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베르누이 수"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순열과 조합
[그림 1] 베르누이 가문과 제자들(사진 출처: wikipedia.org)
수학을 공부하다 보면 가끔씩 자연수 거듭제곱의 합(sum of powers)을 빠르게 계산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어느 정도 수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식 (1)의 합산 공식이 머리속에 빠르게 생각날 것도 같다.
(1)
여기서 거듭제곱의 차수인 $p$는 자연수이다. 하지만 더 도전해보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계산 과정이 눈에 보이지만 수학식으로 딱 떨어지게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다. 식 (1)의 공식화가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베르누이 수(Bernoulli number)라는 개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식 (1)을 공식화할 때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베르누이 수는
오일러의 수(Euler's number)만큼은 아니지만 수학에서 굉장히 많이 쓰인다. 그래서 베르누이 수와 연관된 공식도 헷갈릴 정도로 매우 많다.
거듭제곱의 합 공식과 베르누이 수를 제안한 베르누이
Jacob Bernoulli(1655–1705)는 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친숙한 이름이다. [그림 1]처럼 베르누이가 여러 명 있기 때문에 누구를 의미하는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봐야 한다. 근대 수학과 과학에 등장하는 베르누이 가문의 시작은 야곱 베르누이부터이다. 베르누이 가문의 장남인 야곱이 베르누이 수를 제안하였다. 수학사에 기반해서 간략하게 구성한 베르누이 가문과 제자들의 족보는 [그림 1]에 있다. 우리가 공부하는 근대 수학을 시작한 가문이므로 가볍게 경의를 표하자.
베르누이 수는 식 (1)의 합을 구할 때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베르누이 사후인 1713년
베르누이 사후 8년, 조선 숙종 시절에 출판된 책[1]을 보면, 베르누이는 거듭제곱의 합 공식을 베르누이 수로 간단하면서도 깔끔하게 표현하였다. 하지만 베르누이는 공식의 증명 과정을 [1]에 실지 않았다. 베르누이는 어떻게 증명했을까?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나
복소 함수론(complex analysis)을 사용한 증명이 있지만, 베르누이가 이런 방법을 썼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근거는 전혀 없지만 베르누이가 따랐을 법한 최대한 쉬운 방식으로 식 (1)의 합을 공식화한다. 고민해도 문제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면 천재에게 의지한다. 식 (2)에 제시한
파스칼의 항등식(Pascal's identity)을 변형하면, 식 (1)을 식 (3)과 같은 점화식
(漸化式, recurrence formula)으로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다.
(2)
(3)
식 (3)을 이용해서, 낮은 거듭제곱의 차수 $p$에 대한 합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
(4)
식 (4)를 관찰해 보면, $p$차 거듭제곱의 합 공식은 최대 차수가 $p+1$이고 최소 차수가 $1$인 다항식으로 구성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식 (3)의 최종식에서 유추해서 거듭제곱의 합이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는지 확인한다.
(5)
여기서 $B_m^+$는 제$m$번 베르누이 수이다. 식 (5)가 맞다고 가정해 식 (3)에 대입한 후, $B_p^+$에 대해 정리한다.
(6)
식 (6)의 우변은 $p$번보다 작은 베르누이 수로 구성된 적절한 점화식이다. 하지만 식 (6)의 우변에 $n$이 있으므로 좌변과 우변이 같아지려면, 식 (6)은 $n$에 대한 항등식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과감하게 식 (6)에 $n$ = $1$을 대입해서 베르누이 수의 점화식을 다음처럼 만든다.
(7)
다시 식 (7)이 맞다고 생각해서 식 (6)에 대입한다. 또한 유추한 식 (5)도 식 (6)에 대입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8a)
(8b)
여기서 $(\cdot)!$는
계승(階乘, factorial)이다. 식 (8)의 우변에 있는 $m$에 대한 급수만 보면 다음을 얻는다.
(9)
따라서 식 (8)의 마지막식에 나오는 $n$에 대한 급수는 항상 $0$이므로, 식 (5)와 (7)은 타당한 결과이다.
[표 1] 베르누이 수의 실제값, $B_m$
베르누이 수, $B_m$ | 베르누이 수의 유리수값 |
$B_0$ | 1
|
$B_1$ = $B_1^-$ | -1/2
|
$B_1^+$ | 1/2
|
$B_2$ | 1/6 |
$B_4$ | -1/30 |
$B_6$ | 1/42 |
$B_8$ | -1/30 |
$B_{10}$ | 5/66 |
$B_{12}$ | -691/2730 |
$B_{14}$ | 7/6 |
$B_m$ | |
생성 함수 | |
[표 1]에 소개한 베르누이 수[4], [5]는
지수 함수(exponential function)의 테일러 급수에도 등장한다. 베르누이 수와 테일러 급수를 연결하기 위해 지수 함수의
등비 급수(geometric series)에
테일러 급수를 적용한다.
(10)
등비 급수의 합 공식을 써서 식 (10)의 좌변 합을 구한 후 테일러 급수를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11)
여기서 $C_m$은 앞으로 구할 테일러 급수의 제$m$번 계수이다. 식 (11)에 등장한 이중 무한 급수
(double infinite series)에
코쉬 곱(Cauchy product)을 적용해 정리한다.
(12)
식 (5), (10), (12)를 비교하면 $C_m$ = $B_m^+$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식 (11)에 나온 다소 복잡한 테일러 급수를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다.
(13)
여기서 $B_m$ = $B_m^-$ = $B_m^+ - \delta_{m1}$, $\delta_{mn}$은
크로네커 델타(Kronecker delta)이다. 식 (13)은 2종류의 베르누이 수 $B_m^+$와 $B_m^-$에 대한
생성 함수(generating function)를 각각 보여준다. 베르누이 수를 표기할 때, 군더더기 같은 (+)와 (-)를 사용하는 이유는 흔히 쓰이는 베르누이 수의 정의가 $B_m^+$와 $B_m^-$ 2가지이기 때문이다. 식 (5)처럼 자연수 거듭제곱의 합을 표현할 때는 $B_m^+$가 편리하고, 식 (13)과 같은
생성 함수(generating function) 측면에서는 $B_m^-$가 자주 쓰인다. 요즘은 생성 함수로 베르누이 수를 주로 정의하므로, 자연스럽게 $B_m$ = $B_m^-$로 정한다. 종류가 2가지라고 해서 두 베르누이 수가 많이 차이나지는 않는다. 제1번 베르누이 수가 양수 $1/2$인 경우는 $B_m^+$이고, 음수인 $-1/2$라면 $B_m^-$가 된다. 생성 함수의 정의인 식 (13)을 미분 연산자로 다시 표현할 수도 있다.
(14)
식 (13)을
복소수(complex number) 영역까지 확장하면 다음과 같다.
(15)
식 (15)의 좌변 분모를 보면, $z$ = $2 \pi k i$에서 0이 되어서
극점(pole)이 된다. 여기서 $k$는 정수이다. 다만 $z$ = $0$에서는 분자도 0이 되어서 이 점에서는 해석적이다. 따라서 $z$ = $0$을 기준으로 전개하면, 식 (15)의 수렴 반경
(radius of convergence)은 $R$ = $2 \pi$이다.
유수 정리(residue theorem)를 이용해서 식 (15)를 베르누이 수 관점으로 다시 쓸 수도 있다.
(16)
여기서 닫힌 경로 $c$는 $z$ = $0$을 포함하면서 수렴 반경 내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1. 기본(basics)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와 $x$]
(1.1)
[증명]
식 (13)을 변형해서 지수 함수의 테일러 급수를 다음 식에 대입하면 식 (1.1)의 첫째 줄을 증명할 수 있다.
(1.2)
식 (1.1)의 첫째 줄은 $x$에 대한 항등식이므로, 좌변과 우변을 비교하면 식 (1.1)의 둘째 줄을 증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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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 합(finite sum)] (1.3)
여기서 $B_m^+$ = $B_m^- + \delta_{m1}$ = $B_m + \delta_{m1}$이다.
[증명]
식 (5)에서 $n$ = $1$을 대입하면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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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1.3)에 의해 모든 베르누이 수는 유리수
(有理數, rational number)이다. 왜냐하면 식 (1.3)이 만드는 연립 방정식
(simultaneous equations)의 계수는 모두 유리수이고, 이 연립 방정식의 해가 베르누이 수이기 때문이다[2].
[급수 표현식(series representation)]
(1.4)
[증명]
미분 연산자로 정의한 식 (14)에
로그 함수의 테일러 급수를 대입해서 정리한다.
(1.5)
식 (1.5)에서 $k \le m$인 경우에만 $(1-e^x)^k$의 미분이 $0$이 아니다. 왜냐하면 $k > m$이 되면 미분 후에 $1-e^x$가 $0$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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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리만 제타 함수를 얻기 위한 닫힌 경로
[리만 제타 함수(Riemann zeta function)]
(1.6)
[증명]식 (16)에 있는 적분 경로를 $c_1$이라 정하고 [그림 1.1]에 대해 유수 정리와
조르당의 보조 정리(Jordan's lemma)를 적용한다.
(1.7)
여기서 $z$ = $0$을 제외한 $z$ = $2 \pi n i$는 단순극(simple pol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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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제타 함수의 입력 변수(argument)가 홀수인 경우는 식 (1.7)과 같은 방법으로 구할 수 없다. 왜냐하면 $z$ = $2 \pi n i$과 $-2 \pi n i$에 대한 유수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2. 급수 표현식(series representation)
[쌍곡 코탄젠트 함수] (2.1)
[증명]식 (3.1)을 식 (3.2)에 대입해 정리하면 식 (2.1)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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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탄젠트 함수] (2.2)
[증명]코탄젠트와 쌍곡 코탄젠트 함수 관계인 $\cot x$ = $i \coth (ix)$를 식 (2.1)에 대입하여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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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특정값(specific value)과 극한(limit)
[$1$을 제외한 홀수번 베르누이 수는 $0$]
(3.1)
여기서 $B_1^+$ = $1/2$이다.
[증명]
베르누이 수의 생성 함수인 식 (13)을 다음처럼 변형한다.
(3.2)
식 (3.2)와
쌍곡 코탄젠트(hyperbolic cotangent) 함수의 특성에 의해 $h(x)$ = $h(-x)$이므로, $h(x)$는 우함수
(even function)이다. 따라서 식 (3.2)의 둘째 줄은 $x$에 관계없이 항상 우함수이다. 이는 $m$ = $1$보다 큰 홀수번 $B_m$이 언제나 $0$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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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수번 베르누이 수의 부호] (3.3)
[증명]
식 (1.6)에 의해 짝수번 베르누이 수의 부호는 $(-1)^{m+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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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큰 번호를 가진 베르누이 수]
베르누이 수의 번호 $m$이 매우 커지면, 베르누이 수의 크기는 발산하며 부호는 계속 바뀐다.
[증명]
코쉬–아다마르 정리(Cauchy–Hadamard theorem)를 이용해 $m$이 커질 때 베르누이 수의 크기가 변하는 특성을 유도한다. 극점 분석을 통해 식 (15)의 수렴 반경은 $R$ = $2 \pi$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멱급수 항의 극한은 다음을 만족한다.
(3.4)
(3.5)
따라서 $m$이 커질 때, 베르누이 수는 발산한다. 또한 식 (1.1) 혹은 (1.3)에 의해, 베르누이 수의 부호는 모두 같을 수가 없고 $m$에 따라 계속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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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젠트 수]짝수번 베르누이 수 $B_{2m}$은 탄젠트 함수를 정의할 때 쓰는
탄젠트 수(tangent number) $T_{2m-1}$를 이용해 정의할 수도 있다.
(3.6)
여기서 $T_{2m-1}$은 자연수열(自然數列, sequence of natural numbers)이다. 수열 $T_{2m-1}$은 항상 자연수라는 조건으로 식 (3.6)을 보면, $B_{2m}$은 항상 유리수열(有理數列, sequence of rational numbers)이며 부호는 $(-1)^{m+1}$을 따른다.
[참고문헌]
[1] J. Bernoulli,
Ars Conjectandi (The Art of Conjecturing), Basel: Thurneysen Brothers, 1713.
[2] N. Larson,
The Bernoulli Numbers: a Brief Primer, Whitman College, 2019. (방문일 2020-07-07)
[3] B. C. Kellner,
The Bernoulli number page, 2018. (방문일 2020-07-07)
[다음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