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장 쉬운 안테나 이론
2. 저항
유비쿼터스(어디에나 존재함, ubiquitous)라는 종교성 짙은 용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입는 안테나(wearable antenna)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그림 1]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출처: wikipedia.org)
유비쿼터스는 신학 용어로써 조금 확대해석하면 어디에나 존재하는(omnipresence or ubiquity) 신이란 의미를 가진다. 이를 IT(Information Technology) 분야에 적용하면 어디에나 통신망이 존재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유비쿼터스가 가능하려면 반드시 무선 통신 기술이 세부 소자에까지 접목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유비쿼터스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소형 소자용 무선 통신망(wireless communication network)을 집중적으로 고민한다. 무선망은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를 이용해 정보(information)를 전달하므로, 유비쿼터스용 소자는 반드시 안테나(antenna)를 장착해야 한다. 하지만, 유비쿼터스란 개념은 어디에나 존재함을 가정하므로, 유비쿼터스용 소자는 어디에나 장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유비쿼터스용 무선 통신 소자는 눈에 보이지 않게 은밀하게 설치되어야 한다. RF(Radio Frequency) 소자는 집적화를 통해 작게 만들 수 있지만, 안테나는 물리적 한계로 인해 일정한 크기 이하로 만들기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한계를 정확히 알려면 소형 안테나(small antenna) 이론을 봐야 한다.] 제대로된 유비쿼터스가 이루어지려면 안테나를 감추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경우마다 다르겠지만, 특히 중요한 응용인 개인용 통신에 집중하자.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 유비쿼터스용 안테나를 붙일 수 있을까? 해결책은 간단하다. 우리는 모두 옷을 입기 때문에, 옷의 표면이나 내부에 안테나를 감출 수 있다면 안테나 장착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림 2] 조끼 안테나(출처: wikipedia.org)
군용 입는 안테나는 이미 개발되어 제품 판매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그림 2]의 조끼 안테나이다. 정식 명칭은 TVAS(Tactical Vest Antenna System)이며 미국에 있는 웨어러블 안테나 테크(Wearable Antenna Technologies, Inc.)에서 군용으로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조끼 안테나는 무게가 250 g 정도로 경량이며, 2012년 경우 67만원[= $585]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림 2]의 조끼 안테나는 군인이 사용하기에는 무난한 크기와 무게를 가지지만, 민간인에게는 도저히 입게 할 수 없는 크기와 무게를 가진다.[군용 통신 주파수는 주로 30 MHz 근방이기 때문에 안테나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림 3] 전도성 직물인 겁나게 잘 막아(출처: lessemf.com)
그래서, 옷을 만들 때 쓰는 직물을 이용한 안테나(textile antenna)가 유비쿼터스를 위한 이상적인 안테나로 생각된다. 현실적으로 옷감은 전류(electric current)를 잘 흘리지 못하기 때문에[∵ 옷감이 유전체(dielectric)임을 기억하자.] 직물 표면에 금속 성분을 도포한 전도성 직물(conductive fabric)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전도성 직물은 미국 레스 EMF(Less EMF, Inc.)에서 만든 겁나게 잘 막아(ShieldIt Super)이다. 겁나게 잘 막아는 나일론(nylon)에 니켈(nickel)과 구리(copper)를 도포해서 만든다. 아래는 대략적인 규격이다.
- 두께: 0.17 mm
- 폭: 35.6 cm[= 14인치]
- 표면 저항: 0.5 Ω/sq
- 가격: 2012년 경우 길이 30 cm[= 1피트]당 만원[= $9]
- 특징: 한쪽면에 접착제가 있어 어떤 물질에든 쉽게 붙일 수 있음
[그림 4] 플렉트론(출처: lairdtech.com)
이외에도 레이어드 테크(Laird Technologies, Inc.)에서 만든 플렉트론(Flectron)이 유명하다. 플렉트론은 나일론 직물 위에 선택적으로 구리 혹은 니켈/구리 도포를 할 수 있다.
- 표면 저항: 0.07 Ω/sq
- 가격: 2012년 경우 길이 30 cm[= 1피트] 당 2.3만원[= $20]
전도성 직물의 표면 저항(sheet resistance)을 표시할 때 쓰는 단위가 좀 이상하다. 단위 Ω/sq을 우리말로 하면 정사각형당 옴(Ohms per square)이다.
[그림 5] 표면 저항(출처: wikipedia.org)
단위 Ω/sq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다음의 저항 관계식을 고려해야 한다.
(1)
여기서 $R$은 저항(resistance), $R_s$는 표면 저항(sheet resistance)[7], $\sigma$는 전도도(conductivity)이다. 정사각형이면 $L$ = $W$가 성립하므로 식 (1)로부터 정사각형에서 $R$ = $R_s$임을 알 수 있다. 즉, [그림 5]의 오른쪽 구조의 측면 전체에 저항계(ohmmeter)를 연결해 잰 저항은 모양이 정사각형이므로, Ω/sq로 표현한다. 단위 Ω/sq는 우리가 보통 쓰는 저항과 다를까? 측정 결과는 모두 저항이지만 분명히 다르다. 보통 저항은 다음과 같은 저항계를 이용하여 점 접촉 형태로 잰다.[∵ 측정할 때는 빨간색 침과 검정색 침을 각각 ($+$)와 ($-$) 전압에 사용한다.]
[그림 6] 저항계(출처: wikipedia.org)
[그림 3, 4]와 같은 전도성 직물은 [그림 6]으로 재면 오차가 너무 크다. 그래서, [그림 5]의 오른쪽 구조처럼 $t$와 $W$가 이루는 평면에 금속막대를 놓고 이 막대에 [그림 6]의 저항계를 달아 잰다. 물론 측정체는 정사각형이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표면 저항을 잼을 명확히 하기 위해 Ω/sq 단위를 쓴다.
전도성 직물을 사용해 만든 직물 안테나의 반사도(reflection coefficient) 결과를 보자. 일반적인 마이크로스트립[간략하게 μ스트립] 패치 안테나(microstrip patch antenna)와 매우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전도성 직물로 안테나를 만들더라도 충분히 복사체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전도성 직물을 사용해 만든 직물 안테나의 반사도(reflection coefficient) 결과를 보자. 일반적인 마이크로스트립[간략하게 μ스트립] 패치 안테나(microstrip patch antenna)와 매우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전도성 직물로 안테나를 만들더라도 충분히 복사체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그림 7] 직물 안테나의 반사도 특성(출처: [1])
[그림 8] 양털로 만든 펠트(출처: wikipedia.org)
참고문헌 [1]에 소개한 직물 안테나는 [그림 8]의 펠트(felt)를 유전체 기판으로 사용했고, 패치(patch)는 겁나게 잘 막아, 접지면과 μ스트립 선로(microstrip line)는 플렉트론으로 만들었다.
[그림 9] 펠트 상에 형성한 마이크로스트립 라인(출처: [2])
[그림 10] 펠트의 유전율 측정 결과(출처: [2])
직물 안테나 기판으로 사용될 수 있는 또 다른 옷감은 합성 섬유인 플리스(fleece)이다. 플리스는 물과 친화력이 적어 유전율이 낮고 손실 탄젠트도 적다. 대충 보면 플리스의 유전율은 1.25, 손실 탄젠트는 0.019 정도 된다[1].
[그림 11] 플리스로 만든 담요(출처: wikipedia.org)
이외에도 다양한 입는 안테나가 [3], [4]에 소개되어 있다.
[그림 12] 전도성 나일론으로 만든 나선형 안테나(출처: [4])
전도성 나일론(conducting nylon)은 뒷면에 접착제가 있어 다양한 옷에 쉽게 붙일 수 있다. [그림 12]에서는 전도성 나일론으로 만든 나선형 안테나(spiral antenna)를 볼 수 있다. 전도성 나일론은 고온이 필요한 납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저온에서 작업이 가능한 전도성 에폭시(conducting epoxy)로 전송선(transmission line)을 붙인다.
[그림 13] 실제 장착 전도성 나일론 이용 나선형 안테나의 반사도 특성(출처: [4])
[그림 14] 실제 장착 전도성 나일론 이용 나선형 안테나의 복사 패턴(출처: [4])
입는 안테나의 반사도(reflection coefficient)와 복사 패턴(radiation pattern)은 어떨까? [그림 13, 14]는 [그림 12]의 안테나를 실제 입은 경우의 반사도와 복사 패턴 특성을 보여준다. 반사도도 -10 dB 이하로 잘 내려갔으며 복사 패턴도 정상적이므로, [그림 12]는 무선 통신에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그림 15] 전도성 실로 만든 나선형 안테나(출처: [4])
나선형 안테나는 [그림 15]처럼 전도성 실(conducting thread)을 이용해서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전도성 실을 재봉틀에 끼워 박음질을 하면 옷에 나선형 패턴이 생긴다. [그림 15]를 보면 전도성 에폭시를 이용해 밸룬(balun)을 나선형 안테나에 붙였다. 밸룬은 동축선(coaxial cable)을 나선형 안테나에 효과적으로 붙이기 위해 사용하였다.
[그림 16] 전도성 페인트로 만든 나선형 안테나(출처: [4])
전도성 페인트(conducting paint)는 은으로 만들기 때문에 전도도가 매우 좋으며 손쉽게 안테나 패턴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림 16]은 전도성 페인트를 이용해 형성한 나선형 안테나를 보여준다. 나선형 안테나와 동축선을 연결해 주는 밸룬(balun)도 볼 수 있다.
[그림 17] e섬유를 이용한 안테나 제조 공정(출처: [5])
[그림 18] e섬유 안테나와 PDMS의 결합 방법(출처: [5])
참고문헌 [5]에서는 일반 섬유에 은을 입힌 e섬유(e-fiber)를 이용해 PDMS(Polydimethylsiloxane) 기판 상에 μ스트립 패치 안테나(microstrip patch antenna)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e섬유는 [6]에 있는 호박색 가닥 섬유(Amberstrand Fiber)를 사용하였다. PDMS는 대표적인 탄성 중합체(elastomer)로서 심하게 휘어질 수 있는 유전체 기판이다. 먼저 [그림 17]처럼 e섬유를 이용해서 전자 재봉틀로 안테나 패턴을 만든다. 이때 강도를 높이기 위해 자이론(Zylon) 섬유를 첨가하여 사용했다. 자이론은 방탄 섬유의 대표격인 케블라(Kevlar)보다 강도가 1.6배 더 좋다. 이렇게 만들어진 e섬유 안테나를 열과 접착제를 이용해 유전체 기판인 PDMS에 붙이는 과정이 [그림 18]에 소개되어 있다. e섬유 안테나와 PDMS 기판을 동시에 사용한 최종 결과도 [그림 18]에서 볼 수 있다.
[그림 19] 시험 중인 구명 조끼와 입는 안테나(출처: [8])
현재 입는 안테나 연구는 돈 되는 상업적 용도보다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초 기술로 연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재미있는 결과가 [8]에 소개되어 있다. [8]에서는 입는 안테나를 구명 조끼에 넣어 조난자 탐색 범위를 전지구적으로 넓혔다. 또한 구명 조끼는 인명에 관련된 장비이므로 단가보다는 구조의 용이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래서 구명 조끼와 입는 안테나의 결합은 정말 좋은 시도가 된다. 구명 조끼 응용에서 안테나를 지지하는 직물은 가벼워야 하며 물이 거의 침투하지 않는 방수 특성을 가져야 한다. 안테나를 구성하는 전도체는 전도성 잉크(conductive ink)를 이용하여 만들었다. 전도성 잉크는 잉크젯 프린터(inkjet printer)의 잉크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안테나 제작에 매우 유용하고 융통성이 있다. 실제 사용을 염두에 둔다면 전도성 잉크 안테나와 직물 기판의 기계적 강도도 매우 중요하다. 쉽게 말하면 잉크와 직물이 서로 잘 붙어 있어야 한다. 입는 안테나의 기계적 강도를 높이려면 전도성 잉크가 인쇄된 직물을 다시 얇은 유전체 막으로 도포해주면 된다. [그림 19]에서 안테나의 구동 주파수는 121.5 MHz와 406 MHz이다. 접지면이 없는 경우 406 MHz에서 안테나 이득이 -5~4 dBi 정도 된다.
[참고문헌]
[1] C. Hertleer, A. Tronquo, H. Rogier, I. Vallozzi, and L. Van Langenhove, "Aperture-Coupled Patch Antenna for Integration Into Wearable Textile Systems," IEEE Antennas Wireless Propagat. Lett., vol. 6, pp.392–395, 2007.
[2] M. Mantash, A.-C. Tarot, S. Collardey, and K. Mahdjoubi, "Investigation of Flexible Textile Antennas and AMC Reflectors," Int. J. Antennas Propagat., vol. 2012, 10 pages, 2012.
[3] C. Cibin, P. Leuchtmann, M. Gimersky, R. Vahldieck, and S. Moscibroda, "A flexible wearable antenna," 2004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Antennas and Propagation, vol. 4, pp. 3589–3592, June 2004.
[4] J. C. G. Matthews and G. Pettitt, "Development of flexible, wearable antennas," European Conference on Antennas and Propagation 2009, pp.273–277, March 2009.
[5] Z. Wang, L. Zhang, Y. Bayram, and J. L. Volakis, "Embroidered conductive fibers on polymer composite for conformal antennas," IEEE Trans. Antennas Propag., vol. 60, no. 9, pp. 4141–4147, Sept. 2012.
[7] RF Sheet Resistance, Microwave Encyclopedia, 2011.
[8] J. Lilja, V. Pynttari, T. Kaija, R. Makinen, E. Halonen, H. Sillanpaa, J. Heikkinen, M. Mantysalo, P. Salonen, and P. de Maagt, "Body-worn antennas making a splash: lifejacket-integrated antennas for global search and rescue satellite system," IEEE Antennas Propag. Mag., vol. 55, no. 2, pp. 324–341, April 2013.
[9] 정재영, "전도성 섬유 안테나 기술 동향", 한국전자파학회 전자파기술, 제24권, 제4호, pp. 64–70, 2013년 7월.
[10] M. I. Astrakhan, "Reflection and screening properties of plane wire grids," Radio Eng., vol. 23, no. 1, pp. 76–83, 1968.
[11] V. Manohar, Novel High Gain Antennas for Emerging CubeSats: Characterization of Deployable Mesh Reflectors and Low-Profile, Metal-Only Stepped Reflectors,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CA, USA, 2020.
[다음 읽을거리]
1. 휘어지는 안테나
KAIST 박사신거죠? 안테나 이론 하시는 교수님 없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연구기관에서 일하시는 건가요?
답글삭제제가 KAIST 02학번이라. 대전 사시는거 보면 KAIST 같기도 아닌듯 하기도...
나중에 기회되면 저랑 같이 사업해보실 생각 없으신지요;;;ㅋ.
요새 글을 좀 쓰셔서 새로 볼게 많네요. 이전 글들도 다 읽지는 못했지만요 -ㅇ-;;
^^ KAIST 박사과정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편하게 글쓰고 싶어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답글삭제동업은 ...;; 아직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안테나를 전공하려는 전자공학과 학생입니다!
답글삭제모든글이 내용도 참 좋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서 정말 큰 도움 받고 있어요!!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려요^^
칭찬 감사합니다. 더 힘내서 써보겠습니다.
답글삭제안테나는 헤르츠가 1887년에 전자파 증명을 위해 사용한 이후 이미 125년이 지났지만 전자파 소자분야중에서는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입니다.
그만그만한 안테나 설계자는 참 많지만 탁월한 설계자는 찾기 어렵습니다. 기초를 탄탄히 해야 제대로된 안테나 설계자가 됩니다.
겁나게 잘막아 ㅋㅋㅋ
답글삭제회전 도입부 글 읽고 빵터졌었는데, 이번에도 빵터졌습니다.
전파거북이 site의 단점은 기초 공부하러 왔다가 자꾸 이렇게 서핑을을 하게 됩니다. ㅋㅋㅋ
그러다 정신차리면 3~4시간이 훌쩍 T.t
그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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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곰
큰 칭찬 감사합니다, 전파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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