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압
2. 전류
3. 저항
4. 커패시터
5. 인덕터
6. 정말 유용한 페이저 개념
7. 페이저를 이용한 임피던스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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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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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선에서 신호의 전송]
회로 이론(circuit theory)도 다들 어렵게 배우지만 이걸 배우고 나면 산너머 산이라고 또다른 거대한 복병을 만난다. 바로 전송선 이론(傳送線理論, transmission line theory)이다. 전압(voltage)과 전류(electric current)가 회로 상에 걸리는 방식을 공부하는 분야가 회로 이론이라면, 전송선 이론에서는 전압과 전류가 가만히 있지 않고 파동 형태로 전송선을 따라 계속 움직이는 특성을 정량적으로 설명한다. 이런 측면 때문에 전송선 이론 입문자는 많이 헤매게 된다. 너무 자책하거나 실망하지마라. 처음에는 다 그렇다. 핵심을 고민하고 여러 가지 예제를 공부하면 어느 순간에 완벽하게 이해하게 된다.
[그림 1] 전송선의 연결 모습(출처: wikipedia.org)
전송선은 말 그대로 [그림 1]과 같이 원천(source)과 부하(load)를 연결해주는 단순한 선이다. 말 자체는 어려움이 하나도 없다. 예를 들어, 회로 실험을 할 때 전압원과 저항을 선으로 연결해야 전기가 공급되어 전압과 전류를 측정할 수 있다. 이때 주로 사용하는 선로가 [그림 2]의 동축선(coaxial cable)이다.
[그림 2] 동축선(출처: wikipedia.org)
[그림 3] 회로망 분석기(출처: wikipedia.org)
예를 들어 [그림 3]의 회로망 분석기(network analyzer)가 발생시킨 전압과 전류를 [그림 2]의 동축선을 이용해 부하에 전기 형태로 공급해 정밀한 RF(Radio Frequency) 측정을 수행할 수 있다. 즉, 동축선과 같은 고품질의 전송선을 이용하면 거의 손실 없이 전압과 전류를 보낼 수 있다. 이런 동축선과 같은 전송선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이론이 전송선 이론이다. 이런 전송선 이론의 역사는 매우 길다.
[그림 4]는 영국이 1891년조선 고종 시절에 구축했던 전신 시스템(telegraphy system)의 전세계 배치도를 보여준다. 전세계에 있는 식민지와 원활한 정보 교환을 위해 영국은 전신 시스템 개발을 선도적으로 추진했다. 1885년헤비사이드 35세, 조선 고종 시절에 완전한 전송선 이론을 개발한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1850–1925)가 영국인임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필요가 있어야 발명을 한다. 영국은 약 11년 후인 1902년대한제국 시절에 태평양을 횡단하는 전신선을 추가로 완성하여, 최초로 전세계를 아우르는 통신 시스템을 확보하게 된다.
[그림 4]에서 우리나라 주변을 보면, 한국인인 우리는 아주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1905년을사늑약(1905년 11월 7일)이면 허망하게 나라를 잃게 되는 조선은 우리 해역인 동해와 남해를 지나가는 전송선을 인지 했을까? 과학과 기술을 천시했던 조선 왕조는 1592년 임진왜란 이후 쇠락의 길을 걷게 되고, 조선의 멸절은 1876년에 일어난 일본과의 강화도 조약으로 시작된다. 이날 이후 조선은 국제 정세의 주도권을 잃고 끝없이 방황하게 된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영국은 패러데이Michael Faraday(1791–1867), 켈빈William Thomson, Lord Kelvin(1824–1907), 맥스웰James Clerk Maxwell(1831–1879), 헤비사이드 등과 같은 과학사에 이름이 빛나는 과학자가 마련한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를 탐험했다. 반면에 과학 기술은 상것들이 하는 천한 일로 취급했던 조선은 결국 자기땅마저 소모적인 권력 투쟁으로 잃어버리고 1700만 민중을 위험으로 내몰았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우리가 과학 기술을 공부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절실함에 있을 것이다.
전송선 이론이 나온 시기는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이 나온 20년 후이다. 이미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맥스웰 방정식이 있는데 굳이 전송선 이론이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우리는 이미 안다. 맥스웰 방정식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기술자가 가설해야 하는 전송선을 근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실질적으로 필요했다. 이를 완벽하게 해결한 개념이 헤비사이드의 전송선 방정식(transmission line equation)이다. 전송선 방정식은 전신 기사 방정식(telegrapher's equation)이라고도 한다.
[그림 5] 전송선 미소 구간의 모형화
헤비사이드는 전력을 이송하는 전송선 미소 구간(微小區間, infinitesimal interval)을 [그림 5]와 같이 $R$(저항, resistor), $L$(인덕터, inductor), $G$(컨덕터, conductor), $C$(커패시터, capacitor)의 상호 연결로 구성했다. $R$, $L$, $G$, $C$는 모두 다음과 같은 물리적 특성을 표현한다: 전류가 도선을 타고 흐르면 열 손실이 발생해 전압이 줄어들므로, 이 성분은 저항(resistance) $R$이다. 전류가 흐르면 필연적으로 자기장(magnetic field)이 생겨서 인덕턴스(inductance) $L$을 만든다. (+)극과 (-)극 사이는 아무리 잘 차폐를 해도 누설 전류(leakage current)가 흐르므로, 두 극 사이에는 컨덕턴스(conductance) $G$가 있다.[∵ 유전체로 절연을 시켜도 (+)극과 (-)극 사이에는 미세한 전류가 흐름, 건전지가 자연적으로 방전되는 현상도 유사] 전압을 걸어주면 당연히 전하(electric charge)가 모이고 전기장(electric field)도 생기므로, 이 현상을 전기 용량(capacitance) $C$로 모형화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회로 이론과 대동소이하지만, $R$, $L$, $G$, $C$가 존재하는 영역에 길이 $\Delta z$를 도입한 전송선 개념은 혁명적이다. 왜냐하면 벡터 파동인 전기장과 자기장을 스칼라로 표현한 전압과 전류도 파동적 속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파동(波動, wave)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모두 존재해서 주변으로 퍼져나가야 하지만, 예전 회로 이론에는 시간 변화[$d/dt$ 혹은 $j \omega$]만 있어서 파동을 표현할 수 없는 근원적 문제가 있었다. 헤비사이드는 [그림 5]와 같은 길이가 있는 미소 구간을 정의해서 공간적 변화를 줄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만들었다.
[그림 6] 미소 구간을 연결한 전송선의 모형화
헤비사이드는 [그림 5]의 미소 구간을 [그림 6]과 같이 무한히 붙이면 [그림 2]와 같은 실제 전송선이 된다고 가정했다. 다만 전송선을 저항, 인덕턴스, 컨덕턴스, 전기 용량의 조합으로 표현하지 않고, 미소 구간을 표현하기 위해 단위 길이당 저항, 인덕턴스, 컨덕턴스, 전기 용량인 $R, L, G, C$를 각각 도입했다.[전송선에 등장하는 회로량은 선로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 선형 밀도로 사용함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그림 5]에 대해 회로 이론의 KVL(Kirchhoff Voltage Law), KCL(Kirchhoff Current Law)을 임피던스(impedance) 관점으로 적용할 수 있다.
(1)
여기서 $z$는 전력을 전달하는 방향, $\Delta z$는 미소 구간의 길이, $R, L, G, C$는 선형 밀도(linear density)인 단위 길이당 해당 회로량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R, L, G, C$의 단위는 각각 Ω/m, H/m, S/m, F/m이다. 식 (1)의 첫째식은 전압에 대한 KVL을 [그림 5]에 적용하면 쉽게 얻어진다. 즉, 걸어준 전압 $V(z)$를 기준으로 보면 [그림 5]는 병렬 회로이므로 $V(z)$는 $R$, $L$에 걸린 전압과 $V(z+\Delta z)$의 합과 같아야 한다. 물론 $R$, $L$에 흐르는 전류는 $I(z)$이므로 옴 법칙을 통해 $R$, $L$에 걸린 전압을 구할 수 있다. 식 (1)의 둘째식도 유사한 방법으로 구한다. 전류에 대한 KCL로 보면, 직렬 구성인 $R$와 $L$을 통과할 때 전류는 변함없이 $I(z)$가 된다. 직렬 회로를 나온 $I(z)$는 $G$, $C$ 및 출력 단자(端子, port)를 통해 분류된다. 여기서 $G$, $C$에 걸리는 전압은 $V(z+\Delta z)$이므로 옴 법칙을 이용해 $G$, $C$로 빠져나가는 전류를 구할 수 있다. 또한 [그림 5]처럼 출력 단자로 방출되는 전류는 $I(z+\Delta z)$가 된다. 그래서 식 (1)에서 $\Delta z \to 0$이 되면 최종적인 전송선 방정식을 다음처럼 얻을 수 있다.
(2)
식 (2)는 저항과 컨덕터의 성질을 이용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전압 관점에서 [그림 5]를 보면 저항이 직렬로 있으므로 거리 $z$가 증가함에 따라 저항에 전압이 걸리므로 전압은 계속 감소해야 한다. 즉, 전압의 기울기는 (-)가 되어야 한다. 전류 관점에서는 컨덕터가 병렬이기 때문에 거리 $z$가 증가함에 따라 누설 전류가 계속 생겨 전류는 계속 감소해야 한다. 그래서, 전류의 기울기는 (-)가 된다. 전송선에 흐르는 전압과 전류를 상상하려면 전기장(electric field)과 자기장(magnetic field)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림 1] 회로를 고려하자. 위쪽선에 (+) 전압을 가하고 아래쪽선에 (-) 전압을 가한다고 생각하자. 그러면 (+)에서 (-)로 가는 전기장이 생긴다. 이 전기장이 전송선을 통해 흐른다. 그런데 전기장 개념은 어렵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한 전압으로 바꾸어 사용한다. 전기장이 걸리면 당연히 이 전기장은 움직여야 하므로[∵ 패러데이 법칙(Faraday's law)을 생각하라.] 마치 전압의 움직임으로 상상할 수 있다. 전송선 이론에서는 이런 전압 특성 때문에 단순히 전압이라 하지 않고 전압파(voltage wave)라고 정의한다. 전압파라는 의미는 전압이 전송선을 타고 움직인다는 뜻이다. 전류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전송선의 위와 아래에 전압을 걸면 필연적으로 전류가 흐른다.[∵ (+) 전압은 (-) 전하를 잡아당기고 (-) 전압은 (-) 전하를 밀기 때문에] 전류가 흐르면 암페어 법칙(Ampere's law)에 의해 자기장이 생기므로 실제로는 자기장이 전달된다. 하지만 자기장 개념은 힘들기 때문에 대신 전류로 바꾸어 생각한다. 전류는 자기장과 함께 움직이고 있으므로, 이 경우도 전류파(current wave)라 부른다.
전송선 이론에 나오는 생소한 개념은 집중 회로 소자(集中回路素子, lumped circuit element)와 분포 회로 소자(分布回路素子, distributed circuit element)이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보통 회로 이론에 나오는 저항, 커패시터, 인덕터가 집중 회로 소자이다.
[그림 7] 실제 저항 모습(출처: wikipedia.org)
[그림 8] 실제 커패시터 모습(출처: wikipedia.org)
[그림 9] 실제 인덕터 모습(출처: wikipedia.org)
집중 회로 소자는 말 그대로 $R, L, C$가 한 곳에 집중되어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소자이다. 반면에 분포 회로 소자는 $R, L, C$가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R, L, C$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소자이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분포 회로 소자는 아무리 작게 잘라가도 $R, L, C$를 분리해낼 수 없고 항상 $R, L, C$가 연결된 형태로 있다. 우리가 배우는 부품 중에서 대표적인 분포 회로 소자가 전송선이다. [그림 5]를 보면 $R, L, C$가 집중 회로 소자로 표시되어 있지만 $\Delta z \to 0$으로 가서 식 (1)처럼 단위 길이당 $R, L, C$로[혹은 밀도로만] 정의하기 때문에 전송선은 분포 회로 소자가 된다.
[1] S. A. Schelkunoff, "Forty years ago: Maxwell's theory invades engineering—and grows with it," IEEE Trans. Antennas Propag., vol. 18, no. 3, pp. 309–322, May 1970.
[2] A. A. Oliner, "Historical perspectives on microwave field theory," IEEE Trans. Microw. Theory Tech., vol. 32, no. 9, pp. 1022–1045, Sep.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