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산의 의미
18–19세기 과학과 수학을 주도했던 프랑스의 힘은 과학기술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과 지도층의 적극적 지원에 있었다. 그 당시 프랑스의 힘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이 푸리에Joseph Fourier(1768–1830)[1]이다.
[그림 1]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출처: wikipedia.org)
재봉사의 아들로 태어난 푸리에는 9살과 10살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잃었다. 비천한 신분에 부모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푸리에였지만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학교에서 기초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시작으로 학문적 재능을 보인 푸리에는 12살에 오세르 왕립군사학교(École Royale Militaire of Auxerre)에 입학했다. 처음에는 문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곧 수학에 특출한 능력을 보였다. 20세 무렵에는 방황도 많이 했다. 천주교 사제가 되고 싶기도 하고, 수학 분야에 위대한 기여를 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프랑스 전반에 스며들어 있던 수학적 환경과 당대 최고 수준의 전문가 집단이 있었기 때문에, 푸리에는 수학 분야 논문을 꾸준히 읽을 수 있었고 드물게 논문도 발표할 수 있었다. 25세때에는 프랑스 대혁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푸리에는 달변 능력을 가졌으며 사교성과 정치 성향도 굉장히 강했다. 강한 개성으로 인해 한 때 오해를 받아 혁명의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뻔하기도 했지만, 운명은 푸리에에게 가혹하지 않았다[2]. 당시 명강사로 이름이 높았던 푸리에는 1795년푸리에 27세, 조선 정조 시절에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서 라그랑주Joseph-Louis Lagrange(1736–1813),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1749–1827)와 같은 위대한 스승들을 만났다. 푸리에의 능력이 특출났기 때문에, 라그랑주, 라플라스도 푸리에를 눈여겨 보게 되고 이후 서로 돈독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푸리에가 후일 기여하게 되는 열 방정식(heat equation)과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1]–[5]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난을 더 겪어야 했다. 과학자, 수학자, 정치가, 웅변가 등의 면모를 가진 푸리에를 유능한 나폴레옹이 그냥 둘 리가 없었다. 나폴레옹과 함께 한 이집트 원정에서 사막의 뜨거움을 느끼고 1801년푸리에 33세, 조선 순조 시절에 패퇴한 프랑스군과 함께 파리로 돌아왔다. 푸리에는 이집트 원정전에 근무하던 이공과대학(École Polytechnique) 교수로 남기를 원했지만, 나폴레옹은 그레노블(Grenoble) 도지사로 발령을 냈다. 푸리에는 도지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틈틈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 1802년부터 열 확산 문제를 본격적으로 풀게 된다. 드디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푸리에는 1807년 12월 21일에 열 방정식과 푸리에 해석법을 최초로 소개한 논문을 과학학술원(Académie des Sciences, French Academy of Sciences)에 제출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소 비참했다. 심사 위원을 맡은 푸리에의 박사 학위 지도교수 라그랑주와 대(大)수학자 라플라스는 푸리에 논문의 약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삼각 함수 급수가 수렴한다는 증명이 없었으며, 삼각 함수 급수(trigonometric series) 그 자체도 이미 1752년베르누이 52세, 조선 영조 시절에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1700–1782)가 편미분 방정식(partial differential equation)을 풀기 위해 사용했었다. 하지만 이런 수학적 약점이 있었지만, 푸리에의 방법론은 우아했으며 물리적으로도 타당해 보였다.
사실 푸리에가 1807년에 열 방정식과 그 해법을 제출한 이유는 과학학술원이 고체 속의 열 확산(heat diffusion in solids) 문제를 경진대회 주제로 삼아 1811년푸리에 43세, 조선 순조 시절에 수학상을 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순수 수학 관점의 논란이 있었지만, 푸리에보다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한 사람이 없어서 1811년 수학상은 결국 푸리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어 과학학술원은 푸리에의 논문을 공식적으로 출판하지 않았다. 심사 위원 설득을 위해 푸리에는 자신의 급수가 수렴함을 수학적으로 증명했지만, 여전히 엄밀성이 떨어져 라그랑주는 푸리에의 방법론을 끝까지 불신했다. 아쉽게도 라그랑주가 원하는 수준의 세밀한 수학적 증명은 푸리에의 제자인 디리클레Peter Gustav Lejeune Dirichlet(1805–1859)의 몫이었다[5]. 이런 상황 때문에 푸리에는 독자적으로 열 방정식과 푸리에 급수를 계속 연구하였다. 드디어 1822년푸리에 54세, 조선 순조 시절에 자비로 책을 출판해서 푸리에 급수를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었다[3]. 수학계에는 푸리에 급수에 대한 의심이 계속 남아있었지만, 푸리에의 발상은 과학 전분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푸리에는 상상도 못했겠지만, 열 문제를 풀기 위한 푸리에 급수는 약 50년 후 전자파 방정식을 풀기 위한 표준 방법론이 되었고, 약 100년 후에는 무선 통신 이론을 위한 기본 도구가 되었다.
그러면 푸리에가 만든 열 방정식(heat equation)을 유도한다. 1800년대 초반에는 열에 대한 두 가지 가설이 존재했다. 열은 어떤 유체의 흐름이라는 가설과 열은 입자의 운동이 만든다는 가설이 서로 경쟁했었다. 지금은 열이 유체가 아니고 운동 특성임을 확실히 안다. 그래서 푸리에는 안전하게 다음처럼 가정했다.
(1)
여기서 $\bar q$는 열류 밀도(heat flow density)[단위: W/㎡], $\kappa$는 열 전도도(heat conductivity: 물질의 고유한 특성)[단위: W/K/m], $T$는 온도(temperature)[단위: K]이다. 실무에서는 열류 밀도보다 더 간단한 용어인 열속(熱束, heat flux)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전자기학에 나오는 전속(電束, electric flux)과 자속(磁束, magnetic flux)의 단위와 열속의 단위는 차이가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열속, 전속, 자속에 나오는 속(束)은 한자로 묶음이지만 영어 플럭스(flux)의 어원은 흐름(flow)이다. 그래서 영어 어원 관점에서 열속은 열류와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열속은 단위 면적당으로 정의해서 사실 밀도이므로, 열속 대신 열속 밀도(heat flux density)를 대체 용어로 쓰기도 한다.
식 (1)을 잘 이해하려면 구배 연산자(gradient operator) $\bar \nabla$를 봐야 한다. 구배는 사실 미분(differentiation)이므로, 낮은 값에서 높은 값으로 가는 기울기는 ($+$)이다. 온도 $T$의 경우는 항상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변화가 일어나므로, 기울기 관점에서는 ($-$)가 된다.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가는 방향[기울기 ($-$), 구배 연산자의 값도 ($-$)]을 기준 방향 ($+$)로 만들기 위해 식 (1)의 구배 연산자 앞에 ($-$)를 붙여 열류 밀도 $\bar q$가 ($+$)가 되도록 만든다. 식 (1)은 제안자인 푸리에 이름을 따서 푸리에의 열 전도 법칙(Fourier's law of heat conduction)이라 부른다.
[표 1] 물질별 열 전도도(출처: wikipedia.org)
물질 (Substance) | 열 전도도 (W/K/m) (Thermal conductivity) | 측정 온도 (℃) (Temperature) |
기타 사항 (Other details) |
---|---|---|---|
공기 | 0.026 | 25 | - |
스티로폼(styrofoam) | 0.033–0.04 | 25 | 폴리스티렌 폼 |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 0.1–0.3 | 26 | - |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 | 0.12 | - | [6] |
테플론(Teflon, PTFE) | 0.25 | 20 | - |
물 | 0.6089 | 26.85 | - |
콘크리트(concrete) | 0.92 | - | - |
페라이트(ferrite) | 3.5–4.3 | - | - |
자석(magnet) | 9–12 | - | - |
알루미늄(aluminum) | 237 | 20 | - |
금(gold) | 315 | 26.85 | - |
구리(copper) | 384.1 | 18.05 | - |
은(silver) | 427 | 26.85 | - |
다이아몬드(diamond) | 895–1350 | 26.85 | - |
온도 차이가 생기면 열 흐름은 반드시 생기므로 식 (1)은 실험적으로 타당한 식이다. 식 (1)의 좋은 점은 열이 무엇인지와는 관계없이 나타나는 자연 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1800년대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열류(heat flow)[단위: W] $H$는 다음처럼 정의한다.
(2)
(3)
여기서 $H_{\rm tot}$는 특정 영역을 빠져나가는 전체 열류(total heat flow), $Q$는 특정 영역에 있는 열(heat)[단위: J]의 총합이다. 식 (3)이 열 보존 법칙을 의미함은 자명하다.
[그림 3] 체적과 표면적의 방향 정의(출처: wikipedia.org)
식 (3)의 표면 적분(surface integral)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 3]의 표면적 방향을 본다. 표면적 벡터는 항상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방향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식 (3)의 열류 밀도 $\bar q$는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방향이 기준 방향이 되므로, [그림 3]에서 $H_{\rm tot}$는 체적 $V$를 빠져나가는 열류를 의미한다. 체적 $V$에서 열류 때문에 열이 빠져나가면, 당연히 체적 $V$ 내부에 있는 열은 줄어야 하므로 $Q$의 시간 미분에 ($-$)가 붙어야 한다. 또한, 열을 온도로 바꾸기 위해 열 용량(heat capacity or thermal capacity)[단위: J/K]을 다음처럼 정의한다.
(4)
즉, 열 용량 $C$는 온도를 $\Delta T$ 만큼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열 $Q$로 정의한다. 식 (3)에 식 (1)과 (4)를 대입하면 푸리에가 제안한 열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5)
식 (5) 유도에는 발산 정리(divergence theorem)를 적용한다. 식 (5)의 첫째식처럼 체적 적분으로 만들기 위해 열 용량 $C$를 비열 용량 $c$(specific heat capacity)[단위: J/K/kg]로 바꾼다.
(6)
여기서 $\rho$는 질량 밀도(mass density)[단위: kg/㎥]이다. 식 (6)에서는 간편하게 $T$ = $0$일 때 $Q$ = $0$으로 정의한다.
[표 2] 물질별 등압(isobaric) 비열 용량(출처: wikipedia.org)
물질 (Substance) | 비열 용량 (J/K/kg) (Specific heat capacity) | 측정 온도 (℃) (Temperature) | 기타 사항 (Other details) |
---|---|---|---|
금(gold) | 129 | 25 | - |
은(silver) | 233 | 25 | - |
구리(copper) | 385 | 25 | - |
자석(magnet) | 460–502 | - | - |
페라이트(ferrite) | 800 | - | - |
알루미늄(aluminum) | 897 | 25 | - |
공기 | 1,012 | 25 | - |
물 | 4,181.3 | 25 | - |
식 (6)을 식 (5)에 대입하면 최종적인 열 방정식을 다음과 같이 얻을 수 있다.
(7)
열 전도도, 비열 용량, 질량 밀도가 시간과 공간에 대해 상수라면, 식 (7)은 다음처럼 단순화된다.
(8)
여기서 $\alpha$는 열 확산율(thermal diffusivity)[단위: ㎡/s]이다. 여기까지 유도된 과정을 보면 전기 이론과 무척 비슷하다. 맞다! 제대로 봤다. 특히 열류(heat flow)는 전류(electric current) 개념과 거의 동일하다. 전기 이론의 기반인 옴의 법칙(Ohm's law: 1827년에 제안)을 제안한 옴Georg Ohm(1789–1854)이 집중적으로 참고한 개념이 푸리에의 열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푸리에의 열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옴은 전기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물론 열의 움직임과 전류의 특성은 유사점과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동일 위치에서 열 $Q$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만 DC(직류, Direct Current) 전류 $I$는 일정하게 흐른다. 하지만 온도의 공간적 변화[= $\bar \nabla T$]가 열류 $H$를 만드는 것처럼 전압의 공간적 변화[$\bar \nabla V$ 혹은 $\Delta V$ = $V_+ - V_-$]도 전류를 만든다. 또한 온도 차이가 존재하지 않아 열류가 생기지 않더라도, 식 (3)에 의해 물질 내부에 열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도체 속의 전류에는 이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전압차가 없어서 전류가 흐르지 않는[$\Delta V$ = $IR$ = $0$] 도선의 내부에는 실질적인 전하가 없다.[또한 무한히 긴 도선에는 전류가 흐르더라도 전하는 없다. 대신 도선이 휘어지면 전류가 가속을 받기 때문에 도선 표면에 전하가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전하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electric charge)은 꼭 성립되어야 하므로 도선 전체의 전하 총량은 항상 $0$이 된다.]
[열 방정식의 쉬운 풀이]
열에 대한 물리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 (7), (8)과 같은 열 방정식을 제안한 부분이 대단하지만, 푸리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런 편미분 방정식을 풀 수 있는 일반적인 해법을 제안했다. 요즘 말로 하면 변수 분리법(separation of variables)과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가 된다.
[그림 4] 1차원 온도 분포(출처: wikipedia.org)
푸리에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 4]에 제시한 문제를 풀어본다. 우리가 구해야 하는 온도 분포는 $u(x, t)$라고 한다. 그러면 $u(x, t)$는 식 (8)의 편미분 방정식을 만족해야 한다.
(9)
변수 $x, t$를 서로 분리하기 위해 온도 $u(x, t)$를 아래처럼 가정한다.
(10)
식 (10)을 식 (9)에 대입해서 변수 $x, t$에 대한 미분 방정식을 만든다.
(11)
여기서 $k_x$는 $x, t$에 대한 상수가 된다.[∵ 식 (11)의 둘째식에서 좌변과 우변은 변수 $x, t$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X(x)$, $T(t)$ 함수의 관계가 서로 같기 위해서는 분리값 $k_x$가 반드시 상수가 되어야 한다.] 식 (11)에서 사용한 이런 방법론을 변수 분리법이라 한다. 식 (11)의 마지막 미분 방정식을 풀면 다음을 얻는다.
(12)
(13)
식 (12), (13)에서 얻은 기저 함수(basis function)를 합쳐 임의의 온도 $u(x, t)$[∵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로 전개되기 때문에 연속적인 어떤 값이든 만들 수 있다.]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A_m$은 결정되지 않은 미정 계수이며, 식 (14)의 기저 함수가 식 (9)의 미분 방정식을 만족하기 때문에 식 (14)는 식 (9)의 적절한 해가 된다. 식 (14)를 보면 필연적으로 삼각 함수(trigonometric function)로 구성된 무한 급수(infinite series)가 출현하게 된다. 이런 삼각 함수 급수(trigonometric series)는 요즘 말로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라고 한다.[물론 엄밀한 의미에서 삼각 함수 급수와 푸리에 급수는 다르다. 절대 같지 않다. 푸리에 급수는 삼각 함수 급수 중에서 계수가 어떤 함수의 적분으로 표현되는 매우 특별한 급수이다. 이런 삼각 함수 급수와 푸리에 급수의 비교 연구에서 집합론(set theory)이 나온 역사도 참 특이하다.] 시간 $t$ = $0$일 때 경계 조건을 사용하면 다음이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15)
식 (15)에서 임의 함수 $f(x)$가 푸리에 급수와 같다는 부분은 의심스럽다. 이런 대응이 정말 가능할까? 식 (15)의 삼각 함수 무한 급수는 가능한 모든 해를 모은 것이므로, 임의의 경계 조건 $f(x)$를 모두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추측은 수학적 증명이 아니기 때문에, 식 (15)는 좀더 엄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라그랑주는 심각한 의문을 가졌었고 푸리에는 제대로된 답을 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관점이 너무 달랐다. 라그랑주는 순수 수학 관점으로 접근했고 푸리에는 물리를 기반으로 푸리에 급수의 명증성을 생각했다. 푸리에는 자신의 방법론이 물리적으로 허점이 없기 때문에 수학적으로도 타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결정되지 않은 미지 계수 $A_m$은 다음을 이용해 정할 수 있다.
(16)
여기서 $n$[$= 1, 2, 3, \cdots$]은 양의 정수이다. 식 (16)은 전형적인 푸리에 급수 계산 과정이다. 계수 $A_m$은 함수 $f(x)$의 적분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함수 $f(x)$가 불연속이더라도 계수 $A_m$은 잘 정의된다. 그런데 이점에서 푸리에 급수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식 (15)에서 푸리에 급수는 삼각 함수의 무한 급수이며 $A_m$이 잘 정의되므로, 푸리에 급수 그 자체는 모든 점에서 연속이 될 것 같다. 하지만 $f(x)$는 불연속일 수 있으므로 특정점에서 식 (15)의 $f(x)$와 푸리에 급수는 같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라그랑주가 지적한 이와 같은 모호성으로 인해, 푸리에 급수는 수렴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식 (10)에 사용한 변수 분리법이 성립하려면 식 (8)에서 얻은 편미분 방정식의 유일성 정리(uniqueness theorem)를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만약 계산 방법에 따라 답이 제각각 얻어진다면 우리가 유도한 편미분 방정식 (8)은 물리적으로 의미가 없어진다.[∵ 조건이 같은데 온도가 두 개일 수는 없지 않나!] 유일성이 성립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답을 얻든지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므로, 푸리에의 변수 분리법은 매우 강력한 편미분 방정식 해법이 된다. 유일성 증명을 위해 식 (9)에 있는 1차원 열 방정식의 서로 다른 해를 $u_1$, $u_2$ 두 개라고 가정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적분 $V(t)$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17)
여기서 $V(t)$가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것은 자명하다.[∵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v^2$을 적분하므로] 식 (17)을 시간에 대해 미분하여 적분하면 다음과 같다.
(18)
식 (18)에 의해 $V(t)$는 시간에 대해 항상 감소하는 함수이다. 그러면 경계 조건에 의해 $V(0)$ = $0$이며 $V(t)$는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조건에서 감소해야 하므로, 시간에 관계없이 $V(t)$ = $0$이 된다. 따라서 $V(t)$ = $0$에 의해 모든 $x$에서 $v(x, t)$ = $0$이다. 이 결과를 식 (18)의 첫째식에 대입하면,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혹은 $V(t)$ = $0$에 의해 $dV(t)/dt$ = $0$이므로, 식 (19)의 마지막 적분은 $\partial v(x, t)/\partial x$ = $0$을 뜻한다.]
(19)
두 해의 차이에 해당하는 $v(x, t)$가 0이므로 서로 다른 해라고 가정한 두 해 $u_1, u_2$는 $u_1(x, t)$ = $u_2(x, t)$가 된다. 따라서 1차원 열 방정식은 유일성이 성립해서 어떤 방식으로 풀더라도 동일한 결과를 얻게 된다. 3차원 열 방정식인 경우도 공간과 시간에 대한 경계 조건만 주어지면 식 (17)과 (18)을 3차원으로 확장하여 아래처럼 증명할 수 있다.
(20)
(21)
따라서 3차원에서도 $V(t)$는 감소하므로 다음이 성립하여 해의 유일성이 보장된다.
(22)
즉, $v(\bar r, t)$ = $u_1 (\bar r, t) - u_2 (\bar r, t)$ = $0$인 결과에 의해 해의 유일성인 $u_1 (\bar r, t)$ = $u_2 (\bar r, t)$을 얻는다.
(23)
여기서 $T_+$와 $T_-$는 각각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 및 낮은 온도, $\Delta x$는 $T_+$와 $T_-$ 지점 사이의 간격, 열류 밀도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가정한다. 이때 열 전달 계수(heat transfer coefficient) $h$[단위: W/K/㎡]는 $\kappa / \Delta x$로 정의한다. 식 (23)에서 사용한 온도의 극성과 열류 밀도의 방향은 옴 법칙(Ohm's law) 정의인 [그림 5]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의 흐름이나 전류의 방향과 유사하게, 열류[→]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정한다. 이런 직관적인 정의는 우리 경험과도 잘 일치하기 때문에 열 해석(熱解析, thermal analysis)에 매우 유용하다.
[참고문헌]
[1] J. Fourier, Théorie de la Propagation de la Chaleur dans les Solides (Theory of the Propagation of Heat in Solids), 1807.
[2] T. N. Narasimhan, "Fourier’s heat conduction equation: history, influence, and connections," Reviews of Geophysics, vol. 37, pp. 151–172, Feb. 1999.
[3] J. Fourier, Théorie Analytique de la Chaleur (Analytical Theory of Heat), 1822.
[5] 이정오, "무한급수의 총합 가능성과 후세인 보르에 관하여", 한국수학사학회지, 제30권, 제6호, pp. 353–365, 2017년 12월.
[6] Material Properties, "Polystyrene." (방문일 2023-05-26)
[다음 읽을거리]
1. 푸리에 급수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