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1일 일요일

연산 미적분학(Operational Calculus)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연산 미적분학"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위대하지만 은둔형 물리학자인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1850–1925)의 피와 땀이 스민 물리학 이론이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이라면, 수학 이론은 당연히 연산 미적분학(operational calculus)이다[1]–[3]. 연산 미적분학은 간단하게 연산자법(operational method)이라고도 한다. 연산 미적분학은 텐서 미적분학(tensor calculus)과 더불어 19세기 수학의 위대한 성취라고 한다[4]. 물리학자인 헤비사이드가 1893년헤비사이드 43세, 조선 고종 시절에 제안한 연산 미적분학에 수학자들이 이와 같은 찬사를 보내는 이유가 있다. 연산이라고 하면 수학적 계산이나 유도를 포함한 인간적 활동이다. 연산을 정의하는 연산자(operator)는 수학적 활동을 위한 표기법이나 도구일 뿐이다. 단순한 연산자에 새로운 대수적 의미를 부여해서 마치 숫자처럼 연산자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미적분학 분야가 연산 미적분학이다. 연산 미적분학을 이용하면, 미분(differentiation)적분(integration) 개념을 우리 상상에 따라 한없이 넓게 확장할 수 있다.
헤비사이드가 만든 뛰어난 업적에 비해 물리학이나 수학 분야에서 헤비사이드의 이름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겨우 남아있는 부분이 단위 계단 함수(unit step function)를 헤비사이드 계단 함수(Heaviside step function)로 부르는 정도이다. 하지만 헤비사이드가 남긴 유산은 엄청나다. 고등학교만 나온 헤비사이드는 박사들이 즐비한 과학계에서 독창성, 집요함, 단순함으로 경쟁했다. 맥스웰이 제안한 방정식에 있는 사원수(quaternion)라는 난해함을 제거하기 위해 기브스와 독립적으로 좌표계 기반 벡터(vector)를 맥스웰 방정식에 도입했다. 요즘 우리가 쓰는 맥스웰 방정식은 헤비사이드가 제안한 단순 형태이므로, 정확히 부르자면 맥스웰–헤비사이드 방정식(Maxwell–Heaviside equations)이라 함이 옳다. 헤비사이드는 복잡한 미분 방정식도 싫어해서 초보적인 대수적인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았다. 이런 접근법의 결과로 헤비사이드는 페이저(phasor), 교류 회로 해석법, 연산 미적분학, 라플라스 변환(Laplace transform) 등을 제안하게 된다. 라플라스 변환만 해도 적분 형태는 오일러나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1749–1827)가 먼저 제안했지만, 라플라스 변환 개념을 이용한 미분 방정식의 새로운 해법은 헤비사이드의 공이다. 그래서 라플라스 변환도 라플라스–헤비사이드 변환(Laplace–Heaviside transform)으로 불러야 한다.
연산 미적분학의 기본 전략은 매우 단순하다. 페이저(phasor)처럼 미분 방정식에 나오는 미분 연산자 $d/dt$를 대수적인 수 $p$로 바꾸고 $p$를 대수적으로 잘 정리해서 원래 미분 방정식의 해를 구한다. 이 개념은 라플라스 변환으로 미분 방정식의 해를 쉽게 구하는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 예를 들어 라플라스 변환의 미적분 공식을 살펴보자.

                  (1)

                  (2)

여기서 $s$는 라플라스 변환에 나타나는 복소수(complex number)이다. 상식적으로 미분 연산자가 $s$라면, 적분 연산자는 미분의 역연산자라서 $1/s$이 되어야 한다. 식 (1)과 (2)에서 미적분에 대한 $s$의 거듭제곱 관계가 잘 성립하므로, 라플라스 변환은 연산 미적분학의 기본 철학을 완전하게 구현한다. 사실 수학적으로 불완전한 연산 미적분학을 복소 함수론(complex analysis)으로 엄밀하게 정의한 이론이 바로 라플라스 변환이다.
헤비사이드는 라플라스 변환에 나오는 복소수 $s$를 사용하지 않고 연산자를 대체한 수 $p$를 이용해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했다. 예를 들어 어떤 함수 $F(t)$의 미분이 $f(t)$로 정해졌을 때, 연산 미적분학 관점에서 $F(t)$는 다음처럼 구해진다.

                  (3)

더욱 복잡한 경우에도 식 (3)과 같은 기호적 연산(symbolic operation)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f(t)$가 입력, $F(t)$는 시스템 응답일 때, 미분 방정식을 다음처럼 풀 수 있다.

                  (4)

헤비사이드는 식 (4)의 우변 분모에 있는 $p$에 대한 다항식을 분자로 올리기 위해 $1/p$에 대한 무한 급수로 전개했다. 분자에 생긴 무한 급수를 테일러 급수와 비교해서 미분 방정식의 답을 쉽게 구했다. 즉 연산 미적분학에서는 $f(t)$를 무한번 적분해서 시스템 응답 $F(t)$를 쉽게 구한다. 수학자들이 연산 미적분학을 공격한 지점이 바로 이곳이다. 무한 급수로 전개한 결과가 수렴한다는 보장을 어떻게 하는가? 그래서 헤비사이드의 연산 미적분학은 문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헤비사이드는 총 3편의 연산 미적분학 논문을 준비했지만, 수렴과 발산 문제로 인해 3번째 논문은 게재 거절되었다.] 하지만 헤비사이드는 결과가 제대로 나오는 연산 미적분학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굳건하게 자신의 이론을 지켜내고 전자기학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헤비사이드와 수학자의 이견을 해결한 사람은 브롬위치Thomas John I'Anson Bromwich(1875–1929)이다[3]. 브롬위치는 연산 미적분학에 복소 함수론을 도입해서 헤비사이드 방법론의 수렴과 발산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연산 미적분학이 거의 쓰이지 않고, 더 탄탄한 수학적 기반을 가진 라플라스 변환이 미분 방정식 해법의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상상력의 한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연산 미적분학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림 1] RL 전기 회로(출처: wikipedia.org)

연산 미적분학이 적용되는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그림 1]에 제시한 RL 전기 회로를 계산한다. RL 회로의 입력 $v_\text{in}(t)$는 단위 계단 함수 $u(t)$로 가정한다. 교류에 대한 KVL(Kirchhoff voltage law)을 적용하면, [그림 1]에 흐르는 전류 $i(t)$는 다음과 같은 미분 방정식을 만족한다.

                  (5)

연산 미적분학 관점에서 식 (5)에 있는 미분 연산자 $d/dt$를 $p$로 바꾼 후, 대수적으로 계산해 $i(t)$를 구한다.

                  (6)

적분을 위해 식 (6)의 결과를 $1/p$에 대한 무한 급수로 전개한다.

                  (7)

식 (7)에 등장한 $1/p$의 대수적 거듭제곱은 다음에 정의할 다중 적분 연산으로 바꾸어 표기할 수 있다. 왜냐하면 $1/p$가 $p$의 역수인 것처럼 적분은 미분의 역연산이기 때문이다.

                  (8)

식 (8)은 낯익은 결과이다. 바로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에 등장한 멱급수의 개별 항이다. 신기하게도 테일러 급수가 연산 미적분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식 (8)을 식 (7)에 대입해서 다시 정리한다.

                  (9)

여기서 $t \ge 0$, $L/R$은 회로의 시정수(時定數, time constant, $\tau$)이다. 식 (9)는 식 (5)를 미분 방정식으로 풀어서 나온 해와 완전히 동일하다. 따라서 연산 미적분학은 미분 방정식을 대체하는 새로운 해법임이 분명하다. 다만 식 (7)의 마지막식을 만들 때, 무한 급수의 수렴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애매함이 있다. 이 부분은 수학자들이 헤비사이드의 연산 미적분학을 공격한 좋은 소재였다. 시간 $t$ = $0$에서 인덕터(inductor)에 초기 전류 $i(0)$이 있더라도 연산 미적분학을 다음처럼 사용할 수 있다.

                  (10)

식 (10)의 첫째식에 연산 미적분학을 적용할 때는 미분 처리에 주의해야 한다. 미분 연산에서는 당연히 $d[i(t) - i(0)]/dt $ = $di(t)/dt$이지만, 미분 연산을 대수 $p$로 바꾸면 $p[i(t) - i(0)]$ $\ne$ $p i(t)$이다. 그래서 $i(0)$에서 $i(t)$로의 변화를 나타내는 미분의 특성으로 인해, 미분은 대수적으로 $p[i(t) - i(0)]$로 표현되어야 한다. 이 관계를 라플라스 변환으로 보면 식 (1)의 첫째식과 동등하다. 연산 미적분학의 애매한 유도 과정은 라플라스 변환에서 세련되게 다음처럼 바뀐다.

                  (11)

여기서 $I(s)$는 $i(t)$의 라플라스 변환, $\Re[s] > 0$을 만족해야 한다. 연산 미적분학에서는 $1/p$에 대한 무한 급수의 수렴성을 판정하지 못했지만, 라플라스 변환은 $s$에 대한 유리 함수가 수렴하는 조건을 정확히 제시한다.
미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주는 연산 미적분학을 재미있는 적분인 길쌈(convolution)에도 적용해본다.

                  (12)

식 (12)에 있는 $g(t-\tau)$를 테일러 급수로 전개하고 미분 연산자 $d/dt$를 대수 $p$로 바꾸어본다.

                  (13)

식 (13)의 마지막식에 등장한 적분을 보면, 길쌈에는 내재적으로 라플라스 변환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라플라스 변환과 같은 형태이더라도 $e^{-p \tau}$는 엄연히 $g(t)$에 작용하는 미분 연산자이다. 대수 $p$를 그대로 두고 $t \to \infty$를 적용하면 식 (13)의 마지막식은 드디어 라플라스 변환이 된다. 여기서 $g(t)$의 점근값은 $u(t)$처럼 $1$이라 가정한다. 식 (13)을 이용한 라플라스 변환의 유도는 연산 미적분학의 자유로움과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연산자를 숫자처럼 대수 규칙에 따라 다루어서 다양한 공식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p$는 연산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얻은 결과가 엄밀한 수준에서 타당한지 잘 모른다. 이러한 난제는 $p$를 복소수 $s$라 생각해서 복소 함수론(complex analysis)을 적용하면 쉽게 해결된다.

[그림 2] 가우스 함수의 분수 미분(출처: wikipedia.org)

연산 미적분학이 잘 적용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분수 미적분(fractional differentiation and integration) 혹은 분수 미적분학(fractional calculus)이다. 미분이나 적분은 원래 연속적으로 한 번씩 할 수는 있어도 분수 번 할 수는 없다. 어떻게 미분과 적분을 정의하면 정수까지 포함해서 분수 번 연산을 적용할 수 있을까? 바로 연산 미적분학이 답이다. 예를 들어 거듭제곱 $x^m$을 $n$번 미분한 결과를 보자.

                  (14)

여기서 $m \ge n$이다. 미분 연산자 $d/dx$를 대수 $D_x$로 바꾸고 감마 함수(gamma function)를 이용해서 자연수 $m$과 $n$을 분수 $\mu$와 $\nu$로 각각 바꾸어쓴다.

                  (15a)

                  (15b)

식 (15a)에 기반을 두고 테일러 급수와 결합해서 일반적인 분수 미적분 공식을 얻는다.

[분수 미적분]
연산 회수 $\nu$가 양수이면 미분, $\nu$가 음수이면 적분이 된다.

                  (16)

여기서 $f(x)$는 구간 $[0, x]$에서 연속(continuity), $\lim_{t \to x} (x-t)^{-\nu} f(t)$ = $0$이 성립한다.

[증명]
함수 $f(x)$를 $x$ = $0$에서 테일러 급수로 전개해서 식 (15a)를 적용한다.

                  (17)

여기서 $f^{(m)}(x)$는 $f(x)$에 대한 $m$번 미분이다. 식 (17)의 결과에 베타 함수(beta function)를 적용해서 다시 정리한다.

                  (18)

또한 식 (16)에 부분 적분을 적용해서 $(x-t)^{-\nu-1}$의 차수를 높인다.

                  (19)

식 (19)의 적분이 존재하려면, 극한은 $\lim_{t \to x} (x-t)^{-\nu} f(t)$ = $0$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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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nu > 0$인 경우는 $\lim_{t \to x} (x-t)^{-\nu} f(t)$ = $0$인 조건을 만족할 수 없다. 이때는 식 (1.2)를 이용하여 다음처럼 분수 미분이 아닌 분수 적분을 한다.

                  (20)

여기서 $n$ = $\lceil \nu \rceil$, $\lceil x \rceil$는 천장 함수(ceiling function)이다. 식 (16)에 정의한 분수 미적분은 연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적분 변환이다. 분수 미분 회수 $\nu$가 정수인 경우에만 이 적분 변환은 통상적인 미분이나 적분이 된다. 또한 식 (16)은 라플라스 변환의 길쌈(convolution)인 식 (12)와도 매우 유사하다. 그래서 분수 미적분을 다음과 같은 라플라스 변환과 역변환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21)

[그림 3] 지수 함수의 분수 미분을 위한 닫힌 경로

미분과 적분의 항등원인 지수 함수(exponential function) $e^{at}$에 대한 분수 미분을 해보자. 식 (16)에 대입해서 계산하면 좋겠지만, 베타 함수의 피적분 함수가 곱해 있어서 적분이 쉽지 않다. 이 경우는 식 (21)이 더 유리하다. 함수 $f(t)$ = $e^{at}$의 라플라스 변환 $F(s)$ = $\frac{1}{s-a}$를 대입해서 정리한다.

                  (22)

여기서 $\Re[s] > a$, 자연수가 아닌 실수 $\nu$는 $\nu > 0$이다. 시간 $t$가 $0$보다 크고 $s^\nu$에 대한 가지 자름(branch cut)을 음의 실수축으로 정하면, 유수 정리(residue theorem)를 적용하기 위한 닫힌 경로는 [그림 3]과 같다. 따라서 [그림 3]과 유수 정리에 따라 지수 함수에 대한 새로운 분수 미분을 다음처럼 얻는다.

                  (23)

미분 회수 $\nu$가 자연수라면, 당연히 지수 함수는 미분의 항등원이 된다. 하지만 자연수가 아닌 실수 $\nu$로 인해 분수 미분에는 복잡한 적분 항이 추가로 더 붙는다. 그래서 분수 미분은 일종의 새로운 적분 변환으로 간주할 수 있다.


   1. 분수 미적분   

식 (15a)와 (16)을 이용하면 다양한 분수 미적분 공식을 쉽게 증명할 수 있다.

[미분 법칙]

                  (1.1)

                  (1.2)

[증명]
식 (16)을 증명할 때 테일러 급수를 이용하므로, 식 (15a)를 다음처럼 변형한다.

                  (1.3)

따라서 식 (1.2)가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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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O. Heaviside, "On operators in physical mathematics, Part I," Proc. Roy. Soc. Lond., vol. 52, pp. 504–529, Jan. 1893.
[2] O. Heaviside, "On operators in physical mathematics, Part II," Proc. Roy. Soc. Lond., vol. 54, pp. 105–143, Jan. 1894.
[3] H. Jeffreys, "Bromwich's work on operational methods," J. London Math. Soc., vol. 3,  220–223, Jul. 1930.
[4] R. Watson-Watt, “Oliver Heaviside: 1850–1925,” The Scientific Monthly, vol. 71, no. 6, pp. 353–35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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