옴의 법칙입니다. 뉴튼의 운동법칙으로 옴의 법칙을 증명한 내용이 아래에 있습니다.
    http://ghebook.blogspot.kr/2010/08/electric-current.html

    여기서 다룬 전류는 시간적 변동이 없는 직류입니다. 즉, 평균전류입니다. 전류를 아주 정밀하게 측정하면 전자(electron)의 가속/감속이 나타나 전류의 출렁임(ripple)이 생기겠지만 우리는 거시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시적으로 보면 이런 특성은 발사 잡음(shot noise)입니다. 전류는 연속적인 것이 아니고 이산적이므로 전자(electron)는 무작위로 발사됩니다. 이것을 재면 평균전류는 옴의 법칙을 따라가지만 정밀하게 관측하면 출렁임이 보이게 되고 이런 출렁임을 발사 잡음이라 명명하게 됩니다. 반도체에서는 전류 크기에 따라 발사 잡음이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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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파거북이니믜 나이가 궁금해졌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생각하고 경험하셨기에...
    저와 나이차이가 별로 없다면, 전 맨붕이 올거 같습니다. ㅋㅋㅋ

    답변하신 내용중에 내용중에
    "전류는 연속적인 것이 아니고 이산적이므로 전자(electron)는 무작위로 발사됩니다."
    보통 무작위(random-walk)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뎅,전류가 이산적이 라는것 무슨 말씀인지 몰라서요. 혹시 이 site에 설명해 놓으신 곳 있으신가요?

    _____
    전파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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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1. 전류를 만드는 전자가 만드는데 이 전자는 어떤 체적에 연속적으로 분포된 것이 아니고 단일 점으로 취급합니다. 이 관점에서 이산적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러한 전자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려면 디랙 델타 함수를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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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항상 감사드립니다.....
    내용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회로에서 수동소자 부호규정을 반대로 정의해도 현상을 설명하는데 무리가 없는가요??

    수동소자 부호규정을 반대로 정의해서 해봤더니, 저는 DC에서 전원과 전류방향이 반대로 나와서
    그렇게 하면 안되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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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옴 법칙의 극성 정의는 마음대로 택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만 그렇게 쓰면 상대방과 의사 소통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로 규칙을 통일해서 같이 사용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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