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0일 금요일

페이저를 이용한 임피던스 정의(Definition of Impedance Using Phasor)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임피던스 정의"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전압
2. 전류
3. 저항
4. 커패시터
6. 정말 유용한 페이저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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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커패시터와 인덕터에 발생하는 전압과 전류의 위상 차이(출처: wikipedia.org)

전압(voltage), 전류(electric current), 저항(resistor), 커패시터(capacitor), 인덕터(inductor) 개념을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 관점에서 완벽하게 증명했기 때문에, 교류(交流, Alternating Current, AC) 회로 이론을 명확히 정립할 수 있다. 교류 회로 이론의 필수적인 개념은 임피던스(impedance)이다. 임피던스의 원래 뜻은 저항(resistance)과 매우 유사하다. 어떤 물체의 진행을 방해한다는 의미로 임피던스를 쓸 수 있다. 즉, 저항과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 이 용어를 한글로 번역하지 않고 영어 그대로 사용한다. 그렇더라도 헷갈리지는 말고 저항 ≡ 임피던스임을 꼭 기억한다. 굳이 저항과 임피던스를 구별하자면 저항은 DC(Direct Current) 저항이며 임피던스는 AC 저항이다. 그래서, 임피던스는 저항의 개념을 AC까지 확장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저항($R$), 커패시터($C$), 인덕터($L$)를 지배하는 공식을 전압과 전류 관점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1)

여기서 $v, i$는 각각 교류 전압과 전류이다. 임피던스를 정하기 위해 페이저(phasor)를 도입한다. 페이저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2)

                   (3)

여기서 허수 단위(imaginary unit) $j$ = $\sqrt{-1}$이다. 식 (1)에 나온 $i$는 허수 단위가 아니고 교류 전류이다. 식 (2)와 (3)을 이용해서 식 (1)의 미분 기호를 $d/dt \equiv j \omega$로 바꾸면 다음을 얻는다.

                                   (4)

신기하게도 식 (2)를 이용하면 식 (4)와 같이 저항($R$), 커패시터($C$), 인덕터($L$) 종류와는 관계없이 AC에 대해 옴 법칙(Ohm's law)을 다음과 같이 일반화할 수 있다.

                                   (5)

페이저를 도입하기 때문에 임피던스는 복소수(complex number: 수학에서 복소수는 보통 $z$로 표기)로 표기한다. 그래서 임피던스를 나타내는 문자는 $Z$를 사용한다. 임피던스 개념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은 페이저의 창안자 중 한 명인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1850–1925)이다. 헤비사이드는 은둔의 과학자답게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평생을 혼자 조용하게 연구하면서 페이저(phasor), 교류 회로 이론(AC circuit theory), 라플라스 변환(Laplace transform),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 전송선 이론(transmission line theory), 전리층(ionosphere), 도파관(waveguide), 포인팅의 정리(Poynting's theorem) 등의 개념을 최초로 제안하고 심도있게 발전시켰다. 이런 다양한 개념을 보면, 현재 우리가 전자파 분야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내용은 사실 헤비사이드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헤비사이드는 회로 용어의 창안에도 열정을 기울여서 컨덕턴스(conductance), 인덕턴스(inductance), 어드미턴스(admittance) 등도 제안했다. 고등학교만 나온 헤비사이드를 이런 수준의 과학자로 만든 계기는 맥스웰James Clerk Maxwell(1831–1879)의 책[1]이었다. 1873년헤비사이드 23세, 조선 고종 시절에 읽은 맥스웰의 책에 감동받은 헤비사이드는 자신의 인생을 전자파에 바치기로 결심하였다. 얼마 뒤 회사까지 그만두고 부모님의 집에서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평생을 전자파 연구에 매진했다.

                         (6)

                         (7)

임피던스 개념을 사용하면 커패시터와 인덕터를 이용해 일반화한 식 (6)의 KCL(Kirchhoff Current Law)과 식 (7)의 KVL(Kirchhoff Voltage Law)을 DC와 유사하게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8)

임피던스를 이용해 일반화 시킨 식 (8)의 AC 회로용 KCL과 KVL을 이용하면 직렬과 병렬 회로의 등가 임피던스(equivalent impedance)를 쉽게 계산할 수 있다.

[그림 2] 직렬로 된 임피던스(출처: wikipedia.org)

[그림 3] 병렬로 된 임피던스(출처: wikipedia.org)

저항(resistor)커패시터(capacitor)인덕터(inductor)에 대한 등가 임피던스 유도를 참고하면 직렬과 병렬에 대한 등가 임피던스를 식 (9)와 (10)처럼 증명할 수 있다.

                          (9)

                         (10)

임피던스는 복소수로 정의된다는 특성도 생각한다. [그림 4]와 같이 임피던스는 복소수이기 때문에 크(magnitude)와 위상(phase)을 가진다.

 [그림 4] 임피던스의 복소 평면 표현(출처: wikipedia.org)

임피던스의 크기는 전류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인 저항(resistance)을 뜻한다. 식 (4)에도 제시되어 있듯이 저항, 커패시터, 인덕터는 항상 저항을 가진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개념이 위상이다. 식 (5)를 크기와 위상으로 다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11)

임피던스의 위상은 전류 위상에 비해 전압 위상이 차이나는 정도를 의미한다. 페이저 관점에서 전압과 전류의 위상은 임피던스의 위상만큼 차이가 나게 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표 1]을 살펴본다.

[표 1] 주파수별 임피던스의 변화

저항 소자는 주파수가 아무리 바뀌어도 임피던스의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인덕터와 커패시터는 식 (4)에 의해 주파수별로 임피던스 특성이 바뀌게 된다. 인덕터의 경우 주파수가 0[DC]으로 가면 단락(短絡, short)으로 작용해 임피던스가 없지만 주파수가 매우 커지면 거의 개방(開放, open)처럼 행동해 임피던스가 무한대[혹은 전류가 흐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커패시터는 주파수가 0[DC]일 때는 개방이었다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단락과 유사한 상태가 된다. 또한, 관심 있게 봐야 하는 부분은 임피던스의 위상이다. 식 (4)를 참고하면 저항은 위상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인덕터는 $j$[=90˚]만큼 커패시터는 $-j$[= -90˚ 혹은 270˚]만큼의 위상 차이를 만들어낸다. 즉 전류 위상을 0˚라 가정하면 저항의 전압 위상은 0˚, 인덕터의 전압 위상은 90˚, 커패시터의 전압 위상은 -90˚이 된다.
AC 회로 이론에서는 새로운 개념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영어를 쓰는 미국인에게는 자명한 내용이지만, 영어가 너무 먼 외국어인 우리에게는 외워야 할 골치 아픈 숙제이다. 어렵지만 어쩌겠는가! 헤비사이드가 한국 사람이 아닌 사실을 받아들인다.

                          (12)

임피던스는 복소수이기 때문에 실수부($R$)와 허수부($X$)로 나눌 수 있다. 임피던스의 실수부는 전류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resistance)을 의미하고 허수부는 에너지 저장과 관련된 리액턴스(reactance)를 뜻한다. 식 (4)에서 임피던스가 허수를 가질 수 있는 소자는 커패시터와 인덕터이다. 커패시터와 인덕터는 에너지를 전기와 자기 형태로 저장하는 소자이다. 그런데, 에너지 저장과 리액턴스는 무슨 관계인가? 리액턴스를 굳이 한글로 번역하면 반발 비율 혹은 반응 비율이다. 용수철(spring)과 같은 물건은 외부에서 힘을 주면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다시 튕기는[혹은 반발하는] 능력이 있다. 마찬가지로 커패시터와 인덕터도 외부에서 전압이나 전류가 가해지면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반드시 에너지를 방출하는 반발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임피던스의 허수부는 리액턴스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임피던스의 역수(multiplicative inverse or reciprocal)어드미턴스(admittance)라고 한다. 어드미턴스를 한글로 번역하면 허용 비율 혹은 허락 비율이다. 즉, 전류가 잘 흐를 수 있도록 전류를 허용하는 비율이라는 의미이다. 어드미턴스의 실수부($G$)는 컨덕턴스(conductance), 허수부($B$)서셉턴스(susceptance)라고 한다. 이를 각각 한글로 번역하면 컨덕턴스는 전도 비율, 서셉턴스는 허가 비율이 된다. 서셉턴스라는 말이 생긴 이유는 리액턴스[반발 비율]의 역수와 관계된 전기 용량(capacitance)을 허락 비율(permittance)로 표현했기 때문이다.[서셉턴스의 제안자인 스타인메츠Charles Steinmetz(1865–1923)는 이 관점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 반발과 허용을 영어로 표현하면 리액션(reaction), 서셉션(susception)이 된다. 그래서 용어를 넘어 영어 자체로 생각하면, 임피던스와 관련된 복잡한 전공 용어를 쉽게 외울 수 있다.

[그림 5] 임피던스의 직렬 등가 회로

[그림 6] 어드미턴스의 병렬 등가 회로

임피던스를 구성하는 실수부와 허수부는 [그림 5]와 같은 직렬 등가 회로로 나타낼 수 있다. 식 (12)에 따라 $\bf Z$는 $R$과 $jX$가 덧셈으로 연결되므로, 실수부와 허수부인 $R$과 $jX$를 회로 소자로 생각하면 덧셈은 회로의 직렬(series) 구성이 된다. 마찬가지로 어드미턴스는 [그림 6]처럼 병렬 등가 회로로 표현된다. 왜냐하면 $\bf Y$는 $\bf Z$의 역수라서 $G$와 $jB$의 덧셈은 직렬이 아닌 병렬(parallel or shunt)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한 식 (12)에 의해 직렬과 병렬 등가 회로는 서로 변환될 수 있다. 먼저 직렬에서 병렬 회로로 변환하는 직렬–병렬 변환(series-to-parallel conversion)은 다음과 같다.

                         (13)

동일한 방식으로 병렬에서 직렬로 가는 병렬–직렬 변환(parallel-to-series conversion) 관계도 얻는다.

                         (14)

만약 손실 있는 인덕터를 [그림 5]처럼 직렬로 모형화한다면, 식 (13)을 써서 직렬 회로를 근사적인 병렬 회로로 만들 수도 있다.

                         (15)

여기서 $R_s \ll 1$, $X_s$ = $\omega L_s$, ${\bf Z}_L$ = $R_s + j \omega L_s$ = $j \omega L_p /(1 + j \omega L_p/R_p)$, ${\bf Y}_L$ = $1/R_p -j/(\omega L_p)$이다. 누설 있는 커패시터의 모형화는 주로 [그림 6]과 같은 병렬 등가 회로를 선택한다. 이 경우의 등가 회로를 직렬로 바꾸려면 식 (15)와 비슷한 과정을 적용한다.

                         (16)

여기서 $R_p$ = $1/G_p \gg 1$, $B_p$ = $\omega C_p$, ${\bf Y}_C$ = $G_p + j \omega C_p$ = $j \omega C_s /(1 + j \omega R_s C_s)$, ${\bf Z}_C$ = $R_s -j/(\omega C_s)$이다.
진도를 좀더 나가본다. 임피던스와 어드미턴스를 동시에 이르는 말로 임미턴스(immittance)란 용어도 가끔가다 쓴다. 회로망(circuit network)에서 임피던스인 경우와 어드미턴스인 경우가 모두 동일한 특성을 보여, 이 두 경우를 하나로 표현하고 싶을 때 임미턴스를 사용한다. 혹은 스미쓰 도표(Smith chart)처럼 임피던스와 어드미턴스를 모두 표현한 그림을 칭할 때 임미턴스 도표라고 할 수도 있다. 임미턴스 개념의 발명자는 전자 회로 분야 영웅 중 한 명인 보디Hendrik Wade Bode(1905–1982)이다.
임피던스 용어에 등장하는 -언스(-ance)는 원래 상태(state)라는 의미이지만, 헤비사이드는 크기 성질(extensive property)을 표현하기 위해 일관되게 물리량에 -언스를 붙였다. 크기 성질은 물리량이 크기에 따라 변하는 뜻이며, 크기 성질을 가진 물리량은 서로 더할 수 있다.[저항의 직렬과 병렬을 생각하면, 크기 성질은 당연히 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항 상태 혹은 저항 비율인 임피던스는 -언스로 끝나기 때문에 소자의 크기에 따라서 임피던스가 변한다. 크기 성질의 반대 되는 특성은 세기 성질(intensive property)이다. 크기 성질과 다르게 세기 성질은 물리량이 크기에 따라 변하지 않고, 세기 성질이 있는 물리량은 더할 수 없다. 헤비사이드는 세기 성질을 나타낼 때는 꼭 -도(-ivity)를 썼다. 세기 성질을 가진 물리량은 매질과 관계가 깊어서 전도도(conductivity), 비저항(resistivity), 유전율(permittivity) 등이 있다. 지금 쓰는 많은 회로 용어를 제안한 헤비사이드였지만, 고집스럽게 밀던 허락 비율인 퍼미턴스(permittance)는 전기 용량(capacitance)으로 바뀌었다. 전기 용량의 영어 표현인 커패시턴스는 전기 유체(electric fluid)의 흐름을 담는 그릇의 크기라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헤비사이드는 커패시턴스 대신 용수철(spring)과 관계된 퍼미턴스를 계속 사용했다. 훅의 법칙(Hooke's law) $F$ = $-kx$에 따라 힘($F$)을 가하면 변위 $x$만큼 용수철은 약간 늘어난다. 용수철이 늘어나지 않고 버티는 비율 $k$는 강성(stiffness) 혹은 용수철 상수(spring constant)라 한다. 헤비사이드는 퍼미턴스를 강성 $k$의 역수로 상상했다. 회로에 힘[전압 $V$를 의미]을 가하면, 커패시터에 변위[맥스웰을 따라서 커패시터 내부에 존재하는 변위 전류(displacement current) 혹은 분극(polarization)을 상상]가 생긴다. 커패시터 내부에 유전체가 있다면, 전기장에 의해 없던 전하가 생기는 분극(polarization)이 변위에 해당한다.[분극 정의에 극성이 다른 두 전하 사이의 변위가 들어있다.] 이때 생기는 변위 $x$는 강성의 역수와 힘의 곱인 $1/k \cdot F$과 동일하다.[회로적으로 쓰면 $Q$ = $C V$이다. 여기서 $Q,C,V$는 각각 $x, 1/k, F$에 연결된다.] 그래서 강성이란 뜻의 반대말로 허락 비율인 퍼미턴스를 창의적으로 제안했다. 퍼미턴스의 역수는 탄성 비율[$k$에 해당]인 일래스턴스(elastance) $S$로 불렀다. 퍼미턴스나 일래스턴스란 명칭은 이미 사라졌지만, 퍼미턴스(permittance)의 세기 성질을 나타내는 유전율(permittivity)은 잘 살아남았다.
평행판 커패시터의 공식 $S$ = $1/C$ = $d \mathbin{/}(\epsilon A)$에도 일래스턴스의 개념이 잘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d, A$는 각각 평행판의 간격과 면적이다. 커패시터의 간격 $d$를 늘리면, 두 평행판 사이의 인력이 약해져서 전극에 전하를 집어넣기 힘들고 모아져 있던 같은 전하가 외부로 튀어나오려는 힘이 강해진다. 이는 용수철 관점에서 강성이 커져 용수철을 늘리거나 줄이기 힘든 조건과 비슷하다. 반대로 $d$를 줄이면 두 평행판에 각각 합쳐진 반대 극성의 전하가 잡아당기는 힘이 커진다. 이로 인해 외부에서 전하를 추가하기 쉬워진다. 이 결과를 용수철로 유추하면, 강성이 약해서 용수철을 변형하기 쉬운 상태와 같아진다. 그래서 전기 용량의 역수는 일래스턴스란 설명이 잘 맞다.

[참고문헌]
[2] A. E. A. Araújo and D. A. V. Tonidandel, "Steinmetz and the concept of phasor: A forgotten story," J. Control Autom. Electr. Syst., vol. 24, pp. 388–395, 2013. 

[다음 읽을거리]
1. 전송선 이론
2. 전압해와 전류해의 유일성

2011년 6월 9일 목요일

자기장의 에너지(Energy of Magnetic Field)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자기장의 에너지"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5. 인덕터
6. 전기장의 에너지


[그림 1] 많은 자기장 에너지를 쓰는 MRI(자기 공명 장치, magnetic resonance imaging) 장치(출처: wikipedia.org)

자기(磁氣, magnetism)가 가진 에너[$W$ = $q­V$]를 기반으로 자기장(magnetic field)의 에너지를 유도하기 위해 에너지 축적에 필요한 일(work)의 미분(differential)을 생각한다.

                       (1)

여기서 $V$는 전력(起電力, electromotive force)과 관련된 전압[기전력과 크기는 같고 반대 부호, 인덕터에 걸리는 전압]이다. 식 (1)을 시간 미분으로 나누면 자기로 축적되는 전력(electric power)을 식 (2)와 같이 얻을 수 있다.

                       (2)

여기서 $q$ = $0$이라 가정한다. 정자장(magnetostatics) 관점에서 전류(electric current)가 흐르지 않으면 자기장이 생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속(magnetic flux)이 0이 되므로 $q$ = $0$이란 가정은 타당하다. 또한 $q \ne 0$인 경우는 전기장의 에너지(energy of electric field)까지 고려해야 한다. 명확히 증명한 식 (3)을 이용하면, 자기장의 묶음인 자속(magnetic flux)을 인덕턴스(inductance)와 전류(current)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3)

따라서 식 (2)로부터 인덕터 내부에 축적되는 자기 에너지(magnetic energy)는 아래처럼 표현할 수 있다.

                       (4)

식 (4)를 자속 밀도(magnetic flux density)와 자기장(magnetic field)으로 표현하기 위해 아래식을 생각한다.

                                   (5)

                                   (6)

식 (5)와 (6)을 식 (4)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을 수 있다.

                         (7)

여기서 에너지를 구하기 위한 부피는 [그림 2]의 오른쪽과 같이 열린 표면적(open surface)을 자기장의 주회 적분(周回積分, circuital integral) 방향으로 무한히 모으기와 같다.

[그림 2] 닫힌 표면적[왼쪽]과 열린 표면적[오른쪽](출처: wikipedia.org)

식 (7)을 유도하기 위해 다음의 벡터 항등식(vector identity)을 사용한다.

                         (8)

식 (8)을 이용하면 다음 항등식을 얻는다.

             (9)

면적 미분소 $d\bar a$와 선 미분소 $d \bar l$은 임의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자속 밀도와 동일한 방향으로 $d\bar l$을 잡거나 자기장과 동일한 방향으로 $d \bar a$를 잡으면 식 (9)의 우변 마지막 항을 0으로 만들 수 있다. 혹은 $d \bar a, d \bar l$은 우리가 알아서 정의하는 벡터라서 $d \bar a, d \bar l$의 방향을 강제로 $\bar B$와 맞출 수 있다. 그러면 $(B da)(dl \hat B \cdot \bar H)$ = $(\bar B \cdot \bar H) dv$가 나와서 식 (9)가 더 쉽게 증명된다. 여기서 $\bar B$ = $B \hat B$, $\hat B$는 $\bar B$의 단위 벡터(unit vector), $dv$ = $dl da$이다.
식 (7)로부터 자기장의 에너지 밀도 혹은 자기 에너지 밀도(magnetic energy density, J/㎥) $u_m$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10)

식 (4)와 (10)을 상호 비교하면 재미있는 점을 찾을 수 있다. 솔레노이드(solenoid)와 같은 인덕터(inductor) 근처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던 자기 에너지가 실제로는 전공간에 흩어져 있다는 사실 말이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자기장이 있으면 근처에 인덕터가 없더라도 자기 에너지가 반드시 존재한다.
여러 개의 자기장이 존재하면 저장 에너지는 어떻게 될까? 식 (4)는 일반식이므로 두 개의 전류 $I_1, I_2$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전체 저장 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11)

여기서 $L_{11}$과 $L_{22}$는 자기 인덕턴스(self inductance), $M$은 전류 $I_1, I_2$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인덕턴스(mutual inductance)이다. 신기하게도 상호 인덕턴스 $L_{12}$와 $L_{21}$은 서로 같다. 이 관계는 노이만 공식(Neumann formula)으로부터 다음처럼 쉽게 증명할 수 있다.

                         (12)

식 (1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류 간에 상호 작용이 없다면 전류 각각을 계산한 에너지와 등가 인덕턴스(equivalent inductance)를 이용해 계산한 에너지는 서로 같아야 한다. 인덕터가 [그림 3]과 같이 직렬로 구성되면 등가 인덕턴스는 식 (13)과 같이 표현된다.

[그림 3] 직렬로 된 인덕턴스(출처: wikipedia.org)

                         (13)

[그림 3]과 같은 구조에 저장되는 에너지는 상호 작용이 없는 경우 다음과 같다.

                         (14)

식 (14)에서 인덕턴스가 서로 다르다면 직렬 조건에 의해 다음처럼 증명된다.

                   (15)

[그림 4]와 같은 병렬 구조의 등가 인덕턴스는 식 (16)과 같다.
[그림 4] 병렬로 된 인덕턴스(출처: wikipedia.org)

                         (16)

이 경우 상호 작용이 없는 자기장의 저장 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17)

두 인덕턴스가 서로 다른 경우는 병렬 조건에 의해 다음처럼 증명된다.

                       (18)

식 (18)에서 전압이 같으면 자속이 같다는 결과는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Faraday's law of electromagnetic induction)으로부터 쉽게 증명된다.
상호 작용이 존재하면 식 (14), (17)은 정확한 식이 아니다. 반드시 식 (12)로 표시되는 상호 인덕턴스를 고려해야 한다. 상호 인덕턴스는 전류가 흐르는 방향에 따라 ($+$) 혹은 ($-$) 값을 가질 수 있으므로 저장 에너지는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다.

[그림 5] 상하로 구성된 인덕터

공간상에 두 개의 인덕터만 있는 경우 인덕터의 상호 작용을 생각한다. [그림 5]처럼 상하로 구성되면 비오–사바르 법칙(Biot–Savart's law)에 의해 서로 잡아당기는 인력이 작용해야 한다.[∵ 1과 2의 전류 방향이 같기 때문에 인력이 작용한다. 혹은 자석을 생각하면 N극은 S극을 당기고 S극은 N극을 당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인력은 시간 변동이 없는 정자장(靜磁場, magnetostatics)인 경우에만 맞다. 왜냐하면, 시간에 대한 변동이 존재하면 전자기 유도 법칙(law of electromagnetic induction)에 의해 반대 방향 기전력(起電力, emf: electromotive force)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림 5]의 두 인덕터가 비오–사바르 법칙에 의해 가까이 접근하면 자기장이 커지므로 렌츠의 법칙에 의해 반대 방향의 전류가 생겨서 지속적으로 인력이 약해진다.[너무 빠르게 접근하면 인력에 반하는 척력이 작용할 수도 있다.] $r$이 매우 크면 인덕터 #1과 #2 사이에 상호 작용은 없으므로 저장 에너지는 식 (14)처럼 표현된다. 인덕터 #2가 #1쪽으로 움직이면 인덕터 #1과 #2가 느끼는 자기장이 커지기 때문에 렌츠의 법칙(Lentz's law)에 의해 자기장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전력이 생긴다. 즉 #1과 #2의 전류가 줄어든다. 이렇게 줄어든 전류는 식 (11)에 표현된 상호 인덕턴스 형태의 에너지로 저장된다.[식 (12)를 이용해 그림 5의 구조를 계산하면 $M > 0$이 된다.] 인덕터가 더 가까이 가면 전류가 더 줄어들면서 상호 인덕턴스는 커지게 된다.

                    (19)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식 (19)가 된다. 인덕터가 움직이다가 $r$ 지점에서 멈춘다고 가정하면 운동 에너지(kinetic energy)는 0이므로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 식 (19)가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자기장의 저장 에너지는 사실 위치 에너지(potential energy)이다.] 에너지의 유입이나 유출이 없는 상태에서 식 (19)가 성립하려면 무한대에서의 전류가 $r$ 지점 전류보다 반드시 커야 한다.

[그림 6] 좌우로 구성된 인덕터

[그림 6]처럼 좌우로 구성되면 인덕터에 생기는 상호 작용은 어떻게 될까? 일단 비오–사바르 법칙에 의해 인덕터는 서로 밀어내는 척력이 작용한다.[∵ 1과 2의 전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척력이 작용한다. 혹은 자석을 생각하면 N극은 N극을 밀고 S극은 S극을 밀기 때문이다.] 식 (12)를 이용해 [그림 6]의 구조를 계산하면 $M < 0$이 된다. 두 인덕터간의 거리 $r$이 커지면 인덕터가 느끼는 자기장도 커지기 때문에 전류를 줄이는 방향으로 기전력이 생긴다. 그래서 $r$이 매우 커지면 인덕터에 흐르는 전류도 줄어들게 된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식 (20)이 된다.

                  (20)

저장 에너지 관점으로 상호 인덕턴스가 가질 수 있는 범위를 정하면 다음과 같다.

               (21)

어떤 경우에도 저장 에너지는 0보다 작을 수 없기 때문에[∵ 인덕터는 저항이 없는 순수 도선이므로 에너지를 소비할 수 없고 저장만 할 수 있다.] $M$은 식 (21)의 마지막 줄과 같은 범위를 가져야 한다. 즉, 식 (21)의 둘째 줄에서 ($+$)를 택하고  $I_1 I_2 > 0$이라 가정하면 $M > -\sqrt{L_{11} L_{22}}$가 되어야 $W_m$이 항상 0보다 크다. 마찬가지로 $I_1 I_2$를 ($-$)로 택하면 $M < \sqrt{L_{11} L_{22}}$가 성립해야 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경우를 합치면 $|M|$은 식 (21)의 범위를 가져야 한다.

[참고문헌]
[1] E. B. Rosa, "The self and mutual inductances of linear conductors," Bull. Bur. Stand., vol. 4, no. 2, pp. 301–344, Jan. 1908.

[다음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