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1] 인덕터의 구조(출처: wikipedia.org)

[그림 2] 커패시터의 구조(출처: wikipedia.org)
[인덕터의 기초]
커패시터가 전기를 저장하기 위해 전하(electric charge)를 사용한다면 인덕터는 자기를 저장하기 위해 전류(electric current)를 사용한다. [그림 1]과 같은 회로에 전류가 흐르면 비오–사바르의 법칙(Biot–Savart's law)에 의해 자기장이 생기게 된다. 이 자기장은 전류만 계속 흐른다면 [그림 1]과 같은 인덕터에 저장된다. 이 개념을 공식으로 만들면 식 (1a)가 된다.
(1a)
(1b)
여기서 $\Phi$는 자속(magnetic flux), $L$은 인덕턴스 혹은 유도 용량(誘導容量, inductance), $I$는 전류(electric current)이다. 자속의 단위는 Wb[베버, Weber]이며 인덕턴스의 단위는 H[헨리, Henry]이다. 식 (1b)는 식 (1a)의 시간 미분형이다. 회로 이론에서는 전압과 전류 관계를 보여주는 식 (1b)를 많이 쓴다. 전류의 시간 미분은 전압에 정비례하므로 인덕터에서는 전류가 순식간에 변할 수 없다.[∵ 전류가 불연속이 되면 전압이 무한대가 되어야 한다.] 이 개념을 물리적으로 이해하려면 도선 속을 흐르는 전류의 전기적 관성(electrical inertia)을 생각해야 한다. 전류는 전하의 시간적 변화이며 인접하는 전하끼리 서로 영향을 미치므로 도선 속을 움직이는 전하의 흐름은 불연속적으로 바뀔 수 없다. 왜냐하면 특정 위치에서 전류가 갑자기 빨라지든지 갑자기 느려진다면 인접하는 다른 전하를 차례로 밀어야 한다. 하지만 전하 흐름을 만들던 전기적 관성이 있으므로 전류가 갑자기 불연속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못하고 연속적으로 유지된다. 이때 생기는 관성력(inertia)을 전압으로 환산하면 기전력(起電力, electromotive force)이며 이런 전기적 관성을 인덕턴스라고 한다. 기전력을 잘 활용하면 인덕터를 이용해 발전기를 만들 수 있다.
인덕터가 자기장을 계속 가두어 두기 위해서는 [그림 1]의 구조를 단락(短絡, short)시켜 전류가 계속 흐르게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모든 도선은 저항(resistance)를 가지기[혹은 전도도(conductivity)가 무한대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장을 계속 가두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림 2]와 같은 커패시터는 전기장을 오랫동안 가둘 수 있다. 커패시터는 극성이 다른 전하를 쿨롱의 법칙(Coulomb's law)으로 서로 잡아당기게 해서 모으는 소자이기 때문에 도선을 개방(開放, open)시켜 전하가 움직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도선을 개방하면 전류를 흘리지 못하므로 단순하게 도선을 공기중에 열어놓아도 개방 회로 역할을 한다. 이런 특성을 이용하면 커패시터를 충전시켜 DC 전압원(voltage source) 혹은 전지(電池, battery)가 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덕터를 이용해 DC 전류원(current source)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회로 이론 시간에는 DC 전압원과 전류원을 배우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DC 전압원만 볼 수 있다. 이 개념을 종합하는 식 (1a)를 체계적으로 증명한다.
[인덕턴스의 관계식]
전류($I$)를 높이면 자속($\Phi$)은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이때의 비례 상수가 인덕턴스($L$)가 된다.
[증명]
식 (1a)의 증명을 위해 먼저 자기장(magnetic field)–자속 밀도(magnetic flux density) 관계식을 고려한다.
(2)
또한, 자속 밀도를 면적 적분하여 식 (3)과 같이 자속을 정의한다.
(3)
그런 다음 자기장(magnetic field)의 원래 정의로 돌아간다.
(4)
여기서 단위 벡터[크기가 1인 벡터] $\hat R$[= $(\bar r - \bar r') \mathbin{/} R$]은 원천점[전류가 흐르는 지점]과 관측점[자기장을 측정하는 지점]을 연결하는 벡터, $R$ = $|\bar r - \bar r'|$ = $\sqrt{(x-x')^2 + (y-y')^2 + (z-z')^2}$이다. 원천점(source point) $(x', y', z')$와 관측점(observation point) $(x, y, z)$은 좌표계 기반 벡터로 표현한다. 식 (3)을 기반으로 식 (4)의 우측식을 면적 적분하면 아래를 얻을 수 있다.
(5)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6)
하지만 자기장은 식 (7)처럼 한바퀴 도는 적분을 하더라도 0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함수의 구배로 표현할 수 없다.
(7)
또한 식 (5)는 다소 불만스런 면이 있다. 왜냐하면 선 적분($c'$)과 면적 적분($s$)이 섞여있어 복잡해 보이기 때문이다. 노이만Franz Ernst Neumann(1798–1895)도 우리와 똑같은 불만을 가져 식 (5)를 아래와 같이 다르게 표현했다.
(8a)
(8b)
식 (8b)는 노이만 공식(Neumann formula)이라 부른다. 단순해 보이는 공식이지만 전류가 동일하게 흐르는 모든 회로의 인덕턴스를 구할 수 있는 만능 공식이다.

[그림 3] 키르히호프 전압 법칙(출처: wikipedia.org)
전자기 유도 법칙인 식 (9)를 면적 적분하고 여기에 식 (1a)를 대입하면 직류(direct current, DC)에서 정의된 KVL(키르히호프 전압 법칙, Kirchhoff Voltage Law)을 교류(alternating current, AC)로 확장할 수 있다.
(9: 패러데이의 법칙)
(10)여기서 $v_{emf}$는 기전력, $V_\text{ind}$는 인덕터의 전압이다. 식 (10)에서 기전력(起電力, electromotive force)과 전압(voltage)의 부호가 다른 점은 특이하다. 이를 이핼하려면 [그림 4]를 참조하거나 전자기 유도 법칙을 보면 된다.

[그림 4] 기전력과 전압의 상호 비교: A와 B는 각각 전기장의 시작점과 끝점
식 (10)에 증명한 일반화된 KVL은 회로 이론 관점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식 (10)의 첫째 항에 있는 전기장($\bar E$)이나 전류 밀도($\bar J$)의 방향을[옴의 법칙에 의해 전기장과 전류 밀도의 방향은 같음] 선 적분($c$)과 동일하게 설정하면, [그림 4]의 오른쪽 회로에 전압($V$)의 극성과 동일하게 회로에 걸리는 전압($V_n$)을 정의할 수 있다. 즉,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방향으로 전류의 방향이 정해진다. 그런데 전압($V_n$)이 걸려 전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원천이 필요하므로, 발전기 역할을 하는 기전력($v_{emf}$)이 전자기 유도 법칙에 의해 존재해야 한다. [그림 4]에서 기전력과 전압의 극성은 부호가 반대이므로, 식 (10)의 셋째 항처럼 이항하면 일반화된 KVL을 증명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렌츠의 법칙(Lentz's law)이 들어간 식 (9)는 전압원[발전기]을 의미하므로, 식 (9)의 부호를 바꿈으로써 전압원($v_{emf}$) 극성[$+$, $-$의 위치]을 저항 극성[옴 법칙의 전압 극성과 전류 방향 정의]으로 뒤집은 결과가 식 (10)의 마지막 항($V_{\text{ind}}$)이다.

[그림 5] 면적 미분소와 선 미분소의 방향 정의(출처: wikipedia.org)
식 (10)에는 또 다른 놀라운 면이 숨어있다. 식 (3)의 면적 적분은 임의이기 때문에 면적 미분소의 방향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 자속은 일의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문제가 된다. 따라서 식 (3)에 있는 자속을 의미 있게 정의하려면 식 (10)을 이용해야 한다. 식 (10)에서 전기장($\bar E$)이나 전류 밀도($\bar J$)의 방향을 선 적분($c$)과 동일하게 정한다. 그러면 [그림 5]에 의해 면적 미분소의 방향을 하나로만 정해야 한다. 그러면 식 (3)의 자속을 유일하게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5]에 있는 선 미분소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은 $\hat n$ 방향으로 생기고 면적 미분소도 $\hat n$ 방향이므로 식 (3)에 의해 자속은 항상 ($+$)로 정해진다. 식 (3)을 바탕으로 [그림 1] 솔레노이드(solenoid)의 인덕턴스를 계산한다. [그림 1]의 구조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인덕턴스를 계산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두 가지를 가정해서 계산을 단순화시킨다. 첫째 솔레노이드 내부에서는 자기장이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솔레노이드 외부에서는 자기장이 없다고 가정한다. 암페어 주회 적분 법칙(周回積分 法則, Ampere's circuital law)을 이용해 자기장을 구한 후 이를 식 (3)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는다.
(11)
여기서 $N$은 선을 감은 회수, $A$는 솔레노이드의 단면적, $l$은 솔레노이드의 길이이다. 식 (11)의 과정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세번째 인덕턴스 정의에서 식 (1a)와는 다르게 $N$을 곱한 부분은 설명이 필요하다. 자속만을 구할 때는 식 (1a)를 사용할 수 있으나 식 (10)과 같이 인덕턴스의 성질을 이용해 운동 기전력을 계산하려면 선을 감은 회수 $N$이 곱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그림 1]의 각 도선에 운동 기전력이 생겨 마치 전압이 생성됨과 같은 효과를 직렬 형태로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상을 바탕으로 병렬(竝列, parallel or shunt)과 직렬(直列, series)에 대한 인덕턴스 공식을 증명한다.
[직렬로 된 인덕턴스]

[그림 6] 직렬로 된 인덕턴스(출처: wikipedia.org)
(12)
[증명]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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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렬로 된 인덕턴스]

[그림 7] 병렬로 된 인덕턴스(출처: wikipedia.org)
(14)
[증명]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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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터와 전력(electric power)의 관계는 아래와 같다.
(16)
여기서 $p(t)$는 순시 전력(瞬時電力, instantaneous power), $P_a$는 평균 전력(平均電力, average power)이다. 식 (16)에서 1/2이 출현하는 이유는 적분식을 보면 명확하다. 쉽게 생각하려면 [그림 8]의 $y = ax + b$ 그래프(graph)를 보면 된다.
[그림 8] $y = ax + b$의 그래프(출처: wikipedia.org)
전류와 식 (10)의 기전력을 표현하는 전압은 [그림 8]과 같은 선형 관계이므로 $x$축에 대해 이 그래프가 만드는 면적은 삼각형이다. 그래서 1/2이 당연히 나타난다.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전류가 주기 함수(periodic function)인 경우 $i(0) = i(T)$가 되므로 식 (16)에 의해 평균 전력은 0이 된다.

[그림 9] 실제 인덕터 모습(출처: wikipedia.org)
[그림 9]는 실제 인덕터 모습을 보여준다. 대략적인 인덕터 공식은 식 (11)과 같이 주어지므로 인덕턴스를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율이 높은 내심을 써야 한다. 내심에 주로 쓰는 물질은 페라이트(ferrite: 비투자율은 보통 10 ~ 1000 정도, 구성 물질에 따라 비투자율이 바뀜)이다.
현재 도선이 만든 자속 밀도가 자기 자신에게 생성하는 기전력은 자기 인덕턴스(self inductance)를 정의한다. 즉, 현재 도선에 흐르는 전류와 자신의 자속 비율이 바로 자기 인덕턴스이다. 식 (1a)처럼 우리가 흔히 인덕턴스라 칭하는 양은 자기 인덕턴스를 뜻한다. 또한 현재 도선의 자속 밀도가 다른 도선에 만드는 기전력에 의해 생기는 인덕턴스는 상호 인덕턴스(mutual inductance)라 하고 $M$으로 표기한다. 통상적인 인덕터의 자기 인덕턴스는 자속 밀도를 적분한 후 $\Phi$ = $LI$ 관계식에 대입해서 계산한다[1]. 다만 도선 내부에서 정의되는 내부 인덕턴스(internal inductance)는 다음처럼 계산해야 정확한 유도가 된다.
[그림 9]에 나온 초록색 인덕터와 같은 상용 제품의 인덕턴스는 세자리 숫자로 표시한다. 인덕턴스의 기준 단위 H는 다소 큰 용량이므로, 제품으로 판매하는 인덕터의 상용 단위는 μH를 주로 쓴다. 예를 들어, 표면에 새겨진 숫자가 223이라면, 223 = $22 \times 10^3$ μH = $22$ mH를 가진 인덕터가 된다.

[그림 10] 반지름이 $R$인 금속 도선(출처: wikipedia.org)
[도선의 내부 인덕턴스]
[증명: 인덕턴스의 관계식]
(17)
(18)
여기서 $l$은 도선의 길이이다. 따라서 전류 $I$ 기준으로 정의한 내부 인덕턴스 $L_i$는 $\mu l \mathbin{/} (8 \pi)$가 된다.
도선의 내부 인덕턴스 $L_i$는 도선의 반지름과 관계없이 항상 $\mu l \mathbin{/} (8 \pi)$이다.
[증명: 인덕턴스의 관계식]
[그림 10]에서 도선에 흐르는 전류가 $I$일 때, 금속 도선 내부에 생기는 자속 밀도 $B_i$는 다음과 같다.
(17)여기서 전류 $I$는 도선 전체에 골고루 흐른다고 가정한다. 자속 밀도 $B_i$가 만드는 기전력은 반지름 $\rho$ 내부에 있는 전류가 기여하므로 자속 $\Phi_i$는 다음처럼 계산된다.
(18)[증명: 자기 에너지]
(19)
인덕터에 저장된 자기 에너지(magnetic energy)와 자속 밀도가 가진 에너지는 서로 표현식만 다를 뿐 같은 물리 현상이라서 물리량이 서로 등가여야 한다. 이에 따라 (17)을 이용해 자속 밀도의 에너지를 얻어서 내부 인덕턴스와 연계한다.
(19)최종적으로 도선 내부에 생기는 자기 에너지인 식 (19)에 의해 매우 쉽게 내부 인덕턴스가 공식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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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 내부에 존재하는 인덕턴스 계산은 외부 인덕턴스와 확연히 다르다. 반지름이 $\rho \ge R$인 경우, 기전력을 만드는 전류는 $\rho$와 관계없이 항상 $I$가 된다. 그래서 유도한 자속 밀도를 $\rho$에 대해서만 적분해서 $\Phi$ = $LI$를 적용한다. 하지만 도선 내부에 생기는 기전력은 다르다. 도선 내부의 기전력은 반지름 $\rho$ 안에 있는 전류만 기여하므로[∵ 반지름 $\rho$ 바깥에 있는 전류는 내부에 자기장을 만들기 못하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rho^2 \mathbin{/} R^2$을 곱해서 기전력에 기여하는 자속 밀도를 줄여서 계산해야 한다. 혹은 기전력에 기여하는 자속만 계산해야 자기 에너지로 계산한 결과와 같아지게 된다.[기전력에 기여하는 자속의 예로 전류가 표피로만 흐르는 현상인 표피 깊이(skin depth)를 들 수 있다.]
[참고문헌]
[1] E. B. Rosa, "The self and mutual inductances of linear conductors," Bull. Bur. Stand., vol. 4, no. 2, pp. 301–344, Jan. 1908.
[다음 읽을거리]
1. 자기장의 에너지
2. 페이저를 이용한 임피던스 정의

(1)
(2)
(3)
(4)
(5)
(6)
(7)
(8)
(9)
(10)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