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9일 일요일

복소 함수의 다가성(多價性, multi-valuedness)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복소 함수의 다가성"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복소 함수론의 이해


[그림 1] 복소 함수의 함수론적 설명(출처: wikipedia.org)

복소 함수(complex function)가 무엇인지 수학적으로 생각해보자. 먼저 단순히 실함수(real function)적으로 설명하면 [그림 1]과 같은 관계이다. 실함수와 비교하여 복소 함수의 다른 점은 정의역(domain of definition)과 치역(range)이 복소수(complex number)인 것이다. 복소 함수를 [그림 1]처럼 생각한다 해서 틀린 것은 없다. 하지만 정의역이 2차원(∵ 복소수의 실수부와 허수부가 독립적이므로), 치역이 2차원이므로 복소 함수를 그릴려면 4차원을 고려해야 한다. 현실공간은 3차원이므로 복소 함수를 [그림 1]처럼 함수론적으로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때 나타나는 새로운 방법이 [그림 2]처럼 기하학적으로 복소 함수를 보는 것이다.

[그림 2] 복소 함수의 기하학적 설명(출처: wikipedia.org)

복소 함수를 [그림 2]처럼 2차원 평면의 기하학적 변형성으로 본 것은 리만(Bernhard Riemann)이 최초다. 리만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1]에서 이런 관점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림 2]를 보고도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지만 복소 함수의 다가성(多價性, multi-valuedness) 관점에서는 기하학적 접근법이 매우 유용하며 필수적이다. 복소 함수는 하나의 복소수 $z$에 대해 여러 개의 $f(z)$가 있을 수 있다. 이런 특성을 복소 함수의 다가성이라 한다. 다가성을 가진 대표적인 복소 함수는 아래의 제곱근 함수(square root function)이다.

                       (1)

복소수는 2차원 복소 평면(complex plane)에 존재하므로 변수 $z$를 극좌표계(polar coordinate system)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식 (1)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는다.

                       (2)

복소수 $z$ 입장에서 보면 각도 $-3\pi, -\pi, \pi, 3\pi$ 등이 나타내는 값은 서로 같다. 하지만 식 (2)처럼 제곱근 함수 $f(z)$에 들어가면 그 결과는 몇 바퀴를 돌았는가에 따라 함수값이 달라진다. 이런 함수의 다가성을 해결하는 유용한 방법이 복소 평면에 가지 자름(branch cut)을 도입해서 동일한 복소수 $z$를 다르게 표현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식 (1)의 정의역 $z$는 [그림 3]처럼 리만 표면(Riemann surface)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림 3] $\phi = \pi$ 가지 자름을 가진 제곱근 함수의 정의역(출처: wikipedia.org)

[그림 3]은 정의역 $z$의 각도가 -180 ~ 540도까지 표현되어 있다. 정의역 $z$ 관점에서는 두바퀴를 돈 것이지만 치역 $f(z)$ 관점에서는 -90 ~ 270도가 되어 한바퀴 돈 것이 된다. 이 개념을 기하학적으로 [그림 3]처럼 표현한 것이 리만 표면이다. 따라서, 치역은 한바퀴만 돌기 때문에 [그림 2]처럼 $f(z)$를 하나의 복소 평면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림 4] 실제 가지 자르기(출처: wikipedia.org)

문제가 되는 것은 정의역 $z$ 부분이다. 복소 평면은 두바퀴 회전을 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림 4]에서 가지를 자르는 것처럼 복소 평면을 잘라야 한다. (or 한정없이 중구난방으로 뻗어가는 가지들을 잘라서 한 방향으로만 자라도록 하는 것처럼 ...) 이때 평면을 자른 흔적을 가지 자름(branch cut)이라 한다. 제곱근 함수의 경우 복소 평면을 두번만 돌면 모든 값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지 자름은 어디에 만들어도 되지만 식 (2)의 복소수 $z$ 정의(= $-\pi \le \phi < \pi$)를 도입하면 [그림 5]처럼 $\phi = \pi$ 지점에 가지 자름이 생겨야 한다.

[그림 5] $\phi = \pi$에 생긴 가지 자름

가지 자름을 기하학적으로 이해하려면 [그림 3]과 [그림 5]를 같이 보면 된다. 복소 평면은 360도만 돌 수 있으므로 두바퀴에 해당하는 720도를 돌려면 복소 평면을 가지처럼 잘라서 복소 평면 두개를 [그림 3]처럼 붙여야 한다. 이때 자르고 붙인 부분이 [그림 5]의 가지 자름이 된다.
식 (2)와는 다르게 각도 $\phi$의 범위를 0에서 $2\pi$로 잡으면 가지 자름은 $\phi = 0$이 된다.

[그림 6] 세제곱 함수의 정의역(출처: wikipedia.org)

[그림 7] 네제곱 함수의 정의역(출처: wikipedia.org)

세제곱근(cube root)과 네제곱근(4th root)은 정의역 $z$가 세바퀴와 네바퀴를 돌아야 하므로 [그림 6]과 [그림 7]처럼 정의역을 정의하면 된다.

제곱근 함수 다음으로 다가성을 가진 유명한 복소 함수는 로그 함수(logarithmic function)이다. 정의역을 식 (2)처럼 정의해 로그 함수를 구해보자.

                      (3)

제곱근 함수와는 다르게 로그 함수는 정의역 $z$의 각도에 따라 무한개의 다른 값을 가진다. (∵ $m$은 임의의 정수일 수 있으므로) 그래서, 정의역의 기하학적 구조는 아래처럼 생각해야 한다.

[그림 8] 로그 함수의 정의역(출처: wikipedia.org)

동일한 $z$에 대해 무한개의 함수값이 존재하므로 정의역도 [그림 8]처럼 무한번 회전이 허용되어야 한다. 가지 자름은 식 (3)의 정의에 따라 [그림 5]와 동일하게 정의한다.
식 (3)에서 $z$가 주어진 경우 $f(z)$는 무한개의 다른 값을 가질 수 있다. 만약, 가지 자름이 표현하는 복소 평면을 $m = 0$로 제한하면 로그 함수는 복소 영역에서 단 하나의 값으로 표현된다. 이렇게 만들기 위한 가지는 주요 가지(principal branch)라고 부른다. 원래는 하나 이상의 값을 가진 다가성이 있지만 주요 가지만 택해서 단 하나의 값만 가지도록 만든 경우는 주치(主値, principal value)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식 (3)의 로그 함수를 주치만 가지도록 만든 함수는 아래처럼 표현한다.

                      (4)

$m = 0$인 경우 식 (3)과 (4)는 동일한 값을 준다. 하지만 $z$가 고정된 경우 식 (3)은 무한히 많은 함수값을 나타내고 식 (4)는 주치만 택하므로 단 하나의 함수값만 표현한다.

[참고문헌]
[1] B. Riemann, Grundlagen für eine allgemeine Theorie der Functionen einer veränderlichen complexen Grösse (Foundations for a General Theory of Functions of One Variable Size Complex Number), Inaugural Dissertation, Göttingen, Dec. 1851.

댓글 15개 :

  1. 전파거북이님 혹시 고려대 김영욱 교수님 아시나요? 수학에 대한 접근 방법이나 쉽게 이해시켜 주시려는 방식이 이 교수님을 생각나게 하네요.... http://elie.korea.ac.kr/~ywkim/mawiki/wiki.php 여기가 홈페이지인데 정말 좋은글이 많고 특히 http://elie.korea.ac.kr/~ywkim/mawiki/wiki.php?MyMisc 여기에 있는 다양한 글들이 인상적이에요... 대학 신입을 위하 미적분학의 의의를 설명한 기초미적분학 교재나 현대 수학 입문... 그리고 일본의 수학교수가 쓴 수필을 직접 번역하신 글도 있는 이 수학 에세이가 상당히 깊이가 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전파거북이님도 에세이는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네요... 도움을 넘 많이 얻고 가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여 길게 적어봤습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김영욱 교수님은 잘 모르는 분이지만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삭제
  2. 복소함수의 그래프에서 x, y, z축은 각각 어떤 것을 의미하나요?

    답글삭제
    답글
    1. 복소 함수는 3차원 좌표축으로 처리가 곤란합니다. 그래서 영역이 바뀌는 [그림 2]처럼 생각합니다.

      삭제
  3. 여기에 블로그포스팅 내용은 아니지만 포스팅내용과 관련된 내용 질문해도 답변해주시나요?

    답글삭제
  4. 글 잘 봤습니다!
    혹시 음의 실수축에서 로그함수가 해석적이지 않은 이유가 단지 branch cut으로 잘려서 그런것 뿐인가요?

    답글삭제
    답글
    1. 질문에서 설명한 내용은 원인과 결과가 바뀌어 있는 것 같습니다. 로그 함수는 다가성이 있어서, 이를 극복해 해석적으로 만들기 위해 가지 자름을 도입한 것입니다. 즉 가지 자름을 사용하면 로그 함수는 해석적이 됩니다.

      삭제
  5. 공부하다 보고서 감탄하고 갑니다. 복소평면이 바퀴수를 구분 못하니 한바퀴 돌때마다 branch cut으로 평면을 추가해 정의역을 넓혀버린 거였네요. 로그함수의 다가성이 이해가 안가서 끙끙대고 있었는데 기하적으로 보니 정말 명쾌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안준명님, 가지 자름(branch cut)은 멋진 개념이죠! 이런 개념을 선물한 리만에게 감사해야죠. ^^

      삭제
  6.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칭찬 감사합니다, 변상빈님. ^^ 주말에도 함께 열공. :)

      삭제
  7. 감사합니다. 항상 공짜로 뭘 얻어가는거 같아서 자주 방문하게 되네요:)
    complex line integral을 공부하다가, 관련 정보가 여기 있을까 싶었는데 아직은 없네요..
    질문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f(z) = (z-0.5)^-1를 unit circle로 integral하면 2*pi*i가 나옵니다.
    그림8로 이해할 방법이 있을까요?


    한바퀴 휘어올라가면 색깔이 바뀌는데, 그 색깔 차이를 2*pi정도로 생각하면 되는걸까요?
    언제나 친절한 답변 미리 감사말씀드립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아닙니다, 이준화님.
      복소 함수론의 기본인 유수 정리로 설명해야 합니다. 아래 링크 참고하세요.

      https://ghebook.blogspot.kr/2012/08/complex-analysis.html

      삭제

욕설이나 스팸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전파거북이]는 선플운동의 아름다운 인터넷을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