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분수 차원을 가진 프랙탈"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프랙탈 도형의 예(출처: wikipedia.org)
임의 공간의 차원(dimension)은 공간을 구성하는 독립적인 기저(basis)의 개수로 정한다. 2차원 공간에서 기저 벡터(basis vector)는 $\hat x, \hat y$ 2개라서 2차원, 3차원 공간은 $\hat x, \hat y, \hat z$로 구성해서 3차원 등과 같은 논리로 공간의 차원을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다. 조금 더 나가서 공간의 차원을 자연수가 아닌 분수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자연수를 분수로 더 확장하는 개념은 상식적이지만, 공간 차원의 분수 표현은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자연수를 분수로 바꾸는 개념보다는 공간의 차원을 어떻게 비틀어야 분수 차원을 합리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이다. 자연수로 된 개념을 분수로 확장하는 문제는 어떤 분야든지 참 재미있다. 예를 들면 미분과 적분은 한 번, 두 번과 같은 자연수 기반 연산이다. 통상적인 미적분을 분수 미적분학(fractional calculus)으로 바꾸려면 연산자를 보는 새로운 관점인 연산 미적분학(operational calculus)과 같은 탁월한 개념이 필요하다.
분수 미적분학과 비슷하게 특이한 분수 차원을 만들려면 이전 벡터 공간의 특성을 포함하면서도 논란 없이 공간을 규정하는 새로운 차원 정의가 필요하다. 새로움은 옛것을 바라보는 별난 관점이기도 해서, 다음과 같은 도형의 척도(scale)와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 관계를 생각해보자.
[그림 1] 정수 차원을 정의하기 위한 척도와 자기 유사성(출처: wikipedia.org)
[그림 1]을 보면 기본 도형을 특정 척도로 계속 줄여서 자기 유사성을 가진 도형을 만들어서 자기와 닮은 도형의 개수를 헤아린다. 1차원인 경우, 길이가 $1$인 직선을 특정 척도에 따라 줄여서 자기 유사성이 있도록 한다. 줄어든 직선이 서로 자기 유사성을 가지는 척도 $\epsilon$은 $1/2, 1/3, 1/4, \cdots$만 가능하다. 그러면 얻어지는 직선의 개수 $N$은 $2, 3, 4, \cdots$이다. 척도와 자기와 닮은 도형의 개수를 조합해서 $2$ = $(1/2)^{-1}$, $3$ = $(1/3)^{-1}$ 등을 얻을 수 있다. 2차원에서는 면적이 $1$인 사각형을 척도에 따라 줄여서 자기 유사성이 있는 사각형을 만든다. 예를 들어 $\epsilon$ = $1/2$이라면 [그림 1]에 의해 $N$ = $4$이다. 그래서 $4$ = $(1/2)^{-2}$이 된다. 이러한 개념을 공간의 차원 $D$에 대한 일반 공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1)
식 (1)에서 자기와 닮은 도형의 개수 $N$은 어떤 자연수의 거듭제곱이다. 그런데 공간의 차원을 정할 때, 거듭제곱 특성을 반드시 만족할 필요가 있을까? 척도에 따라 늘어나는 닮은 도형의 개수가 자연수의 거듭제곱이 아니어도 되면, 공간의 차원은 분수나 무리수가 될 수 있다. 공간의 차원이 자연수가 아닌 공간은 프랙탈(fractal)이라 한다. 프랙탈이란 기하학적 개념은 망델브로Benoit Mandelbrot(1924–2010)가 1975년망델브로 51세, 박정희 정부 시절에 제안했다. 프랙탈의 어원은 깨진 혹은 파편화된을 뜻하는 라틴어 프락투스(fractus)이다. 이 어원에서 분수(分數, fraction)가 나오므로, 프랙탈은 분수 관계[영어에서 접미사 -al은 디지털(digital)이나 동물(animal)처럼 관계성을 표현한다.]로 직역할 수 있다. 또한 프랙탈 공간의 차원은 프랙탈 차원(fractal dimension)이라 축약해서 부른다.
1. 곡선(curve)
[코흐 곡선(Koch curve)]
코흐 곡선(Koch curve) 혹은 코흐 눈송이(Koch snowflake)는 연속이지만 접선이 존재하지 않는 신기한 곡선이다. 코흐 곡선의 제안자인 코흐Helge von Koch(1870–1924)는 적분 방정식(integral equation)의 일반 해법을 최초로 제시한 프레드홀름 적분 방정식(Fredholm integral equation)의 핵심 도구인 무한 행렬식(infinite determinant)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림 1.1] 코흐 눈송이의 생성 예(출처: wikipedia.org)
코흐 곡선은 다음과 같은 간단한 절차로 만들 수 있다.
- 현재 직선을 같은 간격으로 3등분한다.
- 3등분 중에서 중간에 있는 직선에 정삼각형을 그린다.
- 정삼각형의 밑변을 지운다.
- 줄어든 직선 각각에 대해 위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코흐 곡선은 $\epsilon$ = $1/3$할 때 $N$ = $4$개의 자기와 닮은 직선이 생긴다. 그래서 코흐 곡선의 프랙탈 차원은 $D$ = $\log(4)/\log(3)$ $\approx$ $1.26$이다. 직선과 평면 사이의 차원이지만 직선에 조금 더 가깝다. 길이가 $L$인 직선으로 코흐 곡선 만들기 과정을 $n$번 하면 전체 길이는 다음과 같다.
(1.1)
2. 표면(surface)
[시에르핀스키 삼각형(Sierpiński triangle)]
시에르핀스키 삼각형(Sierpiński triangle) 혹은 시에르핀스키 개스킷(Sierpiński gasket)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만 면적인 $0$인 2차원 도형이다.
[그림 2.1]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의 생성 예(출처: wikipedia.org)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은 다음과 같이 생성한다.
- 현재 정삼각형의 각 변을 2등분한다.
- 각 변의 이등분점을 이어서 더 작은 정삼각형 4개를 만든다.
- 중앙에 위치한 정삼각형을 지운다.
- 줄어든 정삼각형 각각에 대해 위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은 척도 $\epsilon$ = $1/2$가 될 때, 생성된 정삼각형의 개수 $N$은 $3$이다. 식 (1)에 대입해서 구한 프랙탈 차원은 $D$ = $\log(3)/\log(2)$ $\approx$ $1.58$이다. 코흐 곡선과는 다르게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은 2차원 평면에 더 가깝다. 하지만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의 면적은 희한한 특성이 있다. 처음 시작한 정삼각형의 면적을 $A$라 하고 생성 과정을 반복한 회수를 $n$이라 하면, 남아있는 삼각형의 면적 $A_n$은 다음과 같다.
(2.1)
(2.2)
따라서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은 변의 길이가 무한대로 발산하지만 면적 자체는 없는 이상한 도형이 된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도형의 특성을 자기 유사성을 바탕으로 분석하는 유용한 도구가 프랙탈이라는 개념이다.
[참고문헌]
[1] J. Cepelewicz, "The quest to decode the Mandelbrot set, math’s famed fractal," Quanta Magazine, Jan. 2024. (방문일 2024-02-01)
고마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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