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5일 목요일

고출력 증폭기인 TWT(Traveling-Wave Tub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TWT"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최초의 입자 가속기 사이클로트론


[그림 1] 나선형 TWT의 구조(출처: wikipedia.org)
1: 전자총(electron gun)
2: RF 입력부(RF input)
3: 자석(magnet)
4: 감쇠기(attenuator)
5: 나선형 코일(helical coils)
6: RF 출력부(RF output)
7: 진공관(vacuum tube)
8: 빔 수집기(beam collector)

[그림 1]에 있는 나선형 TWT(helix traveling-wave tube)는 RF(Radio Frequency) 입력을 고출력으로 크게 증폭하기 위해 사용한다. TWT는 진행파관(進行波管)으로 번역하기도 하나, 요즘은 주로 영어 그대로인 TWT를 많이 쓴다. TWT의 구동주파수는 300 MHz~50 GHz이며 비율 대역폭(ratio bandwidth: $f_u/f_l$)은 2 정도이다. 비율 대역폭은 대역폭에서 가장 높은 주파수($f_u$)를 가장 낮은 주파수($f_l$)로 나눈 값이다. TWT의 가능한 이득(gain)은 약 70 dB이다.
TWT의 동작 원리는 단순하다. 전자총[그림 1의 1]이 뜨거워져 열 전자 방출(thermionic emission)이 시작되면 양극(anode: 그림 1의 1)에 가해진 전압에 의해 전자(electron)는 고속으로 움직인다. 전자가 움직이는 방향을 $z$축이라 가정하자. 운동 전자가 중앙으로 잘 집속이 되도록 자석[그림 1의 3]자기장(magnetic field)을 $z$축으로 걸어준다.[∵ 사이클로트론(cyclotron) 원리에 의해 자기장이 강하게 걸리면 구심력(centripetal force)이 커지므로 움직일 수 있는 반지름이 줄어든다.] 진공관[그림 1의 7)을 통과한 전자는 빔 수집기[그림 1의 8]에 수집된다. 이를 위해 빔수집기에는 약 1 kV의 전압을 건다. RF 입력부에 특정 주파수의 전자파를 집어넣으면 이 전자파는 전자총에서 나온 전자와 상호 작용한다. 상호 작용은 별개 아니고 전자가 전자파의 전기장(electric field)과 전기력(electric force)을 주고 받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나선형 코일[그림 1의 5]은 전자파를 이송하는 전송선(transmission line) 역할을 한다. 전자와 전자파가 정상적인 상호 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동기(synchronism)가 맞아야 한다[1]. 상호 작용 관계식을 유도하기 위해 전자파의 위상을 고려하자.

                            (1)

여기서 $k_z$는 전송선의 $z$방향 위상 상수(phase constant), $v_z$는 전자의 $z$방향 속도, $f$는 RF의 주파수이다. 식 (1)은 전자파의 이동 속도[= $v_p$ = $\omega/k_z$]와 전자의 이동 속도[= $v_z$]가 동기가 됨을 의미한다. 또한 전자가 가진 에너지가 전자파로 옮겨지기 위해서는 위상이 시간적으로 변해서는 안된다.

[그림 2] 전자의 뭉침 현상(출처: [1])

식 (1)의 조건이 만족되면 [그림 2]와 같이 $z$축 방향으로 전자의 뭉침 현상(electron bunching)이 나타난다. 전자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지만 전자파는 관내 파장(guided wavelength) 특성으로 인해 전기장의 세기가 [그림 2]처럼 바뀐다. 전기장이 가해진 방향을 $z$축이라 하면[예를 들면 $\bar E$ = $E_0 \hat z$] 전기장이 ($-$)인 위치에서는 전자가 가속되고 전기장이 ($+$)인 위치에서는 전자가 감속된다. 이로 인해 전자는 특정 위치에 뭉쳐지게 된다. 식 (1)을 만족하려면 전자파와 전자의 이동 속도가 같아야 한다. 하지만 전자는 속도($v_z$)를 아무리 높여도 광속($c$)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전자파의 속도($v_p$)를 줄여 식 (1)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래서 [그림 1]의 5가 표현하는 TWT의 전송선을 설계할 때는 저속 파동(slow-wave) 조건을 고려한다.

                            (2)

하지만 통상적인 전송선으로 식 (2)를 만족시킬 수 없다. 도파관(waveguide)은 고속 파동(fast-wave: $v_p > c$)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형 코일과 같은 주기 구조를 가진 전송선(periodic transmission line)을 사용한다. 전송선이 $z$방향으로 주기성을 가지면 플로케 정리(Floquet theorem)에 의해 $k_z$는 아래식을 만족한다.

                            (3)

여기서 $L$은 주기 구조의 주기이다. 따라서 전송선을 따라 전자가 이동하면 전자 뭉침이 더욱 강해진다. 강해진 전자 뭉침은 강해진 RF 혹은 증폭된 RF를 뜻한다. 이때 생긴 전자 뭉침의 주기는 RF 출력부에 나오는 RF 출력 주파수와 같다. [그림 2]를 다시 보자. 전자파와 전자의 이동 속도가 같으면 전자의 뭉침은 일어나지만 전기장이 0인 지점에 뭉쳐지므로 전자의 에너지가 전자파의 에너지로 변환되지 않는다.[∵ 에너지(energy)가 생기려면 힘(force)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기장이 0이면 전기력도 0이 된다.] 그래서, 실제 TWT를 만들 때는 전자의 속도가 전자파의 속도보다 약간 빠르게 만든다. 그러면 전자 뭉침의 중심(center of bunch)은 [그림 2]처럼 전기장이 ($+$)가 되는 지점[혹은 전자가 감속되는 지점]에 생겨 에너지 전달이 일어나게 된다. 이를 이해하려면 힘과 에너지 관계를 보면 된다. 전하량이 ($-$)인 전자에 전기장이 ($-$)로 걸리면 전자는 $+z$로 향하는 전기력을 받는다. 즉, 전자가 에너지를 얻는다. 반대로 전기장이 ($+$)로 걸리면 전자는 감속을 받아 운동 에너지(kinetic energy)가 작아지고 이때 생긴 여분의 에너지는 다른 에너지로 변환되어야 한다. 전자가 감속되면 전자파 복사(electromagnetic radiation)가 일어나야 하므로, 전자의 운동 에너지는 RF 에너지로 바뀌게 된다. 다른 관점으로 한 번 보자. 전자가 전자파보다 약간 빠른 속도를 가지면 그 속도차 만큼이 RF 에너지가 된다. 왜냐하면 전자 뭉침의 중심이 감속 구간에 있어 전자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전자가 느려지다가 전자파와 같은 속도가 되면 더이상의 에너지 변환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자총([그림 1]의 1)에서 계속 고속 전자를 방출하기 때문에 운동 에너지가 계속 공급되어 지속적으로 RF 에너지로 변환된다.
[그림 1]에 있는 감쇠기[그림 1의 4]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림 1]과 같은 구조에서 RF 출력을 빼내면 RF 신호의 반사(reflection)가 생길 수 있다. 이때 생긴 반사 성분이 좌우로 무한히 반사하면서 원치않는 공진(resonance)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전자파 감쇠를 주어 공진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TWT는 증폭기(amplifier)이므로 주변에 커패시터(capacitor)인덕터(inductor)를 잘 붙이면 발진기(oscillator)로 쓸 수도 있다. 발진기는 RF 입력없이 특정한 주파수의 RF 출력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회로 소자이다. 정확하게는 우리가 가한 RF 입력이 없을 뿐 잡음(noise)이 RF 입력 역할을 한다. 또한 GHz 이상에서는 좋은 커패시터와 인덕터는 없기 때문에, 전송선(transmission line)입력 임피던스(input impedance)를 이용해 등가적으로 커패시터와 인덕터를 만들어 초고주파 발진기를 설계할 수 있다.

[그림 3] 지대공 무기 체계 천마(출처: ko.wikipedia.org)

[그림 3]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자체 개발한 지대공(地對空, Surface-to-Air) 무기 체계인 천마(天馬, Pegasus)추적 레이다(tracking radar)가 TWT를 전자파 원천(electromagnetic source)으로 사용한다. 레이다의 전자파 원천으로 TWT와 같은 고출력 발생기를 채택하면 레이다의 탐지 거리가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참고문헌]
[1] K. R. Chu, "The electron cyclotron maser," Rev. Mod. Phys., vol. 76, no. 2, pp. April 2004.

[다음 읽을거리]
1. 주파수 안정성이 좋은 클라이스트론
2. 고출력 밀리미터파 생성 위한 자이로트론

2011년 9월 13일 화요일

가우스 빔(Gaussian Beam)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가우스 빔"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페이저를 이용한 맥스웰 방정식
2. 균일 평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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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가우스 빔(출처: wikipedia.org)

레이저(laser)와 같은 실제 전자파 빔(electromagnetic beam)균일 평면파(uniform plane wave)나 점 원천(point source)과는 전파 특성이 매우 다르다. 현실에 존재하는 전자파 빔과 유사하게 모형화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법이 가우스 빔 혹은 가우스식(式) (Gaussian beam)이다[1]. 빔(beam)은 빛의 기둥인 빛줄기를 뜻한다. 가우스 빔은 균일 평면파나 점 원천보다는 수학 공식이 다소 복잡하지만 현실에 나타나는 전파 특성을 매우 잘 설명한다.

[그림 2] 가우스 빔의 전파 특성(출처: wikipedia.org)

[그림 2]는 가우스 빔의 특성을 보여준다. 초점[$z$ = $0$]을 향해 진행하는 파동은 빔폭이 계속 줄어들어 초점(focus)에서는 빔폭이 최소가 된다.[가우스 광학(Gaussian optics)에서 초점에는 빛이 한 점에 모이기 때문에, 빔폭은 $0$이 되어야 한다.] 초점을 지난 파동은 빔폭이 거의 선형적으로 커진다. 가우스 빔에 기반한 이런 설명은 실제 실험 결과를 잘 예측한다. 가우스 빔 공식을 유도하기 위해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는 $+z$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가정한다. 또한, 가우스 빔은 진행 방향인 $z$축에 수직인 $x, y$축 방향으로는 가우스 함수(Gaussian function)처럼 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아래처럼 어림한 식을 얻을 수 있다.

                      (1)

여기서 $k$는 파수(wavenumber)이다. 프레넬 회절 적분(Fresnel diffraction integral)에서 출발해 실험 결과에 맞게 식 (1)과 같이 근사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z \gg 1$인 조건에서 식 (1)은 프레넬 회절 적분에 온전하게 수렴한다. 가우스 빔 관점에서 $+z$방향으로 진행하면 빔폭(beamwidth)도 넓어지고[혹은 빔도 퍼지고] 위상도 변하므로, 식 (1)에 있는 $q(z)$를 복소수(complex number)로 고려한다. 치환 자체는 별것 아니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전자파 빔의 많은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창의적인 개념이다.

                       (2)

식 (2)에서 결정되지 않은 요소는 $z_R$이다. 길이 $z_R$을 정하기 위해 [그림 2]와 같은 구조를 선택한다.

                       (3)

[그림 2]를 참고하면 $w_0$는 빔폭이 가장 작은 부분[$z$ = $0$]이므로 측정 가능하다. 즉, $w_0$는 빔폭의 반이다. 그러면 식 (3)에 의해 $z_R$도 정해지게 된다. 여기서 $z_R$은 레일리 길이(Rayleigh length or Rayleigh range)라고 부른다. 식 (3)을 참고하면 $z$ = $z_R$에서 $w(z)$는 $\sqrt{2}$배 만큼 커진다. 즉, 빔 면적이 2배가 되는 $z$ = $z_R$ 위치가 레일리 길이가 된다. 마지막으로 진폭을 의미하는 $A(z)$를 결정해야 한다. 가우스 빔은 $+z$방향으로 진행하더라도 전체 전력은 변하지 않는다. 이 점을 이용해 $A(z)$를 결정한다.

                      (4)

식 (3)과 (4)를 식 (1)에 대입해 가우스 빔 공식을 다시 만든다.

                      (5)

여기서 $E_0$ = $A(0)$이다. 레일리 길이 $z_R$이 무한대로 가면 식 (5)는 평면파로 수렴한다. 식 (1)에 제시한 가정은 점 원천의 위상 특성을 이용해서 구할 수도 있다.

                      (6)

식 (6)이 성립하려면 $z$가 $\rho$보다 훨씬 커야 한다. 즉, $z$축과 가까운 곳에서만 식 (6)의 근사가 잘 성립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식 (6)과 같은 조건을 근축 근사(近軸近似, paraxial approximation)라고 한다. 예를 들어서 전기장을 $E(\bar r)$ = $\Psi(\bar r) e^{i k z}$로 두고, $\Psi(\bar r)$에 대한 파동 방정식을 만든다.

                      (7a)

                          (7b)

여기서 $\nabla^2_{xy}$ = $d^2 / dx^2 + d^2 / dy^2$, $\Psi(\bar r)$는 $z$를 따라서 매우 느리게 변하는 포락선(包絡線, envelope)으로 생각한다. 근축 근사를 써서 $\Psi(\bar r)$는 진행 방향으로 위상이 느리게 변하므로 $\partial^2 \Psi(\bar r)\mathbin{/} \partial z^2$ $\approx$ $0$으로 둘 수 있다. 그러면 식 (7b)는 전형적인 근축 파동 방정식(paraxial wave equation)이 된다.

                          (8)

주파수가 아주 높다는 고주파 근사(high-frequency approximation)를 쓴 경우도 $k \gg 1$이 되어서 식 (7)이 식 (8)로 근사된다. 이와 같은 근축 파동 방정식은 장거리 전자파 전파 모형화(long-range electromagnetic propagation modeling)에 빈번하게 사용된다.
문제를 단순화하기 위해 우리 논의의 범위를 2차원으로 설정해 $\partial / \partial y$ $\equiv$ $0$으로 가정한다. 그러면 식 (8)을 $z,x$만의 편미분으로 관계 지을 수 있다.

                          (9a)

식 (9a)에 켤레 복소수 형태의 $\Psi(\bar r)$을 곱해서 $|\Psi(\bar r)|^2$ = $\Psi(\bar r) \Psi^*(\bar r)$의 편미분을 얻는다.

                          (9b)

식 (9b)의 최종식을 $x$에 대해 적분해서 전자파의 전력이 전파 방향 $z$에 대해 변하는 비율을 얻는다[2].

                          (9c)

여기서 $P(a)$는 $x$ = $a$ 평면으로 들어가는 전력, $P(b)$는 $x$ = $b$를 빠져나가는 전력이다. 식 (9c)를 이해하기 위해 전력 보존 법칙을 고려한다. 특정 영역을 기준으로, $P(a)$만큼 들어와서 $P(b)$ 정도만 나가면 남는 전력은 $P(a) - P(b)$이다. 이 값이 전자파가 전파할 때 $z$방향으로 커질 수 있는 양이 된다. 따라서 $x$방향 파수 $k_x$를 도입해 $x$ = $b$에서 위상 관계를  $\Psi(\bar r)$ = $\Psi_0 e^{i k_x x}$로 두고 $P(b)$에 대입한다.

                          (9d)

여기서 $k_x$는 복소수이다. 만약 $\Re[k_x] > 0$이면, $P(b) > 0$이 되어서 $z$방향으로 전력을 항상 줄인다. 이 결과는 전자파의 복사 조건(radiation condition)과 동일하다. 유한 차분법(finite difference method, FDM)으로 파동을 계산하는 경우, 경계 조건 $\Psi(\bar r)$ = $\Psi_0 e^{i k_x x}$는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서 $x_m$ = $m \Delta x$, $z_n$ = $n \Delta z$로 이산화해 경계면 $x$ = $x_M$ 근방의  $\Psi_m^n$ = $\Psi(x_m, z_n)$으로부터 $k_x$와 $\Psi_M^n$을 근사화한다.

                          (10)

여기서 복사 조건을 보장하기 위해 $\Re[k_x] > 0$을 선택한다. 식 (10)처럼 경계면의 파수를 유추하여 다음 단계의 경계 조건으로 삼는 기법을 투명 경계 조건(transparent boundary condition, TBC)이라 부른다[2], [3]. 

[참고문헌]
[2] G. Hadley, "Transparent boundary condition for beam propagation," Opt. Lett., vol. 16, no. 9, pp. 624–626, May 1991.
[3] M. F. Levy, "Transparent boundary conditions for parabolic equation solutions of radiowave propagation problems," IEEE Trans. Antennas Propag., vol. 45, no. 1, pp. 66–72, Jan. 1997.

[다음 읽을거리]

2011년 9월 11일 일요일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中語中文學科) 허성도(許成道) 교수

"우리역사 다시보기"의 전도사 서울대 허성도 교수

- 우리역사 다시보기(강연원고, 세종실록 원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조찬모임, 2007년.
- 우리역사 다시보기(강연 녹취록), 한국엔지니어클럽 저명인사 초청강연회, 2010년.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1392 ~ 1910년 혹은 1392 ~ 189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