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9일 일요일

복소 함수의 다가성(多價性, Multi-valuedness of Complex Functi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복소 함수의 다가성"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복소 함수론의 이해
2. 복소 함수의 표현법


[그림 1] 복소 함수의 함수론적 설명(출처: wikipedia.org)

복소 함수(complex function)가 무엇인지 수학적으로 생각해보자. 먼저 단순히 실 함수(real function)적으로 설명하면 [그림 1]과 같은 관계이다. 실 함수와 비교하여 복소 함수는 정의역(domain of definition)과 치역(range)이 모두 복소수(complex number)인 점이 다르다. 복소 함수를 [그림 1]처럼 생각한다 해서 틀린 부분은 없다. 하지만 정의역이 2차원[∵ 복소수의 실수부와 허수부가 독립적이므로], 치역이 2차원이므로 복소 함수를 그릴려면 4차원을 고려해야 한다. 현실 공간은 3차원이므로 복소 함수를 [그림 1]처럼 함수론적으로 그리기는 불가능하다. 이때 나타나는 새로운 방법이 [그림 2]처럼 기하학적으로 복소 함수 보기이다.

[그림 2] 복소 함수의 기하학적 설명(출처: wikipedia.org)

복소 함수를 [그림 2]처럼 2차원 평면의 기하학적 변형성으로 본 사람은 리만Bernhard Riemann(1826–1866)이 최초이다. 리만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1]에서 이런 관점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림 2]의 개념은 너무 간단해서 쉽게 볼 수도 있지만, 복소 함수의 다가성(多價性, multi-valuedness) 관점에서는 기하학적 접근법이 매우 유용하며 필수적이다. 복소 함수는 하나의 복소수 $z$에 대해 여러 개의 함수값 $f(z)$가 있을 수 있는 다가성이 있다. 함수값의 다가성이 있는 함수는 다가 함수(函數多價, multi-valued function)라 칭한다. 복소 함수의 다가성은 통상적인 함수 관점에서는 말이 되지 않는다. 실 함수의 기본 조건에 의해 [그림 1]처럼 $x$에 대해 하나의 함수값 $f(x)$만 연결되기 때문이다. 복소 함수에도 실 함수와 동일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지만, 중요한 다수의 복소 함수가 해석적이 아닌 결과가 얻어진다. 예를 들어, 함수의 다가성이 생겨서 해석 함수로 만들 필요가 있는 대표적인 복소 함수가 제곱근 함수(square root function) $\sqrt{z}$이다.

                       (1)

실 함수로 보면, 제곱근 함수는 $y$ = $x^2$의 역함수이다. 그래서 제곱근 함수는 $y$ = $\pm \sqrt{|x|}$으로 정의된다. 하지만 함수의 다가성으로 인해 $y$ = $\sqrt{|x|}$ 혹은 $y$ = $-\sqrt{|x|}$으로 택한다. 이런 선택 방식은 복소 함수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복소 함수론에서는 절대값 연산 $|z|$이 코쉬–리만 방정식(Cauchy–Riemann equation)을 만족하기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곱근 함수 $\sqrt{z}$를 복소 함수론에 제외하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제곱근 함수를 복소 함수론에서 다루지 않으면 너무 아깝다. 어떻게 식 (1)을 분석하고 설명해야 제곱근 함수가 해석적이 될까? 복소 함수를 분석하기 위해 복소수의 근본을 고민해본다. 복소수는 2차원 복소 평면(complex plane)에 존재하므로, 변수 $z$를 극좌표계(polar coordinate system)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식 (1)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는다.

                        (2)

복소수 $z$ 입장에서 보면 각도 $-3\pi, -\pi, \pi, 3\pi$ 등이 나타내는 값은 서로 같다. 하지만 식 (2)처럼 제곱근 함수 $f(z)$에 들어가면 그 결과는 몇 바퀴를 돌았는가에 따라 함수값이 달라진다. 이러한 복소 함수의 다가성을 해결하기 위해, 복소 평면에 나타나는 함수 관계 $z \to f(z)$를 아예 4차원 공간 상의 표면으로 사상(寫像, mapping)해서 동일한 복소수 $z$가 가지는 다른 함수값 $f(z)$를 표현하는 리만 표면(Riemann surface)이 매우 유용하다. 기하학적으로 리만 표면은 2차원인 정의역 $z$와 또 다른 2차원인 치역 $f(z)$로 구성한 $\mathbb{C} \times \mathbb{C}$ = $\mathbb{C}^2$의 4차원 공간에 그린 매끈한 곡면이다. 혹은 사상 관점으로 정의역 $z$에서 치역 $f(z)$로 가는 $\mathbb{C} \to \mathbb{C}$의 함수 관계가 항상 근방을 가지면 리만 표면이 된다. 더 구체적으로, 리만 표면은 서로 근접한 임의의 $z_1, z_2$를 사상한 $f(z_1), f(z_2)$가 복소 평면에서 항상 서로 가까이 있는 성질을 가진다. 예를 들면, 식 (1)의 정의역 $z$와 치역 $\sqrt{z}$의 관계는 [그림 3]과 같은 리만 표면이 명확히 보여준다. 
[그림 3] 제곱근 함수 $\sqrt{z}$를 위한 리만 표면(출처: wikipedia.org)

[그림 3]은 제곱근 함수 $f(z)$ = $\sqrt{z}$를 위한 리만 표면을 보여준다. 원래는 4차원에 그려야 하나, 우리가 사는 공간이 3차원이라서 3차원적으로 점 $(x_1, x_2, x_3)$을 찍어서 3차원 색칠하기 표현으로 그린다. 먼저 평평한 평면을 구성하는 $(x_1, x_2)$가 복소수 $z$ = $x + iy$ = $(x, y)$를 표현한다. 수직 높이에 해당하는 $x_3$는 복소 함수의 실수부 $\Re[f(z)]$가 된다. 나머지 한 차원인 복소 함수의 허수부 $\Im[f(z)]$는 색깔로 표현한다. 물론 이런 방식 외에 복소 함수의 치역을 아예 색깔[이 방식은 정의역 색칠하기(domain coloring)라 한다.]로만 나타낼 수도 있다. 이러한 멋진 상상력으로 [그림 3]을 보면, 3차원이지만 4차원적 특성을 느낄 수 있다. 리만 표면의 가시화인 [그림 3]에서 정의역 $z$의 각도는 -180˚~540˚까지 그려져 있다. 정의역 $z$ 관점에서는 두 바퀴를 돌았지만 치역 $f(z)$ 관점에서는 -90˚~270˚가 되어 한바퀴 돌기가 된다. 더 구체적으로는 $z$의 각도가 -180˚~180˚까지 돌면 원래 시작한 -180˚에서 함수값이 겹치지만 어디까지나 실수부가 같다는 뜻이다. 허수부는 색깔이라서 원래 시작한 -180˚에서는 파란색, 180˚에서는 빨간색이라서 서로 다르다. 그래서 아래쪽으로 한 바퀴를 더 돌아야 실수부와 허수부가 같아진다. 즉 $z$의 각도가 -180˚~540˚만큼 돌아야 $\sqrt{z}$의 함수값이 같아진다. 복잡한 설명 같지만 [그림 3]의 리만 표면은 엃히고설킨 복소 함수의 다가성을 한 눈에 보여준다. 리만Bernhard Riemann(1826–1866)의 천재성이 엿보이는 위대한 순간이다[1].

(a) 나무 가지
(b) 실제 가지 자르기
[그림 4] 나무로 보는 복소 함수론(출처: wikipedia.org)

우리가 화가 수준의 그리기 능력이 있어서 모든 복소 함수에 대해 [그림 3]처럼 멋지게 리만 표면을 묘사할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저주받은 망손(?)이다. 그래서 그리기 능력과 복소 함수론 이해력을 분리시키려면 복소수를 2차원에 그리면 된다. 정의역과 치역 중에서 주로 선 적분에 사용되는 정의역 $z$를 중심으로 복소수를 그린다. 이 경우에 다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정의역 $z$이다. 정의역 $z$의 치역 $f(z)$가 다가성을 가져서 [그림 3]의 리만 표면을 도입했다. 그런데 돌고 돌아서 다시 정의역만 단순히 그리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어떻게 할까? 우리 문제의 해답은 분명히 [그림 3]과 같은 리만 표면이다. 리만 표면을 평면에 적절히 사영해서 복소 함수의 다가성을 쉽게 다룰 수 있다. 리만 표면이 정의역 $z$에 따라 뻗어가는 모양은 [그림 4(a)]와 같은 나무 가지 모양이라서, 하나의 2차원 복소 평면 $z$를 기준으로 분리한 리만 표면을 가지(branch)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그림 3]은 2개의 가지를 가지고 있다. 복소수 $z$의 각도 -180˚~180˚와 180˚~540˚에 대응하는 두 개의 잘린 리만 표면이 가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지 중 하나에 대응하는 정의역 $z$를 그린 그리면 [그림 5]처럼 된다. 다만 하나의 정의역으로 두 바퀴 회전을 표현해야 하므로, [그림 4(b)]에 있는 가지 자르기처럼 현재 가지의 정의역[혹은 복소 평면]을 싹둑 잘라서 다른 가지의 정의역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표시한다. 이때 복소 평면을 자른 흔적을 가지 자름(branch cut)이라 부른다. 제곱근 함수의 경우 복소 평면을 두 번만 돌면 모든 값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지 자름은 어디에 만들어도 된다. 예를 들어, 식 (2)의 복소수 $z$ 정의[= $-\pi < \phi \le \pi$ 혹은 $-\pi \le \phi < \pi$]를 도입해서 [그림 5]처럼 $\phi = \pi$ 지점에 가지 자름을 만들 수 있다. 제곱근 함수 $\sqrt{z}$의 경우는 $\sqrt{-1}$ = $(e^{i \pi})^{1/2}$ = $i$가 되도록 편각 범위를 $-\pi < \phi \le \pi$로 한정한다.

[그림 5] 위상 $\phi = \pi$에 생긴 제곱근 함수를 위한 가지 자름

가지 자름을 기하학적으로 이해하려면 [그림 3]과 [그림 5]를 같이 보면 된다. 복소 평면은 360˚만 돌 수 있어서 두 바퀴에 해당하는 720˚를 돌리려면, 복소 평면을 가지처럼 잘라서 복소 곡면[정확히는 리만 표면] 두 개를 [그림 3]처럼 이어 붙여야 한다. 이때 잘린 복소 곡면의 시작과 끝을 서로 붙인 정의역의 흔적이 [그림 5]에 표시한 가지 자름이다. 식 (2)와는 다르게 각도 $\phi$의 범위를 0에서 $2\pi$로 잡으면 가지 자름은 $\phi$ = $0$이 된다. 가지 자름의 끝은 가지점(branch point)이라 부른다. 가지점 주위로 $z$가 한 바퀴를 돌면, 다른 정의역의 입구인 가지 자름으로 인해 항상 함수값이 불연속인 점이 생긴다. 돌리는 원의 반지름을 아무리 작게 해도 가지점에서는 불연속이 계속 생긴다. 그래서 가지 자름에 의해 필연적으로 생기는 가지점은 해석 함수 관점에서 특이점이 된다. 다만 조금 세련된 용어인 리만 표면, 가지 자름 등을 어려운 개념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리만 표면은 실 함수의 적분에 쓰는 변수 변환(change of variables) 혹은 변수 치환(variable substitution)과 매우 비슷하다. 실 함수는 변수를 바꾸더라도 1차원적인 적분 경로를 사용해서 시작점과 끝점만 잘 보면 된다. 하지만 복소 함수의 변수는 2차원 복소 평면에서 자유롭게 변형될 수 있어서 전체 경로를 해석적으로 일관되게 처리해야 한다. 변수 변환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는 복소 적분을 제대로 계산하려면, 리만 표면과 같은 아름다운 생각의 틀이 꼭 필요하다.

[그림 6] 세제곱근 함수 $\sqrt[3]{z}$를 위한 리만 표면(출처: wikipedia.org)

[그림 7] 네제곱근 함수 $\sqrt[4]{z}$를 위한 리만 표면(출처: wikipedia.org)

세제곱근(cube root)과 네제곱근(4th root) 함수는 정의역 $z$가 세 바퀴와 네 바퀴를 돌아야 해서 [그림 6]과 [그림 7]처럼 각각 리만 표면을 정의하면 된다. 세제곱근과 네제곱근 함수의 가지 개수는 각각 $3$과 $4$이다. [그림 6, 7]에서 현재 가지의 정의역과 다른 가지의 정의역을 잇기 위해 현재 정의역을 자른 가지 자름은 [그림 5]처럼 보통 음의 실수축인 $\phi$ = $\pi$에 만든다. 또한 다른 제곱근 함수 혹은 분수 멱함수의 가지 자름도 어느 곳이든 설정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그림 5]처럼 가지 자름을 설정한다.
제곱근 함수 다음으로 다가성을 가진 유명한 복소 함수는 로그 함수(logarithmic function)이다. 정의역을 식 (2)처럼 정의해 로그 함수를 구해보자.

                       (3)

제곱근 함수와는 다르게 로그 함수는 정의역 $z$의 각도에 따라 무한개의 다른 값을 가진다.[∵ $m$은 임의의 정수일 수 있으므로] 당연히 로그 함수의 가지 개수도 무한개이다. 그래서 리만 표면의 기하학적 구조는 아래 그림처럼 생각해야 한다. 

[그림 8] 로그 함수 $\log(z)$를 위한 리만 표면(출처: wikipedia.org)

동일한 $z$에 대해 무한개의 함수값이 존재하므로, 정의역도 [그림 8]처럼 무한번 회전이 허용되어야 한다. 가지 자름은 식 (3)의 정의에 따라 [그림 5]와 동일하게 정의한다. 식 (3)에서 $z$가 주어진 경우 $f(z)$는 무한개의 다른 값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각 가지를 구별하기 위해 가지 번호(branch number)를 식 (3)에 나온 $m$으로 선택한다. 만약 가지 자름이 표현하는 복소 평면을 $m$ = $0$로 제한하면, 로그 함수는 복소 영역에서 단 하나의 값으로 표현된다. 해석 함수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긴 다가성을 일가성(single-valuedness)으로 제한하기 위한 가지는 주요 가지(principal branch)라고 부른다. 원래는 하나 이상의 값을 가진 다가성이 있지만 주요 가지만 택해서 단 하나의 값만 가지도록 만든 경우는 주치(主値, principal value)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식 (3)의 로그 함수를 주치만 가지도록 만든 함수는 대문자를 이용해 아래처럼 표현한다.

                       (4)

즉 식 (3)에서 $m$ = $0$을 대입한 경우가 주치만 가진 식 (4)이다. 일반적으로는 $z$가 고정되더라도 $m$은 여러 값이 가능해서 식 (3)은 다가성에 의해 무한히 많은 함수값을 나타낸다. 반면에 식 (4)는 딱 주치만 택해서 다가성 없이 단 하나의 함수값만 표현한다.

[참고문헌]
[1] B. Riemann, Grundlagen für eine allgemeine Theorie der Functionen einer veränderlichen complexen Grösse (Foundations for a General Theory of Functions of One Variable Size Complex Number), Inaugural Dissertation, Göttingen, Dec. 1851.
[2] C. Teleman, Riemann Surfaces, The Cambridge Riemann Surfaces course, 2003. (방문일 2020-10-17)

[다음 읽을거리]

2012년 8월 14일 화요일

로랑 급수(Laurent Series)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로랑 급수"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복소수
2. 복소 함수론의 이해
3. 무한 급수
4. 절대 수렴과 균등 수렴

복소 함수론(complex analysis)에 필수적인 로랑 급수(Laurent series)는 로랑Pierre Alphonse Laurent(1813–1854)이 1843년로랑 30세, 조선 헌종 시절에 증명한 매우 유용한 급수이다. 로랑 급수를 이용하면 복소 함수론에 나오는 많은 정리를 쉽게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식 (12)에서 증명할 로랑 급수의 완비성(completeness)에 이미 코쉬의 적분 정리(Cauchy's integral theorem)가 들어있기 때문에 잘못 적용하면 동어반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즉 코쉬의 적분 정리를 증명할 때는 원칙적으로 로랑 급수를 사용하면 안된다. 오로지 코쉬–리만 방정식(Cauchy–Riemann equation)만 의지해서 증명해야 한다.
로랑 급수는 실수 함수론(real analysis)에 나오는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의 일반화로 생각할 수 있다. 양(+)의 지수만 가능한 식 (1)의 테일러 급수와 음(-)과 양(+) 모두 가능한 식 (2)의 로랑 급수를 다음처럼 비교해본다.

              (1)

                        (2)

테일러 급수는 주로 실수(real number) 영역에서 정의되고 경우에 따라 복소 영역(complex domain)까지 확장될 수 있다. 로랑 급수는 처음부터 실수를 포함하는 복소수(complex number) 영역에서 정의되고 특이점인 극점(pole)을 고려할 수 있다.[정확히는 극점만 제외한 복소 영역이 로랑 급수의 정의역이 된다. 로랑 급수에서 극점은 없을 수도 있다.] 또한 테일러 급수가 표현하는 $f(x)$는 미분의 존재성 외에는 특별한 조건이 없지만, 로랑 급수가 만드는 $f(z)$는 반드시 특정 영역에서 코쉬–리만 방정식(Cauchy–Riemann equation)을 만족하는 해석 함수(analytic function)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식 (2)가 표현하는 함수는 $z = z_0$를 제외하고는 모두 해석적이다. $z = z_0$에서는 음의 지수[$m < 0$]도 있기 때문에 함수가 발산[$a_m \ne 0$]할 수도 있고 수렴[$a_m = 0$]할 수도 있다. 함수가 수렴한다면 $z = z_0$에서도 해석적이다. 테일러 급수와 다르게 로랑 급수에서 $m < 0$까지 허락하는 이유는 $z = z_0$ 근방의 극점(pole) 특성도 포함시키기 위해서이다. 극점 특성까지 고려하는 이유는 [그림 1]처럼 극점 $z = z_0$를 제외한 영역에서는 해석 함수인 복소 함수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극점은 식 (3)의 유수 정리(residue theorem)처럼 복소 함수의 선 적분값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극점을 생략할 수는 없다.

                        (3) 

[그림 1] 복소 함수의 극점 특성(출처: wikipedia.org)

로랑 급수 개념으로 바로 가지 말고 중간 단계인 복소 영역의 테일러 급수부터 생각한다. 정칙 함수(正則函數, holomorphic function)는 코쉬–리만 방정식에 의해 어떤 위치에서든 미분이 유일하게 정의되기 때문에, 실수 함수의 미분법(differentiation)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그래서 테일러 급수의 실수 $x$를 복소수 $z$로 바꾸면, 복소 영역의 테일러 급수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식 (4)에 있는 코쉬–리만 방정식을 이용해서 테일러 급수는 정의역에서 정칙 함수(正則函數, holomorphic function)임을 단계적으로 증명한다. 그러면 로랑 급수도 극점이 아닌 영역에서 정칙 함수가 된다.

                        (4)

멱급수(power series)의 거듭제곱 특성으로 인해 식 (4)를 테일러 급수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우므로, 2차원 원통 좌표계(circular cylindrical coordinate system) 혹은 극좌표계(polar coordinate system)에 대한 코쉬–리만 방정식을 만들어본다.

[그림 2] 극좌표계의 정의(출처: wikipedia.org)

완전 미분(exact differential)을 적용해 $x, y$에 대한 미분을 $\rho, \phi$ 미분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5)

식 (5)의 결과를 식 (4)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는다.

                        (6)

식 (6)을 연립해서 풀면 원통 좌표계에 대한 코쉬–리만 방정식을 얻는다.

                        (7)

테일러 급수를 이루는 항 하나에 대해 식 (7)의 코쉬–리만 방정식 만족 여부를 검토한다.

                        (8)

따라서 식 (8)의 마지막 두 식을 보면, 테일러 급수는 언제나 정칙 함수가 된다. 식 (2)에 있는 로랑 급수까지 확장하더라도, 식 (8)에 의해 로랑 급수는 코쉬–리만 방정식을 만족한다.

[그림 3] 적분 경로 $c$ 내부에 위치한 복소 영역 $s$와 점 $z_0$

정칙 함수의 특성을 이용해서 정칙성을 만족하는 복소 함수는 항상 테일러 급수로 표현 가능하고 수렴함을 증명한다. 즉 복소 영역에서 미분 가능한 정칙 함수는 항상 수렴하는 테일러 급수인 해석 함수가 된다. [그림 3]에 제시한 적분 경로 $c$와 복소 영역 $s$에 포함된 어떤 복소수 $z$에 대해 코쉬의 적분 공식(Cauchy's integral formula)을 적용한다.

                        (9)

코쉬의 적분 공식은 정칙 함수의 특성만 이용해서 증명이 가능하므로, 우리가 원하는 정칙과 해석 함수의 증명에 사용할 수 있다. 복소 영역 $s$ 내부에 있는 적당한 점 $z_0$를 선택해서 식 (9)를 변형한다.

                        (10)

여기서 $|z - z_0| < |w-z_0|$, $|z - z_0|/|w-z_0| < 1$이 성립한다. 또한 식 (10)에 등장한 무한 급수(infinite series)바이어슈트라스 $M$판정(Weierstrass $M$-test)에 의해 균등 수렴(uniform convergence)한다. 그러면 식 (10)에 있는 경로 적분(contour integral)과 무한 합을 서로 바꾸어서 계산할 수 있다.

                        (11)

최종적으로 $f(z)$는 테일러 급수로 표현되며 수렴하므로, 정칙 함수는 당연히 해석 함수가 된다.
테일러 급수 혹은 로랑 급수는 생각할 점이 하나 있다. 식 (2)의 $m$은 언제나 정수이다. 하지만 $m$이 정수가 되지 않더라도 식 (8)의 마지막 두 식은 참이므로 코쉬–리만 방정식을 만족해서 해석 함수가 된다. 그러면 테일러 급수 혹은 로랑 급수에서 $m$이 정수가 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당연히 안된다. $m$이 정수가 아니면 식 (8)의 첫째식의 함수값이 일의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복소 평면에서 $\phi$ = $0$과 $\phi$ = $2\pi$는 동일한 점을 가리키지만 식 (8)의 첫째식에 대입하면 함수값이 같지 않다.

                        (12)

이 부분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이상한 문제는 복소 함수론에서 복소 함수의 다가성(多價性, multi-valuedness)이라는 특성 때문에 생긴다. 예를 들어 $m$이 정수가 아니면 $\phi$ = $0$에서 코쉬–리만 방정식을 만족하지 못해 해석적이 아니다. 그래서 로랑 급수의 $m$은 반드시 정수가 되어야 $z$ = $z_0$를 제외한 전영역에서 해석적이 된다. 복소 함수의 오묘한 점인 다가성을 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그 사람에게는 더 이상의 수학적 진전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이상하면 남도 이상하기 때문에, 내가 먼저 그런 이상한 점을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한다. 복소 함수의 다가성을 진지하게 파고든 사람은 리만Bernhard Riemann(1826–1866)이다. 리만은 헷갈리는 복소 함수의 다가성을 쉽게 시각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리만 표면(Riemann surface)을 제안했다.

[그림 4] 로랑 급수의 완비성 증명을 위한 적분 경로

지금까지 설명한 복소 함수의 테일러 급수를 넘어서 우리가 관심있는 로랑 급수로 직진한다. 로랑 급수의 특성을 정확히 설명하려면 로랑 급수의 완비성(completeness)을 수학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식 (2)의 계수 $a_m$을 로랑 급수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는다.

                        (13)

적분 경로 $c_1, c_2$는 임의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 4]처럼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원으로 적분 경로를 고정한다. 따라서 극좌표계에서는 경로를 다음처럼 정의하고 무한 등비 급수를 계산한다.

                        (14)

식 (14)의 결과를 식 (13)에 대입한다.

                        (15)

그러므로 식 (15)에 의해 로랑 급수의 완비성이 증명된다. 식 (15)의 마지막 과정을 이해하려면 코쉬의 적분 정리(Cauchy's integral theorem)가 필요하다. 선 적분의 내부가 해석적이 되려면 적분 경로 $c_1, c_2$를 아래처럼 극점이 제외되도록 변형해야 한다.

[그림 5] 극점을 위한 적분 경로 변형의 예시

[그림 4]에 의해 선 적분 $c_1$의 내부에 있는 극점은 $z_0, z$이며, $c_2$ 내부의 극점은 $z_0$ 뿐이다. 따라서 선 적분 $c_1$은 다음처럼 변형될 수 있다.

                        (16)

여기서 경로 $c_0$는 극점 $z_0$를 따라 돌며, 경로 $c_z$는 극점 $z$를 따라 돈다. 식 (16)의 마지막식 증명을 위해 코쉬의 적분 공식(Cauchy's integral formula)을 사용하였다. 마찬가지로 선 적분 $c_2$는 다음으로 변형된다.

                        (17)

식 (16)과 (17)을 서로 더하면 최종 결과인 식 (15)가 얻어진다. 우리 사고를 확장해 로랑 급수의 유일성(uniqueness)에도 도전한다.

[로랑 급수의 유일성]
어떤 복소 함수가 로랑 급수로 전개 가능하다면 그 급수는 유일하다.

[증명]
복소 함수 $f(z)$의 로랑 급수가 다음 두가지 방법으로 전개 가능하다고 가정한다.

                        (18)

식 (18)에서 두 식을 빼주고 선 적분하면 다음 유일성을 얻는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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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exp(-1/x^2)$의 변화 모양(출처: wikipedia.org)

e 1/x 2 and Laurent approximations: see text f...
[그림 7] 로랑 급수를 이용한 $\exp(-1/x^2)$의 근사화(출처: wikipedia.org)

이상의 이해를 바탕으로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에서 풀지 못했던 문제를 다룬다. 테일러 급수 공식에 의해 다음 함수 $f(x)$의 테일러 급수는 0이다.

                        (20)

이해하기 힘들지만 미분해서 $x$ = $0$을 기준으로 테일러 계수를 구해보면 모두 $0$인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다. 식 (20)과 같은 함수를 테일러 급수 계산시 제외하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유용한 테일러 급수를 어떤 경우에 버려야 함은 매우 이상하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의역을 실수(real number)에서 복소수(complex number)로 확장하기이다. 식 (20)을 복소 영역으로 확장해서 생각한다. 지수 함수(exponential function)의 테일러 급수는 다음과 같다.

                         (21: 오일러 수)

지수 함수는 복소 영역에서 해석 함수(analytic function)이기 때문에 식 (21)의 테일러 급수 전개를 복소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식 (21)을 이용해 식 (20)을 로랑 급수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22)

식 (22)에 의하면 함수 $f(z)$는 $z = 0$ 근방에서는 해석적이 아니고 $z$의 역수항이 무한개 존재한다. 즉, 식 (22)에 의해 우리 의문이 모두 다 풀렸다. 해석적이지 않은 $z$ = $0$ 근방에서, 테일러 급수 관점으로 양(+)의 지수만을 이용해 급수 전개를 하기 때문에 함수값은 $0$이 나온다. 제대로 하려면 로랑 급수를 선택해야 한다.[혹은 생각을 확장해본다. 멱급수의 지수는 왜 음수이면 안 되나? 멱급수를 확장하여 음의 지수까지 허락하면 로랑 급수이다.] 로랑 급수에서는 식 (22)처럼 음(-)의 지수만으로 항이 표현되며 $z$가 무한대로 갈 때 함수값은 $1$이 되게 표현된다. 식 (20)에 있는 $z$ = $0$에 생긴 특이점은 제거가 불가능하므로, 이와 같은 특이점을 본질적 특이점(essential singular point or essential singularity)이라 한다.
복소 평면에서 수렴 반경(radius of convergence) $R$을 가진 멱급수(power series)는 다음에 제시하는 코쉬–아다마르 정리(Cauchy–Hadamard theorem)가 성립한다. 수렴 반경은 멱급수가 수렴하는 범위이다. 이 정리는 코쉬Augustin-Louis Cauchy(1789–1857)가 1821년코쉬 32세, 조선 순조 시절에 발표했고, 아다마르Jacques Hadamard(1865–1963)가 1888년아다마르 23세, 조선 고종 시절에 재발견했다.

[코쉬–아다마르 정리(Cauchy–Hadamard theorem)]
복소 영역에서 정의한 멱급수의 수렴 반경은 다음 조건을 만족한다.

                        (23)

여기서 $R$은 수렴 반경, $\sup(a_m)$은 수열 $\{ a_m \}$의 최소 상계(最小上界, supremum or least upper bound)이다.

[증명]
증명을 간단히 하기 위해 $z_0$ = $0$이라 가정한다. 멱급수를 구성하는 $a_m$에서 선택한 $a_n$ 중에서, $|a_{n+1}/a_n| \le 1/R + \epsilon$을 만족하는 $n$이 무수히 많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epsilon$은 임의의 작은 양의 실수, $R$은 비율 $|a_{n+1}/a_n|$을 만족시키는 적당한 수이다. 다만 $a_m$에서 유한한 개수까지는 $|a_{m+1}/a_m| > 1/R + \epsilon$일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해서 절대 수렴(absolute convergence)하는 멱급수를 만든다. 비율 판정(ratio test)에 의해 절대 수렴하는 멱급수의 인접한 항은 다음을 만족한다.

                        (24)

작은 양수 $\epsilon$에 따라 $|z|$가 $R$보다 약간 작기만 하면 멱급수는 절대 수렴한다. 또한 바이어슈트라스 $M$판정(Weierstrass $M$-test)에 의해, $|z|$가 $R$보다 약간 작은 영역에서는 적당히 큰 어떤 수보다 작으므로 균등 수렴(uniform convergence)한다. 비슷하게 멱급수를 절대 수렴하지 않도록 한다. 먼저 $|a_{n+1}/a_n| \ge 1/R - \epsilon$을 만족하는 무수히 많은 $n$에 대해 다음 부등식이 성립한다.

                        (25)

식 (25)에 의해 $|z|$가 $R$보다 약간 크기만 해도 멱급수는 절대 수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접한 항의 크기가 계속 커지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epsilon$을 계속 줄여가면 식 (24)와 (25)에 나오는 $R$에 따라 절대 수렴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R$은 수렴 반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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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렴 반경을 미리 알 경우, 식 (23)은 $|a_{m+1}/a_m|$의 점근값을 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a_m$의 비율을 $m$ = $0$부터 계산한다면, 수렴 반경 $R$은 다음처럼 표현할 수도 있다.

                        (26)

[복소 적분의 영인자(nullity of complex integration)]
경로 $c$ 위에 있는 임의점 $z_1$, $z_2$ 사이의 복소 적분이 항상 $0$이면, 해석적인 피적분 함수 $f(z)$는 $0$이다.

                        (27)

[증명]
식 (27)에 나온 복소 적분의 원시 함수를 $F(z)$라 하면, $z_1$과 $z_2$ 사이에서 $F(z)$는 상수 함수이다. 왜냐하면 임의점 $z_1$, $z_2$에 대해, $F(z_1)$ = $F(z_2)$가 항상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의의 적분 상수 $C$를 이용해 $F(z)$ = $C$라 둘 수 있다. 또한 해석적(analytic)이며 정칙(holomorphic)인 $f(z)$를 적분한 결과가 $F(z)$이므로, $F(z)$를 미분하면 $f(z)$가 얻어진다. 따라서 $f(z)$ = $0$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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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소 함수가 해석 함수인지를 판정하는 결이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모레라의 정리(Morera's theorem)가 있다.

[모레라의 정리(Morera's theorem)]
경계선을 제외한 영역 $D$의 내부에서 연속이고 다음 관계를 항상 만족하는 복소 함수는 해석적이다.

                       (28)

[증명]
식 (28)을 영역 $D$의 내부에 존재하는 임의의 경로 $c_1$ 혹은 $c_2$로 분리해서 쓸 수 있다.

                       (29)

경로 $c_1, c_2$의 시작점을 $z_1$, 끝점을 $z_2$라 하면, $z_1$에서 시작해서 $z_2$에서 끝나는 모든 경로는 복소 적분값이 동일하다. 그래서 실수(real number)인 매개변수 $t$를 이용해서 식 (29)의 마지막 적분을 다시 표현할 수 있다.

                       (30)

여기서 $z_1$ = $z(t_1)$, $z_2$ = $z(t_2)$, $z'(t)$ = $dz(t)/dt$이다. 식 (30)에 복소수가 포함되어 있지만 적분 구간이 실수이므로, 식 (30)을 복소 적분이 아닌 실수 적분으로 간주한다. 그러면 미적분학의 제1 기본 정리(the first fundamental theorem of calculus)에 의해 식 (30)을 위한 원시 함수 $F(z)$가 다음처럼 존재한다.

                       (31)

여기서 $F[z(t_0)]$ = $0$이다. 원시 함수 $F(z)$의 미분은 항상 연속 함수인 $f(z)$가 되므로, $F(z)$는 정칙이다. 정칙 함수는 당연히 해석 함수가 되므로, 식 (31)에 의해 $F(z)$는 해석 함수가 된다. 해석 함수의 미분도 당연히 해석적이어서 $f(z)$도 해석 함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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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라의 정리에 사용한 식 (31)을 약간 비틀어본다. 복소 함수 $f(z)$가 해석적이면 코쉬의 적분 정리(Cauchy's integral theorem)인 식 (28)이 성립한다. 그러면 식 (31)과 같은 방식을 통해 $f(z)$의 원시 함수 $F(z)$는 해석적이 된다. 즉, 해석 함수의 미분과 동일하게 해석 함수의 적분도 항상 해석적이다.

[다음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