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마디와 폐로 해석(Nodal and Loop Analyses)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마디와 폐로 해석"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옴의 법칙(Ohm's law), KCL(키르히호프 전류 법칙, Kirchhoff Current Law), KVL(키르히호프 전압 법칙, Kirchhoff Voltage Law)을 사용하면, 저항(resistor), 인덕터(inductor), 커패시터(capacitor)로 구성된 모든 종류의 회로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회로 해석을 하는 절차는 옴의 법칙을 적용해 모든 소자 성분에 전압과 전류를 각각 정의한다. 다음 단계로 KCL과 KVL을 순차적으로 적용해서 회로망(回路網, network)에 있는 전압과 전류가 구성하는 관계로부터 연립 방정식(聯立方程式, simultaneous equations)을 만든다. 여기서 말하는 회로망은 모든 소자가 상호 연결된 집합체를 뜻한다. KCL과 KVL로 만든 연립 방정식을 풀어서 회로망의 모든 위치에서 전압과 전류를 유일하게 결정한다.
회로망 혹은 전기 회로망(electrical network)은 회로(circuit) 혹은 전기 회로(electrical circuit)와 거의 비슷하지만 회로보다 더 큰 범주를 가진다. 회로는 전류가 흐를 수 있도록 반드시 닫힌 경로를 가져야 하지만, 회로망은 소자의 연결만 있다면 경로가 끊기더라도 무방하다. 그래서 회로는 회로망에 저절로 포함되고,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림 1] 그물눈 해석의 예시(출처: wikipedia.org)

회로 해석용 연립 방정식을 만들 때, KCL을 먼저 쓰고 나중에 KVL을 적용하는 방식은 폐로 해석(閉路解析, loop analysis)이라 부른다. 폐로 해석은 [그림 1]처럼 빨간색으로 표시된 폐로 전류(loop current)부터 도입한다. 폐로 전류는 마디 혹은 절점(節點, node)에서 분류되지 않고 국소적으로 닫힌 회로인 폐로(閉路, loop)를 통해 흐른다. 이 때문에 직렬 회로에서는 전류가 동일하다는 KCL을 자동적으로 만족한다. 여기서 마디는 소자가 만나는 점이며, 폐로는 [그림 1]과 같이 전체 회로의 한 부분 중 빨간선이 따라가는 시작과 끝이 같은 회로 경로이다. 폐로 전류의 회전 방향은 모두 동일하게 시계 방향으로 보통 선택한다. 폐로 중에서 내부에 또 다른 폐로가 없는 독립 폐로(independent loop)그물눈(mesh)으로 고쳐 부른다. 그물눈은 폐로에 언제나 포함된다. 그물눈을 통해 흐르는 전류는 그물눈 전류(mesh current)가 된다. 그물에서 서로 겹치지 않고 전체를 구성하는 구멍인 그물눈처럼, [그림 1]에 나오는 빨간색 선이 바로 그물눈 전류이다. 그물눈의 정의에 따라 이 전류는 내부에 다른 그물눈 전류가 없다. 그물눈 전류를 써서 회로를 해석하는 폐로 해석의 특별한 경우를 그물눈 해석(mesh analysis)이라 이름 붙인다. 그물눈 해석에서 KCL을 만족하는 그물눈 전류 $I_k$는 옴의 법칙에 따라 각 소자에 전압을 발생시킨다. 소자 하나에 여러 $I_k$가 겹칠 수 있어서 전류 방향을 고려해서 전압 합을 구한다. 결국 그물눈을 따라 생긴 모든 전압의 합은 KVL에 의해 0이 되어야 한다. 이 조건으로 연립 방정식을 구성하는 식을 하나 만든다.

                  (1)

여기서 $I_k$는 제$k$번 그물눈 전류이면서 앞으로 결정할 미지수, $R_{km}$은 $I_k$가 $I_m$을 만나는 경로에 있는 모든 저항, $R_k$는 다른 그물눈과 만나지 않고 제$k$번 그물눈에만 있는 저항 전부이다. 그물눈을 따라갈 때에 만나는 전압원이 $V_k$라면, 식 (1)은 다음처럼 원천 항 $V_k$를 가진다.

                  (2)

그물눈 전류가 전압원의 ($-$)극에서 ($+$)극으로 흐를 때에 $V_k$의 부호를 ($+$)로 정한다. 만약 전류가 전압원의 극성을 ($+$)에서 ($-$)로 통과하면, $V_k$의 부호는 ($-$)로 바꾼다. 식 (2)와 같은 결과를 모두 모아서 다음과 같은 그물눈 해석의 연립 방정식을 행렬(matrix) 형태로 생성한다.

                  (3)

여기서 ${\bf I}$는 미지수 전류를 담은 열 벡터(column vector), $\bf V$는 전압원의 열 벡터이다. 또한 $R_{km}$은 두 그물눈이 만나는 저항 전부라는 정의에 의해 $R_{km}$ = $R_{mk}$가 성립한다. 조건 $R_{km}$ = $R_{mk}$에 따라 저항 행렬 $\bf R$은 대칭 행렬(symmetric matrix)이 된다.

[그림 2] 마디 해석의 예시(출처: wikipedia.org)

[그림 2]는 폐로 혹은 그물눈 해석에 대비되는 마디 해석을 예시적으로 보여준다. 마디 해석은 마디에 미지수인 마디 전압(node voltage)을 하나씩 할당한다. 예시에서 $V_1, V_2, V_3$로 표시된 지점이 마디이고, $V_1, V_2, V_3$은 마디 전압이다. 전선이 연결된 공통점인 마디에서는 전압이 같아서 KVL은 저절로 성립된다. 각 마디의 전압이 정의되고 소자도 연결된 상태이므로, KCL을 적용해서 마디를 떠나는 전류는 마디에 들어오는 전류원과 같다고 등식을 만든다.

                  (4)

여기서 $G_{km}$은 제$k$번 마디에서 제$m$번 마디로 연결된 컨덕턴스(conductance), $G_{kk}$는 제$k$번 마디로 이어진 모든 컨덕턴스, $I_k$가 제$m$번 마디에 들어올 때의 부호는 ($+$)로 정한다.[반대로 마디를 나갈 때는 $I_k$의 부호가 ($-$)로 변경된다.] 저항 $R_{km}$처럼 마디 사이에 존재하는 컨덕턴스는 $G_{km}$ = $G_{mk}$를 항상 만족한다. 최종적으로 식 (4)를 모두 모아서 마디 해석의 행렬 방정식을 도출한다.

                  (5)

여기서 $\bf V$는 구해야 할 미지수 전압의 열 벡터, $\bf I$는 알고 있는 전류원의 열 벡터이다. 성질 $G_{km}$ = $G_{mk}$로 인해 컨덕턴스 행렬 $\bf G$는 대칭 행렬이 된다. 모든 원천이 전류원이라면, 식 (5)를 사용해 회로 상의 모든 소자에 대한 마디 전압을 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림 2]처럼 어떤 경우는 원천이 전압원[그림 1에서 $V_A, V_B$]이라서 컨덕턴스로 계산할 수 없다. 이때는 마디 전압과 함께 결정해야 할 전류도 미지수로 놓고 방정식을 수립한다.

                  (6)

여기서 $I_{km}$은 제$k$번 마디에서 제$m$번 마디로 가는 전류, 마디 전압 $V_3$는 접지(ground)를 가진 전압원과 연결되어서 바로 답을 $V_3$ = $V_A$로 쓴다. 식 (6)에서 미지수 $I_{12}$와 $I_{21}$을 없애기 위해 첫째식과 둘째식을 합친다.

                  (7)

여기서 $I_{12}+I_{21}$ = $0$이다. 식 (6)에서 식 (7)을 만든 이유는 $V_1, V_2$는 전압원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식 (4)와 같은 방정식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V_1, V_2$를 가진 마디를 하나의 마디로 간주해서 식 (7)의 첫째식처럼 계산한다. 이와 같이 마디 사이에 있는 전압원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떨어진 마디를 가상적인 한 범주로 모은 마디를 초마디(supernode)라고 한다. 이 경우 방정식 하나가 없어지지만, 전압 차이를 뜻하는 식 (7)의 둘째식이 새로 생긴다. 그래서 식 (7)의 연립 방정식은 답이 딱 하나로 풀린다. [그림 2]의 접지에도 초마디 개념을 적용해서 식 (6)을 대칭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8)

여기서 $G$는 접지를 의미한다. 식 (7)처럼 전류를 없애면서 초마디 2개를 만든다.

                  (9)

이미 $V_3$ = $V_A$를 아는 상태라서, 초마디 하나를 더 만들어도 독립적인 방정식 대신 기존 식에 종속된 결과만 얻는다.
폐로 해석과 마디 해석 중에서 마디 해석이 훨씬 더 중요하다. 폐로 해석은 폐로를 선택해서 방정식을 세워야 해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구현하기가 까다롭다. 대신 마디 해석의 마디는 소자가 연결된 점이라서 매우 쉽게 알고리즘이 나온다. 이로 인해 SPICE(집적 회로를 강조한 모사 프로그램, Simulation Program with Integrated Circuit Emphasis)를 만드는 기본 방식은 대체적으로 마디 해석을 사용한다. 공짜로 쓸 수 있고 내부 코드(code)까지 공개된 대표적인 SPICE 프로그램으로 Qucs(꽤 범용적 회로 모사기, Quite Universal Circuit Simulator)가 있다[1].

[참고문헌]
[1] M. Margraf, "A free and powerful circuit simulator," QucsStudio 4.3.1, 2022. http://qucsstudio.de (방문일 2022-10-10)

[다음 읽을거리]

댓글 없음 :

댓글 쓰기

욕설이나 스팸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전파거북이]는 선플운동의 아름다운 인터넷을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