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7일 토요일

중첩 원리(Superposition Principl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중첩 원리"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두 파동의 다양한 중첩(출처: wikipedia.org)

덧셈과 상수배로 정의하는 선형성(linearity)을 가진 함수를 선형 함수(linear function)라 이름 붙인다.

                          (1)

여기서 $f(x)$는 선형성을 만족해서 선형 함수이다. 식 (1)에 보인 선형성을 시스템 응답(system response) 관점에서 설명하는 개념이 중첩 원리(superposition principle)이다. 이 원리에 따르면 선형 함수 $f(x)$를 입력 혹은 여기(excitation) $x$에 대한 선형 시스템의 출력 혹은 응답 $f(x)$로 이해한다. 그러면 선형 결합(linear combination)으로 들어오는 전체 입력 $ax+ay$의 응답은 선형성에 따라 각각의 입력 $x,y$의 응답을 덧셈으로 중첩한 값과 일치한다. 이런 함수 선형성을 시스템 출력의 중첩성으로 강조한 시각이 바로 중첩 원리이다.
중첩 원리를 미분 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에 적용한 예시로 일반해(general solution)특수해(particular solution)가 있다.

                          (2)

여기서 $\mathfrak{L}[\cdot]$는 미분 연산자, $y_g$와 $y_p$는 각각 일반해와 특수해이다.
전자기장 파동 방정식(electromagnetic wave equation)은 선형 미분 방정식의 일종이라서, 특정 영역의 매질이 상수라면 중첩 원리를 적용해서 해를 구할 수 있다. 그래서 식 (2)에 제시한 중첩 원리는 다양한 전자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그림 2] 다중 도체 전송선(multiconductor transmission line)의 예시(출처: wikipedia.org)

[그림 3] 중첩 원리를 이용한 3중 도체 전송선의 전압 분해

예를 들어, [그림 2]와 같은 3중 도체 전송선(triple-conductor transmission line)의 전압 분포를 구해본다. 3곳의 도체에 걸리는 전압은 $V_1, V_2, V_3$로 다를 수 있어서, [그림 3]과 같이 한 곳의 전압만 설정하고 나머지는 접지로 둔 후, 각각의 경우를 계산한다. 이 결과는 식 (2)처럼 중첩 원리를 따르므로, 세 가지 전압 분포를 선형 결합으로 중첩해서 원하는 답을 얻는다.

[그림 4] 공진기 방법에 따라 도파관 T접합을 분해(출처: wikipedia.org)

중첩 원리는 전자파의 도파(waveguiding)와 산란(scattering)에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도파관(waveguide) 문제를 풀 때 중첩 원리는 큰 힘이 된다. 예시로 전자파 전력을 분배하는 [그림 4]의 도파관 T접합(T-junction)을 고려한다. 한쪽이 막힌 초록색 도파관과 양쪽이 열린 파란색 도파관의 전자파 중첩으로 T접합의 전자파 분포를 합성한다. 도파관의 외벽은 PEC(perfect electric conductor)라서 접선 전기장의 경계 조건은 0이 된다. 그러면 중첩 원리에 따라 중첩된 T접합의 접선 전기장은 항상 경계 조건을 만족한다. 하지만 접선 자기장은 PEC에서 불연속이 되므로, [그림 4]에 나온 초록선파란선에서 접선 자기장이 연속이라는 조건으로 초록색과 파란색 도파관에 존재하는 자기장의 계수를 맞춘다. 이런 방식으로 경계 조건을 쉽게 결정하는 기법을 공진기 방법(resonator method)이라 부른다[1]. 왜냐하면 [그림 4]의 마지막 도식처럼 두 도파관의 중첩 영역은 모두 PEC로 막혀서 일종의 공진기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E. Kühn, "A mode-matching method for solving field problems in waveguide and resonator circuits," Archiv für Elektronik und Übertragungstechnik (International Journal of Electronics and Communications), vol. 27, pp. 511–518, 1973.

2024년 11월 11일 월요일

자율 미분 방정식(Autonomous Differential Equati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자율 미분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자율계의 예인 시불변 시스템: $y_2(t)$ = $y_1(t-t_0)$(출처: wikipedia.org)

자율 미분 방정식(autonomous differential equation) 혹은 자율계(autonomous system)는 미분 방정식을 규정하는 항에 독립 변수 $x$는 없고 오직 종속 변수 $y$의 함수 $f(y)$만 있는 식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1계 상미분 방정식은 우변에 $x$의 영향이 없기 때문에 1계 자율 미분 방정식(the first-order autonomous differential equation)으로 분류된다.

                          (1)

미분 $dy/dx$를 미분소 $dx, dy$의 나눗셈으로 생각해서 식 (1)의 해를 구한다.

                          (2)

식 (2)의 우측식과 같은 음함수(implicit function)는 라그랑주 반전 정리(Lagrange Inversion Theorem)를 써서 양함수(explicit function) 형태 혹은 역함수(inverse function)인 $y$ = $g(x)$로 만들 수 있다. 독립 변수 $x$가 시간 $t$인 경우는 시간 이동에 대해 시스템 특성이 변하지 않는 [그림 1]과 같은 시불변 시스템(time-invariant system)이 된다. 왜냐하면 항상 $dt$ = $d(t-t_0)$이기 때문이다.
2계 자율 미분 방정식(the second-order autonomous differential equation)은 $u(y)$ = $dy/dx$ = $y'$인 변수 치환을 통해 해결한다.

                          (3)

식 (3)에 $u$ = $dy/dx$를 대입해서 $u$의 미분에 대해 정리한다.

                          (4a)

식 (4a)의 최종 결과는 1계 상미분 방정식의 표준형이라서 그 해를 $u$ = $g(y)$로 둘 수 있다. 이를 다시 $u(y)$ = $dy/dx$로 치환해서 1계 자율 미분 방정식으로 만들면, 식 (2)에 의해 최종해가 결정된다.

                          (4b)

여기서 $du/dy$를 풀 때 필요한 적분 상수는 $g(y)$에 포함되어 있다.

[다음 읽을거리]

2024년 7월 8일 월요일

포스터의 리액턴스 정리(Foster's Reactance Theorem)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포스터의 리액턴스 정리"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확인] 본 페이지는 exp(jωt) 시간 약속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림 1] 주파수에 대해 리액턴스가 증가하는 모습(출처: wikipedia.org)

교류 회로(alternating current or AC circuit)에 나오는 임피던스(impedance)의 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을 꼼꼼하게 관찰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정리로 포스터의 리액턴스 정리(Foster's reactance theorem)가 있다. 매우 간단한 정리이지만, 이 정리의 내면에는 필터(filter) 설계를 위한 거대한 방법론이 자리한다.

[포스터의 리액턴스 정리] [1]
무손실 임미턴스(immitance)의 허수부는 주파수에 대해 항상 단조 증가한다.

                          (1)

여기서 $X, B$는 각각 리액턴스(reactance)와 서셉턴스(susceptance)이다.

[증명: 회로 이론]
임미턴스는 임피던스와 어드미턴스(admittance)를 모두 포함하는 용어이므로, 먼저 임피던스 $Z$의 허수부인 리액턴스(reactance) $X$의 주파수 특성을 관찰한다. 회로 내부에 인덕터나 커패시터가 하나만 있으면, $X$ = $j \omega L$ 혹은 $-j \mathbin{/} (\omega C)$로 표현되어서 $dX/d\omega$는 단조 증가한다. 이 리액턴스가 직렬(series)로 연결된 경우는 $jX_s$ = $jX_1 + jX_2$가 되며 두 단조 증가 함수를 합친 함수도 단조 증가한다. 그래서 직렬 회로는 항상 주파수에 대해 리액턴스가 계속 커진다. 병렬(parallel) 회로 $X_p$는 약간 복잡해서 $\omega$에 대한 미분으로 증명한다.

                  (1)

여기서 $dX_1 / d\omega > 0$, $dX_2 / d\omega > 0$이다. 또한 손실 없는 모든 종류의 전기 회로망(electrical network)은 $L$과 $C$의 직렬이나 병렬 결합이다. 따라서 직렬이든 병렬이든 리액턴스만으로 구성한 회로망의 전체 리액턴스는 주파수에 따라 항상 증가한다.
임피턴스 결과를 이용해서 어드미턴스에 대한 증명도 완성한다. 어드미턴스 $Y$의 허수부인 서셉턴스(susceptance) $B$는 $Y$ = $jB$ = $1 \mathbin{/} ( jX)$ = $-j/X$이다. 리액턴스 $X$는 항상 커지므로, $X$의 역수를 취하고 부호를 바꾼 $B$도 주파수에 대해 단조 증가한다.

[증명: 맥스웰 방정식] [2]
각주파수 $\omega$로 미분한 맥스웰 방정식은 아래와 같다.

                  (2)

여기서 $\bar E, \bar H$의 시간 약속은 $e^{j \omega t}$이다. 포인팅의 정리(Poynting's theorem)와 비슷한 방식으로 식 (2)에 $\bar E, \bar H$를 곱해서 발산(divergence)을 적용한다.

                  (3a)

식 (3a)를 체적 $v$에 대해 적분해서 새로운 전자기장의 에너지 관계를 만든다. 

                  (3b)

여기서 $d \bar a$는 $v$를 뚫고 외부로 나가는 방향으로 계산한다. 로렌츠 진동자 모형(Lorentz oscillator model)을 유전체와 자성체에 적용하면, 식 (3b)의 우변은 각각 전기장과 자기장의 에너지 $W_e, W_m$을 4배한 값이 된다.[∵ $1/2$는 에너지 정의, $1/2$는 평균 전력에서 나온다.] 전기장과 자기장을 전압파와 전류파(voltage and current waves)로 연결하기 위해, 접선 전기장(tangential electric field) $\bar E_t$를 전압파 $V_0 e^{-j \beta z}$로 공식화한다.

                  (4a)

여기서 전력 전달은 $z$방향, $\beta$는 위상 상수(phase constant), $\bar e(x, y)$는 편파(polarization)를 나타내는 실수 벡터이다. 식 (4a)를 맥스웰 방정식에 대입함으로써 접선 자기장(tangential magnetic field) $\bar H_t$도 얻는다.

                  (4b)

여기서 $Z_0$ = $V_0 / I_0$, $\bar e$ = $\bar h \times \hat z$이다. 반사가 없는 전송선 내부에서 평균 전력(average power) $P_\text{av}$는 일정하므로, 편파 벡터 $\bar e(x, y)$의 조건이 정해진다.

                  (4c)

여기서 $\bar e, \bar h$의 단위는 모드 1/m이다. 식 (4)를 식 (3b)의 좌변에 넣어서 전압파와 전류파의 주파수 변화 특성을 생성한다.

                  (5a)

여기서 식 (4b) 조건으로 인해 $\partial \bar e / \partial \omega \times \bar h$ = $\bar e \times \partial \bar h / \partial \omega$ = $\hat z (\bar e \cdot \partial \bar e / \partial \omega)$이다. 리액턴스 $X$만 있다는 가정인 $V_0$ = $j X I_0$을 식 (5a)에 넣어 정리한다.

                  (5b)

여기서 $z < 0$ 영역에서 입사하는 전자파가 $z$ = $0$인 표면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d \bar a$ = $-da \hat z$로 바꾼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포스터의 리액턴스 정리는 필터 설계의 기본 원리를 제공한다. 리액턴스로 만든 무손실 필터(lossless filter)는 인덕터나 커패시터의 조합이므로, 임피던스 $Z(\omega)$는 분자와 분모가 다항식인 유리 함수 $P(\omega) / Q(\omega)$로 표현된다. 여기서 필터 설계법은 필터 규격으로 고차 다항식 $P(\omega), Q(\omega)$를 유일하게 결정하는 수학적 절차이다. [그림 1]처럼 포스터의 리액턴스 정리에 따라 $X$는 계속 커지고 있어서, 주파수 응답에는 영점(zero)과 극점(pole)이 반드시 존재한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Z(\omega)$의 영점과 극점 위치를 필터 규격으로 맞춤으로써, 필터에 항상 원하는 주파수 응답을 만들 수 있다.

[그림 2] 연산 증폭기의 반전 모드(출처: wikipedia.org)

포스터의 리액턴스 정리가 성립하지 않는 회로는 비포스터 회로망(non-Foster network)이라 부른다. 기존 전기 회로에 비포스터 회로를 추가하면 통상적인 커패시터나 인덕터 효과를 없앨 수 있어서 광대역 특성 설계에 유용하게 사용된다[3]. 비포스터 회로는 유전체나 자성체의 공진(resonance)으로 만들 수 있지만, 공진 주파수가 너무 높고 매질 특성이 들어가서 원하는 성질을 구성하기 어렵다. 그래서 비포스터 회로는 주로 증폭기(amplifier)로 설계한다. 예시적으로 [그림 2]는 저주파에 쓰는 연산 증폭기(operational amplifier, op-amp: 예전 아날로그 컴퓨터(analog computer)를 제작할 때 쓴 방식이라 연산이란 이름이 붙음)의 반전 모드(inverting mode: 입력을 넣으면 출력의 극성이 바뀜)를 이용해 부성 저항이나 임피던스(negative resistance or impedance)를 생성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물론 연산 증폭기 대신 임의 종류의 차동 증폭기(differential amplifier)를 써도 같은 결과가 얻어진다. 연산 증폭기 해석은 가상 접지(virtual ground: 실제 접지는 아니지만 접지와 같은 전압)부터 출발한다. 연산 증폭기는 개회로(開回路, open-loop) 이득 $A_\text{OL}$이 매우 커서 입력 전압 $V_-$는 다른 입력 $V_+$를 그대로 따라간다. [그림 2]에서 $V_+$ = $0$이므로, $V_-$는 가상 접지처럼 0V로 가정한다. 다만 통상적인 접지와 다르게 증폭기의 입력부라서 증폭기로 들어가는 전류는 거의 0이다. 그러면 $V_\text{in}$이 만든 입력 전류 $I_\text{in}$ = $V_\text{in} / R_\text{in}$은 증폭기로 들어가지 않고 모두 피드백 혹은 되먹임 저항(feedback resistor) $R_f$를 거쳐 출력부로 나간다. 결국 출력 전압 $V_\text{out}$은 입력과 피드백 저항의 비율로만 결정된다.

                          (1)

여기서 $V_\text{out}$을 걸어도 전류는 저항에 들어가지 않고 $V_\text{out}$ 쪽으로 나와서 ($-$)를 붙인다.[다른 말로 옴의 법칙에서 전압의 극성과 전류의 방향이 반대이다.] 전압 $V_\text{out}$과 입력 전류 $I_\text{in}$을 기준으로 옴의 법칙(Ohm's law)을 적용하면, 부성 저항 $-R_f$가 정확히 만들어진다. 교류 회로에서는 저항 대신 인덕터와 커패시터를 $R_f$ 위치에 쓸 수 있기 때문에, [그림 2]의 회로로 부성 인덕터(negative inductor)부성 커패시터(negative capacitor)를 쉽게 구성할 수 있다. 부성 인덕터와 커패시터로 짜맞춘 회로망은 주파수가 증가할 때 임미턴스의 허수부는 단조 감소해서 비포스터 회로망이 된다. 이를 이용하면 우리가 설계한 회로의 대역폭을 많이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로의 입력 임피던스가 $Z_\text{in}$ = $R_\text{in} + jX_\text{in}$로 측정되면, $-X_\text{in}$ 특성을 가진 비포스터 회로를 부착한다. 그러면 주파수에 따라 커지는 $X_\text{in}$을 넓은 대역에서 $-X_\text{in}$으로 상쇄시킬 수 있다. 대신 증폭기를 쓰고 있어서 회로의 외부에서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1] R. M. Foster, "A reactance theorem," Bell Syst. Tech. J., vol. 3, no. 2, pp. 259–267, Nov. 1924.
[2] D. M. Pozar, Microwave Engineering, 4th ed., Hoboken, NJ, USA: John Wiley & Sons, 2012.
[3] 이용혁, 정재영, "소형 안테나의 광대역 정합 및 수신전력 개선을 위한 비-포스터 회로 설계", 한국전자파학회논문지, 제30권, 제7호, pp. 533–541, 2019년 5월.

[다음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