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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7일 토요일

나노 기술(NT: Nanotechnology)의 이해

요즘 많이 들을 수 있는 과학용어 중의 하나가 나노 기술을 의미하는 NT(Nano Technology)이다. NT는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Technology)와 더불어 인류를 먹여살릴 T자가 들어가는 차세대 기술이다. 이중 IT는 이미 우리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IT 혁명은 끝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이다. IT와 비교해 NT와 BT는 걸음마 단계이다. NT에 들어가는 나노(nano)는 난쟁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왔다. 나노는 과학과 공학에서 $10^-9$[십억분의 일]을 뜻하는 접두어로 쓰이므로, NT에 쓰이는 나노는 1 nm를 의미한다. 원자(atom)의 크기는 0.03~0.2 nm, 소형 분자(molecule)의 크기는 약 0.1~1 nm 정도 되기 때문에, NT에서 연구하는 주된 분야는 원자와 분자 크기의 영역이다. 그래서 나노라는 크기는 미시 세계를 위한 가장 적절한 측정 단위가 된다.

[그림 1] STM의 동작 원리(출처: wikipedia.org)

[그림 2] 1981년에 만든 최초의 STM(출처: IBM Research - Zurich)

나노 세계를 탐색하는 기본 도구는 [그림 1, 2]에 제시한의 STM(주사 굴 뚫기 현미경,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이다. STM이 없었으면 NT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STM의 개발자인 비니히Gerd Binnig(1947–)와 로러Heinrich Rohrer(1933–2013)는 1986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STM의 동작 원리는 단순하지만 실상은 정말 대단한 기술이다.

[그림 3] 양자 굴 뚫기의 예(출처: wikipedia.org)

양자 역학(quantum mechanics)에 나오는 [그림 3]의 양자 굴 뚫기(quantum tunneling)가 STM의 기본 원리이다. 고전 역학(classical mechanics)에서는 장벽을 뚫고 입자가 전달될 수 없지만, 양자 역학에서는 장벽의 폭이 매우 좁은 경우 입자의 파동성으로 인해 입자의 일부가 장벽을 뚫고 전달될 수 있다. 이 현상이 양자 굴 뚫기 현상이다. [그림 1]에 있는 탐침의 끝[빨간색]을 원자 하나의 크기로 만들어 시료[하늘색] 가까이에 대면 양자 굴 뚫기 현상에 의해 탐침 끝과 시료 사이에 미세한 전류가 흐른다. 이 전류의 양을 분석해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 STM이다. STM의 탐침은 매우 미세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모터(motor)를 이용해서 제어할 수는 없고 압전관(piezoelectric tube)을 이용해야 한다. 압전관은 압전 효과(piezoelectric effect)를 이용해 전압(voltage)이 가해진 경우 특정한 방향으로 기계적 힘을 생성할 수 있다.

[그림 4] STM 측정 결과를 이용한 영상 복원(출처: IBM Research - Zurich)

[그림 4]는 STM을 이용해 실리콘(silicon) 원자의 결정구조를 측정한 후 이를 영상 처리하여 3차원 영상을 만드는 방식을 보여준다. 실리콘이 가진 결정 구조를 STM은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그림 5] STM으로 촬영한 CENS 글자를 가진 유기 반도체 형상(출처: wikipedia.org)

STM 기술을 이용하면 원자 세계의 모양을 정밀하게 볼 수 있다. [그림 4]는 독일 나노과학센터(Center for NanoScienceCeNS)가 만든 유기 반도체(organic semiconductor)의 원자 수준 사진이다.

[그림 6] 1989년에 크세논 원자로 만든 IBM 글자(출처: IBM Research - Zurich)

[그림 7] 1996년에 만든 세계에서 가장 작은 주판(출처: IBM Research - Zurich)

[그림 6, 7]은 IBM에서 원자 혹은 분자를 재배열하여 특정한 모양을 만든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7]에 있는 분자의 크기는 1 nm 보다도 작다. 어떻게 보면 위 그림은 아이들 장난 같지만, NT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NT에서 관심 있는 미시 세계의 특성을 이해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려면 원자나 분자를 우리가 원하는 정밀도로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한 경우 현실에서는 관찰하기 어려운 신비한 현상이 나노 영역에서 생길 수 있다는 철학이 NT의 중요한 특성이다.
NT에서 연구하는 영역은 크기가 100 nm보다 작은 영역이다. 100 nm 이하가 되면 물질의 물리적 혹은 화학적 특성이 매우 이상하게 변한다.  예를 들면 체적은 작으면서 표면적은 매우 클 수도 있고 용융점, 강도, 마찰력, 점성, 거칠기(roughness) 등의 물리적 특성이 특별해질 수도 있다.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 관점에서는 반사도(reflection), 흡수율, 공진(resonance) 특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런 관점을 보여주는 파인만Richard Feynman(1918–1988)의 유명한 강연이 [1]에 소개되어 있다. 아래에 원자 재배열에 대한 내용만 발췌해서 번역한다.

원자 재배열
자 이제 마지막 질문을 생각해봅시다. 아주 먼 미래에 우리는 원자를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재배치할 수 있을까요? 바로 이런 원자를, 아주 밑바닥까지 내려가서요! 우리 뜻대로 원자를 하나씩 하나씩 배열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물론 이유를 가지고 배치를 해야죠. 예를 들면 재배치 했을 때 원자가 화학적으로 불안정해진다면 원자를 조정할 수 없지요. 지금까지 우리는 채굴을 해서 광물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이 광물을 대량으로 가열해서 순도가 높은 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지요. 사실 여기에도 불순물은 많이 들어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자연이 허락해준 원자 재배열의 가능성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아직까지는 우리 마음대로 이 불순물을 배치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예를 들면 불순물 원자가 장기판처럼 1,000 Å을 정확하게 떨어져 있거나 어떤 특정한 모양으로 배치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적당한 층으로 물질을 적층하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우리 마음대로 원자를 배치할 수 있다면 물질의 성질은 어떻게 바뀔까요? 이런 부분을 이론적으로 탐구하기는 매우 흥미로워요.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생길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확신합니다. 우리가 물질을 아주 미세한 수준까지 정밀하게 재배치하는 제어력을 얻으면, 우리는 더욱 다양하고 현재와는 다른 물질의 성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파인만이 대가라 칭송 받는 이유를 [1]의 강연에서 느낄 수 있다. 미래를 보는 정확한 시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인만이 강연한 1959년파이만 41세, 이승만 정부 시절에는 NT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었지만, 1959년 이후 앞으로 일어날 일의 가치를 쉽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1] R. P. Feynman, "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 An Invitation to Enter a New Field of Physics, 1959.

2012년 7월 22일 일요일

열이 통신이 되다: 열 방정식(Heat Becomes Communication: Heat Equati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열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발산의 의미


18–19세기 과학과 수학을 주도했던 프랑스의 힘은 과학기술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과 지도층의 적극적 지원에 있었다. 그 당시 프랑스의 힘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이 푸리에Joseph Fourier(1768–1830)[1]이다.

[그림 1]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출처: wikipedia.org)

재봉사의 아들로 태어난 푸리에는 9살과 10살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잃었다. 비천한 신분에 부모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푸리에였지만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학교에서 기초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시작으로 학문적 재능을 보인 푸리에는 12살에 오세르 왕립군사학교(École Royale Militaire of Auxerre)에 입학했다. 처음에는 문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곧 수학에 특출한 능력을 보였다. 20세 무렵에는 방황도 많이 했다. 천주교 사제가 되고 싶기도 하고, 수학 분야에 위대한 기여를 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프랑스 전반에 스며들어 있던 수학적 환경과 당대 최고 수준의 전문가 집단이 있었기 때문에, 푸리에는 수학 분야 논문을 꾸준히 읽을 수 있었고 드물게 논문도 발표할 수 있었다. 25세때에는 프랑스 대혁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푸리에는 달변 능력을 가졌으며 사교성과 정치 성향도 굉장히 강했다. 강한 개성으로 인해 한 때 오해를 받아 혁명의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뻔하기도 했지만, 운명은 푸리에에게 가혹하지 않았다[2]. 당시 명강사로 이름이 높았던 푸리에는 1795년푸리에 27세, 조선 정조 시절에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서 라그랑주Joseph-Louis Lagrange(1736–1813),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1749–1827)와 같은 위대한 스승들을 만났다. 푸리에의 능력이 특출났기 때문에, 라그랑주, 라플라스도 푸리에를 눈여겨 보게 되고 이후 서로 돈독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푸리에가 후일 기여하게 되는 열 방정식(heat equation)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1]–[5]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난을 더 겪어야 했다. 과학자, 수학자, 정치가, 웅변가 등의 면모를 가진 푸리에를 유능한 나폴레옹이 그냥 둘 리가 없었다. 나폴레옹과 함께 한 이집트 원정에서 사막의 뜨거움을 느끼고 1801년푸리에 33세, 조선 순조 시절에 패퇴한 프랑스군과 함께 파리로 돌아왔다. 푸리에는 이집트 원정전에 근무하던 이공과대학(École Polytechnique) 교수로 남기를 원했지만, 나폴레옹은 그레노블(Grenoble) 도지사로 발령을 냈다. 푸리에는 도지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틈틈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 1802년부터 열 확산 문제를 본격적으로 풀게 된다. 드디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푸리에는 1807년 12월 21일에 열 방정식과 푸리에 해석법을 최초로 소개한 논문을 과학학술원(Académie des Sciences, French Academy of Sciences)에 제출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소 비참했다. 심사 위원을 맡은 푸리에의 박사 학위 지도교수 라그랑주와 대(大)수학자 라플라스는 푸리에 논문의 약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삼각 함수 급수가 수렴한다는 증명이 없었으며, 삼각 함수 급수(trigonometric series) 그 자체도 이미 1752년베르누이 52세, 조선 영조 시절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1700–1782)가 편미분 방정식(partial differential equation)을 풀기 위해 사용했었다. 하지만 이런 수학적 약점이 있었지만, 푸리에의 방법론은 우아했으며 물리적으로도 타당해 보였다.
사실 푸리에가 1807년에 열 방정식과 그 해법을 제출한 이유는 과학학술원이 고체 속의 열 확산(heat diffusion in solids) 문제를 경진대회 주제로 삼아 1811년푸리에 43세, 조선 순조 시절에 수학상을 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순수 수학 관점의 논란이 있었지만, 푸리에보다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한 사람이 없어서 1811년 수학상은 결국 푸리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어 과학학술원은 푸리에의 논문을 공식적으로 출판하지 않았다. 심사 위원 설득을 위해 푸리에는 자신의 급수가 수렴함을 수학적으로 증명했지만, 여전히 엄밀성이 떨어져 라그랑주는 푸리에의 방법론을 끝까지 불신했다. 아쉽게도 라그랑주가 원하는 수준의 세밀한 수학적 증명은 푸리에의 제자인 디리클레Peter Gustav Lejeune Dirichlet(1805–1859)의 몫이었다[5]. 이런 상황 때문에 푸리에는 독자적으로 열 방정식과 푸리에 급수를 계속 연구하였다. 드디어 1822년푸리에 54세, 조선 순조 시절에 자비로 책을 출판해서 푸리에 급수를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었다[3]. 수학계에는 푸리에 급수에 대한 의심이 계속 남아있었지만, 푸리에의 발상은 과학 전분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푸리에는 상상도 못했겠지만, 열 문제를 풀기 위한 푸리에 급수는 약 50년 후 전자파 방정식을 풀기 위한 표준 방법론이 되었고, 약 100년 후에는 무선 통신 이론을 위한 기본 도구가 되었다.


Heatequation exampleB
[그림 2] 열의 확산 모습(출처: wikipedia.org)

그러면 푸리에가 만든 열 방정식(heat equation)을 유도한다. 1800년대 초반에는 열에 대한 두 가지 가설이 존재했다. 열은 어떤 유체의 흐름이라는 가설과 열은 입자의 운동이 만든다는 가설이 서로 경쟁했었다. 지금은 열이 유체가 아니고 운동 특성임을 확실히 안다. 그래서 푸리에는 안전하게 다음처럼 가정했다.

                        (1)

여기서 $\bar q$는 열류 밀도(heat flow density)[단위: W/㎡], $\kappa$는 열 전도도(heat conductivity: 물질의 고유한 특성)[단위: W/K/m], $T$는 온(temperature)[단위: K]다. 실무에서는 열류 밀도보다 더 간단한 용어인 열속(束, heat flux)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전자기학에 나오는 전속(電束, electric flux)자속(磁束, magnetic flux)의 단위와 열속의 단위는 차이가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열속, 전속, 자속에 나오는 속(束)은 한자로 묶음이지만 영어 플럭스(flux)의 어원은 흐름(flow)이다. 그래서 영어 어원 관점에서 열속은 열류와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열속은 단위 면적당으로 정의해서 사실 밀도이므로, 열속 대신 열속 밀도(heat flux density)를 대체 용어로 쓰기도 한다.
식 (1)을 잘 이해하려면 구배 연산자(gradient operator) $\bar \nabla$를 봐야 한다. 구배는 사실 미분(differentiation)이므로, 낮은 값에서 높은 값으로 가는 기울기는 ($+$)이다. 온도 $T$의 경우는 항상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변화가 일어나므로, 기울기 관점에서는 ($-$)가 된다.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가는 방향[기울기 ($-$), 구배 연산자의 값도 ($-$)]을 기준 방향 ($+$)로 만들기 위해 식 (1)의 구배 연산자 앞에 ($-$)를 붙여 열류 밀도 $\bar q$가 ($+$)가 되도록 만든다. 식 (1)은 제안자인 푸리에 이름을 따서 푸리에의 열 전도 법칙(Fourier's law of heat conduction)이라 부른다.

[표 1] 물질별 열 전도도(출처: wikipedia.org)
물질
(Substance)
열 전도도 (W/K/m)
(Thermal conductivity)
측정 온도 (℃)
(Temperature)
기타 사항
(Other details)
공기0.02625-
스티로폼(styrofoam)0.03325-
테플론(Teflon, PTFE)0.2520-
0.608926.85-
콘크리트(concrete)0.92--
페라이트(ferrite)3.5–4.3--
자석(magnet)9–12--
알루미늄(aluminum)23720-
(gold)31526.85-
구리(copper)384.118.05-
(silver)42726.85-
다이아몬드(diamond)895–135026.85-

온도 차이가 생기면 열 흐름은 반드시 생기므로 식 (1)은 실험적으로 타당한 식이다. 식 (1)의 좋은 점은 열이 무엇인지와는 관계없이 나타나는 자연 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1800년대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열류(heat flow)[단위: W] $H$는 다음처럼 정의한다.

                        (2)

열은 항상 보존된다는 열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heat: 다른 말로 하면 에너지 보존 법칙)은 전체 열류를 이용해서 표현한다.

                        (3)

여기서 $H_{\rm tot}$는 특정 영역을 빠져나가는 전체 열류(total heat flow), $Q$는 특정 영역에 있는 (heat)[단위: J]의 총합이다. 식 (3)이 열 보존 법칙을 의미함은 자명하다.

[그림 3] 체적과 표면적의 방향 정의(출처: wikipedia.org)

식 (3)의 표면 적분(surface integral)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 3]의 표면적 방향을 본다. 표면적 벡터는 항상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방향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식 (3)의 열류 밀도 $\bar q$는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방향이 기준 방향이 되므로, [그림 3]에서 $H_{\rm tot}$는 체적 $V$를 빠져나가는 열류를 의미한다. 체적 $V$에서 열류 때문에 열이 빠져나가면, 당연히 체적 $V$ 내부에 있는 열은 줄어야 하므로 $Q$의 시간 미분에 ($-$)가 붙어야 한다. 또한, 열을 온도로 바꾸기 위해 열 용량(heat capacity or thermal capacity)[단위: J/K]을 다음처럼 정의한다.

                        (4)

즉, 열 용량 $C$는 온도를 $\Delta T$ 만큼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열 $Q$로 정의한다. 식 (3)에 식 (1)과 (4)를 대입하면 푸리에가 제안한 열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5)

식 (5) 유도에는 발산 정리(divergence theorem)를 적용한다. 식 (5)의 첫째식처럼 체적 적분으로 만들기 위해 열 용량 $C$를 비열 용량 $c$(specific heat capacity)[단위: J/K/kg]로 바꾼다.

                        (6)

여기서 $\rho$는 질량 밀도(mass density)[단위: kg/㎥]이다. 식 (6)에서는 간편하게 $T$ = $0$일 때 $Q$ = $0$으로 정의한다.

[표 2] 물질별 등압(isobaric) 비열 용량(출처: wikipedia.org)
물질
(Substance)
비열 용량 (J/K/kg)
(Specific heat capacity)
측정 온도 (℃)
(Temperature)
기타 사항
(Other details)
(gold)12925-
(silver)23325-
구리(copper)38525-
자석(magnet)460–502--
페라이트(ferrite)800--
알루미늄(aluminum)89725-
공기1,01225-
4,181.325-

식 (6)을 식 (5)에 대입하면 최종적인 열 방정식을 다음과 같이 얻을 수 있다.

                        (7)

열 전도도, 비열 용량, 질량 밀도가 시간과 공간에 대해 상수라면, 식 (7)은 다음처럼 단순화된다.

                        (8)

여기서 $\alpha$는 열 확산율(thermal diffusivity)[단위: ㎡/s]이다. 여기까지 유도된 과정을 보면 전기 이론과 무척 비슷하다. 맞다! 제대로 봤다. 특히 열류(heat flow)전류(electric current) 개념과 거의 동일하다. 전기 이론의 기반인 옴의 법칙(Ohm's law: 1827년에 제안)을 제안한 옴Georg Ohm(1789–1854)이 집중적으로 참고한 개념이 푸리에의 열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푸리에의 열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옴은 전기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물론 열의 움직임과 전류의 특성은 유사점과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동일 위치에서 열 $Q$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만 DC(직류, Direct Current) 전류 $I$는 일정하게 흐른다. 하지만 온도의 공간적 변화[= $\bar \nabla T$]가 열류 $H$를 만드는 것처럼 전압의 공간적 변화[$\bar \nabla V$ 혹은 $\Delta V$ = $V_+ - V_-$]도 전류를 만든다. 또한 온도 차이가 존재하지 않아 열류가 생기지 않더라도, 식 (3)에 의해 물질 내부에 열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도체 속의 전류에는 이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전압차가 없어서 전류가 흐르지 않는[$\Delta V$ = $IR$ = $0$] 도선의 내부에는 실질적인 전하가 없다.[또한 무한히 긴 도선에는 전류가 흐르더라도 전하는 없다. 대신 도선이 휘어지면 전류가 가속을 받기 때문에 도선 표면에 전하가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전하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electric charge)은 꼭 성립되어야 하므로 도선 전체의 전하 총량은 항상 $0$이 된다.]

[열 방정식의 쉬운 풀이]

열에 대한 물리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 (7), (8)과 같은 열 방정식을 제안한 부분이 대단하지만, 푸리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런 편미분 방정식을 풀 수 있는 일반적인 해법을 제안했다. 요즘 말로 하면 변수 분리법(separation of variables)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가 된다.

[그림 4] 1차원 온도 분포(출처: wikipedia.org)

푸리에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 4]에 제시한 문제를 풀어본다. 우리가 구해야 하는 온도 분포는 $u(x, t)$라고 한다. 그러면 $u(x, t)$는 식 (8)의 편미분 방정식을 만족해야 한다.

                       (9)

변수 $x, t$를 서로 분리하기 위해 온도 $u(x, t)$를 아래처럼 가정한다.

                       (10)

식 (10)을 식 (9)에 대입해서 변수 $x, t$에 대한 미분 방정식을 만든다.

                       (11)

여기서 $k_x$는 $x, t$에 대한 상수가 된다.[∵ 식 (11)의 둘째식에서 좌변과 우변은 변수 $x, t$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X(x)$, $T(t)$ 함수의 관계가 서로 같기 위해서는 분리값 $k_x$가 반드시 상수가 되어야 한다.] 식 (11)에서 사용한 이런 방법론을 변수 분리법이라 한다. 식 (11)의 마지막 미분 방정식을 풀면 다음을 얻는다.

                       (12)

                    (13)

식 (12), (13)에서 얻은 기저 함수(basis function)를 합쳐 임의의 온도 $u(x, t)$[∵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로 전개되기 때문에 연속적인 어떤 값이든 만들 수 있다.]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14)

여기서 $A_m$은 결정되지 않은 미정 계수이며, 식 (14)의 기저 함수가 식 (9)의 미분 방정식을 만족하기 때문에 식 (14)는 식 (9)의 적절한 해가 된다.  (14)를 보면 필연적으로 삼각 함수(trigonometric function)로 구성된 무한 급수(infinite series)가 출현하게 된다. 이런 삼각 함수 급수(trigonometric series)는 요즘 말로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라고 한다.[물론 엄밀한 의미에서 삼각 함수 급수와 푸리에 급수는 다르다. 절대 같지 않다. 푸리에 급수는 삼각 함수 급수 중에서 계수가 어떤 함수의 적분으로 표현되는 매우 특별한 급수이다. 이런 삼각 함수 급수와 푸리에 급수의 비교 연구에서 집합론(set theory)이 나온 역사도 참 특이하다.] 시간 $t$ = $0$일 때 경계 조건을 사용하면 다음이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15)

식 (15)에서 임의 함수 $f(x)$가 푸리에 급수와 같다는 부분은 의심스럽다. 이런 대응이 정말 가능할까? 식 (15)의 삼각 함수 무한 급수는 가능한 모든 해를 모은 것이므로, 임의의 경계 조건 $f(x)$를 모두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추측은 수학적 증명이 아니기 때문에, 식 (15)는 좀더 엄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라그랑주는 심각한 의문을 가졌었고 푸리에는 제대로된 답을 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관점이 너무 달랐다. 라그랑주는 순수 수학 관점으로 접근했고 푸리에는 물리를 기반으로 푸리에 급수의 명증성을 생각했다. 푸리에는 자신의 방법론이 물리적으로 허점이 없기 때문에 수학적으로도 타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결정되지 않은 미지 계수 $A_m$은 다음을 이용해 정할 수 있다.

                       (16)

여기서 $n$[$= 1, 2, 3, \cdots$]은 양의 정수이다. 식 (16)은 전형적인 푸리에 급수 계산 과정이다. 계수 $A_m$은 함수 $f(x)$의 적분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함수 $f(x)$가 불연속이더라도 계수 $A_m$은 잘 정의된다. 그런데 이점에서 푸리에 급수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식 (15)에서 푸리에 급수는 삼각 함수의 무한 급수이며 $A_m$이 잘 정의되므로, 푸리에 급수 그 자체는 모든 점에서 연속이 될 것 같다. 하지만 $f(x)$는 불연속일 수 있으므로 특정점에서 식 (15)의 $f(x)$와 푸리에 급수는 같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라그랑주가 지적한 이와 같은 모호성으로 인해, 푸리에 급수는 수렴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식 (10)에 사용한 변수 분리법이 성립하려면 식 (8)에서 얻은 편미분 방정식의 유일성 정리(uniqueness theorem)를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만약 계산 방법에 따라 답이 제각각 얻어진다면 우리가 유도한 편미분 방정식 (8)은 물리적으로 의미가 없어진다.[∵ 조건이 같은데 온도가 두 개일 수는 없지 않나!] 유일성이 성립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답을 얻든지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므로, 푸리에의 변수 분리법은 매우 강력한 편미분 방정식 해법이 된다. 유일성 증명을 위해 식 (9)에 있는 1차원 열 방정식의 서로 다른 해를 $u_1$, $u_2$ 두 개라고 가정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적분 $V(t)$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17)

여기서 $V(t)$가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것은 자명하다.[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v^2$을 적분하므로] 식 (17)을 시간에 대해 미분하여 적분하면 다음과 같다.

                       (18)

식 (18)에 의해 $V(t)$는 시간에 대해 항상 감소하는 함수이다. 그러면 경계 조건에 의해 $V(0)$ = $0$이며 $V(t)$는 항상 0보다 크거나 같은 조건에서 감소해야 하므로, 시간에 관계없이 $V(t)$ = $0$이 된다. 따라서 $V(t)$ = $0$에 의해 모든 $x$에서 $v(x, t)$ = $0$이다. 이 결과를 식 (18)의 첫째식에 대입하면,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혹은 $V(t)$ = $0$에 의해 $dV(t)/dt$ = $0$이므로, 식 (19)의 마지막 적분은 $\partial v(x, t)/\partial x$ = $0$을 뜻한다.]

                       (19)

두 해의 차이에 해당하는 $v(x, t)$가 0이므로 서로 다른 해라고 가정한 두 해 $u_1, u_2$는 $u_1(x, t)$ = $u_2(x, t)$가 된다. 따라서 1차원 열 방정식은 유일성이 성립해서 어떤 방식으로 풀더라도 동일한 결과를 얻게 된다. 3차원 열 방정식인 경우도 공간과 시간에 대한 경계 조건만 주어지면 식 (17)과 (18)을 3차원으로 확장하여 아래처럼 증명할 수 있다.

                       (20)

   (21)

따라서 3차원에서도 $V(t)$는 감소하므로 다음이 성립하여 해의 유일성이 보장된다.

                       (22)

즉, $v(\bar r, t)$ = $u_1 (\bar r, t) - u_2 (\bar r, t)$ = $0$인 결과에 의해 해의 유일성인 $u_1 (\bar r, t)$ = $u_2 (\bar r, t)$을 얻는다.

[그림 5] 옴 법칙의 전압($V$) 극성과 전류($I$) 방향 정의(출처: wikipedia.org)

차분(差分, difference)을 이용해 푸리에의 열 전도 법칙인 식 (1)을 다음처럼 변형할 수 있다.

                       (23)

여기서 $T_+$와 $T_-$는 각각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 및 낮은 온도, $\Delta x$는 $T_+$와 $T_-$ 지점 사이의 간격, 열류 밀도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가정한다. 이때 열 전달 계수(heat transfer coefficient) $h$[단위: W/K/㎡]는 $\kappa / \Delta x$로 정의한다. 식 (23)에서 사용한 온도의 극성과 열류 밀도의 방향은 옴 법칙(Ohm's law) 정의인 [그림 5]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의 흐름이나 전류의 방향과 유사하게, 열류[→]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정한다. 이런 직관적인 정의는 우리 경험과도 잘 일치하기 때문에 열 해석(熱解析, thermal analysis)에 매우 유용하다.

[참고문헌]
[1] J. Fourier, Théorie de la Propagation de la Chaleur dans les Solides (Theory of the Propagation of Heat in Solids), 1807. 
[3] J. Fourier, Théorie Analytique de la Chaleur (Analytical Theory of Heat), 1822.
[5] 이정오, "무한급수의 총합 가능성과 후세인 보르에 관하여", 한국수학사학회지, 제30권, 제6호, pp. 353–365, 2017년 12월.

[다음 읽을거리]
1. 푸리에 급수의 시작

2012년 7월 9일 월요일

천장에 매달린 사슬의 운동 방정식(Equation of Motion for Hanging Chai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천장에 매달린 사슬의 운동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미분 방정식의 의미
2. 뉴턴의 운동 법칙
3. 줄에 대한 파동 방정식
4. 단진자의 운동 방정식


대가(大家, maestro)라는 사람들의 특징중 하나는 누구보다 먼저 고민하고 생각하기이다. 1732년베르누이 32세, 조선 영조 시절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1700–1782)는 [그림 1]과 같은 문제를 고민하여 답을 얻었다. 우리 관점에서 1732년은 조선(朝鮮) 영조(英祖) 8년에 해당한다. 조선 영조 시대에 사슬의 움직임을 고민하는 학자를 상상하기 어렵지만, 유럽에는 베르누이라는 수학자 겸 물리학자가 있었다. 시대를 새롭게 만드는 사람들은 거장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항상 찬사를 보내야 한다.
[그림 1] 늘어뜨린 사슬(출처: wikipedia.org)

천장에 사슬을 매달아 진동을 주면 그 사슬[1]은 어떻게 움직일까? 우리의 시작점은 줄에 대한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 for a string)이 되어야 한다.

[그림 2] 줄에 생기는 파동(출처: wikipedia.org)

[그림 2]의 줄에 생기는 $y$방향 장력(tension), 질량(mass), 위치(position)의 관계식은 아래와 같다. 자세한 유도는 줄에 대한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 for a string)에서 볼 수 있다.

                       (1)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서는 외부 힘이 없기 때문에, $x$방향 장력 $T_x$는 $x$에 대해 상수라고 가정했다. 하지만 [그림 1]과 같은 구조에서는 중력 때문에 $x$방향 장력의 변화를 다음처럼 고려해야 한다.

                       (2)

 (2)를 식 (1)에 대입하면 [그림 1]에 대한 운동 방정식(equation of motion)을 얻을 수 있다.

                       (3)

사슬에 작용하는 $x$방향 장력을 구하기 위해 [그림 3]을 보자.


[그림 3] 천장에 매달린 사슬

천장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중력(gravity)이 아래 방향[혹은 $-x$방향]으로 작용하여 $x$방향 장력이 위치별로 일정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다음 관계식이 성립한다.

                       (4)

여기서 $g$는 중력 가속도(gravitational acceleration)이다. 만약 $x = 0$이면 장력이 0이지만, $x$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가면 질량이 늘어서 장력이 점점 커진다. [그림 3]에서 천장 부근까지 올라가면, 장력에 기여하는 사슬의 질량이 최대가 된다. 따라서 중력에 의해 천장점의 장력이 최대이다. 다음으로 식 (4)를 식 (3)에 대입해 정리하면 다음 미분 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을 얻는다.

                       (5)

식 (5)를  편하게 풀기 위해 페이저(phasor)를 가정해 시간 변화 성분을 없애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미분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6)

이 미분 방정식이 최초의 베셀 미분 방정식(Bessel's differential equation)이다. 베셀의 미분 방정식은 아래처럼 표현된다.

                      (7)

식 (7)에서 $n = 0$을 대입하면 식 (6)과 (7)이 매우 닮았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변수 치환을 하자[1].

                      (8)

여기서 $a$는 결정해야할 상수이다. 다음으로 식 (8)을 식 (6)에 대입하여 식 (7)과 비교하자.

                      (9)

식 (9)에 의하면 식 (6)은 분명 0차 베셀 미분 방정식이며, $y$의 변동은 0차 베셀 함수(the zeroth Bessel function)로 주어진다.

                      (10)


[참고문헌]

[다음 읽을거리]
1. 베셀의 미분 방정식

2011년 10월 13일 목요일

줄에 대한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 for String)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파동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뉴턴의 운동 법칙
2. 탄성에 대한 훅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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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해석: 줄의 파동(출처: phet.colorado.edu)]

[그림 1] 줄에 생기는 파동(출처: wikipedia.org)

뉴턴의 운동 법칙(Newton's law of motion)을 이용해 [그림 1]과 같은 줄(string)에 생기는 파동(wave)의 특성을 유도한다.

                       (1)

식 (1)과 같은 뉴턴의 운동 법칙을 적용하려면 파동의 움직임을 먼저 관찰해야 한다.

[그림 2] 파동의 움직임(출처: wikipedia.org)

[그림 2]와 같은 파동의 움직임을 보면, $x$축 방향으로는 움직임이 없고 $y$축으로만 아래위로 움직인다. $x$축으로 움직임이 없는 이유는 식 (1)에 의해 $x$축으로 작용하는 알짜 힘(net force)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줄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힘 자체가 0이지는 않고 장력(張力, tension)이 분명 존재한다. 따라서 줄에 작용하는 $x$방향 장력이 있지만 서로 상쇄 되어서 $x$방향 알짜 힘이 0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적용해서 [그림 1]의 원 내부에 제시한 줄 그림을 본다. 내려가고 있는 아주 짧은 줄에 대해 식 (1)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2)

여기서 $\alpha, \beta > 0$, $\bar T$ = $T \hat x$라 가정한다. 마찬가지로 $y$방향 장력도 계산할 수 있다.

            (3)

여기서 $\mu$는 단위 길이당 질량 밀도(mass density)이다. 식 (3)을 $x$방향 장력 $T$로 나누고 식 (2)를 대입하면 다음 알짜 힘의 관계식을 얻을 수 있다.

                     (4)

[그림 1]처럼 줄이 내려가고 있다고 가정하므로, $x'$ = $x + \Delta x$의 기울기는 $-\tan \beta$이다. 마찬가지로 $x'$ = $x$의 기울기도 $-\tan \alpha$이다.[혹은 줄이 올라가는 중이면 부호를 전부 반대로 바꾸면 된다. 그렇더라도 최종식은 식 (4)가 된다.] 식 (4)에서 $\Delta x$를 0으로 보내면 파동 방정식(wave equation)을 최종적으로 얻게 된다.

                     (5)

식 (5)의 방정식을 데카르트 좌표계(Cartesian coordinate system)에서 2차원, 3차원 등으로 확장하면 아래와 같다.

                     (6)

식 (6)을 유도할 때 [그림 1]의 원 내부 그림을 3차원으로 확장하면 쉽다. 예를 들어 2차원으로 확장하기 위해 [그림 1]처럼 특정 위치에서 접선 성분(tangential component)을 $x, y$축으로 분해하고 $x, y$축 방향으로 장력의 합은 0이라 가정한다.[∵ 줄이 전후좌우로는 움직이지 않고 상하로만 움직인다.] 그러면 식 (6)과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식 (6)에서 장력 $T$가 상수라 가정하면 파동의 속도를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7)

식 (7)이 줄에 생기는 파동의 속도임을 알려면 파동 방정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파동의 특성]

먼저 식 (6)을 좀더 예쁘게 표현하기 위해 데카르트 좌표계에 대한 라플라시안(Laplacian)을 정의한다.

                         (8)

식 (6)을 보면 3차원 공간에 대한 두번 미분[혹은 곡률과 관계]이 시간에 대한 두번 미분과 같아지게 된다. 이런 특성을 보이는 식 (6)의 미분 방정식을 파동 방정식이라 한다.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함수 $f$가 $x, y$방향으로는 변화가 없다고 가정[$\partial f / \partial x$ = $\partial f / \partial y$ = $0$]한다. 그러면 다음 식이 성립한다.

                         (9)

식 (9)의 미분 방정식을 풀기 위해 해(解, solution)를 $f(x, y, z)$ = $f(z \pm vt)$로 가정한다. 어림짐작한 함수 $f$를 식 (9)에 대입하여 계산하면 항상 $0$이 되어서, $f$가 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식 (9)의 미분 방정식을 해결한 최초의 수학자는 달랑베르Jean le Rond d'Alembert(1717–1783)이다. 달랑베르는 1746년달랑베르 29세, 조선 영조 시절에 1차원 파동 방정식을 발견하고 그 해답까지 제시했다. 약 10여년 뒤에 오일러Leonhard Euler(1707–1783)가 파동 방정식을 3차원까지 확장했다. 여러 함수 중에서 $f(z \pm vt)$로 표현되는 함수는 파동 함수(波動函數, wave function)라 부른다. 파동의 움직임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림 3]에 표현한 파면(波面, wavefront) 개념부터 잡아야 한다. 하위헌스 원리(Huygens principle)에서 중요하게 취급되는 파면은 파동 함수가 동일한 값을 가진 표면이다.

[그림 3] 파면의 개념(출처: wikipedia.org)

[그림 3]과 같이 이동 특성이 1차원인 파면의 움직임은 파동 함수 $f(l)$ = $f(z \pm vt)$로 추적한다. 파면 정의에 해당하는 특정 표면에서 파동 함수가 같다는 뜻은 $l$ = $z \pm vt$로 표현되는 거리값이 일정하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l$ = $z - vt$ = $0$을 기준값이라 하고 $t$ = $0$을 시작 시간이라 하면 $z$ = $0$이 되어야 $l$ = $0$이 성립한다. 시간이 $t$ = $\Delta t$가 되면 $l$ = $0$을 맞추기 위해 $z$ = $\Delta z$ = $v \Delta t$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파동 함수 $f(z - vt)$는 속도 $v$ = $\Delta z / \Delta t$를 가지고[∵ 시간이 $\Delta t$ 만큼 흐를 때 파면이 움직인 거리가 $\Delta z$가 되기 때문에] $+z$방향[$z$축과 동일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파동이 된다.[∵ 움직인 거리가 (+)가 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거리값이 $l$ = $z + vt$로 표현되는 파동 함수 $f(z + vt)$는 속도 $v$ = $-\Delta z / \Delta t$를 가지고[∵ 시간이 $\Delta t$ 만큼 흐를 때 파면이 움직인 거리가 $-\Delta z$가 되기 때문에] $-z$방향[$z$축과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파동이 된다.[∵ 움직인 거리가 (-)가 되기 때문에] 그래서 식 (7)에 있는 $v$는 속도의 의미를 분명하게 가진다. 모든 방향의 변화를 가정하고 식 (6)의 미분 방정식을 풀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개념 확장을 위해 아래와 같이 파동 함수를 가정하여 식 (6)에 대입해본다.

                         (10)

따라서 식 (10)의 마지막식을 만족하면 식 (6)의 미분 방정식을 해결하게 된다.

[그림 4] 3차원 공간상의 평면(출처: wikipedia.org)

식 (10)에 제시한 파동 함수의 거리값이 만드는 파면은 [그림 4]와 같은 3차원 공간상의 평면이 된다. [그림 4]를 고려해서 3차원 공간의 평면 방정식(plane equation)은 아래처럼 표현할 수 있다.

                                    (11)

여기서 $\hat n$ = $(l, m, n)$, $\bar r$ = $(x, y, z)$, $\bar p_0$ = $(x_0, y_0, z_0)$이다. 특히 단위 벡터 $\hat n$은 해당 평면을 뚫고 나가는 법선 벡터(法線, normal vector)이다. 식 (11)이 평면 방정식이므로, 식 (11)의 파동 함수 파면은 평면이 된다. 또한, 이 파동의 진행 방향은 단위 법선 벡터 $\hat n$ = $(l, m, n)$이 가리키는 방향이다.[∵ 파면을 이루는 평면을 뚫고 나가는 벡터가 법선 벡터 $n$이기 때문에]

[그림 5] 파동에서 주파수와 주기 정의(출처: wikipedia.org)

[그림 6] 파동에서 파장 정의(출처: wikipedia.org)

식 (7)과 같은 파동 방정식의 유도에도 나오듯이 파동의 속도 $v$는 전적으로 매질의 특성에만 관계된다. 그래서 매질의 특성이 동일한 경우에 파동 속도 $v$는 항상 일정하다. 다만 파동 속도가 동일하더라도 파동이 움직이는 빈도수와 이동폭은 달라질 수 있다. [그림 6]처럼 파동이 1초 동안 반복되는 빈도수를 주파수(周波數, frequency) $f$로 정의한다. 주파수의 단위는 Hz(헤르츠, hertz)이다. 1960년대장면 내각 시절 이전에는 초당 회전수인 cps(cycle per second)를 썼지만, 지금은 Hz로 모두 통일된 상태이다. 1초 동안 반복수를 재는 주파수의 역수는 주기(週期, period) $T$ = $1/f$가 된다. 주기는 시간 기준으로 동일 모양이 반복되는 최소 시간이다. 예를 들어, 1초 동안 $f$개의 반복이 있다면, 하나의 반복은 $1/f$ 시간 동안 존재한다. 그래서 $1/f$를 주기 $T$로 정의한다. 시간 영역의 주기와 비슷한 개념으로 공간 영역의 파장(波長, wavelength) $\lambda$이 있다. 움직이는 파동을 사진으로 찍을 때, [그림 6]처럼 같은 모양이 반복되는 최소 길이를 파장으로 정의한다.

[그림 7] 일정한 속도로 걷는 모습(출처: wikipedia.org)

개념적으로 어려운 주파수와 파장을 도입하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파동의 속도 $v$는 주파수 $f$와 파장 $\lambda$의 곱이 되기 때문이다.

                                    (12)

식 (12)에 따라 주파수를 올리면 파장이 줄고, 주파수를 내리면 파장이 길어진다. 또한 매질에 따라 속도 $v$는 변동되지만, 매질에서 진동하는 신호의 주파수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매질이 바뀌면 주파수가 아닌 파장이 변화한다. 식 (12)의 의미는 [그림 7]처럼 걷는 속도를 생각하면 쉽다. 다만 사람은 보행 속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지만, 매질이 정해지면 파동의 속도는 절대 바뀔 수 없고 고정이라는 사실은 꼭 기억한다. 사람의 보행 속도를 측정한다고 상상한다. 보행 속도는 걷는 빈도와 평균 보폭의 곱이다. 예를 들어, 1초에 3번 걸음을 내딛고 한 번 걸을 때 보폭이 0.9 m인 사람은 1초 동안 $3 \times 0.9$ m를 진행해서 보행 속도는 $2.7$ m/s이다. 비슷하게 파동의 움직임도 생각할 수 있다. 걷는 빈도는 주파수, 평균 보폭은 파장이 되기 때문에, 파동은 1초 동안 $f \times \lambda$ m만큼 움직인다. 그래서 파동의 속도는 정확히 $f \lambda$ m/s이 된다. 시간 미분을 없애기 위해 페이저(phasor)를 파동 방정식에 도입한 경우는 파동 속도를 다음과 같이 바꾼다.

                                    (13)

여기서 $\omega$[= $2 \pi f$]각주파수(角周波數, angular frequency), $k$[= $2 \pi / \lambda$]파수(波數, wavenumber)이다. 페이저는 오일러의 공식(Euler's formula)에 따라 복소 평면에서 회전하는 복소수를 의미하므로, 식 (13)에 있는 $2 \pi$는 한 바퀴 회전인 $360^\circ$를 뜻한다. 그래서 각주파수 $\omega$는 복소 평면을 1초 동안 회전한 바퀴수를 라디안(radian)으로 나타내며, 단위는 rad/s이 된다. 파수 $k$는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다. 파수는 1 m에 존재하는 파동의 개수를 라디안 기준으로 표시하며, 단위는 rad/m로 정한다. 예를 들어, 파장이 0.25 m라면, 1 m에 4개의 파동이 존재한다. 파동 하나는 $2 \pi$로 헤아려서 파수 $k$ = $4 \times 2 \pi$ = $8 \pi$ rad/m로 계산된다.  

줄에 대한 파동 방정식 (5)를 만족하는 해를 파동 함수 조건에 따라 $e^{j (\omega t \pm \beta x)}$라 가정한다. 이 해는 식 (10)과 페이저(phasor)를 참고해서 정한다. 그러면 줄의 $y$방향 변위(displacement) 파동의 일반형을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다.

                                    (14)

여기서 $v$ = $\omega / \beta$, $y_0^+$와 $y_0^-$는 각각 입사파와 반사판의 진폭이다. 식 (14)에 의해 줄의 $y$방향 속도파(velocity wave)는 다음과 같다.

                                    (15)

식 (4)를 이용하면 줄의 $y$방향 장력파(tension wave)도 다음처럼 구할 수 있다.

            (16)

입사파와 반사파에 대해 장력파와 속도파의 비율인 파동 임피던스(wave impedance)를 구한다.

                                    (17)

여기서 파동 임피던스를 특성 임피던스(characteristic impedance)라 부르기도 한다. 식 (17)을 다시 보면, 입사파나 반사파에 관계 없이 파동 임피던스는 항상 일정하다. 즉, 파동 임피던스는 파동의 진폭이나 진행 방향과는 관계 없고, 오직 줄의 특성인 장력 $T$와 질량 밀도 $\mu$의 함수이다. 파동 임피던스는 왜 장력과 속도를 나누어 정의할까? 왜냐하면 식 (18)처럼 힘과 속도를 곱하면 일률(power)이 되기 때문에, 일률을 구성하는 요소인 장력과 속도를 선택해서 파동 임피던스를 정한다.

                                    (18)

[그림 8] 서로 다른 매질을 가진 줄의 연결 

[그림 8]처럼 서로 다른 매질 특성을 가진 줄을 연결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경계면에서 파동의 반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줄을 연결했을 때 발생하는 반사 특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이러한 입사와 반사 문제를 풀려면, 파동의 경계 조건부터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먼저 줄은 서로 단단히 연결되었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서나 변위는 연속이어야 한다. 또한 변위가 연속이므로, 속도도 연속이 되어야 한다. 식 (4)에 의해 어느 위치에서나 장력도 연속이 된다.[∵ 장력에 불연속이 생기면 식 (4)에 의해 힘은 무한대가 된다. 이는 불가능한 결과이므로 장력은 반드시 연속이어야 한다.] 속도와 장력의 연속 조건을 [그림 8]의 문제에 적용해 계산하면 다음을 얻는다.

                                    (19)

여기서 줄을 연결한 위치는 $x$ = $0$으로 정한다. 식 (19)에 등장한 $\Gamma_L$은 부하에서 발생하는 반사의 크기와 위상을 결정하는 반사 계수(reflection coefficient) 혹은 반사도이다. 만약 $Z_0 > Z_L$이면, 반사는 같은 위상으로 일어나므로 반사파는 뒤집어지지 않고 반사된다. 하지만 $Z_0 < Z_L$라면, 반사파는 입사파와 반대 위상이 되므로 뒤집어져서 반사된다.

[참고문헌]
[1] 아마추어맨, "줄의 파동방정식 시현", digital explorer, 2022년 4월. (파이썬 기반 설명, 방문일 2022-04-11)

[다음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