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8일 일요일

근역장, 프레넬, 원역장 영역(Near-field, Fresnel, and Far-field Reg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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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근역장, 프레넬 영역, 원역장의 특성(출처: wikipedia.org)

안테나(antenna)와 같은 복사체(輻射體, radiator)가 전자파를 방출할 때는 전달 거리에 따라 파동의 크기와 위상이 심하게 변한다. 복사체에 매우 가까운 거리는 근역장(近域場, near field), 복사체에서 아주 멀리 떨어지면 원역장(遠域場, far field), 근역장에 맞지 않고 원역장도 아닌 애매한 경우는 프레넬 영역(Fresnel region or zone)으로 정한다. 다만 이러한 정성적인 개념만으로는 실제 문제에 적용하기가 어려워서, 먼저 원역장의 특성을 이용해 거리별 전자파의 변화 특성을 명확히 정의한다. 예를 들어, 점 전원(point source)에서 나온 파동이 원천에서 아주 멀리 전파되면, 이 파동의 진폭은 거의 고정이고 위상은 균일 평면파(uniform plane wave)처럼 $e^{-j k R}$로 변한다. 여기서 $k$ = $\omega \sqrt{\mu \epsilon}$ = $2 \pi / \lambda$, $R$은 안테나에서 관측점까지 거리이다. 그러면 원천에서 얼마나 멀어져야 파동을 원역장으로 대충 생각할 수 있을까? 유한한 크기를 가진 안테나에서 복사된 전자파를 원역장으로 근사할 수 있는 거리는 그대 원역장 조건(far-field condition)이 된다.

[그림 2] 원역장 조건을 정의하기 위한 안테나 구조

[그림 2]는 원역장 조건을 정의하기 위한 임의 안테나 구조를 보여준다. 관측점 $\bar r$은 안테나의 중심에서부터 재고, 원천점 $\bar r'$은 안테나 내의 특정 위치를 가리킨다. [그림 2]의 구조에 따라 위치 벡터(position vector) $\bar R$에서 생기는 위상 지연 $kR$은 다음처럼 공식화된다.

                  (1a)

                  (1b)

여기서 $r$ = $|\bar r|$, $r'$ = $|\bar r'|$, $\bar r$ = $r \hat r$, $\Delta \phi$는 원역장과 실제 위상의 차이이다. 위상차 $\Delta \phi$가 최대가 되는 경우는 $r'$ = $D/2$이다. 그러면 원역장으로 간주할 수 있는 최소 거리인 원역장 거리(far-field distance) $r_\text{ff}$가 유도된다.

                  (2)

여기서 $D$는 안테나를 모두 포함하는 원의 최소 직경이다. 만약 $r \ge r_\text{ff}$라면, 원역장과의 위상 오차는 많아야 $\Delta \phi_{\max}$만큼만 생긴다. 이때 $r_\text{ff}$를 명확히 정하려면, $\Delta \phi_{\max}$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 보통은 $\Delta \phi_{\max}$ = $\pi/8$ = $22.5^\circ$로 설정해서 식 (2)를 다시 간략화한다.

                  (3)

식 (3)은 간단한 원역장 기준인 프라운호퍼 거리(Fraunhofer distance)라 명한다.

[그림 3] 가우스 빔의 전파 특성(출처: wikipedia.org)

그런데 많은 숫자 중에서 왜 $\Delta \phi_{\max}$ = $\pi/8$로 둘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원역장의 특성을 상기한다. 원역장에서는 전달 거리가 증가할 때에 전자파의 진폭은 항상 작아진다. 조건 $\Delta \phi_{\max}$ = $\pi/8$는 거리에 따라 진폭이 항상 축소되는 성질을 보장한다. 왜냐하면 안테나의 복사 특성은 [그림 3]에 소개한 가우스 빔(Gaussian beam)의 전파 경향과 비슷해서 레일리 길이(Rayleigh length or Rayleigh range) $z_R$을 넘어서는 빔은 항상 퍼지기 때문이다.

                  (4)

즉, $\Delta \phi_{\max}$ = $1$ $\approx$ $57.3^\circ$부터 빔이 유의미하게 확산되지만, 더 넉넉하게 원역장 기준을 정하기 위해 $\Delta \phi_{\max}$ = $\pi/4$ $\approx$ $0.7854$보다 작은 $\pi/8$ $\approx$ $0.3927$을 선택한다. 식 (3)에 나온 원역장 거리 혹은 프라운호퍼 거리는 1946년프리스 53세, 미군정 시절에 프리스Harald Friis(1893–1976)자신의 전송 방정식(Friis transmission equation)이 성립하는 최소 거리로 사용했다.
근역장에서는 전자기장이 매우 커지거나 심하게 요동을 치고 저장된 에너지가 증가하므로, 헤르츠 다이폴(Hertzian dipole)에 바탕으로 두고 분모에 공통으로 출현하는 $kr$을 기준으로 근역장 거리(near-field distance) $r_\text{nf}$를 정한다.

                  (5)

식 (5)에 따라 $r \le r_\text{nf}$이면 근역장이 되어서 $r$이 작아질수록 전자기장의 크기는 매우 커진다.
위상 지연 $kR$의 근사를 $\Delta \phi$까지 포함해서 식 (1a)처럼 할 수 있는 경우는 프레넬 영역이라 부른다. 위상 오차에 기반을 두고 프레넬 영역을 세밀하게 정의하기 위해 식 (1a)에서 생략한 고차 항을 더 고려한다. 안테나 개구(開口, aperture)가 복사하는 방향은 주로 $\bar r' \cdot \hat r$ = $0$일 때가 많아서, 뉴턴의 이항 정리(Newton's binomial theorem)와 조건 $\bar r' \cdot \hat r$ = $0$을 써서 식 (1a)의 제곱근을 $(r')^4$까지만 포함한 급수 전개한다.

                  (6)

식 (2)와 비슷하게 프레넬 영역이 시작되는 거리인 프레넬 거리(Fresnel distance) $r_\text{fz}$는 다음과 같다.

                  (7)

여기서 최대 위상 오차 $\Delta \phi_{\max}$가 생기는 조건도 $r'$ = $D/2$이다. 프라운호퍼 거리의 정의처럼 $\Delta \phi_{\max}$ = $\pi/8$ = $22.5^\circ$를 쓰면 프레넬 거리는 더욱 간단해진다.

                  (8)

식 (6)에 사용한 프레넬 위상(Fresnel phase)의 오차를 더 줄이려고 $\Delta \phi_{\max}$ = $\pi/16$ = $11.25^\circ$를 써서 프레넬 거리를 더 정확히 표현하기도 한다.

                  (9)

안테나를 담는 가상 도형을 원이 아닌 정사각형으로 생각해서 $r'$ = $D/\sqrt{2}$와 $\Delta \phi_{\max}$ = $\pi/4$를 뽑기도 있다. 이 조건을 식 (6)에 대입해도 식 (9)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최종적으로 근역장도 원역장도 아닌 프레넬 영역은 다음과 같이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

                  (10a)

                  (10b)

식 (10a)와 (10b)는 각각 근역장 및 프레넬 영역을 직접적인 기준으로 유도한 식이다. 프레넬 거리를 식 (9)로 선택할 경우에 식 (10a)와 (10b)가 같아지는 안테나 크기는 $D$ $\approx$ $\lambda / 2.81$이다.


   1. 근역장 영역(near-field region)   

안테나 혹은 복사체의 근방을 뜻하는 근역장 영역에서 생기는 전자기장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 안테나에 근접할수록 전기장과 자기장이 매우 커지고 파동의 크기와 위상이 심하게 변한다.
  • 원역장으로 복사되는 전자기장보다 안테나에 저장되는 리액턴스(reactance) 성분이 우세하다.
  • 다이폴 안테나(dipole antenna) 종류는 안테나를 구성하는 금속 막대기의 양끝에 전하가 저장되므로, 전기장 성분이 대부분이고 리액턴스 중에서 전기 용량(capacitance)이 많다.
  • 금속 폐로에 전류를 연속적으로 흘려서 복사시키는 루프 안테나(loop antenna) 부류는 자기장 성분이 커서 인덕턴스(inductance)가 중심이다.
  • 근역장에 생기는 리액턴스를 최대한 줄여야 임피던스 대역폭(impedance bandwidth)을 넓힐 수 있다. 리액턴스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안테나 크기 늘리기이다.

[그림 1.1] 근역장 안테나 측정 시스템(출처: NSI-MI)

[그림 1.2] 끝이 열린 구형 도파관(출처: NSI-MI)

통신 시스템을 설계할 때에 근역장 특성을 고려할 필요는 거의 없고, 원역장으로 전달되는 복사 전력이 중요하다. 다만 근역장의 모습이 변하여 원역장이 되기 때문에, 근역장의 전자기장만을 관찰해도 원역장 특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개념으로 근역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응용은 [그림 1.1]에 소개한 근역장 안테나 측정 시스템(near-field antenna measurement system) 혹은 근역장 시험대(near-field range)이다[2]. 근역장 측정에서 전기장 혹은 자기장을 감지하기 위해 [그림 1.2]와 같은 끝이 열린 구형 도파관(open-ended rectangular waveguide, OERW)을 주로 사용한다. OERW는 성능이 우수한 구형 도파관을 잘라서 만들므로, 구조가 간단하면서도 탐침(probe)으로써 성능이 우수하다.

[그림 1.3] 근역장 안테나 측정을 위한 데카르트 좌표계(출처: wikipedia.org)

[그림 1.3]은 근역장 시험대가 채택하는 데카르트 좌표계를 보여준다. OERW 탐침(probe)은 사전에 계획된 대로 $(x', y', 0)$ 평면을 움직이면서 전기장을 잰다. 이 전기장은 안테나 이득(antenna gain)을 가진 OERW로 획득되기 때문에, 안테나 이득이 1인 이상적인 탐침(ideal probe)으로 얻은 결과보다 전기장이 약간 크게 측정된다. OERW로 근역장에서 구한 접선 전기장 $\bar E_\text{nf}(\bar r')$ = $E_x \hat x + E_y \hat y$는 표면 자류 밀도 $\bar M_s (\bar r')$으로 바꾸어 계산한다. 

                  (1.1)

여기서 $\hat n$은 전자파가 표면을 뚫고 진행하는 방향이라서 $\hat z$가 된다. 표면 등가의 원리(surface equivalence principle)그린 함수(Green's function)에 따라 $\bar M_s (\bar r')$가 생성하는 전기장 $\bar E(\bar r)$을 공식화한다.

                  (1.2)

식 (1.2)에 유도한 $\bar E(\bar r)$은 어느 위치에서나 성립하기 때문에, 프라운호퍼 거리를 훨씬 넘게 해서 $kR$을 식 (1a)로 근사한다. 이런 간략화 방식은 원역장 근사(far-field approximation) 혹은 프라운호퍼 근사(Fraunhofer approximation)로 불린다. 그러면 $\bar E(\bar r)$은 원역장의 전기장 $\bar E_\text{ff}(\bar r)$로 간략화된다.

             (1.3)

여기서 $r \sim R$, $\bar \nabla$ $\sim$ $-j\bar k$ = $-jk \hat r$ = $-jk(\sin \theta \cos \phi, \sin \theta \sin \phi, \cos \theta)$이다. 근역장의 전기장을 구 좌표계로 바꾼 $\bar E_\text{nf}(\bar r')$ = $E_r \hat r + E_\theta \hat \theta + E_\phi \hat \phi$를 식 (1.3)에 대입해서 $\bar E_\text{ff}(\bar r)$을 구 좌표계의 단위 벡터 $\hat \theta, \hat \phi$로 다시 기술한다.

             (1.4)

원역장 근사를 적용한 식 (1.4)는 산란체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전자장을 표현하는 공식이라서 광학에 나오는 프라운호퍼 회절 적분(Fraunhofer diffraction integral)과 등가이다. 프라운호퍼 회절 적분은 산란체에 의해 원역장에서 얻어지는 빛의 회절 크기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된다. 식 (1.4)에 등장하는 무한 적분은 2차원 푸리에 변환(2D Fourier transform)이므로, $\bar E_\text{nf}(\bar r')$의 크기가 큰 영역만 선택한 후 FFT(고속 푸리에 변환, fast Fourier transform)를 이용하면 적분값을 매우 빠르게 계산 가능하다.

                  (1.5)

                  (1.6)

                  (1.7)

여기서 $k_x$ = $k \sin \theta \cos \phi$, $k_y$ = $k \sin \theta \sin \phi$, $|\bar E_p (\theta, \phi)|^2$는 안테나 이득(antenna gain)이다. 따라서 근역장을 탐침으로 측정해서 2차원 푸리에 변환한 결과는 우리가 얻기 원하는 원역장의 복사 패턴(radiation pattern) $\bar E_p (\theta, \phi)$이 된다.
좀더 간단한 공식을 얻기 위해 $\theta \approx 0^\circ$ 근처만 고려하는 근축 근사(近軸近似, paraxial approximation)를 식 (1.3)에 적용한다.

                  (1.8)

여기서 $\cos \alpha$ = $x/r$, $\cos \beta$ = $y/r$, $\cos \alpha, \cos \beta$는 $x, y$축에 대한 방향 코사인(direction cosine)이다. 근축에서는 근역장 편파(polarization)와 동일한 방향으로 원역장 편파가 생기고, 원역장의 크기와 위상은 2차원 푸리에 변환과 같다. 더 쉽게 말해, 근역장을 푸리에 변환하면 원역장의 복사 패턴이 그대로 만들어진다. 또한 식 (1.8)의 크기 제곱[= $|\cdot|^2$]은 우리가 주로 보는 프라운호퍼 회절 적분과 같은 모양이 된다.

                  (1.9)

여기서 $I_e(\theta, \phi)$는 복사 측정에 쓰이는 복사 세기(radiant intensity)이다.


   2. 프레넬 영역(Fresnel region)   

[그림 2.1] 거리에 따른 전자기장의 변화(출처: wikipedia.org)

식 (10b)로 정의하는 프레넬 영역은 전자파 이론을 전개할 때에 고민이 되는 참 애매한 공간이다. 근사화 관점에서 프레넬 영역은 원역장 근사를 하기에는 복사체와 조금 가깝고, 근역장으로 온전하게 계산하기에는 파동이 느리게 변해서 간략화할 여지가 있다. 프레넬 영역에서 전자기장이 가지는 특성을 다음처럼 기술할 수 있다.
  • 원역장처럼 전자기장의 크기는 $1/r$로 작아진다.
  • 근축[$\theta \approx 0^\circ$]에서 전자기장의 위상은 근사적으로 $r'$의 제곱에 비례한다.

[그림 2.2] 프레넬 영역 안테나 측정의 원리(출처: [4])

응용이 많지 않은 프레넬 영역을 단순화할 때는 식 (1a)에 바탕을 둔 프레넬 근사(Fresnel approximation)를 도입한다.

                  (2.1)

여기서 $R$ = $|\bar r - \bar r'|$, $\phi_\text{ff}$ = $k \sin \theta(\cos \phi x' + \sin \phi y')$ = $k (\cos \alpha x' + \cos \beta y')$이다. 좀더 정확한 프레넬 근사를 안테나 측정에 적용하면, [그림 1.1]에 있는 근역장 안테나 측정 시스템보다 더 먼 거리에서 재는 프레넬 영역 안테나 측정 시스템(Fresnel region antenna measurement system)을 개발할 수 있다[3]–[5]. 프레넬 영역 측정의 원리는 [그림 2.2]처럼 단순하다. 보정 위상 $\phi_\text{fz}$의 존재로 인해, 프레넬 영역을 기준으로 식 (1.3)에서 측정하는 전기장은 $\bar E_\text{ff} (\bar r)$가 아닌 프레넬 영역의 전기장 $\bar E_\text{fz} (\bar r)$이다.

                  (2.2)

여기서 $\cos \gamma$ = $z/r$, $\cos \gamma$는 $z$축의 방향 코사인이다. 그러면 측정한 프레넬 영역의 전기장 $\bar E_\text{fz} (\bar r)$을 시작으로 원역장의 전기장 $\bar E_\text{ff} (\bar r)$을 도출해서 프레넬 영역의 안테나 측정 이론을 완성한다. 먼저 식 (1.3)과 (2.2)를 비교해서 원역장과 프레넬 영역의 위상 항이 서로 연결되도록 한다.

                  (2.3)

푸리에 급수를 이용해서 $e^{j \phi_\text{fz}}$를 원역장의 위상처럼 바꾼다. 그러면 $\bar E_\text{ff} (\bar r)$은 관측점 각도 $(\alpha, \beta)$가 $(\alpha_m, \beta_n)$으로 보정된 $\bar E_\text{fz} (\bar r)$의 단순 합으로 표현된다[4].

                  (2.4)

                  (2.5)

                  (2.6)

여기서 $a_m$ = $2 \pi m \mathbin{/} L_x$, $b_n$ = $2 \pi n \mathbin{/} L_y$, $|a_m|^2 + |b_n|^2$ $\le$ $k^2$, $L_x$와 $L_y$는 각각 $x,y$방향으로 측정한 길이다.
식 (1.8)과 (1.9)에 나온 프라운호퍼 회절 적분처럼 $\sin \theta \approx 0$인 근축 근사(近軸近似, paraxial approximation)를 써서 식 (2.2)를 더 간략화시킬 수 있다. 대신 프레넬 근사를 쓰지 않고 정확한 거리인 $R$ = $\sqrt{(x-x')^2 + (y-y')^2 + z^2}$으로 도출한 결과물은 레일리–좀머펠트 회절 적분(Rayleigh–Sommerfeld diffraction integral)이라 부른다.

                  (2.7)

여기서 $\cos \theta$ = $z/R$이다. 식 (2.7)에 다시 프레넬 근사와 강력한 근축 근사인 $r \approx z$를 적용한 경우는 매우 간단한 형태인 프레넬 회절 적분(Fresnel diffraction integral)이 된다.

                  (2.8)

식 (2.8)에 등장한 가우스 함수(Gaussian function) 혹은 오차 함수(error function)와 비슷한 적분은 프레넬 적분(Fresnel integral)과 연결된다.


   3. 원역장 영역(far-field region)   

원역장은 안테나의 여러 매개변수가 정의되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원천으로부터 식 (3)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야 원역장 성질에 비슷해지므로, 현실에서는 원역장 조건을 실제로 구현하기가 굉장히 힘들고 예산도 많이 필요하다. 통신과 안테나 분야에 요긴하게 쓰이는 원역장의 개괄적인 특성을 아래에 소개한다.
  • 전자기장의 크기는 점근적으로 $1/r$처럼 변한다. 복사 전력(radiated power)은 $1/r^2$에 비례한다.
  • 거리에 따라 변하는 전자기장의 위상 특성은 균일 평면파와 동일하다.
  • 프리스 전송 방정식이 측정과 수% 오차 범위 안에서 거의 정확하게 성립하는 영역이다.

[그림 3.1] 152 m 간격을 가진 원역장 안테나 측정 시설(출처: [6)

[그림 3.2] PTB에서 건설한 야외 시험장(open-area test site, OATS)의 모습(출처: ptb.de)

[그림 3.1]은 20 MHz에서 90 GHz까지 안테나 특성을 측정할 수 있는 원역장 안테나 측정 시설(far-field antenna measurement facility)을 보여준다. 충분한 원역장을 확보하기 위해 왼쪽의 안테나 설치대와 오른쪽의 관측탑(observable tower)을 152 m나 떨어뜨린다. 관측탑은 비금속으로 구축되고, 지상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높이를 30 m로 설계한다. [그림 3.2]는 30 MHz에서 3 GHz까지 원역장 안테나 특성이나 전자파 간섭(electromagnetic interference, EMI) 수준을 재는 야외 시험장(open-area test site, OATS)의 모습이다. 야외 시험장은 예산을 많이 먹는 시설이라서 국가 기관이나 전문 시험소만 가지고 있다. [그림 3.2]의 야외 시험장은 독일의 국가 표준 연구소인 PTB(연방물리기술청, Physikalisch-Technische Bundesanstalt, Physical-Technical Federal Institution)가 보유하고 있다. 야외 시험장이 비싼 이유는 넓은 공간과 지면에 있다. 주변 환경이 방출하는 전자파에 영향을 받지 않을려면, 당연히 시험장 면적을 가능한 크게 잡아야 한다. 또한 사진에 보이는 안테나 깃대(antenna mast)의 아래 부분은 그냥 땅처럼 보이지만 모두 금속 평판이다. 여름의 뜨거운 햇빛과 겨울의 혹한을 겪는 금속 평판은 온도에 따라 길이가 바뀌고 변형도 생기므로, 그냥 땅바닥에 고정시킬 수는 없다. 이 문제는 통상적으로 금속 평판을 가벼운 망이나 천 형태로 만들고 지상에서 일정 거리를 띄워서 해결한다.

[그림 3.3] 간결 안테나 시험대(compact antenna test range, CATR) 개념도(출처: [7])

원역장 안테나 측정 시설이나 야외 시험장은 비싼 설비라서, 저가형으로 원역장 측정을 흉내내고 싶을 때는 [그림 3.3]과 같은 간결 안테나 시험대(compact antenna test range, CATR) 혹은 줄여서 간결 시험대(compact range)라 부르는 시스템을 제작한다. 원역장에서는 파동이 균일 평면파(uniform plane wave)로 보이므로, 간결 시험대는 큰 반사판(reflector)을 이용해서 급전부(feeder)에서 복사한 전자파를 근사적인 평면파로 만든다. 그러면 송신과 수신 사이의 간격을 짧게 만들더라도 원역장처럼 측정할 수 있다. 간결 시험대의 중요 지표는 고요 지대(quiet zone)이다. 이상적인 간결 시험대는 균일 평면파를 만들기 때문에, 전자파의 진행 방향에 수직한 어떤 평면을 가져와도 진폭과 위상 변화가 없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반사판의 크기가 유한해서 완전한 평면파를 만들 수 없어서 평면파로 근사되는 영역이 유한하다. 이와 같이 간결 시험대가 만드는 근사적인 평면파 영역을 고요 지대라 한다. 통상적으로 정의하는 고요 지대의 산업 표준은 진폭이 ±0.5 dB, 위상은 ±5˚ 정도 이내의 변화만 허용한다[8].
현실에 존재하는 환경을 비슷하게 모사해서 무선 기기를 검증하는 방식은 OTA 시험(over-the-air testing)이라 한다. OTA는 무선 기기에서 전자파가 방출되는 모습을 표현하는 용어라서 방출중 혹은 방송중으로 번역할 수 있다. OTA 시험은 야외 시험장, 간결 시험대, 무반향실(anechoic chamber, 無反響室) 등에서 현실적인 시험 시나리오를 짜서 안테나를 여러 가지 조건에 놓고 진행한다. 


[참고문헌]
[1] K. T. Selvan and R. Janaswamy, "Fraunhofer and Fresnel distances: unified derivation for aperture antennas," IEEE Antennas Propag. Mag., vol. 59, no. 4, pp. 12–15, Aug. 2017.
[2] A. Yaghjian, "An overview of near-field antenna measurements," IEEE Trans. Antennas Propag., vol. 34, no. 1, pp. 30–45, Jan. 1986.
[3] C. Polk, "Optical Fresnel-zone gain of a rectangular aperture," IRE Trans. Antennas Propag., vol. 4, no. 1, pp. 65–69, Jan. 1956.
[4] S.-S. Oh, J.-M. Kim, and J. Yun, "Antenna measurement on cylindrical surface in Fresnel region using direct far-field measurement system," ETRI J., vol. 29, no. 2, pp. 135–142, Apr. 2007.
[5] B. Levin, "About antenna gain measurement in a Fresnel zone," IEEE Antennas Propag. Mag., vol. 52, no. 2, pp. 64–70, Apr. 2010.
[6] D. Kremer, A. Morris, R. Blake, T. Park, and J. Proctor, "Outdoor far-field antenna measurements system for testing of large vehicles," 2012 Eur. Conf. Antennas Propag. (EuCAP), pp. 2256–2260, 2012.
[7] M. W. Shields and A. J. Fenn, "A new compact range facility for antenna and radar target measurements," Linc. Lab. J., vol. 16, no. 2, pp. 381–391, Jun. 2007. (방문일 2022-09-18)
[8] X. Liu and J. Yu, "Effect of quiet zone ripples on antenna pattern measurement," Prog. Electromagn. Res. M, Vol. 75, pp. 49–60, 2018.

[다음 읽을거리]

쏘고 튕기는 광선, SBR(Shooting and Bouncing Rays)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쏘고 튕기는 광선, SBR"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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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쏘고 튕기는 광선, SBR의 동작 원리

전자기 광선 추적(electromagnetic ray tracing)은 유용하고 효율적인 고주파 해석 기법이지만, 컴퓨터 그래픽스(computer graphics, CG) 기법을 온전히 채용하면서 정밀도가 높은 전자파 산란 계산까지 포함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잘 발달된 CG용 광선 추적 알고리즘을 사용하면서 기하 광학(geometrical optics, GO)보다 산란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물리 광학(physical optics, PO)을 결합시킨 새로운 광선 추적법이 바로 쏘고 튕기는 광선(shooting and bouncing rays, SBR)이다[1]. 쏘고 튕기는 광선은 우리가 광선을 여러 방향으로 쏘고, 광선이 산란체에 튕긴다는 뜻이다. [그림 1]은 SBR의 기본적인 동작 원리를 깔끔하게 보여준다. 기존 전자기 광선 추적처럼 SBR은 기본적으로 GO를 사용한다. 송신기(transmitter, TX)의 송신 안테나(Tx antenna)에서 복사된 송신 광선(Tx ray)이 진행하는 특성과 물체에서 생기는 반사를 모두 GO로 처리한다. 여기서 반사 광선(reflection ray)프레넬 방정식(Fresnel equation)으로 연산한다. 대신 기존 전자기 광선 추적과 구별되게 송신 광선이 물체에 충돌할 때는 충돌된 위치[그림 1에서 파란색 삼각형]에서 수신기(receiver, Rx)로 가는 수신 광선(Rx ray)을 발사하며 PO 계산을 한다. 구체적으로, 이 수신 광선이 장애물에 막히지 않고 수신 안테나(Rx antenna)까지 가면, 키르히호프 근사(Kirchhoff approximation)에 바탕을 둔 PO를 이용해 충돌 위치에서 수신 안테나로 가는 산란장(scattered field)을 정밀하게 도출한다.
SBR에 사용하는 광선 추적 엔진은 NVIDIA에서 만든 OptiX를 주로 사용한다[2]. OptiX는 기초적인 광선 추적 연산을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간단하게 SBR을 코드 형태로 구현할 수 있다. 전자기 광선 추적을 기초로 해서 OptiX로 SBR 코드를 구성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 광선 발생 프로그램(Ray Generation Program)
광선 발생 프로그램은 기존 전자기 광선 추적과 동일하게 구성한다. 송신 안테나가 쏘는 전기장은 다음처럼 공식화한다.

                  (1)

                  (2)

여기서 $\bar E_p(\theta, \phi) \sim \bar E_p(\bar r)$은 벡터식 복사 패턴(vectorial radiation pattern), 구 좌표계의 성분 $(\theta, \phi)$의 중심은 송신 안테나, $\bar E_g$는 기하 광학장(geometrical optics field)전기장 계수(E-field coefficient)이다. 식 (2)를 사용해서 얻은 $\bar E_g$를 송신 광선의 광선당 자료(per-ray data, PRD)에 저장시킨다.

  •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Closest-hit Program)
광선이 물체에 부딪히면 표면 등가의 원리(surface equivalence principle)등가 전류 및 자류 밀도, $\bar J_\text{GO}$와 $\bar M_\text{GO}$를 구한다. 이 전류 및 자류 밀도를 적분해서 수신 안테나에 유기되는 전기장을 PO로 획득한다. 적분 계산을 회피하기 위해, 물체를 삼각화(triangulation)해서 매우 작은 크기를 가진 물체 삼각형으로 된 그물망을 생성(mesh generation)한다.

                   (3)

                   (4)

                   (5)

                   (6)

                   (7)

여기서 $M$은 특정한 물체 삼각형에서 산란파를 구할 때 쓰는 미소 삼각형의 개수[간략화를 위해 보통 $M$ = $1$로 설정], 나머지 매개변수는 물리 광학의 관계식에 나오며, 수신 광선이 수신 안테나로 갈 때 장애물에 의한 방해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제$q$번 광선이 물체에 산란되어 생긴 수신기의 전기장 $\bar E_q (\bar r_q)$는 다음과 같다.

                   (8)

여기서 $A(t_q)$는 제$q$번 송신 광선의 확산 인자(spreading factor), $\rho$는 송신 안테나 위치에서 구면파의 곡률, $t_q$는 제$q$번 송신 광선이 물체 삼각형에 충돌할 때까지 경로 길이(path length), $\bar r_q$는 물체 삼각형에서 수신 안테나로 가는 위치 벡터, $(\vartheta_q, \varphi_q)$는 수신 안테나를 중심으로 한 구 좌표계의 성분, $\bar L_\text{eff}(\vartheta_q, \varphi_q)$는 벡터식 유효 길이(vectorial effective length)이다. 또한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에서는 송신 광선이 물체에 반사된 결과인 반사 광선을 생성하고, 이 반사 광선을 마치 송신 광선처럼 다시 재귀적으로 사용해 광선 추적을 다시 진행한다. 이 광선을 모두 추적해서 반환된 반사 광선의 전기장을 $\bar E_{rq}(s_{rq})$로 표기한다. 그러면 수신 안테나에 생기는 수신 전기장 $\bar E_\text{rx}$는 최종적으로 다음처럼 합산된다.

                   (9)

여기서 $Q$는 광선 발생 프로그램이 만든 전체 광선 개수이다.

기존 전자기 광선 추적에서 심각한 문제였던 퐁 반사 모형(Phong reflection model)내적 $\hat R \cdot \hat V$를 SBR은 PO 방식으로 손쉽게 해결한다. 이로 인해 SBR은 CG용 광선 추적의 병렬화 기반 가속화를 사용하면서도 전자파의 다양한 산란 공식을 사용해 정밀한 전파 특성 예측이 가능하다.   

[참고문헌]
[1] H. Ling, R.-C. Chou, and S.-W. Lee, "Shooting and bouncing rays: calculating the RCS of an arbitrarily shaped cavity," IEEE Trans. Antennas Propag., vol. 37, no. 2, pp. 194–205, Feb. 1989.
[2] C. Y. Kee and C. Wang, "Efficient GPU implementation of the highfrequency SBR-PO method," IEEE Antennas Wirel. Propag. Lett., vol. 12, pp. 941–944, 2013.
[3] 최영재, 최인식, "GPU 기반의 TSM-RT를 이용한 풍력 블레이드의 동적 RCS 계산”, 한국전자파학회논문지, 제31권, 제3호, pp. 245–252, 2020년 3월.

2022년 9월 11일 일요일

광선 추적(Ray Tracing)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광선 추적"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광선 추적의 기본 개념(출처: wikipedia.org)

컴퓨터 기술에서 사용하는 광선 추적(ray tracing)은 [그림 1]처럼 3차원 대상체를 2차원 화면에 그리기 위한 수학적 방법론이다[1]. 우리가 화면(screen)으로 설정한 곳에 형성되는 2차원 영상(image)이 중요하므로, 광선 추적에서 광선이 시작되는 위치는 광원(light source)이 아니고 관찰자의 눈(eye)이나 사진기(camera)이다. [그림 1]을 보면, 사진기에서 광선이 발사(launch)되어서 주변 물체(object)를 찾고, 물체와 교차(intersection)한 위치에서 광원이 보이는지 확인한다. 광원이 보이면 광원으로 광선을 생성하고, 볼 수 있는 광원이 없으면 빛의 반사 법칙에 따라 반사된 광선을 다시 쏜다. 원래 광선 추적은 1968년박정희 정부 시절에 컴퓨터 분야에서 제안되어 급격히 발전했기 때문에, 전자파에 대한 광선 추적인 전자기 광선 추적(electromagnetic ray tracing)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컴퓨터 그래픽스(computer graphics, CG) 분야의 용어와 개념을 학습해야 한다.
  • 그래픽스 혹은 영상화(映像化, graphics): 원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시각 영상을 의미했으나, 지금은 자료를 그림 형태로 표현하는 기법; 그래픽스를 컴퓨터로 실행하면 컴퓨터 그래픽스 혹은 CG라고 명함
  • 렌더링 혹은 표현하기(rendering): 3차원 형상을 담은 CAD(computer-aided design) 모형을 컴퓨터로 처리하여 2차원 화면상에 표현하는 과정; 렌더링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본 코드(code) 골격을 렌더링 엔진(rendering engine)이라 함
  • 쉐이더 혹은 음영기(陰影機, shader): 렌더링을 할 때 물체의 그늘이나 색상을 멋있게 만드는 연산 프로그램; 지금은 그늘 뿐만 아니라 특수 효과를 추가하는 영역까지 쉐이더가 담당
  • 렌더링 파이프라인 혹은 표현화 관로(表現化管路, rendering pipeline): 렌더링을 수행하는 구체적인 처리 절차; 요즘의 렌더링 파이프라인은 모두 병렬 처리를 염두에 두고 설계됨
  • 광선당 자료 혹은 PRD(per-ray data): 광선 하나가 가진 자료 구조; PRD가 커지면 광선 추적에 필요한 기억 장치 혹은 메모리(memory)가 많이 필요하므로 PRD는 최소한으로 구성; PRD는 광선 탑재량(ray payload)과 같은 개념임
  • 음영기 결속표 혹은 SBT(shader binding table): 기하 정보를 광선 연산과 매개변수에 연결하는 색인표(lookup table); 렌더링 과정 동안 사용자 코드를 동작시키기 위해 활용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렌더링 파이프라인은 다음과 같이 응용(application), 기하(geometry), 화상화(畵像化, rasterization) 단계로 구성된다.

(a) 기본 구성

(b) 기하 파이프라인의 예시
[그림 2] 렌더링 파이프라인의 간단한 소개(출처: wikipedia.org)

[그림 2(a)]에 있는 응용 단계는 GPU(영상화 처리 장치, graphics processing unit) 여부와 관계없이 항상 CPU(중앙 처리 장치, central processing unit)에서 진행된다. 응용 단계는 영상화를 위한 입력 조건을 다 설정하여 기하 단계가 바로 렌더링에 들어갈 수 있게 한다. 기하 단계는 [그림 2(b)]와 같은 기하 파이프라인(geometry pipeline)을 따라 렌더링을 실제로 실행하는 부분이다. 기하 파이프라인은 기하 도형을 그리는 프로그램상의 절차와 연산을 뜻한다. 컴퓨터에 GPU가 있다면, 응용 단계는 CPU에서 GPU 기억 장치(memory)로 매개변수를 넘기고 기하 단계는 GPU에서 병렬 처리를 하면서 2차원 화면 정보를 빠르게 생성한다. 기하 단계에서 생성한 2차원 영상을 실제로 컴퓨터 화면에 그려주는 단계는 CPU에서 이루어지는 화상화이다. GPU에서 기하 단계가 계산된다면, 그후 GPU에서 CPU 기억 장치로 화면 정보를 넘기고 CPU가 직접 화상 처리를 한다. 병렬화 개념에서 CPU와 그 기억 장치는 호스트 혹은 주관기(主管機, host)라 부른다. 비슷하게 GPU와 그 기억 장치는 디바이스 혹은 장치기(裝置機, device)라 명한다.

[그림 3] 삼각화를 이용한 그물망 생성(출처: wikipedia.org)

기하 단계에 사용되는 렌더링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으며, [그림 2(b)]은 기하 파이프라인의 전형적인 예시이다. 기하 파이프라인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시작점은 3차원 모형을 기억 장치에 저장하는 자료 구조(data structure) 설정이다. 보통 [그림 3]처럼 3차원 모형은 3점을 가진 삼각화(三角化, triangulation)를 해서 삼각 그물망(triangular mesh)을 생성(mesh generation)한다. 삼각 그물망 정보는 컴퓨터의 기억 장치에 형식(format)을 지정해서 모두 저장된다. 삼각 그물망을 표현하는 기본 방식은 웨이브프런트(Wavefront)의 OBJ(object) 형식[10]이다. 그 다음에 [그림 4]와 같이 관찰자 시점에 사진기(camera)를 만들고 사진기 좌표계(camera coordinate system)도 설정한다. 물론 사진기 좌표계는 전역 좌표계(global coordinate system)에 해당하는 세계 좌표계(world coordinate system)를 기준으로 한다. 또한 광원도 필요하기 때문에 색깔과 위치 등으로 이루어진 광원 매개변수를 정의한다. 이제부터 중요한 단계는 본격적인 광선 추적이다. 사진기에서 나온 광선이 물체에 부딪히는 교차(intersection)를 빠르게 연산해야 한다. 광선에 교차가 된 삼각형 정보를 이용해서 [그림 5]처럼 임의 명중(any hit)최근접 명중(closest hit)으로 구분해서 빛의 반사(reflection)확산(擴散, diffuse or diffusion)을 모사한다. 빛의 확산은 대상체의 재질(material)로 인해 빛이 퍼지는 특성을 의미한다.

[그림 4] 광선 발사를 위한 사진기 좌표계

광선 발사를 위해서 3차원 좌표계 기반 벡터(vector)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2]. [그림 4]의 세계 좌표계를 기준으로 사진기 혹은 관찰자의 눈(eye) 및 화면(screen)의 중심 위치는 각각 $\bar r_e$와 $\bar r_c$라 둔다. 화면에는 화소(畵素, pixel: picture element) 단위로 영상이 그려지며, 화소 위치는 $\bar r_s(q)$로 정한다. 여기서 지표 $q$[= $0, 1, 2, \cdots, Q-1$]는 화소의 순서, $Q$는 발사하는 광선의 개수 혹은 전체 화소의 수이다. 예를 들어, SD(standard definition)의 경우는 $Q$ = $720 \times 480$ = $345,600$개, HD(high definition)는 $Q$ = $1280 \times 720$ = $921,600$개의 광선이 필요하다. 그러면 사진기에서 화면의 중심으로 가는 법선 벡터는 $\bar w_n$ = $\bar r_c - \bar r_e$로 정의된다. 여기서 $\bar r_c$는 $\bar r_s(q)$가 나타내는 화면의 중심을 표현하는 위치 벡터, $\bar w_n$의 단위 벡터는 $\hat w$, $\hat w$은 화면의 법선 단위 벡터이다. 추가적으로 사진기를 정의할 때 상향 벡터(upward vector) $\bar v_\text{up}$을 하나 설정한다. 상향 벡터는 사진기의 위쪽 방향을 대략적으로 나타낸다. 법선 단위 벡터 $\hat w$와 상향 벡터를 이용해서 사진기 좌표계 $(u, v, w)$를 간편하게 생성한다.

                  (1)

여기서 $\bar w_n$ = $\bar r_c - \bar r_e$ = $|\bar w_n| \hat w$, $\bar v$와 $\bar v_\text{up}$은 같은 방향일 필요가 없고 비슷한 방향이면 된다. 사진기 좌표계의 원점 $(0, 0, 0)$은 세계 좌표계에서 사진기 혹은 관찰자의 눈(eye)인 $\bar r_e$이다. 비슷하게 화면의 중심은 사진기 및 세계 좌표계에서 각각 $(0, 0, |\bar w_n|)$ 및 $\bar r_c$로 표기되며, 화면은 $\bar u, \bar v$가 만드는 평면과 평행하다. 또한 화면을 구성하는 각 화소 위치는 $\bar r_s$이며, 화면의 가로 길이 $W_s$와 세로 길이 $H_s$는 각도[단위: ˚]로 재는 수평 방향 시야(視野, field of view) $\text{FoV}$와 화면비(畵面比, aspect ratio or picture ratio) $\text{AR}$로 미리 설정한다.

                  (2)

여기서 화면비는 화면의 가로와 세로 비율인 $W_s : H_s$이다. 사진기 좌표계 $(u, v, w)$는 오른손이 아닌 왼손 법칙으로 좌표축을 구성한 왼손 좌표계(left-handed coordinate system)이다. 사진기 좌표계가 왼손 법칙을 따르는 이유는 사진기와 물체가 서로 마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광선 추적에서는 세계와 물체 좌표계는 통상적인 오른손 좌표계(right-handed coordinate system)로 선택한다. 그래서 오른손 좌표계로 정의한 물체를 바라보면서 화면에 그리는 좌표계는 당연히 왼손 좌표계가 편한다.
[그림 4]에 그린 광선 위치의 수학적 표현식 $\bar r(\tau)$는 매개변수 $\tau$로 공식화한다.

                  (3)

여기서 $\bar r_s$는 화면 위의 화소 위치, $\bar d$ = $\bar r(\tau) - \bar r_e$ = $|\bar d| \hat d$, 광선 방향의 단위 벡터는 $\hat d$, $\tau$ = $0$이면 $\bar r(\tau)$는 광선의 시작점인 사진기 위치 $\bar r_e$가 된다. 사진기 점 $\bar r_e$에서 현재 광선 위치 $\bar r(\tau)$로 가는 광선의 길이[= $|\bar r(\tau) - \bar r_e|$]를 나타내는 $\tau$는 광선 추적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일반적으로 $\tau$는 양수이며 $\tau_\min \le \tau \le \tau_\max$와 같은 범위를 가진다. 장면 엡실론(scene epsilon)으로 불리는 최소값 $\tau_\min$은 광선과 물체의 교차를 찾을 때 자기 자신과의 교차는 배제하기 위해 사용된다. 통상적으로 장면 엡실론 $\tau_\min$은 거의 $0$에 가까운 양수로 선택한다. 예를 들어, [그림 4]에서 사진기가 쏜 광선은 물체가 없기 때문에 $\tau_\min$은 필요가 없지만, 노란색 삼각형에서 반사된 광선(reflection ray)이 다른 영역과 교차하는지를 판정할 때는 필수적이다. 즉, $\tau_\min$ = $0$으로 두면 자기 자신과 바로 교차해버리지만, 최소 광선 길이를 양수 $\tau_\min$만큼 설정하면 자기 자신을 벗어난 후에 다른 물체와의 교차를 검색한다. 최대값 $\tau_\max$는 광선이 교차를 찾을 최대 범위를 설정한다. 넓은 범위를 찾을 때는 $\tau_\max$를 키우면 좋지만, 너무 많이 키우면 탐색 범위가 커져서 광선 추적의 계산 속도가 심각하게 떨어진다.

[그림 5] 발사된 광선이 교차되는 특성

[그림 4]와 같이 발사된 광선은 [그림 5]처럼 물체를 구성하는 그물망과 다양하게 교차한다. 광선 추적에서는 임의 명중(any hit), 최근접 명중(closest hit), 빗맞음(miss)으로 교차 유무를 구분한다. 임의 명중은 가깝거나 멀거나 관계없이 광선이 아무 물체나 맞은 상태를 뜻한다. 최근접 명중은 임의 명중 중에서 광선과 가장 가까이에서 교차한 경우를 의미한다. 빗맞음은 말뜻 그대로 교차가 없다. 교차 계산에서 최근접 명중이 가장 먼저 나오고 나머지 임의 명중은 나중에 계산될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광선 추적은 병렬화를 쓰기 때문에 교차된 결과는 거리에 관계없이 중구난방으로 나온다. 그래서 임의 명중을 비교하면서 가장 가까운 최근접 명중을 골라내야 한다.

[그림 6] 구 모양으로 표현한 포함 체적

광선이 물체와 교차하는 특성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물체의 기하학적 구조를 수학 표현식으로 먼저 정의해야 한다. [그림 6]은 물체를 둘러싸는 포함 체적(bounding volume, BV)을 구 모양으로 표현하고 있다. 벡터 관점에서 구의 방정식을 정의하고, 현재 위치 $\bar r$에 식 (3)을 대입해서 광선과 구가 만나는 교점 $\tau_1, \tau_2$를 구한다.

                  (4)

                  (5)

                  (6)

여기서 $\bar c$는 구의 중심, $r$은 구의 반지름, $\tau_1$ = $\tau_-$, $\tau_2$ = $\tau_+$, $D$는 2차 방정식의 판별식(discriminant)이다. 2차 방정식의 성질에 따라, $D/4 \ge 0$이면 이 광선은 포함 체적에 교차하거나 한 점에서 만난다. 만약 $D/4 < 0$인 경우는 광선이 포함 체적과 만나지 않는다.

[그림 7] 물체를 둘러싼 포함 상자[아테나 석고상을 둘러싼 점선으로 된 직육면체](출처: wikipedia.org)

[그림 8] 축 정렬 포함 상자 혹은 AABB로 표현한 포함 체적

포함 체적은 어떤 형태이든 가능하지만, 계산 가속화에는 간단한 모양이 좋다. 그래서 [그림 6]의 구보다는 [그림 7]에 제시한 직육면체인 포함 상자(bounding box, BBB)가 포함 체적의 대표로 쓰인다. 포함 상자 중에서도 [그림 8]과 같이 세계 좌표축에 각 면이 평행인 축 정렬 포함 상자(axis-aligned bounding box, AABB)가 대부분 사용된다. 여기서 AABB는 에이에이비비라고 읽는다. AABB는 직육면체의 평면이 세계 좌표축 $\hat x, \hat y, \hat z$와 평행하므로, 교차를 매우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광선 위치 $\bar r(\tau)$가 [그림 8]에 그려진 AABB에 교차하는 조건은 다음처럼 부등식으로 나타낸다.

                (7a)
             (7b)
             (7c)

                  (8)

여기서 $\bar r_e$ = $(x_e, y_e, z_e)$, $\hat d$ = $(d_x, d_y, d_z)$, $\tau$가 변하는 범위는 $\tau_\min \le \tau \le \tau_\max$이다.

[그림 9] 포함 체적 계층 혹은 BVH의 기본 개념(출처: wikipedia.org)

구 혹은 AABB로 정의한 포함 체적을 이용해서 식 (3)의 광선과 [그림 3]처럼 삼각화된 물체의 교차를 판단할 수 있지만, 물체를 구성하는 삼각형의 개수가 매우 많아질 때는 문제가 된다. 그래서 물체 삼각형을 저장할 때에는 탐색에 유리한 자료 구조를 미리 정의해서 사용한다. 광선과 포함 체적의 교차를 판별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자료 구조는 트리 혹은 나무(tree) 개념을 쓰는 포함 체적 계층(bounding volume hierarchy, BVH)이다[2]. 포함 체적 계층 혹은 BVH가 기본적으로 자료 처리하는 방식은 [그림 9]에 있다. 3차원 공간에 원, 삼각형, 육면체, 별 등의 도형이 있다면, 이 모든 도형을 항상 탐색하면서 광선 교차를 판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모든 도형이 포함된 아주 큰 포함 체적을 만들고, 영역별로 포함 체적을 쪼개면서 도형이 소속된 포함 체적을 트리 형태로 분류한다. 구로 3차원 공간을 채우면 비는 부분이 생겨서 BVH를 쓰기 불편한다. 따라서 AABB를 포함 체적으로 써서 모든 공간을 편하게 쪼개고, 식 (8)을 이용해 매우 간단하게 도형이 특정 AABB에 속하는지를 판단한다. BVH가 동작하는 방식을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그림 9]를 본다. 먼저 아주 큰 AABB로 A 영역을 정의한다. A 영역 속에는 또 다른 AABB인 B, C 영역이 있고, B 영역 내부에 2개의 작은 AABB도 존재한다. 만약 C 영역으로 광선 $\bar r(\tau)$가 지나가면, B 영역의 교차를 계산할 필요없이 C 영역에 있는 삼각형이나 햇살 모양과의 교차만 고려하면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BVH는 광선과 물체의 교차를 매우 빠르게 찾을 수 있다.

[그림 10] 삼각형의 무게 중심 좌표계

BVH를 이용해 광선이 특정한 AABB를 지나는 경우를 찾으면, 그 다음 단계로 광선과 삼각형이 교차하는지 판정한다. 여러 방식 중에서 삼각형의 교차 계산에는 묄러–트럼보어 알고리즘(Möller–Trumbore algorithm)이 많이 쓰인다[3]. 묄러–트럼보어 알고리즘의 핵심에는 [그림 10]에 제시한 삼각형에 쓰이는 무게 중심 좌표계(barycentric coordinate system)가 있다. 무게 중심 좌표계는 면적 좌표계(area coordinate system)라고도 한다. [그림 10]의 무게 중심 좌표계를 쓰면, 삼각형 위의 임의 점 $\bar T(\alpha, \beta)$는 매개변수 $\alpha, \beta$로 기술된다.

                  (9)

여기서 $\alpha + \beta + \gamma$ = $1$, $\bar e_1$ = $\bar v_1 - \bar v_0$, $\bar e_2$ = $\bar v_2 - \bar v_0$이다. 매개변수 $\alpha, \beta$는 항상 $\alpha \ge 0$, $\beta \ge 0$이며, 삼각형 위에 있기 위해 $\alpha + \beta \le 1$도 만족해야 한다. 왜냐하면 조건 $\alpha + \beta$ = $1$은 선분 $\overline{BC}$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10)

여기서 $\bar e_3$ = $\bar v_2 - \bar v_1$이다. 식 (9)의 표현식이 무게 중심 혹은 면적 좌표계라 불리는 이유는 삼각형 내부의 점 $T$와 각 꼭지점이 만드는 삼각형의 면적이 $\gamma : \alpha : \beta$ = $\triangle TBC : \triangle TCA : \triangle TAB$ 비율을 만족하기 때문이다. 이 면적 비율은 좌표계 기반 벡터와 행렬식(determinant)을 활용해서 증명할 수 있다.

                  (11)

묄러–트럼보어 알고리즘은 식 (9)에 정의한 무게 중심 좌표계를 쓰기 때문에 광선과 삼각형의 교차를 매우 편리하게 검증한다. 광선 위치인 식 (3)을 무게 중심 좌표계인 식 (9)와 연립한다.

                  (12)

여기서 $\bar t$ = $\bar r_e - \bar v_0$, $(\cdot)^T$는 전치 행렬(transpose), 모든 벡터는 행 벡터(row vector)로 생각한다. 식 (12)를 크라메르의 규칙(Cramer's rule)으로 풀고 스칼라 삼중적(scalar triple product)으로 정리한다.

                  (13)

벡터 연산의 계산량을 줄이기 위해 식 (13)에 나오는 공통된 외적(outer product)을 벡터 $\bar p, \bar q$로 정의해서 다시 공식화한다[3].

                  (14)

여기서 $\bar p$ = $\hat d \times \bar e_2$, $\bar q$ = $\bar t \times \bar e_1$이다. 최종적으로 식 (14)로 구한 $\alpha, \beta$를 살펴서 $\alpha \ge 0$, $\beta \ge 0$, $\alpha + \beta \le 1$을 모두 만족하면, 광선 $\bar r(\tau)$는 이 삼각형과 교차한다. 이때 추가적으로 구한 $\tau$를 식 (3)에 넣어서 광선과 삼각형이 만난 점도 구할 수 있다. 물론 $\tau$는 광선이 생성되는 범위인 $\tau_\min \le \tau \le \tau_\max$ 안에 있어야 한다.

(a) 광선으로 표현한 다양한 반사 현상

(b) 퐁 반사 모형의 예시
[그림 11] 물체의 반사와 확산에 대한 컴퓨터 표현법(출처: wikipedia.org)

사진기에서 쏜 광선이 물체 삼각형과 교차한다면, 이 삼각형에 색깔과 재질(material) 특성을 부여해서 물체 형태를 현실감 있게 화면상에 나타낸다. 이를 위해 가우스 광학(Gaussian optics)이나 물리 광학(physical optics)과 같은 물리 이론으로 광선을 계산할 수도 있지만, CG는 자연 현상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방향에는 관심이 없고 간단한 연산으로 사람 눈을 속일 정도면 충분하다. 이 관점을 먼저 이해한 공학자는 컴퓨터 과학의 명가인 유타 대학교(University of Utah)의 대학원생 퐁Bùi Tường Phong(1942–1975)이었다. 유타 대학교는 픽사(Pixar)의 창립자 캣멀Edwin Catmull(1945–)의 모교이기도 하다. 1973년퐁 31세, 박정희 정부 시절에 완성한 박사 학위 논문에서 퐁은 [그림 11(b)]와 같은 퐁 반사 모형(Phong reflection model)을 제안했다[4]. 안타깝게도 퐁은 박사 학위를 받은 지 2년만 혹은 논문 [4]가 나온 해에 백혈병으로 요절했다. 토막 상식으로 베트남 성명 중 하나인 퐁은 성이 아니고 이름이며, 퐁의 성은 부이(裴), 우리 식으로 배씨이다. 우리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성과 직위를 붙이지만, 베트남은 성이 아닌 이름에 직위를 붙인다. 예를 들어, 우리식으로 퐁을 부르면 부이 박사가 되지만, 베트남 방식으로는 퐁 박사가 되어야 한다.

[그림 12] 퐁 반사 모형을 위한 여러 단위 벡터의 정의(출처: wikipedia.org)

[그림 11(b)]의 퐁 반사 모형에서 물체의 렌더링은 주변광(ambient light), 확산 반사(diffuse reflection), 거울 반사(specular reflection)로 표현된다. 주변광은 광원의 방향에 관계없이 물체 주변에 은은하게 존재하는 균일한 빛이다. 확산과 거울 반사는 [그림 11(a)]에 잘 나타나있다. 즉, 거울 반사는 빛의 반사 법칙에 의해 거울처럼 빛이 반사되는 특성이며, 확산 반사는 물체의 울퉁불퉁함과 반투명성으로 인해 빛이 퍼지면서 반사되는 현상을 나타낸다. 주변광과 헷갈릴 수 있는 개념은 알베도(albedo)이다. 알베도는 물체 표면의 고유한 색깔을 보여주는 평균 반사 특성이다.[정확히는 주변광 대비 반사되는 빛의 비율이 알베도] 주변광과 알베도를 서로 비교하면, 주변광은 빛의 특성이나 알베도는 물체의 재질을 나타낸다. 보통 주변광과 알베도의 곱을 물체의 주변 색깔(ambient color)로 계산한다. 주변 색깔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재료는 밤에 보이는 달이다. 태양빛이 거친 달 표면에서 반사되므로, 어두운 지구에서 달을 또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여기서 태양빛은 주변광, 달 표면의 고유한 색깔은 알베도, 우리가 보는 달은 주변 색깔이다. 다만 달 표면은 거칠지만 매우 먼 지구에서 관찰하기 때문에, 확산은 무시되고 알베도인 은은한 달 자체의 색깔만 보게 된다. 물체 표면 $\bar r_o$에 비춰지는 빛의 전력 밀도인 조도(照度, illuminance)를 가진 벡터 $\bar I (\bar r_o)$로 기술한 퐁 반사 모형은 다음과 같다.

                  (15)

여기서 3차원 벡터 $(r, g, b)$의 성분은 RGB(red, green, blue) 색깔, $M$은 광원의 개수, $\bar a \odot \bar b$는 각 원소를 곱하는 아다마르 곱(Hadamard product), RGB 색깔을 표현하기 위해 반사 상수(reflection constant) $\bar k$와 광원 $\bar s$를 벡터로 표현, 첨자 $a, d, s$는 각각 주변광, 확산 반사, 거울 반사를 의미, $\bar k_a, \bar k_d, \bar k_s$는 물체 표면의 고유한 특성, 지수 $\alpha$는 재질의 반짝임 상수(shininess constant)이며 $n_s$로 표기되기도 한다. 덧붙여 [그림 12]처럼 $\hat L_m$, $\hat V$은 각각 제$m$번 광원(light source)과 관람자(viewer)으로 가는 단위 벡터이다. 단위 벡터 $\hat R_m$은 $\hat L_m$이 가르키는 광원에 의한 반사파의 방향이며, $\hat N$은 물체 표면의 법선 벡터이다. 빛의 반사 법칙에 따라 $\hat R_m$은 $\hat L_m, \hat N$으로 결정된다.

                  (16)

물체의 재질은 람베르트 표면(Lambertian surface)으로 가정해서, 확산 반사에는 람베르트의 코사인 법칙(Lambert's cosine law)을 적용한다. 그래서 조도에 기여하는 확산 반사는 $\hat L_m \cdot \hat N$으로 정의한다. 거울 반사는 관람자가 $\hat R$ 방향에 있을 때 가장 크고, $\hat R$에서 벗어나면 작아지므로, 연산이 편한 내적을 써서 $\hat R_m \cdot \hat V$로 나타낸다. 다만 재질에 따라 거울 반사의 양이 달라지는 성질은 $\alpha$로 보정한다. 퐁 반사 모형에는 연산량이 큰 $\hat R_m$이 존재해서 문제가 된다. 블린James Blinn(1949–)은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린–퐁 반사 모형(Blinn–Phong reflection model)을 제안했다. 블린–퐁 반사 모형은 $\hat R_m$을 쓰지 않고 $\hat V, \hat L_m$의 각 이등분선(angle bisector)인 $\hat H_m$을 사용한다. 단위 벡터 $\hat H_m$은 중간 벡터(halfway vector)를 의미한다. 단위 벡터 $\hat V, \hat L_m$은 마름모를 만들기 때문에, 중간 벡터 $\hat H_m$은 $\hat V, \hat L_m$의 벡터 합이다.

                  (17)

중간 벡터 $\hat H_m$을 이용해서 식 (15)를 바꾸면 블린–퐁 반사 모형이 된다.

                  (18)

여기서 $\alpha'$은 $\alpha$와는 다른 반짝임 상수이다. 블린–퐁 반사 모형은 퐁 반사 모형과 완벽히 같지는 않다. 관람자가 $\hat R_m$에 있으면 $\hat H_m$ = $\hat N$이 되므로 두 반사 모형은 동일한 결과를 만들지만, $\hat V$가 $\hat R_m$을 벗어나면 약간의 오차가 생긴다. 오차가 조금 있더라도 블린–퐁 반사 모형은 계산 속도가 빠르므로 현존하는 광선 추적 엔진(ray tracing engine)의 기본 알고리즘이 된다[5]–[8].

[그림 12] NVIDIA OptiX 7의 프로그램 관계도: 회색은 사용자가 설정 가능, 초록색은 고정되어 사용자가 수정 불능(출처: [6])

현재 사용 가능한 광선 추적 엔진은 OpenRT(Open-source Ray Tracing), OptiX, DXR(DirectX Raytracing) 등으로 다양하다[5]–[8]. 여러 엔진 중에서 NVIDIA가 자신의 GPU(graphics processing unit)를 위해 만든 OptiX를 중심으로 광선 추적이 계산되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6]. OptiX는 NVIDIA가 밀고 있는 GPU 병렬 계산 플랫폼(parallel computing platform)인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기반[9]으로 설계되므로, OptiX를 작성하는 코드 방식은 CUDA가 기본이다. 추가적으로 OptiX 엔진에서는 광선 연산(ray operation)을 위한 명령어 집합체를 프로그램(program)으로 칭한다. 즉, 우리가 흔히 쓰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닌 광선 추적을 위한 명령어 집합을 프로그램이라 명명한다. OptiX 프로그램은 실행 전에 NVCC(NVIDIA CUDA Compiler)를 사용해서 CUDA 코드를 PTX(Parallel Thread Execution)로 바꾸어야 한다. PTX는 CUDA 플랫폼의 한 부분인 가상 기계용 어셈블리어(virtual machine assembly language)이다.

  • 광선 발생 프로그램(RG: Ray Generation Program)
광선 추적에 사용하는 광선을 식 (3)으로 발생시킨다. 광선 추적에서 사용하는 광선 종류(ray type)는 2개가 있다. 하나는 광선 지표(ray index) $0$을 쓰는 휘도(radiance)이고, 나머지는 광선 지표가 $1$인 그림자(shadow)이다. 광선 발생 프로그램은 물체의 색깔과 밝기를 만들기 위해 작동되므로, 휘도형(radiance type) 광선만 사용하고 그림자형(shadow type) 광선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림자와 음영을 만드는 그림자형 광선은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Closest-hit Program)에서 생성되어 발사된다. 또한 휘도형 광선은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에만 반응하는 반면, 그림자형 광선은 임의 명중 프로그램에서 계산된다.

  • 빗맞음 프로그램(MS: Miss Program)
광선이 어떤 물체에도 맞지 않은 경우에 호출되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이미 정해진 배경색을 반환한다. 광선 종류 관점에서, 빗맞음 프로그램은 휘도형(radiance type)을 담당하고 그림자형(shadow type)은 배제한다. 

  • 예외 프로그램(EX: Exception Program)
광선 추적에서 오류가 생긴 경우에는 예외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사용자가 원하는 동작을 CUDA로 적절하게 설계할 수 있다.

  • 교차 프로그램(IS: Intersection Program)
교차 프로그램은 광선이 물체와 교차하는지를 확인한다. 물체와 교차하지 않는 광선도 교차 프로그램을 거쳐간다.

  • 임의 명중 프로그램(AH: Any-hit Program)
광선 종류가 그림자인 광선이 물체 삼각형과 교차하는 경우에만 사용한다. 대신 그림자형(shadow type) 광선은 최근접 명중이나 빗맞음 프로그램에서 처리되지 않는다. 삼각형과 교차한 위치는 식 (9)에 정의한 무게 중심 좌표계(barycentric coordinate system)를 쓴다. 임의 명중 프로그램은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이 만든 그림자 광선(shadow ray)의 밝기(luma)를 $0$으로 만들어서 그림자를 생성한다.
OptiX 엔진은 임의 명중이나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의 호출 우선 순위를 고려하지 않는다. 즉, OptiX 엔진은 임의 명중이나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을 무작위로 호출한다. 따라서 임의 명중 프로그램이 먼저 실행되고 그 다음에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이 나온다는 선입견으로 코드를 작성해서는 안된다.

  •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CH: Closest-hit Program)
임의 명중 중에서 관람자와 가장 가까운 명중을 다루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광선 종류가 휘도인 광선은 임의 명중 프로그램이 아닌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에서만 연산된다. 최근접 명중 프로그램에서는 식 (9)의 무게 중심 좌표계로 교차 위치를 설정하고, 식 (18)을 써서 물체의 조도를 RGB 형태로 표현한다. 또한 반사 광선(reflection ray)과 그림자 광선(shadow ray)을 생성해서 더 현실감 있는 시각화를 추구한다. 반사 광선을 추적할지 여부는 명중된 표면의 회색조(灰色調, grayscale)로 판단한다. RGB 색깔로부터 회색조를 만드는 함수 $g_N(\bar s)$는 NTSC(National Television System Committee) 방식을 주로 채택한다.

                  (19)

여기서 $\bar s$ = $(r, g, b)$, RGB별 가중치는 인간이 색을 인지하는 능력을 뜻한다. 회색조 함수 $g_N(\bar s)$가 $0$과 $1$이면, 각각 검정색과 흰색을 뜻한다. 물체의 재질 자체가 가진 표면 반사 상수(surface reflection constant) $\bar k_r$이 주어질 때, 표면의 회색조는 $g_N(\bar k_r)$이다. 이 회색조가 [표 1]에 있는 밝기(luma)에 곱해져서 반사 광선의 생성 여부를 판정한다. 보통 밝기가 $0.01$ 이상이면, 반사 광선이 만들어져서 새로운 광선 추적이 재귀적으로 시작된다. 관람자로부터 온 광선[= $-\hat V$]이 표면에서 반사되듯이, $\hat V$와 $\hat N$을 식 (16)에 대입해서 반사 광선의 방향 $\hat R_V$를 만든다.

                  (20)

따라서 제$q$번 화소 위치 $\bar r_s(q)$로 발사한 광선이 만드는 조도 벡터 $\bar I_{q} (\bar r_o)$와 제$q$번 광선에 의한 반사 광선이 가져온 $\bar I_{rq} (\bar r_o)$에 표면 반사 상수 $\bar k_r$을 곱한 값을 더해서 화소의 색깔을 결정한다. 결국 화소 위치 $\bar r_s(q)$에 생성된 최종적인 조도 벡터 $\bar I_\text{tot} [\bar r_s(q)]$가 다음처럼 완성된다. 

                  (21)

여기서 $\bar I_q (\bar r_o)$은 광선 발생 프로그램이 제$q$번째 만든 광선이 $\bar r_0$에 있는 물체에 의해 다양하게 반사되어 생성된 조도 벡터이다.

[표 1] OptiX에 쓰는 광선의 자료 구조, PRD(per-ray data)
이름
(Name)
자료형
(Data type)
의미
(Meaning)
색깔(color)float3 혹은 double3광선이 운반하는 RGB 색깔을 계속 합산해서 담음; 물체에 반사가 되면 식 (18)을 이용해 색깔을 갱신함
밝기(luma)float 혹은 double반사 광선을 추적할지 판단할 때 사용; 밝기의 기본값은 1이며 보통 0.01보다 작으면 반사가 없다고 판단
깊이(depth)unsigned int광선이 물체에서 반사되는 회수를 저장함; 깊이가 어느 회수 이상이 되면 광선을 종료함

OptiX에서 광선이 사용하는 자료 구조인 PRD(per-ray data)는 [표 1]과 같다. 색깔은 3차원 벡터인 $(r, g, b)$로 표현하며, $r, g, b$는 0과 1 사이의 실수로 정의한다. OptiX는 가속화를 위해 float의 3차원 벡터 형태인 float3가 기본적으로 쓰인다. 정밀도를 더 향상하려 할 때는 double의 3차원 벡터인 double3를 쓸 수도 있다.

[참고문헌]
[1] A. Appel, "Some techniques for shading machine renderings of solids," AFIPS (American Federation of Information Processing Societies) Joint Computer Conferences, pp. 37–45, Apr. 1968.
[2] C. Ericson, Real-Time Collision Detection, San Francisco, USA: Morgan Kaufmann, 2005.
[3] T. Möller and B. Trumbore, "Fast, minimum storage ray-triangle intersection," J. Graphics Tools, vol. 2, no. 1, pp. 21–28, 1997.
[4] B. T. Phong, "Illumination for computer generated pictures," Commun. ACM, vol. 18, no. 6, pp. 311–317, Jun. 1975.
[5] OpenRT (Open-source Ray Tracing), Saarland University, Germany.
[6] NVIDIA OptiX Ray Tracing Engine, NVIDIA Corp., California, USA.
[7] S. G. Parker, J. Bigler, A. Dietrich, H. Friedrich, J. Hoberock, D. Luebke, D. McAllister, M. McGuire, K. Morley, A. Robison, and M. Stich, "OptiX: a general purpose ray tracing engine," ACM Trans. Graphics, vol. 29, no. 4, pp. 1–13, Jul. 2010.
[8] DXR (DirectX Raytracing), Microsoft Corp., Washington, USA.
[9] CUDA 11.8.0 Toolkit Documentation, NVIDIA Corp., California, USA, 2022.
[10] "Wavefront OBJ File Format," Sustainability of Digital Formats: Planning for Library of Congress Collections, Library of Congress, USA, 2020. (방문일 202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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