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1일 일요일

타원의 방정식(Equation of Ellips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타원의 방정식"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유클리드 기하학
2. 원의 방정식


(圓, circle)과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성질이 약간 다른 재미있는 도형이 [그림 1]에서 소개하는 타원(楕圓, ellipse)이다. 타원은 원과 다르게 장축(長軸, major axis)과 단축(短軸, minor axis)의 길이가 서로 다르다. 이로 인해 타원을 만드는 초점(focus)도 2개가 있다.

[그림 1] 타원의 형태(출처: wikipedia.org)

타원의 초점이 2개임을 이해하려면 [그림 2]를 눈여겨본다. 초점으로 이름 붙인 점 $F_1$과 $F_2$에 실의 양끝을 고정한 후, 실 사이에 연필을 넣고 그리면 타원이 된다. 이때 실은 탄력이 없기 때문에 실의 길이는 항상 같다.

[그림 2] 타원의 작도(출처: wikipedia.org)

[그림 2]에 소개한 타원의 작도법을 기반으로 타원을 위한 관계식을 쓰면 다음과 같다.

                  (1)

여기서 점 $\bar P$는 타원의 자취 $(x, y)$, $\bar F_1$ = $(c, 0)$, $\bar F_2$ = $(-c, 0)$, $2a$는 장축의 길이, $c$는 초점의 위치이다. 식 (1)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타원의 표준 방정식(standard equation of ellipse)을 얻을 수 있다.

               (2)

여기서 $a^2$ = $b^2 + c^2$이다. 타원이 둥글어져서 원이 된 경우는 초점 $c$가 원점으로 모인다.

[그림 3] 타원의 매개변수(출처: wikipedia.org)

[그림 4] 여러 도형의 이심률(출처: wikipedia.org)

길이 $a, b, c$의 정의는 [그림 3]과 같다. 장축과 단축의 길이는 $2a, 2b$이며 초점 사이의 거리는 $2c$가 된다. 또한 2차 곡선(quadratic curve)의 특성을 표현하는 이심률(離心率, eccentricity) $e$는 장축 길이에 대한 초점의 비율로 정의한다.

                   (3)

여기서 $\alpha$ = $b/a$는 종횡비(aspect ratio), $\varepsilon$ = $1-b/a$는 타원율(楕圓率, ellipticity) 혹은 편평률(扁平率, flattening), $\text{AR}$ = $a/b$는 축비(axial ratio)로 부른다. 식 (3)을 이용하면 타원의 이심률은 1보다 작으며, 원의 이심률은 0이다. 그래서 이심률은 원의 중심에서 초점 $c$가 이격된 비율로 정의된다. 또한 포물선의 이심률은 정확히 1이고, 쌍곡선은 이심률이 1보다 크다. 극단적으로 이심률이 무한대인 경우는 직선이 된다. 이심률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혹은 이격되는 비율이다. 원의 중심에서 궤적을 그리면 당연히 원이 되고, [그림 1]처럼 원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나 초점을 기준으로 그리는 도형은 타원이 된다.

[그림 5] 천동설에 나오는 천문 요소(출처: wikipedia.org)

이심률의 어원은 [그림 5]와 같은 천동설(天動說, Ptolemaic system)과 관계된다.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ios(대략 100–170)가 고안한 천동설의 세계관에서 지구는 이심 혹은 원의 중심(離心, eccentric)[$\times$로 표시]에서 약간 떨어져 있고, 이심의 반대편에 대심(對心, equant)[$\bullet$로 표시]이 있다. 지구가 이심에서 떨어진 비율을 이심률이라 불렀다. 이심으로 그리는 이심원(離心圓, eccentric circle or deferent)[점선으로 된 큰 원]을 따라 행성[주황색으로 표시]이 다시 주전원(周轉圓, epicycle)[점선으로 된 작은 원]을 만들면서 운동한다.

[그림 6] 타원의 이심률(출처: wikipedia.org)

이심률은 2차 곡선을 정의하는 유용한 방법이다. 초점 $\bar F$에서 2차 곡선 위의 점 $\bar P$까지 거리와 준선(準線, directrix)에서 $\bar P$까지 거리의 비율을 이용해 이심률을 일반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4)

여기서 $L$은 준선에서 $\bar P$까지 거리이다. 식 (4)에 쓰인 준선은 2차 곡선을 정의하거나 생성하기 위한 기준선이다. [그림 6]과 식 (4)를 참고해서 준선의 위치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5)

여기서 $\bar F$ = $(c, 0)$이며 준선은 $x$ = $p$ = $a^2 / c$에 있다. 만약 타원이 원으로 접근하면, $c$ = $0$이 되어서 준선은 타원에서 계속 멀어진다. 식 (5)의 결과를 정리하고 식 (2)와 비교하면, 타원의 이심률을 식 (3)과 동일하게 얻을 수 있다.

                  (6)

식 (6)은 초점과 이심률로 타원을 표현하며, 식 (2)는 장축과 단축의 길이로 타원을 정의하고 있다.
타원 위의 점 $\bar P$ = $(x, y)$은 삼각 함수 기반 매개변수를 이용해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다.

                   (7)

식 (7)과 적분법(integration)을 이용하면 타원의 둘레 길이 $C$를 쉽게 표현할 수 있다.

                   (8)

여기서 $e$는 타원의 이심률이다. 타원의 둘레 길이 $C$의 피적분 함수는 간단하지만, $C$를 초등 함수로 표현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제2종 완전 타원 적분(complete elliptic integral of the second kind)을 이용해서 $C$를 다음처럼 계산한다.

                  (9)

                   (10)

둘레 길이에 비해 타원의 면적은 적분으로 매우 쉽게 계산한다.

                   (11)

유클리드Euclid(대략 기원전 325–265) 이후에 활동한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of Syracuse(대략 기원전 287–212)가 기원전 250년부여 건국 약 12년 전 정도에 제안한 선분 비례법을 쓰면 타원의 면적 $A$는 직관적으로 유도된다. 쉽게 말해 원과 타원의 비교에서, 타원은 높이 방향으로 원을 $b/a$만큼 축소한 도형이다. 그래서 $A$ = $\pi a^2 (b/a)$ = $\pi ab$가 바로 나온다. 다만 모든 위치 $x$에서 높이 $y$가 일률적으로 축소되는지 알기 위해 식 (2)를 변형해서 $y$ = $(b/a)\sqrt{a^2 - x^2}$을 얻는다. 제곱근 $\sqrt{a^2 - x^2}$은 원의 반지름이 $a$인 경우의 높이라서, 타원의 높이 $y$는 원의 높이에서 $b/a$만큼 축소된 값이다.

[그림 7] 동일한 부피를 가진 다른 모양의 동전 배치(출처: wikipedia.org)

이와 같이 더 나눌 수 없는 선분의 합을 면적이라고 생각해서 기하학적 논증을 진행하는 방법은 불가분법(不可分法, method of indivisbles)이라 부른다. 이 불가분법은 이후에 미적분학의 전신인 카발리에리의 원리(Cavalieri's principle)로 발전한다. 카발리에리Bonaventura Cavalieri(1598–1647)가 1627년카발리에리 29세, 조선 인조 시절에 집대성한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나눌 수 없는 선분이나 면적의 비율 변화가 각각 면적과 부피 결과에 정비례하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그림 7]에 있는 동전 배치를 본다. 동전을 쌓을 때에 높이 방향으로 중심이 바뀌지만, 불가분인 동전은 같은 비율을 가진다. 따라서 카발리에리의 원리에 의해 [그림 7]에 나온 동전 전체가 만드는 부피는 서로 일정하다.
[그림 2]의 물리적 의미를 살펴본다. 타원의 한 초점 $F_1$에서 나온 선은 타원 표면에서 반사되어 다른 초점인 $F_2$로 간다. 타원의 초점을 연결한 선의 길이가 일정한 특성은 전자파의 송수신 특성으로 바로 유추될 수 있다. 즉 타원의 초점에 송신기와 수신기를 두면 매우 효율적인 통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망원경에도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류 최초의 반사 망원경인 그레고리 망원경(Gregorian telescope)의 부반사경에 타원 표면을 사용하고 있다. 그레고리 망원경은 뉴턴Isaac Newton(1643–1727)과 동시대를 살았던 그레고리James Gregory(1638–1675)가 1663년그레고리 25세, 조선 현종 시절에 발명했다. 그레고리는 원주율 $\pi$ 계산에 쓰이는 그레고리의 급수(Gregory's series)로도 이름을 날렸다.

[그림 8] 그레고리 망원경의 광 경로(출처: wikipedia.org)

[그림 9] 그레고리 망원경의 실제 모습(출처: wikipedia.org)

다만 타원 표면을 망원경의 부반사경에 쓰려면 다음과 같은 타원의 반사 원리가 성립해야 한다. 즉 두 초점과 타원 위의 점을 연결한 두 직선의 각 이등분선(angle bisector)은 타원 접선의 법선이다.

[그림 10] 타원의 반사 원리(출처: wikipedia.org)

[그림 10]에 있는 점 $P$에서의 접선(tangent line)과 접선에 대한 법선(normal)을 본다. 점 $P$의 법선이 선분 $\overline{PF_1}$과 $\overline{PF_2}$가 이루는 각을 이등분한다면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그림 11] 접선 및 법선에 대한 각 이등분선

[그림 11]에서 접선에 대한 법선이 각 이등분선[$\bigcirc$]이면 접선도 각 이등분선[$\times$]이 된다. 이 원리를 [그림 10]에 적용하도록 선분 $\overline{PF_2}$를 $\overline{PF_1}$만큼 연장해서 점 $L$을 만든다. 또한 선분 $\overline{PF_1}$과 $\overline{PL}$의 각 이등분선이 되는 직선 $w$를 작도한다. 직선 $w$가 타원 위의 점 $P$가 됨을 보이면 반사 원리에 대한 증명이 완성된다. 먼저 $\overline{PF_1}$ = $\overline{PL}$이며 $w$가 각 이등분선이므로, 삼각형 $\triangle PQF_1$과 $\triangle PQL$이 합동이다. 그러면 직선 $w$ 위의 점 $P$가 아닌 임의 점 $Q$에 대해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

                  (12)

식 (12)는 점 $Q$가 타원 위의 점이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왜냐하면 타원 점은 반드시 식 (1)이 성립해야 하나 점 $Q$가 포함된 선분은 항상 $2a$보다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선 $w$는 점 $P$에서만 타원과 만나므로 타원의 접선이 된다. 최종적으로 선분 $\overline{PF_1}$과 $\overline{PF_2}$는 [그림 10]와 같은 반사 원리를 만족한다.
2차 곡선의 일반형이 타원인지에 대한 판정은 원뿔 곡선의 판별식(discriminant of conic section) $D$ = $ac - b^2$으로 수행한다.

                  (13)

식 (13)에서 $D > 0$이면, 2차 곡선의 2차 항으로 만든 행렬의 고유치가 모두 같은 부호가 된다. 그래서 식 (13)은 $x', y'$으로의 좌표 변환을 통해 식 (2)와 유사한 회전한 타원의 방정식으로 바뀐다.

[다음 읽을거리]
1. 르장드르 타원 적분
2. 쌍곡선의 방정식

댓글 5개 :

  1. 혹시 이심률이 왜 e=c/a로 정의되는건가요? 그리고 이 정의는 타원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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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1. 답변이 늦었습니다 ^^

      1. 그림 5 밑에 이심률의 어원을 추가했어요. 원의 중심에서 초점이 벗어나는 비율이라 식 (3)처럼 정의합니다. 이를 더 일반화시킨 공식이 식 (4)입니다.

      2. 이심률은 모든 2차 곡선에 쓸 수 있어요.

      삭제
  2. 식 (8)에 dx = a^2 sin^2 이 맞지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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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타원 둘레에 있는 임의의 점 P
    왼쪽 촛점 F

    선분 PF를 기준으로
    점 F에서 90도 왼쪽으로 쭈우우욱 선을 그으면

    타원의 왼쪽 준선과 만나는데

    그 점과 P를 이으면

    타원의 접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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