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1일 금요일

선형 상미분 방정식(線形常微分方程式, Linear Ordinary Differential Equati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선형 상미분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미분 방정식의 의미


식 (1)과 같은 1계 상미분 방정식(the first order ordinary differential equation)해의 존재성과 유일성이 수학적으로 증명되므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1)

하지만 식 (1)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서 좀더 단순화된 상미분 방정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 식 (1)의 함수 $f(x, y)$가 선형성을 가진다고 가정해 식 (2)와 같은 선형 상미분 방정식(線形 常微分方程式, linear ordinary differential equation, linear ODE)을 다룬다.

                        (2)

직선을 표현하는 선형 함수 $f$ = $py+q$를 고려하면 식 (2)가 가진 선형성은 이해가 된다. 만약 $q(x)$ = $0$이라면, 식 (2)는 더욱 재미있는 성질을 가진다. 함수 $y_1, y_2$가 식 (2)를 만족하는 해일 때, 선형 결합 $y_3$도 당연히 해가 된다. 이 성질은 다음과 같은 고계(高階) 선형 상미분 방정식에도 성립한다.

                 (3)

즉, 식 (3)은 미분 방정식이 생긴 모양만 선형이 아니라 미분 방정식의 해도 선형성을 가진다. 그래서 식 (3)에 대한 미분 방정식의 해를 일반해(general solution) $y_g$라고 한다. 왜냐하면 초기 조건이 없는 경우 해를 무한히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q(x)$ = $0$인 경우는 다른 말로 동차(同次) 선형 상미분 방정식(homogeneous linear ODE)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미분 연산자가 동차 함수(homogeneous function) 관계를 만족하기 때문이다.[∵ 해 $y$에 $\alpha$를 곱하면 미분 연산자 바깥으로 $\alpha$가 나와서 1차 동차 함수가 된다.] 식 (4)에서 $q(x) \ne 0$을 고려한 경우는 특수해(particular solution) $y_p$라고 한다. 또한, 동차의 반대말로 $q(x) \ne 0$인 경우는 비동차(非同次, nonhomogeneous)라고 부른다. 일반해 $y_g$와 특수해 $y_p$를 모두 합치면 $n$계 선형 상미분 방정식인 식 (4)를 만족하는 해 $y$가 된다.

             (4)

식 (4)에 있는 상수 $c_1, c_2, \cdots, c_n$은 초기 조건으로 정해야한다. 그런데, $n$계 선형 상미분 방정식인 경우 일반해와 상수의 개수는 왜 $n$개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식 (5)에 있는 $n$계 상미분 방정식 해의 유일을 고려해야한다.

                   (5)

일반해는 식 (4)처럼 $y_1, y_2, \cdots, y_n$의 선형 결합으로 구성할 수 있다. 만약 일반해가 $n-1$개만 있다면 식 (5)의 초기 조건 $n$개 중에서 $n-1$개만 만족시킬 수 있다. 이 부분은 문제이다. 만약 일반해가 $n+1$개라면 식 (5)의 초기 조건 $n$개를 대입하더라도 나머지 1개의 상수값을 결정할 수 없다. 이러면 상미분 방정식 해의 유일성에 위배된다. 그래서 당연히 일반해와 상수의 개수는 $n$개여야 한다.
해의 유일성으로 인해 생겨나는 또 다른 재미있는 성질은 식 (6)에 도입한 함수 행렬(functional matrix) $\bf W$이다.


                                                                                                        (6)

해의 유일성이 있기 때문에 식 (6)에 있는 함수 행렬 $\bf W$는 반드시 역행렬(inverse matrix)을 가져야한다. 역행렬 존재성을 손쉽게 표현하는 방법은 행렬식(determinant)이므로 새롭게 아래와 같은 함수 행렬식(Wronskian or functional determinant)을 정의한다.


               (7)

상수 $c_1, c_2, \cdots, c_n$은 유일하게 정해져야 하므로 함수 행렬식은 항상 $0$이 아니다. 식 (7)에 정의한 함수 행렬식은 이를 도입한 수학자 브룅스키(활동한 프랑스 기준)Józef Maria Hoene-Wroński(1776–1853) 혹은 브로인스키(태어난 폴란드 기준) 이름을 따서 브룅스키안[프랑스어] 혹은 론스키안[영어]으로도 부른다. 함수 행렬식 개념이 좋기 때문에 초기 조건 뿐만 아니라 어떤 임의 함수의 상호 독립성을 따질 때도 사용한다. 예를 들어 함수 $f, g$의 함수 행렬식은 $W(f, g)$ = $fg' - f'g$가 된다. 함수 $f, g$가 종속이 아니라면 당연히 함수 행렬식이 $0$이 아니므로, 함수 행렬식을 계산함으로써 함수의 종속성 혹은 독립성을 판별할 수 있다. 혹은 선형 대수학(linear algebra)적으로 생각해서 함수 행렬식이 $0$이면, 함수 행렬식을 구성한 함수들은 선형 종속(linear dependence)이다. 반면에 $0$이 아닌 함수 행렬식으로 식 (6)을 계산하면, 식 (6)에 있는 $c_1, c_2, \cdots, c_n$은 $0$이 나오므로 함수들은 서로 선형 독립(linear independence)이 된다. 즉, 함수 행렬식 $W(\cdot)$를 이용해서 함수들의 선형 독립 혹은 종속을 쉽게 판정할 수 있다.
식 (4)에서 $q(x)$ = $0$이고 $p(x)$가 상수인 경우는 상수 계수 선형 상미분 방정식(linear ODE with constant coefficients)이 된다.

                        (8)

식 (8)처럼 상수 계수인 경우는 상미분 방정식의 해가 매우 단순하게 표현된다. 예를 들어, 식 (8)의 해를 지수 함수(exponential function)라고 가정해 지표 방정식(indicial equation) 혹은 특성 방정식(characteristic equation)을 만든다.

                        (9)

식 (9)의 첫째 줄과 같은 단순 치환에 의해 식 (8)의 미분 방정식이 식 (9)의 마지막 줄에 있는 대수 방정식(代數方程式, algebraic equation)으로 바뀐다. 이 대수 방정식은 대수학의 기본 정리(代數學 基本定理, fundamental theorem of algebra)에 의해 $n$개의 해를 복소수 영역에서 반드시 가진다. 식 (9)에 제시한 방법론은 깔끔하지만 식 (9)의 대수 방정식이 중근(重根, multiple root)을 가지면 문제가 된다. 중근인 경우 식 (6)에 있는 일반해 $y_1, y_2, \cdots, y_n$ 중에서 같은 함수가 반드시 있기 때문에 상수 $c_1, c_2, \cdots, c_n$을 조정해서 임의의 초기 조건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식 (6)에 있는 함수 행렬 $W$의 역행렬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조건을 만족하는 상수 $c_1, c_2, \cdots, c_n$이 없을 수도 있고 무한히 많을 수도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다음 미분 방정식을 고려한다.

                       (10)

식 (10)의 미분 방정식을 식 (9)의 방법대로 대수 방정식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11)

식 (10)의 미분 방정식은 식 (11)과 같이 이중근을 가지므로 일반해 $y_1, y_2$는 서로 같다. 그래서, $c_1, c_2$를 아무리 조정해도 식 (10)의 초기 조건을 만족시킬 수 없다.[혹은 $y_0'$ = $1$이라면 $y$ = $\exp(x)$가 답이 된다.] 즉, 식 (11)의 마지막 줄에 제시한 $y_1, y_2$는 식 (10)의 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식 (10)의 해를 구하려면 피카르의 반복법(Picard's iteration method)을 이용해야한다.

                       (12)

           (13)

식 (13)과 같이 2계 선형 상미분 방정식의 해를 좀더 체계적으로 구하는 방법은 계수(階數) 혹은 계층수(階層數) 축소법(reduction of order)이다. 그래서 하나의 해 $y_1$을 알 때 독립적인 해 $y_2$를 아래와 같이 가정한다.

                        (14)

여기서 $u$는 상수가 아닌 $x$의 함수이다. 식 (14)에서 $y_2$를 $y_1$의 단순 치환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a,b,c$가 상수 계수가 아니어도 식 (14)의 최종식은 항상 성립한다. 만약 $y_1$이 식 (11)과 같이 중근을 가진다면 $u$는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15)

식 (15) 관점에서 식 (13)의 최종 결과를 보면 우리 접근법이 성공적임을 알 수 있다. 일반해를 다음과 같이 가정해 식 (10)의 초기 조건을 대입하면 식 (13)의 최종 결과가 얻어진다.

                        (16)

미분 방정식 (8)을 대수 방정식 (9)로 바꾸는 방식은 단순해보이지만 미분 방정식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위대한 접근법이다. 따분한 식이고 귀찮은 절차라고만 보면 발전이 없지만, 계산 절차인 연산(演算, operation)과 실질적으로 숫자인 대수(代數, algebra)를 동등하게 놓고 대응시키는 개념은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1850–1925)에 의해 페이저(phasor)연산 미적분학(operational calculus)을 탄생시켰다. 시간 미분 $d/dt$를 복소수 $j \omega$로 치환해서 계산하는 페이저 기법은 교류 회로 이론을 단순한 복소수 계산으로 변형한다. 연산 미적분학은 더 적극적으로 미분 연산 $d/dt$를 대수 $p$로 바꾸고 숫자처럼 무한 급수를 만들어서 미분 방정식의 해를 구한다. 연산 미적분학은 더 발전해서 요즘은 라플라스 변환(Laplace transform)으로 쓰인다. 

[다음 읽을거리]
1. 멱급수 기반 상미분 방정식
2. 1계 선형 상미분 방정식
3. 스튀름–리우빌 이론

댓글 21개 :

  1. 식(7)와 (8)사이 설명에서는
    W(f,g)=fg′−fg′
    이렇게 되어 있는데,
    W(f,g)=fg′−f′g
    로 바꾸어야 하는건 아닌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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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벌써 두 개째네요, 지적 계속 감사드립니다, 곰유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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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상미분방정식의 실생활 속의 예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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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형 상미분 방정식은 매우 일반적인 미분 방정식입니다.
      물리학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응용들이 미분 방정식의 훌륭한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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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uy1 의 꼴이 모든 함수의 형태를 표현하는 방법이 될수있나요? 아니면 상수계수같은 어떤 특정형태에서만 사용가능한 가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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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식 (14)를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 임의의 함수를 표현한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어차피 $u$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요.
      - 식 (14)는 상수 계수가 아니어도 성립하는 방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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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런데, n차 선형 상미분 방정식인 경우 일반해와 상수의 갯수는 왜 n개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식 (5)에 있는 n차 상미분 방정식 해의 유일성을 고려해야한다.

    -> 유일성 증명할 때 썼던 방법대로 하자면, 예를 들어 2계 상미분일 경우 초기조건이 2개 주어지므로 만약 답이 2개 y1, y2가 있다고 가정하면

    1. y1(0)이 y(0)을 만족하고 y2(0)=0
    2. y2'(0)이 y'(0)을 만족하고 y'1(0)=0

    이런 식으로 고차도 따라가는 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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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하게 미지수가 2개, 방정식이 2개라 생각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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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음.. 그렇다면 차수에 상관없이 총 초기 조건이 n개만 주어지면 풀 수 있는 거네요. 그런데 그럴 경우 미분 방정식의 의미에 써 놓으셨던 마지막 예시처럼 해의 유일성이 성립 안될 수도 있는 거 맞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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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차수가 n차이기 때문에 초기 조건이 n개입니다. 이걸 만족해야 해의 유일성이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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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 죄송합니다. 제가 말을 잘못해서.. n차일 경우, 초기조건이 n개만 주어 진다면.. 예를 들어 y에 대해 n개 주어지든 y'에 대해 n개 y''에 대해 n개든 주어지든 답을 구할 수 있긴 한데, 미분 방정식의 의미에서 써 놓으셨던 마지막 예시처럼 해의 유일성이 성립 안될 수도 있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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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네, 초기 조건은 적절하게 주어져야 해의 유일성이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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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음.. 해가 n개여야 하는 이유는 식 (4)에서 계수들을 구하기 위함인데.. 이게 해를 구하는 충분조건이라서 이런 식을 쓰는 건가요?

      음.. n차 ode의 solution space basis가 n개인걸 보여주실 수 있나요 ㅠㅠ 제가 좀 모자라서 뭔가 이해가 안가면 자꾸 찝찝하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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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상미분 방정식 해의 유일성이 먼저 입니다. 이게 증명이 된 후 나온 결과가 질문하신 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집중해서 생각해보세요, 이재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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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으아 감사합니다. 붙들고 있으니 느리나마 진전이 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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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파거북이님이 올려주신 정말 귀한 자료들 틈틈히 들어와 정말 잘 보구 있습니다 ^^ 그런데 오늘 들어와보니 올려주신 글들에서 표시가 되지 않는 식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이 포스트에서 식 (11) (13) 등 ) 이번 방학중에 블로그 글들을 정주행하려는데 이부분들이 빠지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염려되네요 ㅜㅜ 확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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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은 잘 나오네요. 구글쪽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나올 때가 있어요. F5 눌러서 다시 한 번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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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항상볼때마다 감탄하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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