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2일 일요일

열이 통신이 되다: 열 방정식(Heat Becomes Communication: Heat Equati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열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발산의 의미


18–19세기 과학과 수학을 주도했던 프랑스의 힘은 과학기술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과 지도층의 적극적 지원에 있었다. 그 당시 프랑스의 힘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이 푸리에Joseph Fourier(1768–1830)[1]이다.

[그림 1]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출처: wikipedia.org)

재봉사의 아들로 태어난 푸리에는 9살과 10살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잃었다. 비천한 신분에 부모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푸리에였지만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학교에서 기초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시작으로 학문적 재능을 보인 푸리에는 12살에 오세르 왕립군사학교(École Royale Militaire of Auxerre)에 입학했다. 처음에는 문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곧 수학에 특출한 능력을 보였다. 20세 무렵에는 방황도 많이 했다. 천주교 사제가 되고 싶기도 하고, 수학 분야에 위대한 기여를 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프랑스 전반에 스며들어 있던 수학적 환경과 당대 최고 수준의 전문가 집단이 있었기 때문에, 푸리에는 수학 분야 논문을 꾸준히 읽을 수 있었고 드물게 논문도 발표할 수 있었다. 25세때에는 프랑스 대혁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푸리에는 달변 능력을 가졌으며 사교성과 정치 성향도 굉장히 강했다. 강한 개성으로 인해 한 때 오해를 받아 혁명의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뻔하기도 했지만, 운명은 푸리에에게 가혹하지 않았다[2]. 당시 명강사로 이름이 높았던 푸리에는 1795년푸리에 27세, 조선 정조 시절에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서 라그랑주Joseph-Louis Lagrange(1736–1813),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1749–1827)와 같은 위대한 스승들을 만났다. 푸리에의 능력이 특출났기 때문에, 라그랑주, 라플라스도 푸리에를 눈여겨 보게 되고 이후 서로 돈독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푸리에가 후일 기여하게 되는 열 방정식(heat equation)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1]–[5]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난을 더 겪어야 했다. 과학자, 수학자, 정치가, 웅변가 등의 면모를 가진 푸리에를 유능한 나폴레옹이 그냥 둘 리가 없었다. 나폴레옹과 함께 한 이집트 원정에서 사막의 뜨거움을 느끼고 1801년푸리에 33세, 조선 순조 시절에 패퇴한 프랑스군과 함께 파리로 돌아왔다. 푸리에는 이집트 원정전에 근무하던 이공과대학(École Polytechnique) 교수로 남기를 원했지만, 나폴레옹은 그레노블(Grenoble) 도지사로 발령을 냈다. 푸리에는 도지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틈틈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 1802년부터 열 확산 문제를 본격적으로 풀게 된다. 드디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푸리에는 1807년 12월 21일에 열 방정식과 푸리에 해석법을 최초로 소개한 논문을 과학학술원(Académie des Sciences, French Academy of Sciences)에 제출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소 비참했다. 심사 위원을 맡은 푸리에의 박사 학위 지도교수 라그랑주와 대(大)수학자 라플라스는 푸리에 논문의 약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삼각 함수 급수가 수렴한다는 증명이 없었으며, 삼각 함수 급수(trigonometric series) 그 자체도 이미 1752년베르누이 52세, 조선 영조 시절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1700–1782)가 편미분 방정식(partial differential equation)을 풀기 위해 사용했었다. 하지만 이런 수학적 약점이 있었지만, 푸리에의 방법론은 우아했으며 물리적으로도 타당해 보였다.
사실 푸리에가 1807년에 열 방정식과 그 해법을 제출한 이유는 과학학술원이 고체 속의 열 확산(heat diffusion in solids) 문제를 경진대회 주제로 삼아 1811년푸리에 43세, 조선 순조 시절에 수학상을 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순수 수학 관점의 논란이 있었지만, 푸리에보다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한 사람이 없어서 1811년 수학상은 결국 푸리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어 과학학술원은 푸리에의 논문을 공식적으로 출판하지 않았다. 심사 위원 설득을 위해 푸리에는 자신의 급수가 수렴함을 수학적으로 증명했지만, 여전히 엄밀성이 떨어져 라그랑주는 푸리에의 방법론을 끝까지 불신했다. 아쉽게도 라그랑주가 원하는 수준의 세밀한 수학적 증명은 푸리에의 제자인 디리클레Peter Gustav Lejeune Dirichlet(1805–1859)의 몫이었다[5]. 이런 상황 때문에 푸리에는 독자적으로 열 방정식과 푸리에 급수를 계속 연구하였다. 드디어 1822년푸리에 54세, 조선 순조 시절에 자비로 책을 출판해서 푸리에 급수를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었다[3]. 수학계에는 푸리에 급수에 대한 의심이 계속 남아있었지만, 푸리에의 발상은 과학 전분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푸리에는 상상도 못했겠지만, 열 문제를 풀기 위한 푸리에 급수는 약 50년 후 전자파 방정식을 풀기 위한 표준 방법론이 되었고, 약 100년 후에는 무선 통신 이론을 위한 기본 도구가 되었다.


Heatequation exampleB
[그림 2] 열의 확산 모습(출처: wikipedia.org)

그러면 푸리에가 만든 열 방정식(heat equation)을 유도한다. 1800년대 초반에는 열에 대한 두 가지 가설이 존재했다. 열은 어떤 유체의 흐름이라는 가설과 열은 입자의 운동이 만든다는 가설이 서로 경쟁했었다. 지금은 열이 유체가 아니고 운동 특성임을 확실히 안다. 그래서 푸리에는 안전하게 다음처럼 가정했다.

                        (1)

여기서 $\bar q$는 열류 밀도(heat flow density)[단위: W/㎡], $\kappa$는 열 전도도(heat conductivity: 물질의 고유한 특성)[단위: W/K/m], $T$는 온(temperature)[단위: K]다. 실무에서는 열류 밀도보다 더 간단한 용어인 열속(束, heat flux)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전자기학에 나오는 전속(電束, electric flux)자속(磁束, magnetic flux)의 단위와 열속의 단위는 차이가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열속, 전속, 자속에 나오는 속(束)은 한자로 묶음이지만 영어 플럭스(flux)의 어원은 흐름(flow)이다. 그래서 영어 어원 관점에서 열속은 열류와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열속은 단위 면적당으로 정의해서 사실 밀도이므로, 열속 대신 열속 밀도(heat flux density)를 대체 용어로 쓰기도 한다.
식 (1)을 잘 이해하려면 구배 연산자(gradient operator) $\bar \nabla$를 봐야 한다. 구배는 사실 미분(differentiation)이므로, 낮은 값에서 높은 값으로 가는 기울기는 ($+$)이다. 온도 $T$의 경우는 항상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변화가 일어나므로, 기울기 관점에서는 ($-$)가 된다.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가는 방향[기울기 ($-$), 구배 연산자의 값도 ($-$)]을 기준 방향 ($+$)로 만들기 위해 식 (1)의 구배 연산자 앞에 ($-$)를 붙여 열류 밀도 $\bar q$가 ($+$)가 되도록 만든다. 식 (1)은 제안자인 푸리에 이름을 따서 푸리에의 열 전도 법칙(Fourier's law of heat conduction)이라 부른다.

[표 1] 물질별 열 전도도(출처: wikipedia.org)
물질
(Substance)
열 전도도 (W/K/m)
(Thermal conductivity)
측정 온도 (℃)
(Temperature)
기타 사항
(Other details)
공기0.02625-
스티로폼(styrofoam)0.033–0.0425폴리스티렌 폼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0.1–0.326-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0.12-[6]
테플론(Teflon, PTFE)0.2520-
0.608926.85-
콘크리트(concrete)0.92--
페라이트(ferrite)3.5–4.3--
자석(magnet)9–12--
알루미늄(aluminum)23720-
(gold)31526.85-
구리(copper)384.118.05-
(silver)42726.85-
다이아몬드(diamond)895–135026.85-

온도 차이가 생기면 열 흐름은 반드시 생기므로 식 (1)은 실험적으로 타당한 식이다. 식 (1)의 좋은 점은 열이 무엇인지와는 관계없이 나타나는 자연 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1800년대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열류(heat flow)[단위: W] $H$는 다음처럼 정의한다.

                        (2)

열은 항상 보존된다는 열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heat: 다른 말로 하면 에너지 보존 법칙)은 전체 열류를 이용해서 표현한다.

                        (3)

여기서 $H_{\rm tot}$는 특정 영역을 빠져나가는 전체 열류(total heat flow), $Q$는 특정 영역에 있는 (heat)[단위: J]의 총합이다. 식 (3)이 열 보존 법칙을 의미함은 자명하다.

[그림 3] 체적과 표면적의 방향 정의(출처: wikipedia.org)

식 (3)의 표면 적분(surface integral)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 3]의 표면적 방향을 본다. 표면적 벡터는 항상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방향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식 (3)의 열류 밀도 $\bar q$는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방향이 기준 방향이 되므로, [그림 3]에서 $H_{\rm tot}$는 체적 $V$를 빠져나가는 열류를 의미한다. 체적 $V$에서 열류 때문에 열이 빠져나가면, 당연히 체적 $V$ 내부에 있는 열은 줄어야 하므로 $Q$의 시간 미분에 ($-$)가 붙어야 한다. 또한, 열을 온도로 바꾸기 위해 열 용량(heat capacity or thermal capacity)[단위: J/K]을 다음처럼 정의한다.

                        (4)

즉, 열 용량 $C$는 온도를 $\Delta T$ 만큼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열 $Q$로 정의한다. 식 (3)에 식 (1)과 (4)를 대입하면 푸리에가 제안한 열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5)

식 (5) 유도에는 발산 정리(divergence theorem)를 적용한다. 식 (5)의 첫째식처럼 체적 적분으로 만들기 위해 열 용량 $C$를 비열 용량 $c$(specific heat capacity)[단위: J/K/kg]로 바꾼다.

                        (6)

여기서 $\rho$는 질량 밀도(mass density)[단위: kg/㎥]이다. 식 (6)에서는 간편하게 $T$ = $0$일 때 $Q$ = $0$으로 정의한다.

[표 2] 물질별 등압(isobaric) 비열 용량(출처: wikipedia.org)
물질
(Substance)
비열 용량 (J/K/kg)
(Specific heat capacity)
측정 온도 (℃)
(Temperature)
기타 사항
(Other details)
(gold)12925-
(silver)23325-
구리(copper)38525-
자석(magnet)460–502--
페라이트(ferrite)800--
알루미늄(aluminum)89725-
공기1,01225-
4,181.325-

식 (6)을 식 (5)에 대입하면 최종적인 열 방정식을 다음과 같이 얻을 수 있다.

                        (7)

열 전도도, 비열 용량, 질량 밀도가 시간과 공간에 대해 상수라면, 식 (7)은 다음처럼 단순화된다.

                        (8)

여기서 $\alpha$는 열 확산율(thermal diffusivity)[단위: ㎡/s]이다. 여기까지 유도된 과정을 보면 전기 이론과 무척 비슷하다. 맞다! 제대로 봤다. 특히 열류(heat flow)전류(electric current) 개념과 거의 동일하다. 전기 이론의 기반인 옴의 법칙(Ohm's law: 1827년에 제안)을 제안한 옴Georg Ohm(1789–1854)이 집중적으로 참고한 개념이 푸리에의 열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푸리에의 열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옴은 전기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물론 열의 움직임과 전류의 특성은 유사점과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동일 위치에서 열 $Q$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만 DC(직류, Direct Current) 전류 $I$는 일정하게 흐른다. 하지만 온도의 공간적 변화[= $\bar \nabla T$]가 열류 $H$를 만드는 것처럼 전압의 공간적 변화[$\bar \nabla V$ 혹은 $\Delta V$ = $V_+ - V_-$]도 전류를 만든다. 또한 온도 차이가 존재하지 않아 열류가 생기지 않더라도, 식 (3)에 의해 물질 내부에 열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도체 속의 전류에는 이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전압차가 없어서 전류가 흐르지 않는[$\Delta V$ = $IR$ = $0$] 도선의 내부에는 실질적인 전하가 없다.[또한 무한히 긴 도선에는 전류가 흐르더라도 전하는 없다. 대신 도선이 휘어지면 전류가 가속을 받기 때문에 도선 표면에 전하가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전하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electric charge)은 꼭 성립되어야 하므로 도선 전체의 전하 총량은 항상 $0$이 된다.]

[열 방정식의 쉬운 풀이]

열에 대한 물리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 (7), (8)과 같은 열 방정식을 제안한 부분이 대단하지만, 푸리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런 편미분 방정식을 풀 수 있는 일반적인 해법을 제안했다. 요즘 말로 하면 변수 분리법(separation of variables)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가 된다.

[그림 4] 1차원 온도 분포(출처: wikipedia.org)

푸리에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 4]에 제시한 문제를 풀어본다. 우리가 구해야 하는 온도 분포는 $u(x, t)$라고 한다. 그러면 $u(x, t)$는 식 (8)의 편미분 방정식을 만족해야 한다.

                       (9)

변수 $x, t$를 서로 분리하기 위해 온도 $u(x, t)$를 아래처럼 가정한다.

                       (10)

식 (10)을 식 (9)에 대입해서 변수 $x, t$에 대한 미분 방정식을 만든다.

                       (11)

여기서 $k_x$는 $x, t$에 대한 상수가 된다.[∵ 식 (11)의 둘째식에서 좌변과 우변은 변수 $x, t$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X(x)$, $T(t)$ 함수의 관계가 서로 같기 위해서는 분리값 $k_x$가 반드시 상수가 되어야 한다.] 식 (11)에서 사용한 이런 방법론을 변수 분리법이라 한다. 식 (11)의 마지막 미분 방정식을 풀면 다음을 얻는다.

                       (12)

                    (13)

식 (12), (13)에서 얻은 기저 함수(basis function)를 합쳐 임의의 온도 $u(x, t)$[∵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로 전개되기 때문에 연속적인 어떤 값이든 만들 수 있다.]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14)

여기서 $A_m$은 결정되지 않은 미정 계수이며, 식 (14)의 기저 함수가 식 (9)의 미분 방정식을 만족하기 때문에 식 (14)는 식 (9)의 적절한 해가 된다.  (14)를 보면 필연적으로 삼각 함수(trigonometric function)로 구성된 무한 급수(infinite series)가 출현하게 된다. 이런 삼각 함수 급수(trigonometric series)는 요즘 말로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라고 한다.[물론 엄밀한 의미에서 삼각 함수 급수와 푸리에 급수는 다르다. 절대 같지 않다. 푸리에 급수는 삼각 함수 급수 중에서 계수가 어떤 함수의 적분으로 표현되는 매우 특별한 급수이다. 이런 삼각 함수 급수와 푸리에 급수의 비교 연구에서 집합론(set theory)이 나온 역사도 참 특이하다.] 시간 $t$ = $0$일 때 경계 조건을 사용하면 다음이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15)

식 (15)에서 임의 함수 $f(x)$가 푸리에 급수와 같다는 부분은 의심스럽다. 이런 대응이 정말 가능할까? 식 (15)의 삼각 함수 무한 급수는 가능한 모든 해를 모은 것이므로, 임의의 경계 조건 $f(x)$를 모두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추측은 수학적 증명이 아니기 때문에, 식 (15)는 좀더 엄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라그랑주는 심각한 의문을 가졌었고 푸리에는 제대로된 답을 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관점이 너무 달랐다. 라그랑주는 순수 수학 관점으로 접근했고 푸리에는 물리를 기반으로 푸리에 급수의 명증성을 생각했다. 푸리에는 자신의 방법론이 물리적으로 허점이 없기 때문에 수학적으로도 타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결정되지 않은 미지 계수 $A_m$은 다음을 이용해 정할 수 있다.

                       (16)

여기서 $n$[$= 1, 2, 3, \cdots$]은 양의 정수이다. 식 (16)은 전형적인 푸리에 급수 계산 과정이다. 계수 $A_m$은 함수 $f(x)$의 적분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함수 $f(x)$가 불연속이더라도 계수 $A_m$은 잘 정의된다. 그런데 이점에서 푸리에 급수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식 (15)에서 푸리에 급수는 삼각 함수의 무한 급수이며 $A_m$이 잘 정의되므로, 푸리에 급수 그 자체는 모든 점에서 연속이 될 것 같다. 하지만 $f(x)$는 불연속일 수 있으므로 특정점에서 식 (15)의 $f(x)$와 푸리에 급수는 같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라그랑주가 지적한 이와 같은 모호성으로 인해, 푸리에 급수는 수렴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식 (10)에 사용한 변수 분리법이 성립하려면 식 (8)에서 얻은 편미분 방정식의 유일성 정리(uniqueness theorem)를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만약 계산 방법에 따라 답이 제각각 얻어진다면 우리가 유도한 편미분 방정식 (8)은 물리적으로 의미가 없어진다.[∵ 조건이 같은데 온도가 두 개일 수는 없지 않나!] 유일성이 성립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답을 얻든지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므로, 푸리에의 변수 분리법은 매우 강력한 편미분 방정식 해법이 된다. 유일성 증명을 위해 식 (9)에 있는 1차원 열 방정식의 서로 다른 해를 $u_1$, $u_2$ 두 개라고 가정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적분 $V(t)$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17)

여기서 $V(t)$가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것은 자명하다.[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v^2$을 적분하므로] 식 (17)을 시간에 대해 미분하여 적분하면 다음과 같다.

                       (18)

식 (18)에 의해 $V(t)$는 시간에 대해 항상 감소하는 함수이다. 그러면 경계 조건에 의해 $V(0)$ = $0$이며 $V(t)$는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조건에서 감소해야 하므로, 시간에 관계없이 $V(t)$ = $0$이 된다. 따라서 $V(t)$ = $0$에 의해 모든 $x$에서 $v(x, t)$ = $0$이다. 이 결과를 식 (18)의 첫째식에 대입하면,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혹은 $V(t)$ = $0$에 의해 $dV(t)/dt$ = $0$이므로, 식 (19)의 마지막 적분은 $\partial v(x, t)/\partial x$ = $0$을 뜻한다.]

                       (19)

두 해의 차이에 해당하는 $v(x, t)$가 0이므로 서로 다른 해라고 가정한 두 해 $u_1, u_2$는 $u_1(x, t)$ = $u_2(x, t)$가 된다. 따라서 1차원 열 방정식은 유일성이 성립해서 어떤 방식으로 풀더라도 동일한 결과를 얻게 된다. 3차원 열 방정식인 경우도 공간과 시간에 대한 경계 조건만 주어지면 식 (17)과 (18)을 3차원으로 확장하여 아래처럼 증명할 수 있다.

                       (20)

   (21)

따라서 3차원에서도 $V(t)$는 감소하므로 다음이 성립하여 해의 유일성이 보장된다.

                       (22)

즉, $v(\bar r, t)$ = $u_1 (\bar r, t) - u_2 (\bar r, t)$ = $0$인 결과에 의해 해의 유일성인 $u_1 (\bar r, t)$ = $u_2 (\bar r, t)$을 얻는다.

[그림 5] 옴 법칙의 전압($V$) 극성과 전류($I$) 방향 정의(출처: wikipedia.org)

차분(差分, difference)을 이용해 푸리에의 열 전도 법칙인 식 (1)을 다음처럼 변형할 수 있다.

                       (23)

여기서 $T_+$와 $T_-$는 각각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 및 낮은 온도, $\Delta x$는 $T_+$와 $T_-$ 지점 사이의 간격, 열류 밀도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가정한다. 이때 열 전달 계수(heat transfer coefficient) $h$[단위: W/K/㎡]는 $\kappa / \Delta x$로 정의한다. 식 (23)에서 사용한 온도의 극성과 열류 밀도의 방향은 옴 법칙(Ohm's law) 정의인 [그림 5]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의 흐름이나 전류의 방향과 유사하게, 열류[→]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정한다. 이런 직관적인 정의는 우리 경험과도 잘 일치하기 때문에 열 해석(熱解析, thermal analysis)에 매우 유용하다.

[참고문헌]
[1] J. Fourier, Théorie de la Propagation de la Chaleur dans les Solides (Theory of the Propagation of Heat in Solids), 1807. 
[3] J. Fourier, Théorie Analytique de la Chaleur (Analytical Theory of Heat), 1822.
[5] 이정오, "무한급수의 총합 가능성과 후세인 보르에 관하여", 한국수학사학회지, 제30권, 제6호, pp. 353–365, 2017년 12월.
[6] Material Properties, "Polystyrene." (방문일 2023-05-26)

[다음 읽을거리]
1. 푸리에 급수의 시작

2012년 7월 9일 월요일

천장에 매달린 사슬의 운동 방정식(Equation of Motion for Hanging Chai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천장에 매달린 사슬의 운동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미분 방정식의 의미
2. 뉴턴의 운동 법칙
3. 줄에 대한 파동 방정식
4. 단진자의 운동 방정식


대가(大家, maestro)라는 사람들의 특징중 하나는 누구보다 먼저 고민하고 생각하기이다. 1732년베르누이 32세, 조선 영조 시절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1700–1782)는 [그림 1]과 같은 문제를 고민하여 답을 얻었다. 우리 관점에서 1732년은 조선(朝鮮) 영조(英祖) 8년에 해당한다. 조선 영조 시대에 사슬의 움직임을 고민하는 학자를 상상하기 어렵지만, 유럽에는 베르누이라는 수학자 겸 물리학자가 있었다. 시대를 새롭게 만드는 사람들은 거장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항상 찬사를 보내야 한다.
[그림 1] 늘어뜨린 사슬(출처: wikipedia.org)

천장에 사슬을 매달아 진동을 주면 그 사슬[1]은 어떻게 움직일까? 우리의 시작점은 줄에 대한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 for a string)이 되어야 한다.

[그림 2] 줄에 생기는 파동(출처: wikipedia.org)

[그림 2]의 줄에 생기는 $y$방향 장력(tension), 질량(mass), 위치(position)의 관계식은 아래와 같다. 자세한 유도는 줄에 대한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 for a string)에서 볼 수 있다.

                       (1)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서는 외부 힘이 없기 때문에, $x$방향 장력 $T_x$는 $x$에 대해 상수라고 가정했다. 하지만 [그림 1]과 같은 구조에서는 중력 때문에 $x$방향 장력의 변화를 다음처럼 고려해야 한다.

                       (2)

 (2)를 식 (1)에 대입하면 [그림 1]에 대한 운동 방정식(equation of motion)을 얻을 수 있다.

                       (3)

사슬에 작용하는 $x$방향 장력을 구하기 위해 [그림 3]을 보자.


[그림 3] 천장에 매달린 사슬

천장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중력(gravity)이 아래 방향[혹은 $-x$방향]으로 작용하여 $x$방향 장력이 위치별로 일정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다음 관계식이 성립한다.

                       (4)

여기서 $g$는 중력 가속도(gravitational acceleration)이다. 만약 $x = 0$이면 장력이 0이지만, $x$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가면 질량이 늘어서 장력이 점점 커진다. [그림 3]에서 천장 부근까지 올라가면, 장력에 기여하는 사슬의 질량이 최대가 된다. 따라서 중력에 의해 천장점의 장력이 최대이다. 다음으로 식 (4)를 식 (3)에 대입해 정리하면 다음 미분 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을 얻는다.

                       (5)

식 (5)를  편하게 풀기 위해 페이저(phasor)를 가정해 시간 변화 성분을 없애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미분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6)

이 미분 방정식이 최초의 베셀 미분 방정식(Bessel's differential equation)이다. 베셀의 미분 방정식은 아래처럼 표현된다.

                      (7)

식 (7)에서 $n = 0$을 대입하면 식 (6)과 (7)이 매우 닮았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변수 치환을 하자[1].

                      (8)

여기서 $a$는 결정해야할 상수이다. 다음으로 식 (8)을 식 (6)에 대입하여 식 (7)과 비교하자.

                      (9)

식 (9)에 의하면 식 (6)은 분명 0차 베셀 미분 방정식이며, $y$의 변동은 0차 베셀 함수(the zeroth Bessel function)로 주어진다.

                      (10)


[참고문헌]

[다음 읽을거리]
1. 베셀의 미분 방정식

2012년 6월 29일 금요일

균일 평면파의 의미(Uniform Plane Wav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균일 평면파"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맥스웰 방정식
2. 전자기장 파동 방정식
3. 페이저를 이용한 맥스웰 방정식

[확인] 본 페이지는 exp(-iωt) 시간 약속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초등 전자기학을 배울 때 처음 만나는 전자파 공식은 [그림 1, 2]에 있는 균일 평면파(uniform plane wave)이다. 균일 평면파는 물리적으로는 말이 안되지만 파면(波面, wavefront: 파동 함수가 동일한 값을 가진 면)이 평면(平面, plane)이기 때문에 쉬워서 가장 처음 배우게 된다. 파면이 평면이라는 뜻은 해당 평면에서 전자기파의 위상이 동위상이라는 뜻이다. 평면파는 평면에서 위상이 항상 같기 때문에 [그림 1, 2]처럼 위상을 표현하는 무한 평면이 전자기파 진행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림 1] 균일 평면파의 파면(출처: wikipedia.org)

Plane wave traveling in the x-direction
Illustration of a Plane wave
[그림 2] 균일 평면파의 진행 모습(출처: wikipedia.org)

하지만 착각하면 안된다. 평면파는 파면이 평면이므로 전기장(electric field)자기장(magnetic field)이 무한 평면에 걸쳐 존재하므로 포인팅 정리(Poynting's theorem)에 의해 평면파가 실어나르는 평균 전력이 무한대가 된다. 하지만 평균 전력이 무한대인 이런 일은 물리계에서 발생할 수 없으므로, 평면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속에만 있는 이상적인 파동이 된다. 그러면 존재하지도 않는 파동을 왜 배울까? 첫째 이유는 평면파가 다른 어떤 파동보다 단순하여 쉽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푸리에 변환 기법(Fourier transform technique)을 이용하면 임의의 파동을 평면파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평면파를 이해하려면 그 공식을 한 번 유도해 보기가 가장 쉬운 방법이다. 우리의 시작점은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이다. 편하게 생각하기 위해 공간에 원천(source)은 없다고 가정하고 전기장의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을 유도하면 다음과 같다.

                         (1)

식 (1)에 페이저(phasor)를 적용하면 시간 변화가 주파수로 바뀐 페이저 기반 파동 방정식을 얻을 수 있다.

                         (2)

여기서 파수(wavenumber)라플라시안(Laplacian)은 다음처럼 정의한다.

                          (3)

                         (4)

다음으로 $x, y$축으로는 변화가 없고[$\partial f/\partial x$ = $\partial f/\partial y$ = $0$] 오직 $z$축으로만 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식 (2)에서 3차원으로 표현된 파동 방정식을 1차원으로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다.

                         (5)

그러면 미분 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 (5)를 어떻게 풀까? 미분해도 자기 자신이 되는 지수 함수(exponential function)를 식 (5)에 대입하면 식 (5)가 쉽게 풀린다.

                         (6)

여기서 미지수인 $k_z$를 미분 방정식에 집어넣어 $k_z$ = $\pm k$로 결정한다. 여기서 답이 $\pm k$이며 2개라는 부분이 재미있다. 파수 $+k$는 $+z$축으로 진행하는 파동, $-k$는 $-z$축으로 진행하는 파동을 뜻한다. 파수 $k_z$의 부호가 $z$축으로 진행하는 방향이 되는 이유는 시간 약속을 $\exp(-i \omega t)$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한 $z$가 일정할 때 생기는 파면이 무한 평면이므로 식 (6)은 균일 평면파가 된다. 그런데 식 (5)를 풀 때 식 (6)처럼 답을 가정해서 푼다. 이런 접근은 정당한가? 물론 정당하며 맞는 접근법이다. 식 (5)는 상미분 방정식(ordinary differential equation)이기 때문에 미분 방정식의 존재성과 유일성(existence and uniqueness)이 존재해서 어떻게 풀더라도 답은 같다. 혹은 맥스웰 방정식의 유일성 정리(uniqueness theorem)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 풀더라도 답은 같다.
식 (6)의 접근법을 더 확장하면 3차원에 대한 평면파 방정식도 다음처럼 쉽게 얻을 수 있다.

                         (7)

식 (7)의 최종 결과는 매우 재미있다. 최종 결과가 구면(spherical surface)의 방정식이므로 파수를 구면 관점으로 생각한다.

[그림 3] 구의 표면(출처: wikipedia.org)

파수 $k_x, k_y, k_z$가 구면의 방정식을 만족하므로 가능한 해는 반지름이 $k$인 구면에 있기만 하면 된다. 구면은 모든 방향을 향하고 있으므로 전자파는 모든 방향으로 복사될 수 있다.

[그림 4] 파동의 움직임(출처: wikipedia.org)

[그림 1]에 있는 파면(波面, wavefront)에 기준값 개념을 적용하면 식 (7)의 전기장의 진행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그림 4]를 본다. 우리가 눈으로 특정한 파면[예시로써 꼭대기나 골짜기 등]을 추적해서 움직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림 4]의 파동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인다고 느낀다. 더 명확히 알기 위해 다음과 같은 파동 함수(wave function)를 생각한다.

             (8)

파면 위상의 기준값을 $0$이라 하면, $t$ = $0$일 때 $\Phi$ = $kr - \omega t$ = $k_x x_0 + k_y y_0 + k_z z_0$ = $0$을 만족해야 한다. 만약 $t$ = $\Delta t$가 되면, 기준값 $\Phi$ = $0$을 만족하기 위해 $k_x x_1 + k_y y_1 + k_z z_1$ = $\omega \Delta t$가 되어야 한다. 이 두 관계식을 빼면 다음 방정식을 얻는다.

                         (9)

여기서 $\bar k$는 파수 벡터(wavenumber vector: 전자파가 진행하는 위상을 표현하는 벡터)이다. 식 (9)의 좌변이 0보다 크려면 벡터 $\bar r_1 - \bar r_0$는 벡터 $\bar k$ 방향과 동일한 성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내적(inner product)의 특성을 생각하라.] 즉, $\bar r_1$ = $(x_1, y_1, z_1)$은 $\bar r_0$ = $(x_0, y_0, z_0)$로부터 $\bar k$ = $(k_x, k_y, k_z)$ 방향으로 진행한 형태가 된다. 이 개념이 헷갈리면 3차원 공간의 평면 방정식을 다시 고민해 보라. 이런 특성으로 인해 평면파는 벡터 $\bar k$ 방향으로 진행하며 파면은 무한 평면이 된다. 그래서 전자파의 공간적 진행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exp(-i \omega t)$ 시간 약속을 주로 사용한다.
식 (9)를 조금 더 직관적으로 보려고 3차원이 아닌 1차원 파동 $e^{\pm i k z}$으로 간략화한다. 이 파동은 부호에 따라 $\pm z$축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z$축을 따라 $\Delta z$만큼 더 진행한 파동은 $e^{i k (z + \Delta z)}$ = $e^{i k z} e^{i k \Delta z}$로 기술된다. 반대 방향으로 $\Delta z$만큼 전파하는 파동은 $e^{-i k (z - \Delta z)}$ = $e^{-i k z} e^{i k \Delta z}$이다. 양방향 모두 추가적인 위상 항은 진행 방향에 관계없이 $e^{i k \Delta z}$로 나온다. 왜냐하면 시간 약속에 따라 $e^{-i \omega \Delta t}$가 나오므로 합산 기여분이 $e^{i (k \Delta z - \omega \Delta t)}$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Delta t$는 $\Delta z$를 갈 때 소요되는 시간이다.
3차원 평면파를 미분 관점으로 보면 재미있는 관계를 얻을 수 있다. 먼저 평면파를 $x, y, z$에 대해 미분한다.

                         (10)

식 (10)을 페이저 관점으로 접근하면 미분 연산자 나블라(nabla: $\bar \nabla$)를 벡터로 치환할 수 있다.

                         (11)

그러면 평면파인 경우 미분 방정식인 맥스웰 방정식은 아래처럼 단순한 벡터 방정식이 된다.

                         (12)

식 (12)는 평면파의 성질을 아주 쉽게 증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림 5] 평면파의 진행 모습(출처: wikipedia.org)

파수 벡터와 전기장의 내적이 0이므로 파수 벡터와 전기장은 서로 수직이다. 또한, 식 (9)에서 파수 벡터의 방향이 전자파가 진행하는 방향이므로 [그림 5]처럼 전기장[그림 5의 빨간색 ]은 진행 방향에 반드시 수직이다. 자기장[그림 5의 파란색 선]도 전기장과 동일한 성질이 성립한다. 식 (12)의 둘째식과 넷째식에서 다음도 유도할 수 있다.

                         (13)

여기서 $\eta$는 고유 임피던스(intrinsic impedance)이다. 고유 임피던스는 전자기장이 존재하는 매질[정확히는 유전율과 투자율]의 비율이다.

[그림 6] 허공(출처: wikipedia.org)

식 (13)은 전기장과 자기장의 비율인 파동 임피던스(wave impedance)가 고유 임피던스 $\eta$로 일정함을 의미한다. 진공 중에서 계산하면 고유 임피던스 혹은 파동 임피던스는 약 377 Ω[고상하게 $120 \pi$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 값도 근사이다.]도가 된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된다. 전기장과 자기장의 비율 단위가 저항이라 해서 공간에 저항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눈을 들어 허공을 바라봐라. 아무것도 없다. 다시 말해, 전기장과 자기장의 비율로 정하는 파동 임피던스는 평면파인 경우 상수인 고유 임피던스가 된다. 또한 식 (12)에서 전기장, 자기장, 진행 방향[포인팅 벡터(Poynting vector) 방향]이 서로 수직임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전기장과 자기장의 크기와 방향이 벡터 관점에서 서로 종속이다.

Illustration of a Spherical wave
[그림 7] 구면파의 진행 모습(출처: wikipedia.org)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파동은 [그림 5]의 평면파가 아닌 [그림 7]의 구면파(spherical wave)이다.[∵ 3차원 그린 함수(Green's function)를 풀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관측점(observation point)이 구면파가 발생한 원천점(source point)에서 매우 멀면[혹은 원역장(far field) 조건이면] 이 파동은 평면파로 근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림 8]처럼 태양에서 발생한 빛이 지구에 오면 이 빛은 평면파로 간주할 수 있다.

[그림 8] 태양에서 오는 빛(출처: wikipedia.org)

구면파가 멀어지면 평면파로 근사 가능한 이유는 아래 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14)

여기서 $r_0$는 첫번째 관측점 거리, $r_1$은 두번째 관측점 거리, 원천점은 $(0, 0, 0)$, $r_0$는 원천점에서 매우 멀다고 가정한다. 식 (14)를 이용해 구면파를 평면파로 근사화하면 다음과 같다.

                         (15)

여기서 분모에 있는 $4 \pi r$은 구면파에 대한 그린 함수(Green's function) 표현식으로 얻는다. 식 (15)에서 모는 $r_0$로 근사화하고 지수 함수 부분은 남겨둔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원점에서 매우 멀어지면 $r_0$나 $r_1$은 서로 유사하다. 하지만 지수 함수 부분은 위상(phase)에 해당되므로, 얼마나 값이 큰지는 중요하지 않고 360˚ 범위 내에서 얼마만큼 변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위상을 근사화할 때는 반드시 식 (14)를 이용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균일 평면파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먼저 식 (15)처럼 점 원천(point source)을 무한대에 두고 측정하면 평면파가 된다. 즉, 특정 평면에 대해 점 원천이 만드는 전자파의 위상을 재면 평면으로 측정된다. 하지만, 원천이 무한대에 있기 때문에 전자기파의 크기는 $1/r$ 비율로 떨어진다.[∵ 구면파의 전력은 구의 표면에 있다. 구의 표면적은 $4 \pi r^2$이므로, 전자파 전력은 $1/r^2$ 비율로 떨어진다. 따라서 전자기장의 크기는 $1/r$로 감소한다.] 따라서 점 원천이 무한대에 있으면 관측점 전자기장이 0이 되므로 관측이 되려면 이 점 원천의 크기가 무한대로 발산해야 한다.[∵ $r$이 무한대로 갈 때 $A \times 1/r$이 유한한 값이 되려면 $A$는 무한대로 가야 한다.] 예를 들어서 태양에서 지구로 오는 빛은 근사적인 평면파이지만, 지구에서 무한히 떨어져 있고 무한대의 에너지를 가진 별이 쏘는 빛은 지구에서 이상적인 진짜 평면파가 된다. 물론 이런 빛은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다. 평면파를 만드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전류(electric current) 혹은 자류(magnetic current)를 무한 평면에 무한히 배치하기이다. 이 개념은 식 (16)에 있는 표면 등가의 원리(surface equivalence principle)로 쉽게 증명할 수 있다.

                        (16)

여기서 $\hat n$은 $\bar E_2$, $\bar H_2$가 정의된 영역에 수직으로 들어오는 단위 벡터[혹은 닫힌 영역에 대한 법선 벡터(normal vector: 기준 방향은 닫힌 영역을 뚫고 나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이다. 식 (16)에서 $\bar E_2, \bar H_2$를 평면파라고 하면 그 원천은 전자기장 $\bar E_2, \bar H_2$처럼 무한 평면에 동위상으로 혹은 주기적 위상으로 존재하는 전류 혹은 자류여야 한다.
균일 평면파가 전파하는 매질에 손실이 있으면 파수 $k$는 다음과 같은 복소수(complex number)가 된다.

                        (17)

여기서 유전율(permittivity)은 $\epsilon$ = $\epsilon' +i \epsilon''$, 투자율(permeability)은 $\mu$ = $\mu' + i \mu''$, $\gamma$는 전파 상수(propagation constant), $\alpha$는 감쇠 상수(attenuation constant), $\beta$는 위상 상수(phase constant)이다. 식 (17)을 식 (6)에 대입해서 $+z$방향으로 진행하는 균일 평면파의 전기장을 표현한다.

                        (18)

평면파가 $+z$축으로 전파됨에 따라 전기장의 진폭은 $e^{-\alpha z}$만큼 줄어들고 위상은 $e^{i \beta z}$처럼 $+z$방향으로 움직인다.

[다음 읽을거리]
1. 평면파를 이용한 푸리에 변환 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