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2일 월요일

르장드르 타원 적분(Legendre Elliptic Integral)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르장드르 타원 적분"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타원(楕圓, ellipse)의 둘레 길이에 등장하는 적분과 관계되어 풍성한 결과를 도출하는 특수 함수(special function)르장드르 타원 적분(Legendre elliptic integral)이다. 수학자 르장드르Adrien-Marie Legendre(1752–1833)가 먼저 분류하고 많은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르장드르 타원 적분이라 부른다. 다만 요즘은 르장드르 타원 적분을 더 일반화해서 다음과 같은 유리 함수(有理函數, rational function)[다항식의 분수비 $P(x)/Q(x)$로 표시되는 함수]와 무리 함수(無理函數, irrational function)[근호(根號, radical sign)를 포함해서 유리 함수 $R(x)$로 표시될 수 없는 함수]를 포함한 모든 경우를 묶어서 타원 적분(elliptic integral)이라 한다.

                  (1)

여기서 $R(\cdot)$은 임의의 유리 함수, $P(t)$는 임의의 다항식(多項式, polynomial)이다.
르장드르는 제1종 완전 타원 적분(complete elliptic integral of the first kind)을 다음처럼 정의했다.

                  (2)

여기서 $k$는 타원비(楕圓比, elliptic modulus) 혹은 이심률(離心率, eccentricity)이다. 식 (2)에서 $t = \sin \theta$로 변수 치환하면 다음을 얻는다.

                  (3)

제1종 완전 타원 적분의 구간 끝이 $\pi/2$가 아니고 임의라면 다음에 제시한 제1종 불완전 타원 적분(incomplete elliptic integral of the first kind)을 정의할 수 있다.

                  (4)

식 (4)를 르장드르 정규형(Legendre normal form)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5)

여기서 $x = \sin \varphi$이다. 식 (2)와 (4)를 보면, $K(k) = F(\pi/2, k)$가 성립한다.
타원의 둘레 길이에 해당하는 타원 적분은 제2종이다.[타원의 장축 길이가 $2a$일 때, 둘레 길이는 $4aE(k)$이다.] 다음 제2종 완전 타원 적분(complete elliptic integral of the second kind)을 보자.

                  (6)

식 (6)에도  $t = \sin \theta$인 변수 치환을 적용하면 다음 식이 된다.

                  (7)

제2종 불완전 타원 적분(incomplete elliptic integral of the second kind)은 다음처럼 표기한다.

                  (8)

                  (9)

제1종 타원 적분과 유사하게, $E(k) = E(\pi/2, k)$가 된다.
타원 적분이란 명칭은 당연히 타원과 관계되므로, 타원의 둘레 길이와 관계된 적분이 제1종일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예상과 다르게 타원의 둘레 길이는 제2종 완전 타원 적분으로 계산한다. 여기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정확한 유래는 타원 적분을 분류한 르장드르만 알 것이다. 수학사를 바탕으로 대충 유추해보자. 타원은 고대 그리스부터 고민한 2차 곡선이라서 연구가 이미 많이 되었다. 더구나 타원의 둘레 길이를 표현하는 적분도 오일러Leonhard Euler(1707–1783)가 1750년오일러 43세, 조선 영조 시절에 이미 살펴봤다. 이 상황에서 제2종 완전 타원 적분은 르장드르에게 특별한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르장드르가 정말 고민했던 적분은 단진자(單振子, simple pendulum) 운동과 관계된 제1종 완전 타원 적분이다. 즉 르장드르의 연구 관심에 따라 단진자의 주기를 표현하는 식 (2)가 제1종이 되었다.
식 (1)에 있는 타원 적분을 복소 평면의 선 적분으로 확장해서 다음처럼 일반화하면 아벨 적분(Abelian integral)이 된다.

                  (10)

여기서 $R(\cdot)$은 $z, w$에 대한 유리 함수이다. 다만 아벨 적분의 피적분 함수 $R(z, w)$는 2변수 함수가 아니고, $z$와 $w$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대수 함수(algebraic function) $F(z, w)$를 통해 표현된다.

                  (11)

여기서 $r_k (z)$[$k$ = $0, 1, \cdots, n$]는 임의의 유리 함수이다. 또한 대수 함수 $F(z, w)$는 $w$에 대해 기약 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 조건도 만족해야 아벨 적분에 쓰일 수 있다. 기약 다항식은 인수 분해에 의해 더 작은 차수를 가진 다항식의 곱으로 표현될 수 없는 다항식이다. 그래서 아벨 적분에 나온 $F(z, w)$ = $0$이란 조건은 인수 분해에 의해 더 낮은 차수의 곱으로 분해될 수 없다. 기약 다항식을 만족하는 대수 함수를 $F(z, w)$ = $w^2 - P(z)$라 두면, $w = \pm \sqrt{P(x)}$가 된다. 이 관계를 식 (10)에 대입하면, 아벨 적분은 바로 식 (1)에 나온 타원 적분이 된다. 즉 아벨 적분은 대수 함수를 도입해서 타원 적분을 포함한 더 넓은 적분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F(z, w)$ = $w^2 - P(z)$에서 $P(z)$는 제곱 인수 없는 다항식(square-free polynomial)이면서 다항식의 차수가 4보다 크면, 아벨 적분은 초타원 적분(超楕圓 積分, hyperelliptic integral)이 된다. 여기서 $P(z)$는 어떤 다항식의 제곱으로 표현되지 않아서 식 (1)의 제곱근이 적분에 계속 남아 있다.

[참고문헌]
[1] J. R. Culham, Elliptic Integrals, Elliptic Functions and Theta Functions, Special Functions, University of Waterloo, 2004. (방문일 2020-06-21)

[다음 읽을거리]
1. 단진자의 운동 방정식

2020년 6월 21일 일요일

타원의 방정식(Equation of Ellips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타원의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유클리드 기하학
2. 원의 방정식


(圓, circle)과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성질이 약간 다른 재미있는 도형이 [그림 1]에서 소개하는 타원(楕圓, ellipse)이다. 타원은 원과 다르게 장축(長軸, major axis)과 단축(短軸, minor axis)의 길이가 서로 다르다. 이로 인해 타원을 만드는 초점(focus)도 2개가 있다.

[그림 1] 타원의 형태(출처: wikipedia.org)

타원의 초점이 2개임을 이해하려면 [그림 2]를 눈여겨본다. 초점으로 이름 붙인 점 $F_1$과 $F_2$에 실의 양끝을 고정한 후, 실 사이에 연필을 넣고 그리면 타원이 된다. 이때 실은 탄력이 없기 때문에 실의 길이는 항상 같다.

[그림 2] 타원의 작도(출처: wikipedia.org)

[그림 2]에 소개한 타원의 작도법을 기반으로 타원을 위한 관계식을 쓰면 다음과 같다.

                  (1)

여기서 점 $\bar P$는 타원의 자취 $(x, y)$, $\bar F_1$ = $(c, 0)$, $\bar F_2$ = $(-c, 0)$, $2a$는 장축의 길이, $c$는 초점의 위치이다. 식 (1)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타원의 표준 방정식(standard equation of ellipse)을 얻을 수 있다.

               (2)

여기서 $a^2$ = $b^2 + c^2$이다. 타원이 둥글어져서 원이 된 경우는 초점 $c$가 원점으로 모인다.

[그림 3] 타원의 매개변수(출처: wikipedia.org)

[그림 4] 여러 도형의 이심률(출처: wikipedia.org)

길이 $a, b, c$의 정의는 [그림 3]과 같다. 장축과 단축의 길이는 $2a, 2b$이며 초점 사이의 거리는 $2c$가 된다. 또한 2차 곡선(quadratic curve)의 특성을 표현하는 이심률(離心率, eccentricity) $e$는 장축 길이에 대한 초점의 비율로 정의한다.

                   (3)

여기서 $\alpha$ = $b/a$는 종횡비(aspect ratio), $\varepsilon$ = $1-b/a$는 타원율(楕圓率, ellipticity) 혹은 편평률(扁平率, flattening), $\text{AR}$ = $a/b$는 축비(axial ratio)로 부른다. 식 (3)을 이용하면 타원의 이심률은 1보다 작으며, 원의 이심률은 0이다. 그래서 이심률은 원의 중심에서 초점 $c$가 이격된 비율로 정의된다. 또한 포물선의 이심률은 정확히 1이고, 쌍곡선은 이심률이 1보다 크다. 극단적으로 이심률이 무한대인 경우는 직선이 된다. 이심률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혹은 이격되는 비율이다. 원의 중심에서 궤적을 그리면 당연히 원이 되고, [그림 1]처럼 원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나 초점을 기준으로 그리는 도형은 타원이 된다.

[그림 5] 천동설에 나오는 천문 요소(출처: wikipedia.org)

이심률의 어원은 [그림 5]와 같은 천동설(天動說, Ptolemaic system)과 관계된다.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ios(대략 100–170)가 고안한 천동설의 세계관에서 지구는 이심 혹은 원의 중심(離心, eccentric)[$\times$로 표시]에서 약간 떨어져 있고, 이심의 반대편에 대심(對心, equant)[$\bullet$로 표시]이 있다. 지구가 이심에서 떨어진 비율을 이심률이라 불렀다. 이심으로 그리는 이심원(離心圓, eccentric circle or deferent)[점선으로 된 큰 원]을 따라 행성[주황색으로 표시]이 다시 주전원(周轉圓, epicycle)[점선으로 된 작은 원]을 만들면서 운동한다.

[그림 6] 타원의 이심률(출처: wikipedia.org)

이심률은 2차 곡선을 정의하는 유용한 방법이다. 초점 $\bar F$에서 2차 곡선 위의 점 $\bar P$까지 거리와 준선(準線, directrix)에서 $\bar P$까지 거리의 비율을 이용해 이심률을 일반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4)

여기서 $L$은 준선에서 $\bar P$까지 거리이다. 식 (4)에 쓰인 준선은 2차 곡선을 정의하거나 생성하기 위한 기준선이다. [그림 6]과 식 (4)를 참고해서 준선의 위치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5)

여기서 $\bar F$ = $(c, 0)$이며 준선은 $x$ = $p$ = $a^2 / c$에 있다. 만약 타원이 원으로 접근하면, $c$ = $0$이 되어서 준선은 타원에서 계속 멀어진다. 식 (5)의 결과를 정리하고 식 (2)와 비교하면, 타원의 이심률을 식 (3)과 동일하게 얻을 수 있다.

                  (6)

식 (6)은 초점과 이심률로 타원을 표현하며, 식 (2)는 장축과 단축의 길이로 타원을 정의하고 있다.
타원 위의 점 $\bar P$ = $(x, y)$은 삼각 함수 기반 매개변수를 이용해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다.

                   (7)

식 (7)과 적분법(integration)을 이용하면 타원의 둘레 길이 $C$를 쉽게 표현할 수 있다.

                   (8)

여기서 $e$는 타원의 이심률이다. 타원의 둘레 길이 $C$의 피적분 함수는 간단하지만, $C$를 초등 함수로 표현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제2종 완전 타원 적분(complete elliptic integral of the second kind)을 이용해서 $C$를 다음처럼 계산한다.

                  (9)

                   (10)

둘레 길이에 비해 타원의 면적은 적분으로 매우 쉽게 계산한다.

                   (11)

유클리드Euclid(대략 기원전 325–265) 이후에 활동한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of Syracuse(대략 기원전 287–212)가 기원전 250년부여 건국 약 12년 전 정도에 제안한 선분 비례법을 쓰면 타원의 면적 $A$는 직관적으로 유도된다. 쉽게 말해 원과 타원의 비교에서, 타원은 높이 방향으로 원을 $b/a$만큼 축소한 도형이다. 그래서 $A$ = $\pi a^2 (b/a)$ = $\pi ab$가 바로 나온다. 다만 모든 위치 $x$에서 높이 $y$가 일률적으로 축소되는지 알기 위해 식 (2)를 변형해서 $y$ = $(b/a)\sqrt{a^2 - x^2}$을 얻는다. 제곱근 $\sqrt{a^2 - x^2}$은 원의 반지름이 $a$인 경우의 높이라서, 타원의 높이 $y$는 원의 높이에서 $b/a$만큼 축소된 값이다.

[그림 7] 동일한 부피를 가진 다른 모양의 동전 배치(출처: wikipedia.org)

이와 같이 더 나눌 수 없는 선분의 합을 면적이라고 생각해서 기하학적 논증을 진행하는 방법은 불가분법(不可分法, method of indivisbles)이라 부른다. 이 불가분법은 이후에 미적분학의 전신인 카발리에리의 원리(Cavalieri's principle)로 발전한다. 카발리에리Bonaventura Cavalieri(1598–1647)가 1627년카발리에리 29세, 조선 인조 시절에 집대성한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나눌 수 없는 선분이나 면적의 비율 변화가 각각 면적과 부피 결과에 정비례하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그림 7]에 있는 동전 배치를 본다. 동전을 쌓을 때에 높이 방향으로 중심이 바뀌지만, 불가분인 동전은 같은 비율을 가진다. 따라서 카발리에리의 원리에 의해 [그림 7]에 나온 동전 전체가 만드는 부피는 서로 일정하다.
[그림 2]의 물리적 의미를 살펴본다. 타원의 한 초점 $F_1$에서 나온 선은 타원 표면에서 반사되어 다른 초점인 $F_2$로 간다. 타원의 초점을 연결한 선의 길이가 일정한 특성은 전자파의 송수신 특성으로 바로 유추될 수 있다. 즉 타원의 초점에 송신기와 수신기를 두면 매우 효율적인 통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망원경에도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류 최초의 반사 망원경인 그레고리 망원경(Gregorian telescope)의 부반사경에 타원 표면을 사용하고 있다. 그레고리 망원경은 뉴턴Isaac Newton(1643–1727)과 동시대를 살았던 그레고리James Gregory(1638–1675)가 1663년그레고리 25세, 조선 현종 시절에 발명했다. 그레고리는 원주율 $\pi$ 계산에 쓰이는 그레고리의 급수(Gregory's series)로도 이름을 날렸다.

[그림 8] 그레고리 망원경의 광 경로(출처: wikipedia.org)

[그림 9] 그레고리 망원경의 실제 모습(출처: wikipedia.org)

다만 타원 표면을 망원경의 부반사경에 쓰려면 다음과 같은 타원의 반사 원리가 성립해야 한다. 즉 두 초점과 타원 위의 점을 연결한 두 직선의 각 이등분선(angle bisector)은 타원 접선의 법선이다.

[그림 10] 타원의 반사 원리(출처: wikipedia.org)

[그림 10]에 있는 점 $P$에서의 접선(tangent line)과 접선에 대한 법선(normal)을 본다. 점 $P$의 법선이 선분 $\overline{PF_1}$과 $\overline{PF_2}$가 이루는 각을 이등분한다면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그림 11] 접선 및 법선에 대한 각 이등분선

[그림 11]에서 접선에 대한 법선이 각 이등분선[$\bigcirc$]이면 접선도 각 이등분선[$\times$]이 된다. 이 원리를 [그림 10]에 적용하도록 선분 $\overline{PF_2}$를 $\overline{PF_1}$만큼 연장해서 점 $L$을 만든다. 또한 선분 $\overline{PF_1}$과 $\overline{PL}$의 각 이등분선이 되는 직선 $w$를 작도한다. 직선 $w$가 타원 위의 점 $P$가 됨을 보이면 반사 원리에 대한 증명이 완성된다. 먼저 $\overline{PF_1}$ = $\overline{PL}$이며 $w$가 각 이등분선이므로, 삼각형 $\triangle PQF_1$과 $\triangle PQL$이 합동이다. 그러면 직선 $w$ 위의 점 $P$가 아닌 임의 점 $Q$에 대해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

                  (12)

식 (12)는 점 $Q$가 타원 위의 점이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왜냐하면 타원 점은 반드시 식 (1)이 성립해야 하나 점 $Q$가 포함된 선분은 항상 $2a$보다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선 $w$는 점 $P$에서만 타원과 만나므로 타원의 접선이 된다. 최종적으로 선분 $\overline{PF_1}$과 $\overline{PF_2}$는 [그림 10]와 같은 반사 원리를 만족한다.
2차 곡선의 일반형이 타원인지에 대한 판정은 원뿔 곡선의 판별식(discriminant of conic section) $D$ = $ac - b^2$으로 수행한다.

                  (13)

식 (13)에서 $D > 0$이면, 2차 곡선의 2차 항으로 만든 행렬의 고유치가 모두 같은 부호가 된다. 그래서 식 (13)은 $x', y'$으로의 좌표 변환을 통해 식 (2)와 유사한 회전한 타원의 방정식으로 바뀐다.

[다음 읽을거리]
1. 르장드르 타원 적분
2. 쌍곡선의 방정식

2020년 2월 20일 목요일

유클리드 기하학(Euclidean Geometry)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유클리드 기하학"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The School of Athens by Raphael)(출처: wikipedia.org)

인류 역사와 함께 한 수학(數學, mathematics)은 과학이나 공학 문제를 풀기 위해 존재하는 기반 학문이 아니다. 수학의 어원도 숫자와는 관계없는 만싸노(μανθάνω, 앎)이다. 어원대로 번역했다면 우리가 쓰는 수학이란 말은 지학(知學)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고대 수학이 그리스에서 시작되었으므로, 많은 수학 관련 단어의 어원도 고대 그리스어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수학과 과학을 더 심오한 수준까지 이해하려면 고대 그리스어 학습도 필요하다.

[프로젝트 유클리드(Project Euclid)]

수학의 즐거움은 다른 분야의 도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풍성한 결과 혹은 우리 이성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다양한 명제를 만들내기에 있다. 실제 현상을 통해 수학적 단초를 찾고 현실 세계의 문제에서 수학 체계를 도출하기도 하지만, 수학의 특징은 구체화가 아닌 추상화에 있다. 수학은 절대 추상을 통해 인간 지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논리 사고의 최고봉을 만들어낸다.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수학의 근원으로 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며 확실한 방법은 계속적인 질문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명제에 계속 질문을 해서, 납득할 수 있는 논리와 증명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수학의 연구 방법론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인류 역사에서 최초의 진정한 수학자는 유클리드Euclid(대략 기원전 325–265) 혹은 에우클레이데스(Εὐκλείδης)이다.[유클리드가 실존 인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 유클리드가 썼다고 알려진 원론도 후대의 학자가 많은 부분을 추가했다고 믿고 있다.] 상상이기는 하지만 [그림 1]의 오른쪽 아래 부분에 그려진 기하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유클리드이다. 유클리드 이전에도 절대적 지식을 고민한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유클리드는 철저하고 집요하게 절대적 지식을 사유하여 집대성했다. 유클리드가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기여는 당연히 기하학(幾何學, geometry)이지만, 엄밀하게 보면 수학을 연구하는 방법론의 제시로 볼 수 있다. 유클리드는 정의–공리–정리로 이어지는 일련의 수학적 과정이 효과적이며 거대한 수학 이론을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는 검증된 절차임을 그의 유명한 저서 원론(原論, Elements)에서 논증했다[1], [2].

[표 1] 수학 체계 구성 용어

[그림 2] 직선각 혹은 각도의 정의(출처: wikipedia.org)

[그림 3] 원의 정의(출처: wikipedia.org)

유클리드는 원론을 명제나 정리부터 시작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정의(定義, definition)로 시작했다. 수학에서 정의는 개인적인 사유 혹은 학자간 대화의 견고한 출발점이다.
  • (點, point)은 어떠한 부분도 없는 것이다.
점은 길이나 폭 등이 없고 나눌 수 없는 위치만 표현한다. 원론에는 길이나 폭을 정의하지 않았다.
  • (線, line)은 폭이 없는 길이이다.
선은 길이 방향으로 1차원만 가진다. 선은 직선(straight line)이나 곡선(curve)일 수 있다.
  • 선의 끝은 점이다.
이 정의는 선과 점의 관계를 표현한다.
  • 직선(直線, straight line)은 자신 위의 점이 균등하게 놓여있는 선의 한 종류이다.
직선은 굉장히 모호하게 정의하고 있다. 간단하게 하려면 자로 그을 수 있는 선을 직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와 긋다 등을 정의해야 하므로, 직선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좀더 고상하게 직선을 1차 함수라 생각하자. 만약 $y = ax$라 하고 $x$ = $x_m$ = $m \Delta x$를 1차 함수에 대입하면, $x$ = $x_m$과 $y$ = $y_m$ = $a m \Delta x$는 2차원 평면 상에 균등하게 분포한다.
  • 표면(表面, surface)은 길이와 폭만을 가진 것이다.
선이 1차원을 표현한다면, 표면은 길이와 폭 방향으로 2차원을 가진다. 표면은 평면(plane)이나 곡면일 수 있다.
  • 표면의 끝은 선이다.
이 정의는 표면과 선의 관계를 표현한다.
  • 평평한 면 혹은 평면(平面, plane)은 자신 위의 직선이 균등하게 놓여있는 표면의 한 종류이다.
점으로 직선을 표현한 것처럼, 직선을 이용해서 평면을 정의하고 있다.
  • 평면각(平面角, plane angle)은 같은 평면에 놓인 두 선이 만드는 경사이다. 이때 두 선은 한쪽에서는 만나지만 같은 직선 위에 놓여있지는 않다.
기하학에 필수적인 각도를 정의하고 있다. 어렵게 정의하고 있지만 [그림 2]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다만 [그림 2]는 평면각 중에서 직선각을 보여주고 있다.
  • 만약 두 직선이 평면각을 이루면, 이 평면각은 직선각(直線角, rectilinear angle) 혹은 간단히 각도라 한다.
평면각을 정의할 때 사용한 선이 [그림 2]처럼 직선이면, 직선각이라 부른다.
  • 한 직선에 세워진 직선이 만드는 인접한 직선각이 같으면 직각(直角, right angle)이라 한다. 이 경우 직선은 서로 수선(perpendicular)을 이룬다.
  • 둔각(鈍角, obtuse angle)은 직각보다 큰 각도이다.
  • 예각(銳角, acute angle)은 직각보다 작은 각도이다.
  • 경계(境界, boundary)는 임의 대상의 맨끝(extremity)에 있는 것이다.
경계의 정의도 매우 모호하다. 원론에서 정의하지 않은 맨끝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지만 글로 정의하기 어렵다.
  • 도형(圖形, figure)은 임의의 경계에 의해 포함되는 것이다.
도형은 원이나 삼각형 등과 같은 평면 도형(plane figure)일 수 있다. 혹은 구나 원뿔과 같은 입체 도형(solid figure)도 가능하다. 원론에 나오는 도형은 반드시 연결되어야 한다. 그리다가 만 형태는 경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도형이라 하지 않는다.
  • (圓, circle)은 하나의 선에 의해 포함되는 평면 도형이다. 여기서 도형을 둘러싼 선에서 내부에 있는 한 점으로 향하는 모든 직선은 서로 같다.
쉽게 말하면 원은 선 하나로 둘레를 그릴 수 있고, 한 점과 원의 궤적이 만드는 직선의 길이 혹은 반지름은 같다.
  • 원을 정의할 때 사용한 점은 중심(中心, center)이라 한다.
  • 원의 지름(diameter)은 중심을 거쳐 양쪽 원주에서 끝나도록 그린 임의의 직선이다. 이 직선은 원을 이등분한다.
  • 반원(半圓, semicircle)은 지름과 반원에 의해 잘린 원주에 의해 포함되는 도형이다. 반원의 중심의 원래 원의 중심과 같다.
  • 직선 도형(直線圖形, rectilinear figure)은 직선에 의해 포함되는 도형이다. 세 직선으로 표현되면 삼변(trilateral) 도형 혹은 삼각형, 네 직선이면 사변(quadrilateral) 도형 혹은 사각형, 네 직선을 초과하면 다변(multilateral) 도형 혹은 다각형이라 한다.
  • 삼각형 중에서 등변 삼각형(equilateral triangle) 혹은 정삼각형은 도형의 세 변이 같다. 변 중에서 두 개만 같으면 이등변 삼각형(isosceles triangle)이다. 세 변이 모두 다르면 부등변 삼각형(scalene triangle)이다.
  • 추가적으로 삼각형 중에서 직각을 가진 것은 직각 삼각형(right-angled triangle)이다. 둔각이 있으면 둔각 삼각형(obtuse-angled triangle)이다. 모든 각도가 예각이면 예각 삼각형(acute-angled triangle)이다.
  • 사각형 중에서 정사각형(square)은 모든 변이 같고 직각을 이룬 것이다. 직사각형(oblong)은 직각이지만 등변은 아닌 것이다. 마름모(rhombus)는 등변이지만 직각이 아닌 것이다. 장사방형(長斜方形, rhomboid) 혹은 평행 사변형(parallelogram)은 반대편 변과 각이 서로 같지만 등변이 아니고 직각도 아닌 것이다. 이런 종류에 속하지 않는 사각형은 부등변 사각형(trapezium)이라 부른다.
  • 평행선(平行線, parallel straight line)은 같은 평면 상에 있으면서 양쪽 방향에서 무한정으로 만들어지지만, 어떤 방향에서도 만나지 않는 직선이다.
이 정의는 직선이 평행이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다. 하지만 평행선이 존재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림 4] 제5 공준의 예시(출처: wikipedia.org)

요즘은 공리(公理, axiom)라고 부르는 원론의 공준(公準, postulate)은 다음과 같다.
  • 제1 공준: 임의의 점에서 임의의 점으로 직선을 그리다.
  • 제2 공준: 어떤 직선 상에 임의의 유한한 직선을 연속적으로 만들어내다.
  • 제3 공준: 임의의 중심과 반지름을 가진 원을 표현하다.
  • 제4 공준: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 제5 공준: 두 직선과 만나는 한 직선이 이루는 같은 변에 있는 내부 각도[그림 4에서 $\alpha, \beta$]가 두 개의 직각[= 180˚]보다 작다면, 무한정으로 만들어지는 두 직선은 각도가 두 개의 직각보다 작은 쪽에서 만나다.
[그림 4]에 제시한 제5 공준은 수많은 수학자들의 고민거리를 만들었고 유클리드 이후의 수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제5 공준을 무시하고 만든 새로운 기하학은 비유클리드 기하학(non-Euclidean geometry)이라 부른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성공은 원론에 등장한 후 모두가 쓰고 있는 공리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3]. 공리를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면, 말도 안되는 여러 기하학이 등장했어야 한다. 하지만 수학자들이 만들어낸 합리적인 기하학은 몇 개 되지 않는다. 공리가 절대적이라면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닌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등장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수학에서 사용하는 공리는 무엇이고, 공리를 사용한 수학적 사유는 타당한가? 이에 대한 심오한 답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Gödel's incompleteness theorems)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학적 엄밀성에 오류가 없더라도, 현재 설정한 공리와 정리 체계로는 증명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수학 명제가 반드시 존재함을 괴델Kurt Gödel(1906–1978)이 1931년괴델 25세, 일제 식민지 시절에 증명했다.


   1. 삼각형(triangle)   

[그림 1.1] 선분으로 작도한 정삼각형

[제1 권 제1 명제: I.1]
주어진 유한한 직선 혹은 선분(線分, line segment)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삼각형을 구성할 수 있다.

[증명]
[그림 1.1]처럼 제3 공준을 이용해서 중심이 $A$이고 반지름이 $\overline{AB}$인 원을 그린다. 마찬가지로 중심이 $B$이고 반지름이 $\overline{AB}$인 원을 추가로 그린다. 그러면 [그림 1.1]처럼 두 원이 만나는 점이 생긴다. 이 점을 $C$라 한다. 선분 $\overline{AB}$, $\overline{BC}$, $\overline{CA}$는 원의 반지름이므로 서로 같다. 따라서 $\triangle ABC$는 정삼각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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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삼각형의 합동

[제1 권 제4 명제: I.4]
두 삼각형의 두 변이 각각 같고 두 변에 끼인각(included angle)도 같다면, 두 삼각형의 밑변(base)끼리 서로 같고 그 삼각형도 각각 같다. 또한 같은 두 변을 바라보는 나머지 각도도 각각 같다.

[증명]
[그림 1.2]의 삼각형에서 $\overline{CA}$와 $\overline{FD}$, $\overline{CB}$와 $\overline{FE}$가 같다고 가정한다. 각 $\angle C$와 $\angle F$도 서로 같다. 증명을 위해 점 $C$가 $F$ 위에, 선분 $\overline{CA}$가 $\overline{FD}$ 위에 중첩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점 $A$는 $D$와 정확히 만난다. 각 $\angle C$와 $\angle F$가 서로 같기 때문에, 비슷한 방법으로 선분 $\overline{CB}$는 $\overline{FE}$ 위에 중첩된다. 그래서 점 $B$는 $E$와 만난다. 이를 종합하면 $A$와 $D$, $B$와 $E$가 각각 중첩되기 때문에, $\overline{AB}$와 $\overline{DE}$는 서로 같다. 결국 모든 세 점이 서로 만나므로, 삼각형 $\triangle ABC$는 $\triangle DEF$는 합동이다. 두 삼각형이 합동이기 때문에, 같다고 가정한 두 변을 바라보는 각도도 서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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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I.4는 원론에 처음으로 나오는 삼각형의 합동 조건 증명이다. 유클리드는 원론에서 합동 개념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명제 I.4는 정확히 SAS(side-angle-side) 합동을 보여준다. 다만 점과 점, 선분과 선분이 서로 중첩(重疊, superposition)된다는 표현은 다소 모호하다. 직관적으로 분명히 잘 이해되지만, 도형 요소가 서로 만나는 중첩 연산은 수학적 논리성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유클리드는 원론에서 중첩 개념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림 1.3] 이등변 삼각형의 등각 특성

[제1 권 제5 명제: I.5]
이등변 삼각형에서 밑변(base)에 있는 각도는 서로 같다. 같은 변의 직선을 더욱 만들면, 밑변 아래 각도 서로 같다.

[증명]
[그림 1.3]에 제시한 이등변 삼각형에서 두 선분 $\overline{CA}$와 $\overline{CB}$가 서로 같다고 가정하자. 이 선분을 확장하여 선분 $\overline{CD}$와 $\overline{CE}$를 만든다. 선분 $\overline{AD}$에 있는 임의의 점 하나를 $F$라 한다. 명제 I.2를 이용해 선분 $\overline{CF}$와 동일한 $\overline{CG}$를 위치시킨다. 그러면 명제 I.4에 의해 삼각형 $\triangle CFB$와 $\triangle CGA$는 SAS로 합동이다. 다음으로 삼각형 $\triangle AFB$와 $\triangle BGA$를 보자. 이 두 삼각형은 다시 SAS로 합동이다. 이를 이용하면 $\angle CAG$ = $\angle A + \angle BAG$ = $\angle CBF$ = $\angle B + \angle ABF$이 성립한다. 따라서 $\angle A$는 $\angle B$와 같다. 또한 삼각형 $\triangle AFB$와 $\triangle BGA$이 합동이므로, $\angle BAF$ = $\angle AB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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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이등각 삼각형의 등변 특성

[제1 권 제6 명제: I.6]
삼각형에서 두 각이 서로 같으면, 같은 각을 마주보는 변[각에 대한 대변(對邊)]은 서로 같다.

[증명]
증명을 위해 [그림 1.4]를 보자. 각도 $\angle A$와 $\angle B$가 같더라도, 변 $a$와 $b$는 서로 다르다고 가정하자. 단순화를 위해 $a < b$라 생각하자. 변 $a$와 같은 길이를 가지도록 $\overline{CA}$ 사이에 점 $D$를 선택해서 $\overline{DA} = a$로 만들자. 그러면 $c$가 공통이기 때문에, 명제 I.4에 의해 $\triangle ABC$와 $\triangle BAD$는 합동(合同, congruence)이다. 하지만 $\triangle BAD$는 $\triangle ABC$의 내부에 있기 때문에 서로 합동이 될 수 없어서 모순이 발생한다. 따라서 $a = b$가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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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증명에서 사용한 방법은 유명한 귀류법(歸謬法, contradiction)이다. 원론에 자주 쓰이는 귀류법이 처음 쓰이는 예가 명제 I.6이다. 원론을 넘어서 다른 기록된 역사를 보더라도, 위 명제 증명에 인류 최초의 귀류법이 사용되었다. 또한 이등변 삼각형일 때 각이 같은 경우와 이등각 삼각형일 때 변이 같은 경우를 구별해서 명제 I.5와 I.6에서 증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각형에서 두 변이 같음은 두 각이 같음과 동치임을 명확히 논증할 수 있다.

[그림 1.5] 삼각형 SSS 합동의 모순

[제1 권 제7 명제: I.7]
어떤 직선의 양끝에서 만들어져서 한 점에서 만나는 두 직선이  주어질 때, 동일한 직선의 양끝과 이전 두 개의 직선, 즉 같은 끝에서 나온 직선과 각각 같으면서 다른 점에서 만나는 두 개의 다른 직선은 형성될 수 없다.

[증명]
[그림 1.5]에서 선분 $\overline{AC}$와 $\overline{AD}$, $\overline{BC}$와 $\overline{BD}$가 같다고 가정한다. 삼각형 $\triangle ADC$는 이등변 삼각형이므로, 명제 I.5에 의해 $\angle ACD$ = $\angle ADC$이다. 하지만 [그림 1.5]에 의해 분명 $\angle ACD$는 $\angle BCD$보다 크다. 다시 이등변 삼각형 $\triangle BDC$를 보면, $\angle ACD$ = $\angle ADC$ < $\angle BDC$ = $\angle BCD$라서 $\angle ACD$는 $\angle BCD$보다 작아야 한다. 어떤 각도가 다른 각도보다 크거나 작을 수는 없기 때문에, 점 $D$를 $C$와 다르게 찍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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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I.7은 SSS(side-side-side) 합동을 증명한다. 삼각형의 각 변이 서로 같으면, 명제 I.7에 의해 SSS로 합동이다.

[그림 1.6] 삼각형 ASA 합동의 모순

[제1 권 제26 명제: I.26]
두 삼각형의 두 각이 각각 같고 한 변이 다른 변, 즉 같은 각에 붙어있는 변 혹은 같은 각 중의 하나의 대변과 같다면, 나머지 두 변이 서로 같고 나머지 각도 서로 같다.

[증명]
[그림 1.6]의 위쪽 두 삼각형을 보자. 각 $\angle CAB$와 $\angle ABC$는 각 $\angle FDE$와 $\angle DEF$와 각각 같고, 변 $\overline{AB}$와 $\overline{DE}$도 같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overline{AB}$는 $\angle CAB$와 $\angle ABC$에 붙어있는 변이며 $\overline{DE}$도 동일한 관계이다. 만약 $\overline{AC} \ne \overline{DF}$이고 $\overline{AC} >  \overline{DF}$이면, $\overline{DF}$와 크기가 같도록 $\overline{AC}$ 위에 한 점 $G$를 잡아 $\overline{AG}$ = $\overline{DF}$로 만든다. 그러면 명제 I.4에 의해 $\triangle ABG$와 $\triangle DEF$는 SAS 합동이다. 하지만 가정에 의해 $\angle ABC$ = $\angle DEF$가 성립해야 하므로 모순이 생긴다. 따라서 $\triangle ABC$와 $\triangle DEF$는 합동이 되어야 한다.
다음 단계로 [그림 1.6]의 아래쪽 두 삼각형을 고려한다. 이번에는 $\angle ABC$와 $\angle DEF$의 대변인 $\overline{AC}$와 $\overline{DF}$가 같다고 가정한다. 만약  $\overline{AB} \ne \overline{DE}$이고 $\overline{AB} >  \overline{DE}$라고 하면, 한 점 $H$를 선택해서 $\overline{AH}$ = $\overline{DE}$를 되게 한다. 이 결과에 대해 명제 I.4를 적용하면, $\triangle AHC$와 $\triangle DEF$는 SAS 합동이다. 그러나 $\angle ABC$ = $\angle DEF$가 되지 않는 모순이 발생하므로, $\triangle ABC$와 $\triangle DEF$는 반드시 같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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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I.26은 ASA(angle-side-angle) 합동에 대한 증명이다.


   2. 직선(straight line)   

[그림 2.1] 선분을 이동하여 복사

[제1 권 제2 명제: I.2]
주어진 어떤 점에 어떤 직선과 동일한 직선을 위치시킬 수 있다.

[증명]
주어진 점은 $A$, 선분은 $\overline{BC}$라 생각하자. 어떤 연산을 거쳐야 $\overline{BC}$와 동일한 선분을 $A$에 이동하여 복사할 수 있을까? 증명을 위해 [그림 2.1]과 같은 작도를 하자. 명제 I.1에 의해 $\overline{AB}$를 한 변으로 하는 정삼각형 $\triangle ABD$를 만들 수 있다. 제2 공준을 이용해 $\overline{DA}$와 $\overline{DB}$를 확장한 직선을 그린다. 또한 제3 공준을 이용해 $B$를 중심으로 하고 $\overline{BC}$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 $R\bigcirc CIG$를 그린다. 중심이 $D$이며 반지름이 $\overline{DG}$인 원 $\bigcirc GJH$도 그린다. 원 $\bigcirc GJH$와 $\bigcirc CIG$의 반지름을 보면, $\overline{DG}$ = $\overline{DB} + \overline{BG}$ = $\overline{DB} + \overline{BC}$가 성립한다. 또한 $\overline{DH}$ = $\overline{DA} + \overline{AH}$ = $\overline{DB} + \overline{AH}$이다. 원 $\bigcirc GJH$의 반지름은 모두 같으므로, $\overline{DG} = \overline{DH}$를 이용하면 $\overline{BC}$ = $\overline{AH}$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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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스(compass) 혹은 양각기(兩脚器)로 선분의 길이를 재서 선을 만들고 싶은 점으로 이동해 길이가 같은 선분을 그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이동이라는 새로운 연산이 등장한다. 이동 연산은 직관적이기는 하지만 수학 증명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가 이동 연산을 증명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명제 I.2에 의해 선분의 이동은 공준이 될 필요는 없고 제2 및 제3 공준으로 증명할 수 있다. 그래서 선분의 이동은 안심하고 증명에 사용할 수 있다.

[그림 2.2] 선분의 절단

[제1 권 제3 명제: I.3]
같지 않은 두 직선이 주어질 때, 더 큰 직선에서 더 작은 직선을 자를 수 있다.

[증명]
서로 다른 선분 $\overline{AB}$와 $\overline{CD}$가 주어질 때, $\overline{AB}$가 $\overline{CD}$보다 크다고 가정한다. 명제 I.2에 의해 $\overline{CD}$와 같은 선분을 $A$에 만들 수 있다. 이 선분은 $\overline{AE}$라 한다. 제3 공준에 의해 중심이 $A$이고 반지름이 $\overline{AE}$인 원 $\bigcirc EGF$를 표현할 수 있다. 원 $\bigcirc EGF$와 $\overline{AB}$가 만나는 [그림 2.2]를 보면, $\overline{AB}$가 절단되어 선분이 $\overline{AF}$와 $\overline{FB}$로 나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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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I.2와 I.3은 공준을 이용해 선분에 대한 복사와 절단 연산을 증명한다. 선분의 절단은 단순히 자른다는 의미를 넘어 대소 관계를 명확히 표현한다. 예를 들어 두 선분이 같으면, 절단된 후의 선분은 없다. 절단된 후에 선분이 남으면 두 선분은 같지 않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그림 2.2]에 제시한 선분의 절단은 선분의 합성이라 볼 수도 있다. 원래 선분이 $\overline{FB}$였다면, [그림 2.2]를 통해 $\overline{FB}$보다 더 늘어난 $\overline{AB}$를 생성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EuclidElements300 BC. (Java 기반 설명)
[2] 수학이야기, "원론(Euclid's Elements) 1권", 수학이야기, 2012년 6월. (방문일 2020-06-19)
[3] 요시나가 요시마사, 괴델 불완전성 정리, 전파과학사, 2017.

[다음 읽을거리]
5. 가우스 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