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일요일

로그 함수(Logarithmic Function)의 기원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로그 함수의 기원"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Animation of the log function, thinked as the ...[그림 1] 지수 함수와 로그 함수(출처: Wikipedia)

처음 수학을 공부하게 되면 하품 나는 함수를 여럿 만나게 된다. 특히 지수 함수(exponential function)로그 함수(logarithmic function)는 참 재미없다. 그런데 로그 함수의 기원을 추적하여 이해하게 되면 이 로그 함수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로그 함수를 발명한 네이피어John Napier(1550–1617)에게 반드시 감사해야 한다. 로그 함수는 산수를 빠르게 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로그 함수가 존재하기 이전에는 어떻게 계산을 빠르게 했을까? 고대로부터 삼각 함수는 잘 알려져 왔음을 기억한다. 고대에 제안된 삼각 함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현대의 고등학생들은 뭐지? 어쨌든 삼각 함수의 합차 공식에서 증명한 아래 공식을 눈여겨본다.

                        (1)

식 (1)을 보면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즉, 코사인 계산표가 있으면 곱셈을 덧셈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 개념이 후일 로그 함수의 중요 개념이 된다. 예를 들어, $123 \times 456$을 식 (2)를 이용해 계산한다.

                        (2)

식 (2)에서 $X$ = $123$, $Y$ = $456$, $R$ = $1000$으로 두면

     (3)

신기하게도 곱셈 연산없이 덧셈만 했지만 답은 정확하게 맞다. 그러면 로그 함수를 발명할 필요는 없었을 터인데 어떻게 된 일일까? 식 (2)의 연산법은 문제가 있다. $X, Y$가 너무 크거나 작으면 결과가 부정확해지며 삼각 함수를 이용해 나눗셈과 지수 연산을 하기는 너무 불편하다. 이런 관점을 이해해서 새로운 연산법을 개발하기로 마음 먹은 최초의 수학자가 네이피어이다. 로그 함수 발견에는 아름다운 우연이 하나 있다[1]. 덴마크 천문학자인 튀코 브라헤Tycho Brahe(1546–1601)는 식 (2)와 같은 삼각 함수 연산법을 잘 했다. 폭풍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천문대에 묵게 된 영국의 왕자에게 브라헤는 이 계산법을 소개해 주었다. 이를 눈여겨 본 사람은 왕자가 아니라 왕자의 주치의인 존 크레이그John Craig(?–1620)였다. 존 크레이그는 이 새로운 개념을 그의 친구인 네이피어에게 알려주었다. 그후 네이피어는 20년을 연구하여 새로운 단어인 로그[logarithm = logos(비례) + arithmos(숫자)]를 제안하고 식 (2)를 대체할 수 있는 로그 함수 개념과 계산표를 제시하였다.
지수 함수와 로그 함수는 역함수 관계이므로, 지수 함수부터 이해하면 로그 함수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신기하게도 네이피어가 1614년네이피어 61세, 조선 광해군 시절에 로그 함수를 제안한 후에 오일러Leonhard Euler(1707–1783)가 1745년오일러 38세, 조선 영조 시절에 로그 함수를 기반으로 지수 함수를 다시 제안했다[3], [4]. 우리 교과서에는 지수 함수, 로그 함수 순으로 나오지만, 상식과 다르게 발견 순서는 거꾸로인 사실이 재미있다. 사실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의 발견 순서는 책을 뒷장부터 거꾸로 보는 순서와 거의 동일하다. 다만 대수학자 오일러는 지수와 로그의 함수 관계를 넘어서는 고민을 계속 했다. 그는 로그 함수의 정의역으로 음수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로그 함수를 정의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했다. 결국 오일러는 로그 함수의 정의역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했고, 고민과 노력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수학 공식 중 하나인 오일러의 공식(Euler's formula)까지 찾아냈다.
지수 함수와 로그 함수의 가장 중요한 성질은 아래 식이다.

                        (4)

                            (5)

                        (6)

여기서 $a$는 밑수(base), $x$는 지수(指數, exponent), $X$는 진수(眞數, argument) 혹은 역로그(antilogarithm)라고 부른다. 식 (5), (6)은 곱셈을 덧셈으로 혹은 등비 수열(等比數列, geometric series)을 등차 수열(等差數列, arithmetic series)로 바꾸는 관계를 의미한다. 식 (5) 혹은 (6)이 증명되면, 모든 지수와 로그 함수의 성질을 증명할 수 있다. 먼저 오일러의 수를 이용하여 지수 함수를 극한으로 정의한다.

                        (7)

다음 단계로 식 (7)을 식 (5)에 대입하여 지수 함수의 극한이 나오도록 모은다.

        (8)

식 (7)을 변형하여 로그 함수도 아래와 같은 극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9)

여기서 $\log(X)$는 자연 로그(natural logarithm)이다. 식 (9)는 오일러가 로그 함수를 엄밀하게 정의하기 위해 사용한 극한이다. 식 (9)를 식 (6)에 대입하여 식 (6)을 증명한다.

     (10)

로그 함수는 오일러 수(Euler's number)의 정의를 이용해 아래와 같이 미분할 수 있다.

             (11)

로그 함수의 적분은 부분 적분법을 이용하면 된다.

                       (12)

자연 로그는 $\ln x$로 쓸 수도 있다. 함수 $\ln x$를 자연 로그로 사용한 최초의 문헌은 1893년조선 고종 시절에 등장한다[2]. 이후 수학 문헌에는 $\log x$와 $\ln x$가 혼재되면서 사용되고 있다. 미분 방정식이 아니라 계산 자체를 많이 하는 공학 분야에서는 $\log x$를 밑수(base)가 10인 상용 로그(common logarithm)로 간주한다. 상용 로그는 많이 쓰이기 때문에 로그의 계산 결과를 나타내는 각 항에는 이름이 붙어 있다. 예를 들어, 진수(眞數, argument) $X$의 상용 로그는 $\log X$ = $n + a$가 되며, $n$은 지표(指標, index), $a$는 가수(加數, addend)라 부른다. 여기서 $n$은 정수이고, 실수 $a$는 $0 \le a < 1$ 범위를 만족한다. 이진수(binary number)를 다루는 컴퓨터 분야에서는 밑수가 2인 로그를 $\log x$로 표기하기도 한다.

식 (5)를 일반적인 형태인 함수(函數, function) 형태로 쓰면 다음과 같다.

                       (13)

여기서 $f(0) = 1$이다. 식 (13)을 만족하는 함수는 식 (5)와 같은 지수 함수뿐일까? 이 예상을 증명하기 위해 식 (13)을 $y$에 대해 미분한 후 $y = 0$을 대입한다.

                       (14)

식 (14)에 의해 식 (13)의 함수 관계를 만족하는 함수는 지수 함수가 유일하다.

[참고문헌]
[1] 줄리언 해빌, 오일러 상수 감마, 승산, 2008.
[2] I. Stringham, Uniplanar Algebra, Berkeley Press, 1893.
[3] F. Cajori, "History of the exponential and logarithmic concepts," The American Mathematical Monthly, vol. 20, no. 2, pp. 35–47, Feb. 1913.
[4] D. Bal, "Leibniz, Bernoulli and the logarithms of negative numbers," Montclair State University. (방문일 2019-10-16)

[다음 읽을거리]
1. 감마 함수
2. 데시벨과 로그 함수
3. 복소수

댓글 22개 :

  1.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삼십줄 넘어서 다시 수학이 재미있어지고 있어요... 울 애들한텐 꼭 입시 수학이 아니라... 수학의 원리를 가르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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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칭찬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수학교육에 문제가 참 많지요. 노벨상을 노래 부르는 나라에서 수학과 과학교육이 부실하다니... 앞뒤가 안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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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로그의 기원 이 이렇게 흥미 있을줄을 몰랏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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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칭찬 감사합니다.
      수학이 의외로 재미있어요. 이것도 사람이 하는 거라 우연이 참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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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Xy/n^2 가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해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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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식 (8)을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위 식에서 1/n으로 묶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1/n·­(x + y + xy/n)

      n이 무한대로 갈 때 xy/n은 0으로 수렴하므로 x+y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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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멋집니다~~~감사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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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파거북이님 한가지 궁금한것이 있는에요 어떤 문제를 해결할때 로그를 사용하야하는데 자연로그와 상용로그중 어떤것을 써야되는지는 어떻게 결정을 해야하나요? 그리고 자연로그와 상용로그가 구분된이유를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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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연 로그와 상용 로그는 밑수만 차이가 날 뿐 동일합니다. 만약, 미분과 적분을 많이 한다면 자연 로그를 사용하면 되고, 십진수 기반의 계산이 많다면 상용 로그를 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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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너무 재밌습니다.
    좋은글들 감사드려요.
    요즘 아침에 전철에서 이 블로그보면서 수학공부하느라 시간이 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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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칭찬 감사합니다, 익명님. 계속 수학에 증진해서 좋은 결과 만들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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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군대 전역하고 이번에 복학하는 물리학과 3학년생 입니다. 블로그에서 많은거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정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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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익명님, 열공하세요. ^^ 좋은 결과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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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로그함수를 공부하려다가 이 블로그에 들어오게 됬습니다.

    8번식에 대해 질문하려고 하는데 1+x/n+y/n+xy/n^2=2+(x+y)/n 인게 맞는거 같은데 왜 1+x/n+y/n+xy/n^2=1+(x+y)/n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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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식 유도에 숫자 2가 등장하지는 않아요. 위에 있는 2013년 1월 29일 오전 10:52 답글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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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이거 네이버캐스트 수학산책에 있는 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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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학산책 글이 뭔지는 모르지만, 2011년초에 직접 쓴 글입니다. 로그 함수의 기원에 대한 일화는 참고문헌 [1]을 읽고 적었어요. 이게 비슷할 수 있지만, 원문은 [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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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으갸갸갸갸 럼리;머ㅏ림;아ㅣㄴㅁ;ㅓㅑ대ㅓ미ㅏㅡ!!!!
    한글로 써있는 부분은 이해가가는데..아직 중3이라 수2 에 익숙하지 않네요..그래도 뭔가 흥미롭네욥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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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우연치 않게 방문하게되여 좋은 정보 얻고 갑니다!
    구글 블로그는 잘 없는데, 저도 구글 블로그를 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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