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9일 일요일

전자파의 복사 조건(Radiation Condition of Electromagnetic Wav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전자파의 복사 조건"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스튀름–리우빌 이론
2. 전자기파에 대한 유일성 정리
3. 구 좌표계의 전자장 표현식
4. 1차원 자유 공간 그린 함수
5. 3차원 자유 공간 그린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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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electromagnetic wave)가 복사(radiation)나 산란(scattering)될 때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경계 조건은 복사 조건(radiation condition)이다. 복사 조건을 말로 표현하면 복사나 산란된 전자파는 항상 원천에서 멀어진다일 수 있다. 이 개념을 수학 공식으로 깔끔하게 쓰면 다음과 같다.

                  (1)

여기서 $k$는 파수(wavenumber)이며 원천(source)에서 멀어진 영역에서 $g(r)$은 다음 스칼라 헬름홀츠 방정식(scalar Helmholtz equation)을 만족한다.

                  (2)

예를 들어 점전원(point source)에 의해 복사되는 전자파 특성은 3차원 자유 공간 그린 함수(3D free-space Green's function)이다. 다음처럼 이 함수를 식 (1)에 대입해보면 복사 조건의 개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3)

식 (1)에 제시한 복사 조건은 좀머펠트Arnold Sommerfeld(1868–1951)가 1921년좀머펠트 53세, 일제 식민지 시절에 제시했다. 그래서 좀머펠트의 복사 조건(Sommerfeld's radiation condition)이라고도 한다[1].
식 (1)이 점전원에 대해 성립함을 식 (3)에서 증명했지만, 식 (1)이 모든 전자파에 대한 복사 조건이 될 수 있을까? 구 좌표계의 전자장 표현식을 바탕으로 이를 증명해보자. 복사되거나 산란되는 모든 전자파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4)

스튀름–리우빌 이론(Sturm–Liouville Theory)에 의해 정칙 경계 조건(regular boundary condition)은 함수값과 그 미분값의 선형 관계로 정의한다.

                       (5)

[그림 1] 전자파의 산란

[그림 1]처럼 전자파가 산란될 때, 경계 조건의 위치[그림 1에서 파란색 타원, 식 (4)에서 $b$]를 관찰하자. 전자파의 산란에 사용하는 문제 영역은 유한하지 않고 계속 커져야 한다. 이는 [그림 1]의 파란색 타원의 크기가 계속 커짐을 의미한다. 그래서 식 (5)에 있는 미분은 $r$방향에 대한 미분이어야 한다. 따라서 식 (4)에 있는 좌표 성분 중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항목은 $r$이다. 리카티–베셀 함수(Riccati–Bessel function)의 미분 관계에 의해 식 (5)의 미분값은 다음과 같다.

                       (6)

우리가 고려하는 산란 영역의 반지름 $r$을 무한대로 보내면 식 (6)은 점근적으로 다음과 같아진다.

                       (7)

만약 식 (7)에 있는 리카티–베셀 함수가 제1종 한켈 함수(Hankel function of the first kind)와 연결된다면 식 (7)은 다음과 같이 간략화된다.

                       (8)

혹은 제1종 한켈 함수의 점근식(漸近式, asymptote)을 고려하면 $r$이 커짐에 따라 제1종 한켈 함수는 $\exp(ikr)$처럼 변하기 때문에[∵ $1/\sqrt{kr}$ 항은 0으로 천천히 수렴하기 때문에 빠르게 변하는 우세 항은 $\exp(ikr)$이 된다.] $r$에 대한 미분은 $ik$와 점근적으로 같다. 이런 정성적인 예상을 정확하게 증명한 부분이 식 (8)이다. 식 (8)의 결과를 식 (4)의 둘째식처럼 쓰면 다음과 같아진다.

                       (9)

식 (8)은 리카티–베셀 함수의 차수 $n$에 관계없이 성립하므로 식 (9)는 전자파의 복사나 산란에 대한 일반적인 복사 경계 조건이 된다. 다만 식 (9)는 벡터 헬름홀츠 방정식에 대한 결과이므로, 식 (2)처럼 $g(r)$로 표현하려면 벡터가 아닌 스칼라 헬름홀츠 방정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 과정은 어렵지 않다. 단지 리카티–베셀 함수를 아래처럼 구면 베셀 함수(spherical Bessel function)로 바꾸면 된다.

                       (10)

식 (10)에 제시한 결과는 정확히 식 (1)과 일치하기 때문에 좀머펠트 복사 조건이 증명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우리가 리카티–베셀 함수 $\hat Z_n (\cdot)$를 제1종 갓 한켈 함수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만약 제2종 갓 한켈 함수를 택했다면 식 (1)의 복사 조건은 다음처럼 바뀐다.

                       (11)

식 (1)과 (11)은 수학적으로 타당한 경계 조건이지만 물리적으로는 전혀 의미가 다르다. 식 (1)은 원천에서 바깥 영역으로 복사되는 복사 조건이지만, 식 (11)은 바깥 영역에서 원천으로 들어오는 흡수 조건(absorption condition)이다. 그래서 우리 경험에 비추어 좀머펠트 복사 조건은 식 (1)로 택한다.
복사 조건은 유일성 정리(uniqueness theorem)와도 밀접히 연결된다. 유일성 정리를 증명하려면 두 종류 해의 경계 조건이 동일해야 한다. 경계면이 유한할 때는 식 (5)와 같은 정칙 경계 조건을 이용해 유일성 정리를 쉽게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복사나 산란처럼 경계면이 무한대로 가면 무한대에서 전자파가 움직이는 경계 조건을 해에 관계없이 하나로 정해야 한다. 이때의 경계 조건을 복사 조건이라고 한다.
원역장(far-field)에서 전자파는 균일 평면파(uniform plane wave) 특성을 가지므로 식 (1)에 제시한 복사 조건을 벡터 전자장 형태로 표현할 수도 있다. 전기장에 대한 관계식은 다음과 같다.

                       (12)

식 (12)를 정리하고 원역장에서 전기장이 0이 되지 않도록 $r$을 곱하면[$\because$식 (3)에 의해 $r$을 곱해야 한다.] 전기장 벡터에 대한 복사 조건이 얻어진다[1].

                       (13)

자기장에 대해서도 식 (13)과 동일한 복사 조건을 얻을 수 있다. 식 (13)에 있는 전기장의 회전을 자기장으로 바꾸면 다음을 얻을 수도 있다[1].

                       (14)


[참고문헌]
[1] S. H. Schot, "Eighty years of Sommerfeld's radiation condition," Historia Mathematica, vol. 19, no. 4, pp. 385–401, Nov. 1992.

2017년 5월 14일 일요일

자기 단극자(磁氣 單極子, Magnetic Monopol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자기 단극자"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이 반드시 대칭성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자하(磁荷, magnetic charge)라 불리는 자기 단극자(magnetic monopole)의 존재성을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계는 서로 대칭성이라는 전제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다.[유명 물리학자들이 자연계의 비밀을 밝힌 단서는 자연 법칙은 단순하다는 가정이다. 이 가정을 증명할 길은 없지만 우리 공부가 나갈 방향을 정해준다.]

[그림 1] 전기 및 자기 단극자(출처: wikipedia.org)

자기 단극자[혹은 자기 홀극]를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지만, 자기 단극자가 존재할 경우의 물리적 성질은 다양하게 연구되었다[1], [2]. 자기 단극자 연구를 처음으로 시작한 물리학자는 그 유명한 디랙Paul Adrien Maurice Dirac(1902–1984)이다. 수줍은 천재라 불리는 디랙은 극단적으로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았다. 말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신념, 즉 수학 법칙으로 우주를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주변에 어눌한 녀석이 있더라도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 친구가 디랙처럼 위대한 내면을 가지고 깜짝 놀랄 법칙을 만들 수 있다. 전기 공학으로 공학사를 받았지만[수석 졸업!] 취직을 못해[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경제 공항] 어쩔 수 없이 수학과에 다시 편입한 어눌한 청년, 디랙. 이런 디랙을 끝내 성장시켜 케임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 교수로 받아들인 영국 사회도 대단하다.[물론 디랙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물리학을 향한 디랙의 접근법은 수학적 단순함이었다. 복잡하게 표현된 자연 법칙을 수학을 이용해 집요하게 단순화시킨 디랙. 이 천재 물리학자 관점에서 보면, 전기 단극자[즉 전하]만 존재하는 맥스웰 방정식은 매우 이상하다.  맥스웰 방정식은 반드시 대칭적이어야 하므로, 자기 단극자[즉 자하]도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존재의 이유가 있는 자기 단극자의 성질은 어떨가? 1931년디랙 29살, 일제 식민지 시절 디랙은 간단한 사고 실험을 이용해 자기 단극자가 가진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증명했다. 디랙의 사고 실험을 따라 전기 및 자기 단극자의 관계를 증명해보자. 먼저 맥스웰 방정식의 쌍대성(duality)을 이용해 자기 단극자가 만드는 자기장을 표현하자.

                  (1)

여기서 $Q_e$, $Q_m$은 각각 전기 및 자기 단극자, $\bar R$ = $\bar r - \bar r'$. $Q_e$는 원점 $(0, 0, 0)$에 있고, $Q_m$은 원점에서 $z$축 방향으로 떨어진 $(0, 0, z_0)$에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전기장과 자기장은 다음처럼 기술된다.

                  (2)

아래에 제시한 전자파의 각운동량 밀도(angular momentum density)를 이용해 전체 각운동량(total angular momentum)을 구하면 식 (4)와 같다.

                       (3)

                  (4)

식 (4)의 최종 결과에 아래 벡터 항등식(vector identity)을 차례로 대입하면 식 (9)를 얻을 수 있다. 연산에 필요한 벡터 항등식은 다음과 같다.

                         (5)

                         (6)

                         (7)

식 (5)와 (6)에서 $\bar A \to \bar B$ 및 $f(r) = 1$로 치환한다. 다이애드(dyad)가 포함된 발산 관계식 (7)은  $\bar A \to \bar B$ 및 $\bar B \to \hat r$로 생각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구한 전체 각운동량은 다음과 같다.

                         (8)

여기서 다이애드에 대한 발산 정리(divergence theorem)를 사용했다. 식 (8)에 있는 적분 영역상의 체적이 무한대가 되도록 하면, 식 (2)에 의해 표면 적분은 0이 된다. 따라서 $\bar L_c$는 다음처럼 간략화된다.

                         (9)

여기서 자속 밀도의 발산은 디랙 델타 함수(Dirac delta function)를 이용해 다음처럼 표현한다.

                         (10)

양자 역학(quantum mechanics)에 의해 각운동량은 양자화되어야 하므로, 전기 및 자기 단극자의 곱은 반드시 다음 관계를 가져야 한다.

                         (11)

식 (11)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전기 혹은 자기 단극자 중 하나는 반드시 양자화되어 이산적인 값을 가져야 한다. 만약 자기 단극자가 단 한 종류만 존재한다면 전기 단극자, 즉 전하는 식 (11)에 의해 이산화된다. 따라서 자기 단극자의 존재는 전자(electron)의 전하량이 이산적인 이유를 잘 설명한다.

[참고문헌]
[1] P. A. M. Dirac, "Quantised singularities in the electromagnetic field,"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of London A: Mathematical, Physical and Engineering Sciences, vol. 133, no. 821, pp. 60–72, Sept. 1931.
[2] R. G. Brown, Dirac MonopolesClassical Electrodynamics, 2007.
[3] M. W. Ray, E. Ruokokoski, S. Kandel, M. Möttönen, and D. S. Hall, "Observation of Dirac monopoles in a synthetic magnetic field," Nature, vol. 505, pp. 657–660, Jan. 2014.

2016년 2월 9일 화요일

나눗셈과 진법(Division and Numeral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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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의 제곱근은 무리수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는 나눗셈에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고 있는가? 여기서 말하는 나눗셈은 무언가 특별한 연산이 아니다. 우리가 계산에 흔히 사용하는 바로 그 셈법이다. 잘 알고 있듯이, 나눗셈은 어떤 수를 몫(quotient)과 나머지(remainder)로 분리하는 초보적인 계산법이다. 이걸 수학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1)

식 (1)은 $a$를 $b$로 나눌 때 얻어지는 몫 $q$와 나머지 $r$을 표현한 수식이다. 여기서 아주 초보적이지만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자. 식 (1)은 왜 이 형태대로 정의해야 하는가? 나눗셈을 정의하는 다른 방법은 없는가? 이런 질문으로 인해 수학의 근원적 기반을 잘 이해할 수 있고,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다른 풍성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먼저 근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다음처럼 식 (1)의 유일성을 증명해보자.

[나눗셈의 유일성]
몫과 나머지로 구성한 자연수 나눗셈은 아래와 같이 유일하게 정의된다. 

                         (2)

여기서 $a$, $b$, $q$, $r$은 0을 포함한 자연수이며 $0 \le r < b$.

[증명]
유일성 증명을 위해 식 (2)의 몫과 나머지가 다르다고 가정하자. 몫만 다르거나 나머지만 다를 수는 없으므로, 몫과 나머지가 모두 다르다고 하자. 그러면,

                        (3)

식 (3)의 좌변과 우변을 살펴보자. $r_1 \ne r_2$이므로 우변은 정수가 아닌 유리수가 나온다. 하지만 좌변은 정수가 나와야 하므로, 좌변과 우변이 같을 수 없는 모순된 결과가 얻어진다. 따라서 $r_1$ = $r_2$가 성립해야 하며, 연달아서 $q_1$ = $q_2$도 얻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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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정리는 자연수로 한정하여 증명했지만, $0 \le r < b$인 조건에서 $a$, $b$, $q$를 정수로 확장하더라도 식 (3)과 동일한 방식으로 모순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나눗셈의 유일성은 정수 범위까지 성립한다. 위 정리에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진법(進法, numeral system)의 유일성도 자연스럽게 증명된다.

[진법의 유일성]
자연수 $a$를 $b$진법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단 하나이다. 

                         (4)

여기서 $0 \le q_0, q_1, \cdots, q_{n-1}, q_n < b$.

[증명]
나눗셈의 유일성에 의해 자연수 $b$가 주어지면, $a$ = $p_1 b + q_0$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 만약 $p_1 \ge b$라면, 다시 $p_1$ = $p_2 b + q_1$로 바꾼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p_{n} < b$가 되면, $q_n$ = $p_{n}$으로 바꾸고 나눗셈을 멈춘다. 그러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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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의 우리에게는 십진법 이외의 진법 체계가 익숙하지만, 새로운 진법 체계가 수학적으로 체계화된 시기는 의외로 오래지 않다. 곱셈이 가능한 계산기를 발명했던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1646–1716)가 주역(周易)을 공부하면서 음양 이론을 바탕으로 1679년라이프니츠 33세, 조선 숙종 시절에 0과 1만을 사용하는 이진법(binary number system)을 제안하고 이진수의 산술 체계를 구체화했다[1]. 이전 수학자들이 어렴풋하게 도출했던 기초적인 진법 발상을 세련되게 표현했던 라이프니츠는 이진법을 기반으로 수 체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지속적으로 제시했다. 나눗셈의 유일성 정리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결과 중 하나가 아래에 있는 유클리드의 보조 정리이다. 이 보조 정리 증명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나눗셈과 인수 분해에 대한 이해의 폭을 솟수(素數, prime number) 개념을 기반으로 넓힐 수 있다.[1989년부터 시행된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소수(素數, prime number)로 해야 타당하나, 소수(小數, decimal fraction)와 구별되지 않으므로 옛날 표기인 솟수를 고집한다.]

[유클리드의 보조 정리(Euclid's lemma)]
솟수 $p$가 두 자연수의 곱 $ab$를 나눈다면, $p$는 $a$ 혹은 $b$를 반드시 나눈다.

[증명]
일견 당연한 듯한 이 보조 정리에서 증명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자연수 $a$, $b$가 $p$의 배수가 아니면, 그 곱 $ab$도 $p$의 배수가 될 수 없다는 부분이 핵심이다. 이를 입증하면 유클리드의 보조 정리도 자동으로 증명된다. 먼저 나눗셈의 유일성을 이용하면 다음을 얻는다.

                        (6)

여기서 $m$과 $n$은 0을 포함한 자연수, $a$ = $q_a p+r_a$, $b$ = $q_b p+r_b$, $0 \le r_{a,b} < p$. 나머지 $r_a$, $r_b$는 $p$보다 작기 때문에 $r_a r_b$는 $p^2$ 범위 안에 있다. 솟수 제곱인 $p^2$ 내의 자연수 중에서 $p$의 배수가 되는 경우는 $np$만 가능하다. 만약 $r_a$ = $p-1$이라면, $r_b$ = $p$가 되어야만 식 (6)를 만족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p$의 배수인 항 $r_a r_b$를 보자. 나머지 $r_a$를 이 항에 대입하면 $r_a r_b$ = $p r_b - r_b$이다. $p$의 배수가 되려면 당연히 $r_b$ = $p$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r_b$ 조건 때문에 $r_b$ = $p$가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r_a$ = $p-2$라면, $2r_b$ = $p$가 되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r_a r_b$ = $p r_b - 2r_b$이므로 $r_b$ = $p/2$가 된다. 하지만 $p$가 솟수이므로 이는 불가능하다. 비슷하게 나머지 $r_a$를 줄여가면서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0이 아닌 어떤 $r_a$에 대해서도 가능한 경우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n$ = $0$, 즉 $r_a$ 혹은 $r_b$가 0인 경우만 식 (6)을 만족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위에 증명한 유클리드의 보조 정리는 두 자연수의 곱만 다루었지만, 동일한 논리 구조를 이용하면 다수 개의 곱에 대해서도 유클리드의 보조 정리가 성립함을 알 수 있다. 위 정리를 이용하면 산술의 기본 정리(fundamental theorem of arithmetic)도 쉽게 증명 가능하다. 사실 유클리드의 보조 정리는 산술의 기본 정리와 거의 등가이다. 증명을 위해 어떤 자연수 $n$이 두 종류로 소인수 분해가 가능하다고 $n$ = $p_1 p_2 \cdots p_M$ = $q_1 q_2 \cdots q_N$처럼 가정하자. 유클리드의 보조 정리에 의해 $n$은 $p_1$로 나누어지므로, $q_1 q_2 \cdots q_N$ 중 하나는 $p_1$로 나누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q_1$이 $p_1$로 나누어진다면, $p_1$ = $q_1$이므로 $p_2 \cdots p_M$ = $q_2 \cdots q_N$에 대해 유클리드의 보조 정리를 다시 사용한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솟수만 가진 소인수 분해는 유일함을 증명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A. Glaser, History of Binary and Other Nondecimal Numeration, 2nd ed., Tomash Publishers, 1981.
[2] G. H. Hardy, E. M. Wright, and A. Wiles, An Introduction to the Theory of Numbers, 6th ed., Oxford University Press, 2008.

[다음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