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0일 일요일

연분수(連分數, Continued Fracti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연분수"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거듭제곱(power)은 같은 수를 여러 번 곱하는 곱셈의 일반화 연산이다. 거듭제곱에 반대되는 연산으로써 어떤 수를 정수(整數, integer)와 소수(小數, decimal fraction)로 분리한 후 소수 부분을 분수로 한없이 거듭해서 표현하는 수는 연분수(連分數, continued fraction)라 부른다. 즉, 연분수는 소수처럼 실수를 표기하기 위한 반복적인 나눗셈이다. 예를 들면, 무리수(無理數, irrational number)오일러의 수(Euler's number) $e$를 다음과 같은 연분수로 나타낼 수 있다.

                  (1)

연분수를 식 (1)처럼 표기하면 너무 복잡해서 보통 $e$ = $[2; 1,2,1,1,4,1,1,6,1,1,8, \cdots]$처럼 쓴다. 그래서 임의의 실수 $x$를 명시적으로 공식화하는 연분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2)

여기서 $a_0$은 정수부(integer part), $0$ 혹은 자연수인 $a_n$[$n \ge 1$]부분 분모(partial denominator), $\rm K$는 독일어 연분수(Kettenbruch, 케텐브루흐)의 첫자이며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1777–1855)에서 유래한다. 식 (2)처럼 $a_n$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연분수는 무한 연분수(infinite continued fraction)라 한다.
실수(實數, real number)를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소수 개념이 있는데도 수학자들은 왜 다소 복잡한 연분수를 고안했을까? 이 질문의 해답은 무리수 판정에 있다. 유리수중에는 소수가 계속 이어지는 무한 소수도 있기 때문에, 소수의 무한성만 가지고는 유리수와 무리수를 구별할 수 없다. 그래서 무한 소수를 정수의 비율로 표현할 수 있는지 혹은 없는지로 유리수와 무리수를 판정한다. 이 과정은 쉬워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증명 과정이 만만하지 않다. 하지만 연분수는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식 (2)에서 $0$이 아닌 $a_n$이 계속 나온다면, 이 연분수는 항상 무리수가 된다. 반대로 $a_n$이 이어지다가 $0$이 되면, 이 실수는 유리수이다.

[무한 연분수와 무리수]
수렴하는 무한 연분수는 항상 무리수이고 연분수의 계수는 유일하게 결정된다.

[증명]
무한 연분수가 유리수에 수렴한다면, 무한 연분수를 다음과 같이 표기할 수 있다.

                 (3)

여기서 $a_n > 0$[$n \ge 1$], $m_0, r_0 > 0$, $r_0 < m_0$이다. 식 (3)의 우변은 나눗셈의 유일성에 의해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

                  (4)

여기서 유일한 $q_1, r_1$에 대해 $m_0$ = $q_1 r_0 + r_1$, $a_1$ = $q_1$, $r_1 < r_0$이다. 식 (4)에도 나눗셈의 유일성을 다시 적용한다.

                  (5)

여기서 $r_0$ = $q_2 r_1 + r_2$, $a_2$ = $q_2$, $r_2 < r_1$이다. 식 (4), (5)처럼 연분수를 계속 만들어가면, $m_0 > r_0 > r_1 > \cdots > r_n$이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하지만 $r_n$이 줄어들 수 있는 한계는 $0$이므로, 결국에는 $a_{n+1}$ = $0$이 나온다. 따라서 무한 연분수는 단순한 정수비로 표현될 수 없어서 무리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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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접히 연결되는 연분수와 무리수의 관계를 이용해서, 어떤 양의 실수에 대한 제곱근이 무리수인지 아닌지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 곱셈 공식에 따라 임의의 양의 실수 $x$를 다음과 같은 연립 관계로 공식화한다.

                  (6)

여기서 $x > 0$, 자연수인 $m$은 $m$ = $\lfloor \sqrt{x} \rfloor$를 만족, $\lfloor x \rfloor$는 바닥 함수(floor function) 혹은 $x$를 넘지 않는 최대 정수이다. 식 (6)은 $\sqrt{x}$에 대한 순환 관계이므로 $x$의 제곱근을 연분수로 표현할 수 있다.

                  (7)

식 (7)은 아름다운 연분수 표현식이면서도 어떤 수의 제곱근을 유리수로 근사하기 위한 효율적인 공식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sqrt{2}$는 다음과 같은 연분수와 동일하다.

                  (8)

여기서 $x$ = $2$, $m$ = $1$이다. 또한 식 (8)의 우변은 무한 연분수이므로, $\sqrt{2}$는 반드시 무리수여야 한다. 식 (7)에서 유도한 연분수는 식 (2)를 더 확장한 다음과 같은 일반화 연분수(generalized continued fraction)의 일종이다.

                  (9)

여기서 $0$ 혹은 자연수인 $b_n$은 부분 분자(partial numerator)이다. 식 (9)에 대비되는 식 (2)를 단순 연분수(simple continued fraction)라고도 한다. 식 (9)의 부분 분자와 분모에 동일한 상수 $c_n$을 곱해서 약간 변형된 연분수를 만들어본다.

                  (10)

식 (10)에서 $c_{n-1} c_n b_n$ = $1$인 조건을 부여하면, 식 (9)의 일반화 연분수는 부분 분자가 모두 $1$인 단순 연분수가 된다.

                  (11)

여기서 $c_0$ = $1$, $c_n$ = $1/(c_{n-1} b_n)$이다. 혹은 $c_n a_n$ = $1$인 조건에 의해 부분 분모가 항상 $1$인 연분수를 만들 수도 있다.

                  (12)

여기서 $c_0$ = $1$, $c_n$ = $1/a_n$이다.
식 (9)에 정의한 일반화 연분수의 수렴을 판정하기 위해, 연속된 분수 표현을 다음처럼 단일 분수로 바꾸어서 생각한다.

                  (13a)

                  (13b)

                  (13c)

여기서 $A_{-1}$ = $0$, $A_0$ = $1$, $B_{-1}$ = $1$, $B_0$ = $a_0$이다. 식 (13)에서 정의한 $A_n, B_n$은 각각 부분 분모와 분자에 대한 제$n$차 연속식(連續式, continuant)이며, $x_n$은 제$n$차 수렴식(收斂式, convergent)이다. 연속식 $A_n, B_n$에 대한 재귀 관계(recurrence relation)는 다음과 같다.

                  (14)

따라서 일반화 연분수의 수렴은 연속식 $A_n, B_n$의 비율인 수렴식 $x_n$의 극한이 유한함으로 정의한다.

                  (15)

연속식 $A_n, B_n$의 상호 관계는 다음처럼 표현된다.

                  (16)

식 (13)에 따라 $D_0$ = $1$이므로, 간략화된 $D_n$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17)

연분수의 수렴성을 간단하게 증명하기 위해 식 (2)에 있는 단순 연분수를 고려한다. 식 (9)와 같은 일반화 연분수는 식 (11)과 같은 과정을 거쳐 단순 연분수로 바뀔 수 있다. 단순 연분수는 $b_n$ = $1$이므로, 수렴식 $x_n$의 차이가 굉장히 간단히 표현된다.

                  (18)

여기서 $A_n > 0$이다. 식 (18)의 우변에 의해 수렴식은 증가와 감소를 반복한다. 그래서 식 (18)을 다음처럼 짝수와 홀수 수렴식(even and odd convergents)으로 구분해서 생각한다[1].

                  (19)

여기서 $a_n > 0$이다. 만약 $n$이 짝수라면, $x_0 < x_2 < x_4 < \cdots$가 성립한다. 혹은 $n$이 홀수인 경우는 $x_1 > x_3 > x_5 > \cdots$를 만족한다. 또한 식 (18)과 (19)에 의해, $x_{2n} < x_{2n+1} < x_{2n-1}$ 및 $x_{2n} < x_{2n+2} < x_{2n+1}$도 얻는다. 이를 모두 종합하면, 최종적으로 $n$에 대한 수렴식 $x_n$의 대소 관계가 다음처럼 표현된다: $x_0 < x_2 < x_1$, $x_0 < x_2 < x_3 < x_1$, $\cdots$,

                  (20)

따라서 단순 연분수의 수렴 특성을 다음처럼 확립할 수 있다.

[단순 연분수의 수렴]
부분 분모가 양수인 단순 연분수는 항상 수렴한다.

[증명: 수렴 정의]
단조 증감 수렴 정리(monotone convergence theorem)에 의해 짝수와 홀수 수렴식은 모두 수렴하며, 각 수렴값을 $x_e, x_o$라고 한다. 두 수렴값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21)

식 (21)에 의해 연속식 $A_n$이 무한대로 발산하면 단순 연분수는 $x$에 수렴한다. 그러면 부분 분모가 어떤 값일 때 $A_n$이 발산할까? 증명을 위해, 무한대로 가는 $n$에 대해 $a_n$의 적당한 최소값 $\alpha$는 $a_n \ge \alpha$을 만족한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 연속식 $A_n$의 재귀 관계는 다음과 같다.

                  (22)

여기서 $\alpha > 0$이다. 식 (22)를 풀기 위해 Z 변환(Z-transform)을 도입한다.

                  (23)

여기서 $f[n+1]$ = $A_n$, $f[0]$ = $A_{-1}$ = $0$, $f[1]$ = $A_0$ = $1$, $n$이 음수이면 $f[n]$ = $0$이다. 식 (23) 분모의 인수 분해는 다음과 같다.

                  (24)

식 (24)를 이용해서 $F(z)$를 부분 분수로 분해한다.

                  (25)

따라서 $A_n$의 표현식은 다음처럼 공식화된다.

                  (26)

식 (24)에 의해 $z_0 > 1$이 항상 성립하므로, $n$이 커질 때 $A_n$은 무한대로 발산한다.

[증명: 라이프니츠 기준]
식 (18)을 이용해서 수렴식 $x_n$의 수렴값 $x$를 교대 급수(alternating series)로 기술한다.

                  (27)

식 (26)에 의해 $n$이 증가하면 $A_n$도 함께 증가한다. 이에 따라 식 (27)에서 각 항의 절대값은 단조 감소한다. 그러면 라이프니츠 기준(Leibniz criterion)에 의해 식 (27)의 교대 급수는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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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 연분수의 부분 분자와 분모가 음수가 될 때는 오일러Leonhard Euler(1707–1783)가 1744년오일러 37세, 조선 영조 시절에 증명한 오일러의 연분수 공식(Euler's continued fraction formula)이 유용하다.

[오일러의 연분수 공식]

                  (28)

여기서 거듭된 분수에 있는 모든 분모는 $0$이 아니다.

[증명: 라이프니츠 기준]
식 (28)에 대한 부분 합(partial sum) $x_n$을 정의한다.

                  (29)

식 (28)의 마지막식을 기반으로 유한한 $n$에 대한 연분수도 거듭된 나눗셈으로 표현한다.

                  (30)

부분 합 $x_n$과 수학적 귀납법(數學的歸納法, mathematical induction)을 써서 식 (28)을 증명해본다. 먼저 $x_1$은 식 (30)이 잘 성립한다.

                  (31)

부분 합 $x_n$이 식 (30)을 만족할 때, $x_{n+1}$도 식 (30)처럼 공식화된다.

                  (32)

여기서 $c_2$는 $b_2$에서 $b_{n+1}$까지 연속된 분수이다. 따라서 $n$을 무한대로 보내면, 수학적 귀납법에 의해 식 (28)이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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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러의 연분수 공식은 다양한 연분수의 성질을 증명할 때 매우 유용하다.


   1. 함수 표현식(function representation)   

[지수 함수(exponential function)]

                  (1.1)

[증명: 라이프니츠 기준]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를 이용해 지수 함수를 식 (28)의 첫째식처럼 표현한다.

                  (1.2)

식 (1.2)와 오일러의 연분수 공식으로 $e^x$를 연분수 형태로 바꾼다.

                  (1.3)

식 (10)처럼 부분 분자에서 분수를 없애기 위해 식 (1.3)에 적당한 계수를 곱해서 정리하면, 식 (1.1)이 쉽게 유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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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1.1)에서 $x$ = $1$을 대입하면, 오일러의 수(Euler's number) $e$는 무리수임을 편하게 증명할 수 있다.

[탄젠트 역함수(arctangent function)]

                  (1.4)

[증명: 라이프니츠 기준]
그레고리의 급수(Gregory's series)를 조정해서 식 (28)의 첫째식처럼 만든다.

             (1.5)

식 (1.5)의 항을 이용해서 $\tan^{-1} x$를 연분수로 바꾼다.

                  (1.6)

식 (10)처럼 부분 분자에 적당한 계수를 곱해서 식 (1.4)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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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1.4)에 $x$ = $1$을 대입해서 원주율(ratio of circumference) $\pi$를 무한 연분수로 나타낸다.

                  (1.7)

식 (1.7)은 $\pi$가 무리수임을 보여준다.

[람베르트 W 함수(Lambert W function)]

                  (1.8a)

                  (1.8b)

[증명: 라이프니츠 기준]
람베르트 W 함수의 정의인 $w e^w$ = $x$를 변형하고 $w$ = $x \mathbin{/} e^w$로 표현해 식 (1.8a)를 얻는다. 식 (1.8b)를 만들기 위해 로그 함수를 정의식에 적용해 $w$ = $\log (x/w)$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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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베르트 W 함수는 다가 함수(multi-valued function)이므로, 이 함수가 정의되는 가지(branch)를 구별해야 한다. 식 (1.8)은 주요 가지의 함수값을 나타낸다.


[참고문헌]
[1] Math Online, "Convergence of infinite continued fractions," Math Online. (방문일 2020-12-23)

2020년 12월 18일 금요일

해석적 연속(解析的連續, Analytic Continuati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해석적 연속"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복소 평면에서 중첩된 정의역

유용한 복소 함수(complex function)의 정의역(domain)을 합리적으로 확장하는 방법은 해석적 연속(解析的連續, analytic continuation)이다. 해석적 연속은 서로 겹치는 일부 정의역에서 함수값을 같게 만들어서 복소 함수의 정의역을 확장하는 표준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그림 1]처럼 복소 평면에서 정의된 복소 함수 $f_1(z)$와 $f_2(z)$를 고려한다. 복소 함수 $f_1(z)$와 $f_2(z)$는 각각 정의역 $D_1$과 $D_2$에서 정의된다. 여기서 $D_1$과 $D_2$가 중첩된 영역은 $D_3$이라 한다. 그러면 더 커진 정의역 $D_1 \cup D_2$에서 새롭게 $f(z)$를 정의할 수 있다. 즉, $z$가 $D_1$에 속하면, $f(z)$ = $f_1(z)$로 선택한다. 마찬가지로 $D_2$에 있는 $z$의 함수값은 $f(z)$ = $f_2(z)$가 된다. 이 경우에 $D_1 \cup D_2$에 정의된 $f(z)$는 $f_1(z)$ 혹은 $f_2(z)$의 해석적 연속이다. 왜냐하면 $f(z)$는 $f_1(z)$ 혹은 $f_2(z)$를 해석적으로 확장(extension)하기 때문이다. 해석적 연속을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해석 함수(analytic function)를 생각한다.

                  (1)

식 (1)은 기본적으로 무한 등비 급수(infinite geometric series)이므로, $f_1(z)$의 정의역은 $D_1$ = $\{z\,|\,|z| < 1\}$이다. 무한 등비 급수의 합을 이용해 식 (1)을 닫힌 형태로도 표현한다.

                  (2)

복소 함수 $f_2(z)$는 $|z| < 1$인 영역에서 $f_1(z)$와 완전히 같으면서도 $f_1(z)$와는 다르게 $|z| > 1$에서도 성립한다. 따라서 $f_2(z)$를 $f_1(z)$의 해석적 연속 혹은 확장이 된다[1]. 이와 비슷한 관계는 제2종 변형 베셀 함수(modified Bessel function of the second kind) $K_\nu (z)$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즉, 복소수 $z$의 편각(偏角, argument) $\operatorname{arg}(z)$에 따라 $K_\nu (z)$를 다음처럼 다르게 정의한다.

                      (3)

식 (3)에 제시한 편각 영역은 [그림 1]처럼 중첩되는 부분과 각자 정의되는 부분이 있다. 이 두 영역을 합치면 모든 편각에서 $K_\nu (z)$를 정확히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중첩되는 영역에서는 식 (1)의 첫째식과 둘째식은 동일하다. 따라서 로랑 급수(Laurent series)의 유일성에 의해 중첩 영역에서 무한 급수로 전개한 결과는 항상 동일하다. 추가적으로 해석 함수는 미분과 적분에 대한 완전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중첩 영역상에 정의된 곡선에서만 함수값이 같아도 모든 중첩 영역에서 함수값이 동일해져서 해석적 연속을 만족한다.

[해석적 연속과 곡선] [1]
중첩 영역에 정의된 곡선 $c$에서 복소 함수 $f_1(z)$와 $f_2(z)$의 함수값이 같으면, 모든 중첩 영역에서 함수값이 같다.

[증명]
[그림 1]과 같은 중첩 영역 $D_3$에서 두 복소 함수의 차를 $\phi(z)$ = $f_1(z) - f_2 (z)$로 정의한다. 여기서 곡선 $c$상에서는 당연히 $\phi(z)$ = $0$이다. 중첩 영역 $D_3$에서 $\phi(z)$ $\ne$ $0$인 점중의 하나는 $z$ = $z_0$라 정한다. 이 경우에 [그림 1]처럼 곡선 $c$에서 $z$ = $z_0$으로 연결되는 부드러운 곡선 $d$를 그릴 수 있다. 또한 곡선 $c$부터 $d$까지 따라가면서 $\phi(z)$ = $0$을 만족하는 마지막 점을 $z$ = $\zeta$라 할 때, $z$ = $\zeta$을 지난 점에서는 $\phi(z)$ $\ne$ $0$이며 $\zeta$ $\ne$ $z_0$이다. 이러한 조건을 이용해 $z$ = $\zeta$에서 $\phi(z)$의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를 전개한다. 그러면 $d$를 따라가는 $z$ = $\zeta$ 근방에서는 위치에 관계없이 $\phi(z)$가 항상 $0$이므로, $\phi'(z)$ = $\phi''(z)$ = $\phi'''(z)$ = $\cdots$ = $0$이 된다. 따라서 $z$ = $\zeta$를 중심으로 한 테일러 급수는 항상 $0$이므로, $d$상의 모든 점에서 $\phi(z)$ = $0$이다. 이 결과는 이미 설정한 가정에 위배되므로, $\phi(z_0)$ $\ne$ $0$을 만족하는 $z$ = $z_0$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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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정리에 따라 중첩 영역의 함수값을 모든 지점에서 계산할 필요는 없고, 계산하기 편한 해석적인 곡선의 일부에서만 두 함수값을 서로 비교해도 해석적 연속을 판정하기에 충분하다.

[참고문헌]
[1] 줄리언 해빌, 오일러 상수 감마, 승산, 2008.

[다음 읽을거리]

2020년 12월 13일 일요일

그라프의 덧셈 정리(Graf's Addition Theorem)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그라프의 덧셈 정리"를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 1] 데카르트 좌표계(출처: wikipedia.org)

[그림 1]의 데카르트 좌표계(Cartesian coordinate system) $(x, y)$는 좌우나 전후가 서로 대칭이라서 좌표계의 원점을 어느 곳에 설정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림 2]에 소개한 원통 좌표계 $(\rho, \phi)$의 원점은 유일하다. 즉, 반지름 $\rho$가 $0$이 되는 단 하나의 위치만 원점이 될 수 있다.

[그림 2] 원통 좌표계(출처: wikipedia.org)

데카르트 좌표계와 원통 좌표계가 가진 이러한 차이로 인해, 각 좌표계에 대한 스튀름–리우빌 미분 방정식(Sturm–Liouville differential equation)의 해인 삼각 함수(trigonometric function)베셀 함수(Bessel function)의 평행 이동 특성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삼각 함수를 $x_0$만큼 평행 이동할 때는 간단히 입력 변수를 $x$에서 $x - x_0$로 치환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초적인 치환 방식은 베셀 함수에서 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림 2]에 의해 좌표계의 원점을 임의로 설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원통 좌표계의 성분 자체를 완전히 바꾸어서 베셀 함수의 평행 이동을 무한 급수(infinite series)로 표현하면 된다. 쉽지 않은 베셀 함수의 원점 이동을 보장하는 수학 정리가 그라프의 덧셈 정리(Graf's addition theorem)이다. 이 정리는 쉴레플리Ludwig Schläfli(1814–1895)의 제자인 수학자 그라프Johann Heinrich Graf(1852–1918)가 1893년그라프 41세, 조선 고종 시절에 증명했다.

[그라프의 덧셈 정리(Graf's addition theorem)] [1]

                  (1)

여기서 $-\pi \le \psi < \pi$, $J_\nu(\cdot)$는 제$\nu$차 제1종 베셀 함수(Bessel function of the first kind), $(\rho, \phi)$와 $(r, \psi)$는 서로 다른 원통 좌표계를 구성, $\nu$가 정수가 아니면 $\rho < r$인 조건이 필요, $R$과 $\Phi$는 다음처럼 정의한다.

                  (2)

[증명]
식 (2)의 두 식을 서로 곱해서 원통 좌표계 $(R, \Phi)$, $(\rho, \phi)$, $(r, \psi)$의 관계를 구한다.

                  (3)

식 (2)의 둘째식에 $e^{-i \psi}$를 곱해서 새로운 각도 관계인 $\Phi'$과 $\phi'$도 얻는다.

                  (4a)

                  (4b)

여기서 $\Phi'$ = $\Phi-\psi$, $\phi'$ = $\phi-\psi$이다. 다음 단계로 식 (1)의 우변을 $\phi'$에 대해 쓰고 한켈 경로(Hankel contour) $\mathcal{H}$의 원점 대칭 경로 $\mathcal{C}$를 이용해 제1종 베셀 함수를 복소 적분으로 표현한다.

                      (5)

                      (6)

식 (6)에 나온 무한 급수를 다시 베셀 함수의 생성 함수(generating function)로 바꾸어서 식 (3)을 대입한다.

                      (7)

                      (8)

최종적으로 식 (8)의 마지막 복소 적분에서 적분 변수를 $s$ = $t e^{i \Phi'}$으로 바꾸어서 식 (1)을 증명한다.

                      (8)

여기서 $\mathcal{C}$와 거의 비슷한 $\mathcal{C}'$은 $s$에 대한 적분 경로이다. 차수 $\nu$가 정수는 아니라면, $k$가 커질 때 무한 급수의 항이 다음처럼 발산할 수 있다.

                      (9)

그래서 $\rho < r$이 성립해야 식 (1)의 무한 급수가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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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종 베셀 함수 $N_\nu(x)$에 대해서도 그라프의 덧셈 정리는 성립한다. 먼저 $N_\nu(x)$를 $J_\nu(x)$를 이용해서 정의한다.

                      (10)

식 (10)처럼 $J_\nu(x)$와 $J_{-\nu}(x)$를 조합해서 $N_\nu(x)$를 만들면, 식 (1)을 $N_\nu(x)$에 대한 관계로 확장할 수 있다.

                      (11)

여기서 항상 $\rho < r$을 만족한다. 식 (11)을 증명하기 위해 식 (10)을 약간 변형한다.

                      (12)

여기서 $k$는 정수이다. 식 (12)에 바탕을 두고 $J_{-\nu + k}(x)$에 대한 무한 급수의 합을 구한다.

                      (13)

여기서 $\mathcal{C}''$은 $s$에 대한 적분 경로이다. 식 (8)과 (13)을 식 (12)처럼 합쳐서 정리하면 식 (11)을 증명할 수 있다. 식 (11)을 더 일반화해서 임의의 베셀 함수 $Z_\nu(x)$[$Z$ = $J, N, H, I, K$]에 대한 덧셈 정리로 확장한다.

                      (14)

여기서 수렴 조건은 $\rho < r$이며, 정수 차수를 가진 $J_n(R)$은 이 조건이 필요없다. 매우 일반적인 식 (14)는 다소 복잡하므로, 식 (4b)를 이용해서 다음처럼 간략화한다.

                      (15)

여기서 식 (14)에 나오는 $\psi$는 각도 조건인 식 (4b)에 따라 0으로 바꾼다. 식 (15)의 두 식을 더하거나 빼서 복소 지수 함수 대신 삼각 함수의 관계로 바꿀 수도 있다.

                      (16)

식 (4)를 이용해 식 (15)와 (16)에 사용한 원통 좌표계 $(R, \Phi)$와 $(\rho, \phi)$의 연결 관계를 구한다.

                      (17)

여기서 $\phi + \alpha$ = $\pi$이다. 식 (17)은 각각 삼각형에 대한 코사인 제2 및 제1법칙(the second and first laws of cosines)을 의미한다. 따라서 원통 좌표계 $(R, \Phi)$ 및 $(\rho, \alpha)$ 혹은 $(\rho, \phi)$를 [그림 3]처럼 삼각형의 조건으로 구성한다.

[그림 3] 그라프의 덧셈 정리를 위한 삼각형 좌표계

예를 들어, 2차원 공간의 임의점 $(x, y)$에 대한 베셀 함수는 [그림 3]에 따라 원점이 $(x_0, y_0)$에 위치한 원통 좌표계 $(R, \Phi)$로 기술할 수 있다. 혹은 원점을 $(x_0', y_0')$로 바꿔서 $(\rho, \alpha)$ 혹은 $(\rho, \phi)$를 기준으로 한 베셀 함수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식 (15), (16)을 원통 좌표계 $(\rho, \alpha)$ 관점으로 간단히 표현하기도 한다.

                      (18)

                      (19)

여기서 무한 급수가 수렴하려면 $\rho < r$이 성립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R$ = $0$에서 함수값이 정의되는 $Z_\nu (R)$ = $J_n(R)$인 경우, 모든 $\rho$에서 식 (18)과 (19)가 성립한다. [그림 3]의 삼각형 높이가 $0$이 되거나 점 $(x_0, y_0)$과 $(x_0', y_0')$이 만드는 직선 상에 $(x, y)$가 있으면, 식 (18) 좌변의 입력 변수는 $r, \rho$의 합이나 차가 된다.

                      (20)

여기서 $\Phi$ = $0$, $\alpha$ = $\pi$ 혹은 $0$이다. 만약 $Z_\nu (\cdot)$가 제1종 베셀 함수가 아니라면, $\rho < r$인 수렴 조건이 필요하다. 매우 간략화된 식 (20)은 노이만의 덧셈 정리(Neumann's addition theorem)라고 한다.

[그림 4] 그라프의 덧셈 정리를 위한 원통 좌표계

[그림 3]을 원통 좌표계 $(\rho, \phi)$에 가깝게 그리면 [그림 4]처럼 된다. 식 (3)과 유사하게 [그림 4]를 위한 원통 좌표계 $(R, \Phi)$, $(\rho, \phi)$, $(\rho', \phi')$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21)

여기서 $r$ = $\rho'$ = $\sqrt{x^{\prime 2} + y^{\prime 2}}$, $\psi$ = $\phi' - \pi$, $\phi'$ = $\tan^{-1} (y'/x')$, $0 \le \phi' < 2 \pi$가 된다. 식 (21)에서 얻은 원통 좌표계 관계를 식 (14)에 대입한다.

                      (22a)

                      (22b)

                      (22c)

여기서 $R$ = $\sqrt{(x-x')^2 + (y-y')^2}$, $\Phi$ = $\tan^{-1} \left[(y-y')/(x-x')\right]$이다. 식 (14)처럼 식 (22)의 수렴 조건도 $\rho < \rho'$이다. 다만 $Z_\nu(R)$ = $J_n(R)$이면 이 조건이 필요없고 언제나 수렴한다. 만약 $\phi'$ = $\pi$라면, [그림 4]는 [그림 3]과 동일해진다. 이로 인해 식 (22a)는 식 (18)의 첫째식과 같아진다.
그라프의 덧셈 정리에 나오는 무한 급수의 수렴과 발산은 $Z_{\nu+k}(\rho')$의 점근적 특성이 결정한다. 차수 $k$가 매우 커서 $Z_{\nu+k}(\rho')$가 발산하는 경우에 무한 급수의 항은 다음과 같이 변한다.

                      (23)

여기서 $\Gamma(\cdot)$는 감마 함수(gamma function)이다. 따라서 $\rho < \rho'$인 경우에만 무한 급수가 수렴하고 나머지 범위에서는 발산한다. 또한 수렴 조건만 잘 지키면 수학 관점에서 그라프의 덧셈 정리는 언제나 잘 수렴한다. 하지만 무한 급수의 항을 더해서 수치 계산을 하는 과정은 또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식 (23)에 의해 $\rho \approx \rho'$ 근방에서는 무한 급수의 수렴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무한 급수의 계산에 많은 항을 사용해야 참값에 근접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참고문헌]
[1] J. Dereziński, "Bessel equation," University of Warsaw, Poland, 2020. (방문일 202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