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0일 목요일

유클리드 기하학(Euclidean Geometry)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유클리드 기하학"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The School of Athens by Raphael)(출처: wikipedia.org)

인류 역사와 함께 한 수학(數學, mathematics)은 과학이나 공학 문제를 풀기 위해 존재하는 기반 학문이 아니다. 수학의 어원도 숫자와는 관계없는 만싸노(μανθάνω, 앎)이다. 어원대로 번역했다면 우리가 쓰는 수학이란 말은 지학(知學)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고대 수학이 그리스에서 시작되었으므로, 많은 수학 관련 단어의 어원도 고대 그리스어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수학과 과학을 더 심오한 수준까지 이해하려면 고대 그리스어 학습도 필요하다.

[프로젝트 유클리드(Project Euclid)]

수학의 즐거움은 다른 분야의 도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풍성한 결과 혹은 우리 이성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다양한 명제를 만들내기에 있다. 실제 현상을 통해 수학적 단초를 찾고 현실 세계의 문제에서 수학 체계를 도출하기도 하지만, 수학의 특징은 구체화가 아닌 추상화에 있다. 수학은 절대 추상을 통해 인간 지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논리 사고의 최고봉을 만들어낸다.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수학의 근원으로 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며 확실한 방법은 계속적인 질문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명제에 계속 질문을 해서, 납득할 수 있는 논리와 증명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수학의 연구 방법론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인류 역사에서 최초의 진정한 수학자는 유클리드Euclid(대략 기원전 325–265) 혹은 에우클레이데스(Εὐκλείδης)이다.[유클리드가 실존 인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 유클리드가 썼다고 알려진 원론도 후대의 학자가 많은 부분을 추가했다고 믿고 있다.] 상상이기는 하지만 [그림 1]의 오른쪽 아래 부분에 그려진 기하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유클리드이다. 유클리드 이전에도 절대적 지식을 고민한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유클리드는 철저하고 집요하게 절대적 지식을 사유하여 집대성했다. 유클리드가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기여는 당연히 기하학(幾何學, geometry)이지만, 엄밀하게 보면 수학을 연구하는 방법론의 제시로 볼 수 있다. 유클리드는 정의–공리–정리로 이어지는 일련의 수학적 과정이 효과적이며 거대한 수학 이론을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는 검증된 절차임을 그의 유명한 저서 원론(原論, Elements)에서 논증했다[1], [2].

[표 1] 수학 체계 구성 용어

[그림 2] 직선각 혹은 각도의 정의(출처: wikipedia.org)

[그림 3] 원의 정의(출처: wikipedia.org)

유클리드는 원론을 명제나 정리부터 시작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정의(定義, definition)로 시작했다. 수학에서 정의는 개인적인 사유 혹은 학자간 대화의 견고한 출발점이다.
  • (點, point)은 어떠한 부분도 없는 것이다.
점은 길이나 폭 등이 없고 나눌 수 없는 위치만 표현한다. 원론에는 길이나 폭을 정의하지 않았다.
  • (線, line)은 폭이 없는 길이이다.
선은 길이 방향으로 1차원만 가진다. 선은 직선(straight line)이나 곡선(curve)일 수 있다.
  • 선의 끝은 점이다.
이 정의는 선과 점의 관계를 표현한다.
  • 직선(直線, straight line)은 자신 위의 점이 균등하게 놓여있는 선의 한 종류이다.
직선은 굉장히 모호하게 정의하고 있다. 간단하게 하려면 자로 그을 수 있는 선을 직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와 긋다 등을 정의해야 하므로, 직선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좀더 고상하게 직선을 1차 함수라 생각하자. 만약 $y = ax$라 하고 $x$ = $x_m$ = $m \Delta x$를 1차 함수에 대입하면, $x$ = $x_m$과 $y$ = $y_m$ = $a m \Delta x$는 2차원 평면 상에 균등하게 분포한다.
  • 표면(表面, surface)은 길이와 폭만을 가진 것이다.
선이 1차원을 표현한다면, 표면은 길이와 폭 방향으로 2차원을 가진다. 표면은 평면(plane)이나 곡면일 수 있다.
  • 표면의 끝은 선이다.
이 정의는 표면과 선의 관계를 표현한다.
  • 평평한 면 혹은 평면(平面, plane)은 자신 위의 직선이 균등하게 놓여있는 표면의 한 종류이다.
점으로 직선을 표현한 것처럼, 직선을 이용해서 평면을 정의하고 있다.
  • 평면각(平面角, plane angle)은 같은 평면에 놓인 두 선이 만드는 경사이다. 이때 두 선은 한쪽에서는 만나지만 같은 직선 위에 놓여있지는 않다.
기하학에 필수적인 각도를 정의하고 있다. 어렵게 정의하고 있지만 [그림 2]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다만 [그림 2]는 평면각 중에서 직선각을 보여주고 있다.
  • 만약 두 직선이 평면각을 이루면, 이 평면각은 직선각(直線角, rectilinear angle) 혹은 간단히 각도라 한다.
평면각을 정의할 때 사용한 선이 [그림 2]처럼 직선이면, 직선각이라 부른다.
  • 한 직선에 세워진 직선이 만드는 인접한 직선각이 같으면 직각(直角, right angle)이라 한다. 이 경우 직선은 서로 수직(垂直, perpendicular)하다고 한다.
  • 둔각(鈍角, obtuse angle)은 직각보다 큰 각도이다.
  • 예각(銳角, acute angle)은 직각보다 작은 각도이다.
  • 경계(境界, boundary)는 임의 대상의 맨끝(extremity)에 있는 것이다.
경계의 정의도 매우 모호하다. 원론에서 정의하지 않은 맨끝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지만 글로 정의하기 어렵다.
  • 도형(圖形, figure)은 임의의 경계에 의해 포함되는 것이다.
도형은 원이나 삼각형 등과 같은 평면 도형(plane figure)일 수 있다. 혹은 구나 원뿔과 같은 입체 도형(solid figure)도 가능하다. 원론에 나오는 도형은 반드시 연결되어야 한다. 그리다가 만 형태는 경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도형이라 하지 않는다.
  • (圓, circle)은 하나의 선에 의해 포함되는 평면 도형이다. 여기서 도형을 둘러싼 선에서 내부에 있는 한 점으로 향하는 모든 직선은 서로 같다.
쉽게 말하면 원은 선 하나로 둘레를 그릴 수 있고, 한 점과 원의 궤적이 만드는 직선의 길이 혹은 반지름은 같다.
  • 원을 정의할 때 사용한 점은 중심(中心, center)이라 한다.
  • 원의 지름(diameter)은 중심을 거쳐 양쪽 원주에서 끝나도록 그린 임의의 직선이다. 이 직선은 원을 이등분한다.
  • 반원(半圓, semicircle)은 지름과 반원에 의해 잘린 원주에 의해 포함되는 도형이다. 반원의 중심의 원래 원의 중심과 같다.
  • 직선 도형(直線圖形, rectilinear figure)은 직선에 의해 포함되는 도형이다. 세 직선으로 표현되면 삼변(trilateral) 도형 혹은 삼각형, 네 직선이면 사변(quadrilateral) 도형 혹은 사각형, 네 직선을 초과하면 다변(multilateral) 도형 혹은 다각형이라 한다.
  • 삼각형 중에서 등변 삼각형(equilateral triangle) 혹은 정삼각형은 도형의 세 변이 같다. 변 중에서 두 개만 같으면 이등변 삼각형(isosceles triangle)이다. 세 변이 모두 다르면 부등변 삼각형(scalene triangle)이다.
  • 추가적으로 삼각형 중에서 직각을 가진 것은 직각 삼각형(right-angled triangle)이다. 둔각이 있으면 둔각 삼각형(obtuse-angled triangle)이다. 모든 각도가 예각이면 예각 삼각형(acute-angled triangle)이다.
  • 사각형 중에서 정사각형(square)은 모든 변이 같고 직각을 이룬 것이다. 직사각형(oblong)은 직각이지만 등변은 아닌 것이다. 마름모(rhombus)는 등변이지만 직각이 아닌 것이다. 장사방형(長斜方形, rhomboid) 혹은 평행 사변형(parallelogram)은 반대편 변과 각이 서로 같지만 등변이 아니고 직각도 아닌 것이다. 이런 종류에 속하지 않는 사각형은 부등변 사각형(trapezium)이라 부른다.
  • 평행선(平行線, parallel straight line)은 같은 평면 상에 있으면서 양쪽 방향에서 무한정으로 만들어지지만, 어떤 방향에서도 만나지 않는 직선이다.
이 정의는 직선이 평행이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다. 하지만 평행선이 존재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림 4] 제5 공준의 예시(출처: wikipedia.org)

요즘은 공리(公理, axiom)라고 부르는 원론의 공준(公準, postulate)은 다음과 같다.
  • 제1 공준: 임의의 점에서 임의의 점으로 직선을 그리다.
  • 제2 공준: 어떤 직선 상에 임의의 유한한 직선을 연속적으로 만들어내다.
  • 제3 공준: 임의의 중심과 반지름을 가진 원을 표현하다.
  • 제4 공준: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 제5 공준: 두 직선과 만나는 한 직선이 이루는 같은 변에 있는 내부 각도[그림 4에서 $\alpha, \beta$]가 두 개의 직각[= 180˚]보다 작다면, 무한정으로 만들어지는 두 직선은 각도가 두 개의 직각보다 작은 쪽에서 만나다.
[그림 4]에 제시한 제5 공준은 수많은 수학자들의 고민거리를 만들었고 유클리드 이후의 수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제5 공준을 무시하고 만든 새로운 기하학은 비유클리드 기하학(non-Euclidean geometry)이라 부른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성공은 원론에 등장한 후 모두가 쓰고 있는 공리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3]. 공리를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면, 말도 안되는 여러 기하학이 등장했어야 한다. 하지만 수학자들이 만들어낸 합리적인 기하학은 몇 개 되지 않는다. 공리가 절대적이라면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닌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등장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수학에서 사용하는 공리는 무엇이고, 공리를 사용한 수학적 사유는 타당한가? 이에 대한 심오한 답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Gödel's incompleteness theorems)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학적 엄밀성에 오류가 없더라도, 현재 설정한 공리와 정리 체계로는 증명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수학 명제가 반드시 존재함을 괴델Kurt Gödel(1906–1978)이 1931년괴델 25세, 일제 식민지 시절에 증명했다.


   1. 삼각형(triangle)   

[그림 1.1] 선분으로 작도한 정삼각형

[제1 권 제1 명제: I.1]
주어진 유한한 직선 혹은 선분(線分, line segment)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삼각형을 구성할 수 있다.

[증명]
[그림 1.1]처럼 제3 공준을 이용해서 중심이 $A$이고 반지름이 $\overline{AB}$인 원을 그린다. 마찬가지로 중심이 $B$이고 반지름이 $\overline{AB}$인 원을 추가로 그린다. 그러면 [그림 1.1]처럼 두 원이 만나는 점이 생긴다. 이 점을 $C$라 한다. 선분 $\overline{AB}$, $\overline{BC}$, $\overline{CA}$는 원의 반지름이므로 서로 같다. 따라서 $\triangle ABC$는 정삼각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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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삼각형의 합동

[제1 권 제4 명제: I.4]
두 삼각형의 두 변이 각각 같고 두 변에 끼인각(included angle)도 같다면, 두 삼각형의 밑변(base)끼리 서로 같고 그 삼각형도 각각 같다. 또한 같은 두 변을 바라보는 나머지 각도도 각각 같다.

[증명]
[그림 1.2]의 삼각형에서 $\overline{CA}$와 $\overline{FD}$, $\overline{CB}$와 $\overline{FE}$가 같다고 가정한다. 각 $\angle C$와 $\angle F$도 서로 같다. 증명을 위해 점 $C$가 $F$ 위에, 선분 $\overline{CA}$가 $\overline{FD}$ 위에 중첩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점 $A$는 $D$와 정확히 만난다. 각 $\angle C$와 $\angle F$가 서로 같기 때문에, 비슷한 방법으로 선분 $\overline{CB}$는 $\overline{FE}$ 위에 중첩된다. 그래서 점 $B$는 $E$와 만난다. 이를 종합하면 $A$와 $D$, $B$와 $E$가 각각 중첩되기 때문에, $\overline{AB}$와 $\overline{DE}$는 서로 같다. 결국 모든 세 점이 서로 만나므로, 삼각형 $\triangle ABC$는 $\triangle DEF$는 합동이다. 두 삼각형이 합동이기 때문에, 같다고 가정한 두 변을 바라보는 각도도 서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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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I.4는 원론에 처음으로 나오는 삼각형의 합동 조건 증명이다. 유클리드는 원론에서 합동 개념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명제 I.4는 정확히 SAS(side-angle-side) 합동을 보여준다. 다만 점과 점, 선분과 선분이 서로 중첩(重疊, superposition)된다는 표현은 다소 모호하다. 직관적으로 분명히 잘 이해되지만, 도형 요소가 서로 만나는 중첩 연산은 수학적 논리성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유클리드는 원론에서 중첩 개념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림 1.3] 이등변 삼각형의 등각 특성

[제1 권 제5 명제: I.5]
이등변 삼각형에서 밑변(base)에 있는 각도는 서로 같다. 같은 변의 직선을 더욱 만들면, 밑변 아래 각도 서로 같다.

[증명]
[그림 1.3]에 제시한 이등변 삼각형에서 두 선분 $\overline{CA}$와 $\overline{CB}$가 서로 같다고 가정하자. 이 선분을 확장하여 선분 $\overline{CD}$와 $\overline{CE}$를 만든다. 선분 $\overline{AD}$에 있는 임의의 점 하나를 $F$라 한다. 명제 I.2를 이용해 선분 $\overline{CF}$와 동일한 $\overline{CG}$를 위치시킨다. 그러면 명제 I.4에 의해 삼각형 $\triangle CFB$와 $\triangle CGA$는 SAS로 합동이다. 다음으로 삼각형 $\triangle AFB$와 $\triangle BGA$를 보자. 이 두 삼각형은 다시 SAS로 합동이다. 이를 이용하면 $\angle CAG$ = $\angle A + \angle BAG$ = $\angle CBF$ = $\angle B + \angle ABF$이 성립한다. 따라서 $\angle A$는 $\angle B$와 같다. 또한 삼각형 $\triangle AFB$와 $\triangle BGA$이 합동이므로, $\angle BAF$ = $\angle AB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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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이등각 삼각형의 등변 특성

[제1 권 제6 명제: I.6]
삼각형에서 두 각이 서로 같으면, 같은 각을 마주보는 변[각에 대한 대변(對邊)]은 서로 같다.

[증명]
증명을 위해 [그림 1.4]를 보자. 각도 $\angle A$와 $\angle B$가 같더라도, 변 $a$와 $b$는 서로 다르다고 가정하자. 단순화를 위해 $a < b$라 생각하자. 변 $a$와 같은 길이를 가지도록 $\overline{CA}$ 사이에 점 $D$를 선택해서 $\overline{DA} = a$로 만들자. 그러면 $c$가 공통이기 때문에, 명제 I.4에 의해 $\triangle ABC$와 $\triangle BAD$는 합동(合同, congruence)이다. 하지만 $\triangle BAD$는 $\triangle ABC$의 내부에 있기 때문에 서로 합동이 될 수 없어서 모순이 발생한다. 따라서 $a = b$가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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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증명에서 사용한 방법은 유명한 귀류법(歸謬法, contradiction)이다. 원론에 자주 쓰이는 귀류법이 처음 쓰이는 예가 명제 I.6이다. 원론을 넘어서 다른 기록된 역사를 보더라도, 위 명제 증명에 인류 최초의 귀류법이 사용되었다. 또한 이등변 삼각형일 때 각이 같은 경우와 이등각 삼각형일 때 변이 같은 경우를 구별해서 명제 I.5와 I.6에서 증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각형에서 두 변이 같음은 두 각이 같음과 동치임을 명확히 논증할 수 있다.

[그림 1.5] 삼각형 SSS 합동의 모순

[제1 권 제7 명제: I.7]
어떤 직선의 양끝에서 만들어져서 한 점에서 만나는 두 직선이  주어질 때, 동일한 직선의 양끝과 이전 두 개의 직선, 즉 같은 끝에서 나온 직선과 각각 같으면서 다른 점에서 만나는 두 개의 다른 직선은 형성될 수 없다.

[증명]
[그림 1.5]에서 선분 $\overline{AC}$와 $\overline{AD}$, $\overline{BC}$와 $\overline{BD}$가 같다고 가정한다. 삼각형 $\triangle ADC$는 이등변 삼각형이므로, 명제 I.5에 의해 $\angle ACD$ = $\angle ADC$이다. 하지만 [그림 1.5]에 의해 분명 $\angle ACD$는 $\angle BCD$보다 크다. 다시 이등변 삼각형 $\triangle BDC$를 보면, $\angle ACD$ = $\angle ADC$ < $\angle BDC$ = $\angle BCD$라서 $\angle ACD$는 $\angle BCD$보다 작아야 한다. 어떤 각도가 다른 각도보다 크거나 작을 수는 없기 때문에, 점 $D$를 $C$와 다르게 찍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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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I.7은 SSS(side-side-side) 합동을 증명한다. 삼각형의 각 변이 서로 같으면, 명제 I.7에 의해 SSS로 합동이다.

[그림 1.6] 삼각형 ASA 합동의 모순

[제1 권 제26 명제: I.26]
두 삼각형의 두 각이 각각 같고 한 변이 다른 변, 즉 같은 각에 붙어있는 변 혹은 같은 각 중의 하나의 대변과 같다면, 나머지 두 변이 서로 같고 나머지 각도 서로 같다.

[증명]
[그림 1.6]의 위쪽 두 삼각형을 보자. 각 $\angle CAB$와 $\angle ABC$는 각 $\angle FDE$와 $\angle DEF$와 각각 같고, 변 $\overline{AB}$와 $\overline{DE}$도 같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overline{AB}$는 $\angle CAB$와 $\angle ABC$에 붙어있는 변이며 $\overline{DE}$도 동일한 관계이다. 만약 $\overline{AC} \ne \overline{DF}$이고 $\overline{AC} >  \overline{DF}$이면, $\overline{DF}$와 크기가 같도록 $\overline{AC}$ 위에 한 점 $G$를 잡아 $\overline{AG}$ = $\overline{DF}$로 만든다. 그러면 명제 I.4에 의해 $\triangle ABG$와 $\triangle DEF$는 SAS 합동이다. 하지만 가정에 의해 $\angle ABC$ = $\angle DEF$가 성립해야 하므로 모순이 생긴다. 따라서 $\triangle ABC$와 $\triangle DEF$는 합동이 되어야 한다.
다음 단계로 [그림 1.6]의 아래쪽 두 삼각형을 고려한다. 이번에는 $\angle ABC$와 $\angle DEF$의 대변인 $\overline{AC}$와 $\overline{DF}$가 같다고 가정한다. 만약  $\overline{AB} \ne \overline{DE}$이고 $\overline{AB} >  \overline{DE}$라고 하면, 한 점 $H$를 선택해서 $\overline{AH}$ = $\overline{DE}$를 되게 한다. 이 결과에 대해 명제 I.4를 적용하면, $\triangle AHC$와 $\triangle DEF$는 SAS 합동이다. 그러나 $\angle ABC$ = $\angle DEF$가 되지 않는 모순이 발생하므로, $\triangle ABC$와 $\triangle DEF$는 반드시 같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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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I.26은 ASA(angle-side-angle) 합동에 대한 증명이다.


   2. 직선(straight line)   

[그림 2.1] 선분을 이동하여 복사

[제1 권 제2 명제: I.2]
주어진 어떤 점에 어떤 직선과 동일한 직선을 위치시킬 수 있다.

[증명]
주어진 점은 $A$, 선분은 $\overline{BC}$라 생각하자. 어떤 연산을 거쳐야 $\overline{BC}$와 동일한 선분을 $A$에 이동하여 복사할 수 있을까? 증명을 위해 [그림 2.1]과 같은 작도를 하자. 명제 I.1에 의해 $\overline{AB}$를 한 변으로 하는 정삼각형 $\triangle ABD$를 만들 수 있다. 제2 공준을 이용해 $\overline{DA}$와 $\overline{DB}$를 확장한 직선을 그린다. 또한 제3 공준을 이용해 $B$를 중심으로 하고 $\overline{BC}$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 $R\bigcirc CIG$를 그린다. 중심이 $D$이며 반지름이 $\overline{DG}$인 원 $\bigcirc GJH$도 그린다. 원 $\bigcirc GJH$와 $\bigcirc CIG$의 반지름을 보면, $\overline{DG}$ = $\overline{DB} + \overline{BG}$ = $\overline{DB} + \overline{BC}$가 성립한다. 또한 $\overline{DH}$ = $\overline{DA} + \overline{AH}$ = $\overline{DB} + \overline{AH}$이다. 원 $\bigcirc GJH$의 반지름은 모두 같으므로, $\overline{DG} = \overline{DH}$를 이용하면 $\overline{BC}$ = $\overline{AH}$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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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스(compass) 혹은 양각기(兩脚器)로 선분의 길이를 재서 선을 만들고 싶은 점으로 이동해 길이가 같은 선분을 그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이동이라는 새로운 연산이 등장한다. 이동 연산은 직관적이기는 하지만 수학 증명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가 이동 연산을 증명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명제 I.2에 의해 선분의 이동은 공준이 될 필요는 없고 제2 및 제3 공준으로 증명할 수 있다. 그래서 선분의 이동은 안심하고 증명에 사용할 수 있다.

[그림 2.2] 선분의 절단

[제1 권 제3 명제: I.3]
같지 않은 두 직선이 주어질 때, 더 큰 직선에서 더 작은 직선을 자를 수 있다.

[증명]
서로 다른 선분 $\overline{AB}$와 $\overline{CD}$가 주어질 때, $\overline{AB}$가 $\overline{CD}$보다 크다고 가정한다. 명제 I.2에 의해 $\overline{CD}$와 같은 선분을 $A$에 만들 수 있다. 이 선분은 $\overline{AE}$라 한다. 제3 공준에 의해 중심이 $A$이고 반지름이 $\overline{AE}$인 원 $\bigcirc EGF$를 표현할 수 있다. 원 $\bigcirc EGF$와 $\overline{AB}$가 만나는 [그림 2.2]를 보면, $\overline{AB}$가 절단되어 선분이 $\overline{AF}$와 $\overline{FB}$로 나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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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I.2와 I.3은 공준을 이용해 선분에 대한 복사와 절단 연산을 증명한다. 선분의 절단은 단순히 자른다는 의미를 넘어 대소 관계를 명확히 표현한다. 예를 들어 두 선분이 같으면, 절단된 후의 선분은 없다. 절단된 후에 선분이 남으면 두 선분은 같지 않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그림 2.2]에 제시한 선분의 절단은 선분의 합성이라 볼 수도 있다. 원래 선분이 $\overline{FB}$였다면, [그림 2.2]를 통해 $\overline{FB}$보다 더 늘어난 $\overline{AB}$를 생성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EuclidElements300 BC. (Java 기반 설명)
[2] 수학이야기, "원론(Euclid's Elements) 1권", 수학이야기, 2012년 6월. (방문일 2020-06-19)
[3] 요시나가 요시마사, 괴델 불완전성 정리, 전파과학사, 2017.

[다음 읽을거리]
5. 가우스 광학

댓글 2개 :

  1. 명제 1.7 의 증명 2번째 줄 마지막에서 각도가 ACD, BCD 가 아니고 ADC, BDC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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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Physics님. 중간 내용을 생략해서 애매할 수 있겠네요. 내용을 더 추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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