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8일 토요일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Faraday's Law of Electromagnetic Induction)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전기장
2. 전압
3. 자기장
4. 로렌츠 힘
5. 완전 미분


[수치 해석: 패러데이 법칙(phet.colorado.edu)]

1820년외르스테드 43세, 조선 순조 시절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Ørsted(1777–1851)가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류를 개폐(開閉)하면 근처의 나침반이 움직임을 학계에 소개하였다. 신비한 현상으로 여겨졌던 자기장이 전기[정확히는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류]로부터 생성됨이 분명해졌다. 즉, 전기로부터 자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현상을 거꾸로 심각하게 고민한 사람이 패러데이Michael Faraday(1791–1867)이다.

[EBS 지식채널e - 못 배운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

전기로부터 자기가 생길 수 있으면 거꾸로 자기로부터 전기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자기로부터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배터리 없이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이와 같이 자기로부터 전기를 만드는 방식을 오늘날에는 발전(發電, electricity generation)이라 한다. 패러데이의 고민은 1820년패러데이 29세, 조선 순조 시절 이후로도 지속되었다. 패러데이는 발전 실험에 성공할 때까지 12년 동안 거의 매일 고민하며 실험했다고 알려진다.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
[그림 1]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실험 장치(출처: wikipedia.org)

패러데이는 1831년패러데이 40세, 조선 순조 시절 8월 29일에 역사적인 실험에 성공하게 된다[1]. 최초로 배터리 없이 전기를 만들어 낸 사건이다. 이때의 실험 장치가 [그림 1]에 소개되어 있다. 이 실험을 더욱 발전시켜 1831년 10월 17일에 패러데이는 자기로부터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인 전자기 유도 법칙을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1]. 패러데이는 전자기 유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놀라운 개념인 유도력선(誘導力線, line of inductive force)을 도입했다. 1845년패러데이 54세, 조선 헌종 시절 이 유도력선 개념을 발전시켜 패러데이는 자기력은 자기장이 전달되어 생긴다는 놀라운 주장을 하게 된다. 1852년패러데이 61세, 조선 철종 시절에 더욱 자신감을 가진 패러데이는 전기장과 자기장은 전기력과 자기력을 전달할 수 있는 범위이며 전자기장은 실재한다고 주장하게 된다[1]. 지금은 당연한 전자기장 개념이지만[∵ 무선통신을 하고 있지 않은가!] 1850년대의 평범한 과학자들은 패러데이의 전자기장 개념을 철저히 무시했다; 맥스웰이란 젊은 천재를 제외하고는! 수학적 근거는 없지만 패러데이의 천재적인 감에 의해, 순식간에 반응하는 원격 작용력으로 전기력과 자기력을 설명하기는 매우 부실하다고 패러데이는 생각했다. 하지만 같은 시절 대다수의 물리학자는 원격 작용으로 순식간에 전기력과 자기력이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패러데이 관점에서 보면 원격 작용이 그냥 자연적으로 생김은 이상하므로, 힘이 전달되는 범위인 마당(field)이 전파되어 전기력과 자기력이 생김은 자연스럽다. 누가 뭐래도 이 개념은 패러데이에게 분명 했다. 수학을 잘 모르면서 실험만 했던 물리학자 패러데이가 만든 수학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전자기장 개념을 당대의 유명한 물리학자들까지 깔보았지만, 젊은 물리학자인 맥스웰James Clerk Maxwell(1831–1879)은 다르게 생각했다. 맥스웰은 고민하고 있던 전기와 자기 현상의 통합 문제를 패러데이의 전자장 개념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패러데이와 맥스웰은 참 특이한 동료였다. 실험 천재와 수학 천재, 늙은이와 젊은이[패러데이가 맥스웰보다 40살 정도 나이가 많음], 대가(大家)와 신참[패러데이에 비해], 기타 등등. 어울릴 것 같지 않던 패러데이와 맥스웰이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학문적 친구가 된다. 놀라운 기록 문화를 자랑하는 영국답게 패러데이가 나눈 편지는 모두 정리되어 여러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다[6]. 패러데이의 역선(力線, line of force)을 인정해 개념을 수학화한 맥스웰에게 보낸 패러데이의 극진한 감사 편지도 볼 수 있다[6, Faraday3260, p. 207]. 결국 패러데이의 상상을 기반으로 1861년맥스웰 30세, 조선 철종 시절 맥스웰은 전자기 유도 현상을 깔끔한 수학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2]. 식 (1)은 우리의 영웅 맥스웰이 제안한 전자기 유도 법칙의 수학적 표현식이다.[여기서 더 나가면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 기반 전자기장 파동 방정식을 만날 수 있다.]

                                   (1)

여기서 $v_{emf}$는 기전력(起電力, electromotive force)을 나타내는 일종의 전압이며 $\Phi$는 자속(磁束, magnetic flux)이다. 식 (1)에서 사용한 ($-$) 부호는 렌츠의 법칙(Lentz's law)이라 한다. 렌츠Emil Lenz(1804–1865)가 발견한 이 법칙은 부호 혹은 방향이 중요하다. 즉 기전력은 항상 자속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생기는 현상을 렌츠의 법칙이라 한다. 렌츠의 법칙이 없다면 에너지가 무한대로 발산해서 이 세상은 오래 전에 폭발했을 것이다. 기전력이 자속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생긴다고 상상한다. 자속이 조금이라도 증가하면 기전력이 이 자속을 다시 증가시키는 되먹임(feedback)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므로 기전력은 끝도 없이 증가해야 한다. 즉, 에너지가 무한정 나와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에너지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energy)을 위배한다. 따라서, 렌츠의 법칙이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다시 보면 식 (1)은 자속의 시간적 변화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전압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즉, 기전력[전기를 만드는 원천 혹은 도선에 전류를 흘릴 수 있는 원천]은 자속의 이전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발생한다. 자속이 줄어들려 하면 자속을 늘리는 방향으로 기전력이 생기고 자속이 늘어나려 하면 자속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전력이 생긴다. 기전력과 자속은 아래로 정의한다.

                                   (2)

                                   (3)

여기서 식 (3)에 있는 면적 적분은 닫힌 적분이 아니고 전자기 유도가 일어나는 한쪽 단면의 면적을 뜻한다. 식 (3)의 적분 정의로 인해 식 (1)의 전자기 유도 법칙을 적용할 때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면적벡터 $d\bar a$의 방향에 따라 자속 $\Phi$는 ($+$)가 될 수도 있고 ($-$)가 될 수도 있다.] 쉬운 방법은 자속이 이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전력의 방향을 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도선에 전류가 흐르고 있으면 이 전류 방향과 동일하게 선 적분 방향을 정하고 오른손 법칙에 의해 선 적분이 표현하는 면적 적분 방향을 정하면 된다. 도선에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면 현재 들어온 자기장을 만드는 전류를 생각해 선 적분과 면적 적분 방향을 정하면 된다.
식 (2)는 식 (4)에 소개한 전압 정의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4)

식 (2)와 (4)에는 부호가 차이난다. 식 (4)는 저항에서 전기를 소모할 때 나타나는 식이며 식 (2)는 전자기 유도로 전기가 생겨날 때 사용하는 식이다.

[그림 2] 기전력과 전압의 상호 비교: A와 B는 각각 전기장의 시작점과 끝점

좀더 쉽게 식 (2)와 (4)를 이해하려면, 적분 혹은 기울기의 특성을 고려하면 된다. 먼저 식 (4)와 [그림 2]의 오른쪽 회로[저항 기호]에서 A에서 B로 가는 선 적분 방향을 따라 적분하면[A → B: 전기장도 A → B 방향으로 생긴다고 가정], 쌓인 전압 차이인 전위차는 $V_A - V_B$로 형성된다. 이는 선 적분의 진행 방향[A → B]으로 전압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A에서 전압이 높고 B는 전압이 낮다는 뜻이므로, 전압 자체의 기울기는 ($-$)이 되고 전기장은 A → B로 가는 방향으로 당연히 형성된다. 도선이 있는 경우, 옴 법칙의 미분형에 의해 전기장($\bar E$) 방향과 동일한 방향으로 전류 밀도($\bar J$)가 생긴다. 이런 특성은 저항과 동일해서 식 (4)는 전기를 소모할 때 나타나는 식이 된다. 기전력이 나오는 식 (2)와 [그림 2]의 왼쪽 회로[전압원 기호]도 비슷한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식 (2)는 선 적분 앞에 ($-$) 부호가 없기 때문에 A에서 B로 가는 선 적분을 하면[A → B: 전기장도 A → B 방향으로 생긴다고 가정] 쌓인 기전력 $v_{emf}$는 $V_B - V_A$가 된다. 기전력 $v_{emf}$와 일반 전압 $V$와는 ($-$) 부호 만큼 차이가 난다. 선 적분 방향[전기장 방향 혹은 전류 밀도 방향]으로 움직이면 오히려 기전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옴의 법칙이 표현하는 전압과 전류 방향[식 (4):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전기장이 생긴다. 혹은 그 방향으로 전류가 흐른다.]과는 반대 방향[식 (2): 기전력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전기장이 생긴다. 혹은 그 방향으로 전류가 흐른다.]이 된다. 그래서 식 (2)는 전기가 발생할 때 사용하는 식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그렇고 그런 평범한 설명이다. 그냥 선 적분만 제대로 이해해도 기전력과 전압의 차이는 바로 보인다.
기전력의 특성을 수학적으로 새롭게 고찰할 수도 있다. 전자기 유도가 일어나는 영역의 전기장은 아래로 표현할 수 있다.

                           (5)

여기서 $\bar E_t$는 전체 전기장, $\bar E_c$는 보존적인 전기장(conservative electric field: KVL이 성립하는 일반적인 전기장), $\bar E_f$는 전자기 유도에 의해 발생한 전기장이다. 식 (5)를 선 적분한 후에 옴 법칙의 미분형을 적용하면 식 (6)이 된다.

                           (6)

여기서 보존적인 전기장 $\bar E_c$는 시작점과 끝점이 같은 선 적분을 하면 항상 0이 되며 식 (6)의 우변에 표현한 저항 $R$은 전류(電流, electric current) 개념에서 유래한다. 식 (6)에서 $v_{emf}$ 기전력을 만드는 입력 전압이 되고 이 전압은 $I\cdot R$이 표현하는 저항에 걸리는 전압과 같게 된다. 즉, 회로가 병렬이면 양쪽에 걸린 전압은 반드시 같다는 KVL을 식 (6)이 표현하고 있다.

[패러데이 법칙의 미분형: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

                           (7)

[증명]
식 (1)에 식 (2)와 (3)을 대입하여 스토크스 정리를 쓰면 식 (7)이 쉽게 증명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패러데이 법칙의 놀라운 성질은 운동체(moving body)와 관찰자(observer)의 관계를 고려할 때 생긴다. 지금 당신은 특수 상대성이론[3] 직전에 와 있다. 조금만 더 참고 새로운 세상의 맛을 본다. 먼저 로렌츠 힘을 고려한다. 전자기 유도가 일어나는 도선이 속도 $\bar v$로 움직이고 있으면 도선의 전류를 구성하는 전하 $q$가 힘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이 형성된 식 (8)과 같은 힘을 로렌츠 힘이라 부른다.

                          (8)

여기서 전기장 $\bar E$는 식 (7)과 같이 자속 밀도 $\bar B$가 시간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생기며 $\bar v \times \bar B$는 도선이 움직이기 때문에 생기는 운동 기전력(運動起電力, motional emf)과 관계있다. 관찰자 관점의[혹은 관찰자가 느끼는] 정지계에 생기는 전기장 $\bar E'$와 패러데이 법칙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식 (7)을 변형한다. 먼저 로렌츠 힘 개념으로 $\bar E' = \bar E + \bar v \times \bar B$를 증명한다. 이 개념이 헷갈리면 로렌츠 힘 부분을 읽고 복습해야 한다. $\bar E = \bar E' - \bar v \times \bar B$를 식 (7)의 패러데이 법칙 미분형에 대입하면 식 (9)와 같은 결과를 얻는다.

                          (9)

여기서 전기장 $\bar E'$는 관찰자가 운동체와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좌표계[관찰자 관점의 정지계 혹은 관찰자가 느끼는 정지계]에서 측정한 전체 전기장[쉽게 말해 운동 없는 정지 상태로 환산해서 잰 전기장]을 나타낸다.

[그림 3] 관찰자 관점의 운동계 $(\cdot)$와 정지계 $(\cdot)'$(출처: wikipedia.org)

식 (9)는 등속 운동(等速運動, uniform motion)을 위한 갈릴레이 변환(Galilean transform)을 이용해서 증명할 수도 있다. 식 (10)이 [그림 3]과 같은 갈릴레이 변환의 관계식이다.

                          (10)

여기서 좌표계 $\bar r = (x, y, z)$는 관찰자 관점의 운동계(moving frame)이며 좌표계 $\bar r' = (x', y', z')$는 관찰자 관점의 정지계(stationary frame)이다. 관찰자 관점의[혹은 관찰자가 느끼는] 운동계는 관찰자가 운동체를 보면 관찰자는 정지해 있기 때문에 운동체가 움직인다고 생각함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관찰자 관점의[혹은 관찰자가 느끼는] 정지계는 관찰자가 운동체와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관찰자 관점에서는 운동체가 정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또 다른 제2의 관찰자가 보면 관찰자와 운동체가 동시에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볼 것이다. 식 (7)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편미분이므로 완전 미분을 이용해서 좌표계 $(\cdot)$과 $(\cdot)'$을 위한 편미분 공식을 만든다.

                          (11)

                          (12)

                          (13)

다음에 관찰자 관점의 정지계에서는 식 (7)과 같은 패러데이 법칙이 다음과 같이 성립해야 한다.[∵ 식 (7)은 관찰자가 보기에 전자기 유도가 일어나는 도선이 정지해 있다고 생각하고 유도한 법칙이다.]

                          (14)

식 (14)에 식 (11)에서 (13)의 갈릴레이 변환식을 적용하면 식 (15)를 얻을 수 있다.

                          (15)

운동체가 일정한 속도를 가지면 식 (14)와 (15)는 약간 다른 식이 된다. 식 (15)의 우변에 아래와 같은 벡터 항등식을 적용한다.

                         (16)

여기서 $\bar A_0$는 상수벡터이다. 그러면,

                         (17)

식 (17)을 식 (15)에 대입하고 $\bar B = \bar B'$이라 정의하면 식 (9)를 얻을 수 있다. 로렌츠 힘에서 논의한 대로 자기장은 전기장과 갈릴레이 변환에 의해 엮여있다. 관찰자의 속도에 따라 전기장이 자기장으로 보이기도 한다. 맥스웰 방정식과 갈릴레이 변환식을 동시에 고려하면 맥스웰 방정식이 가진 허점을 볼 수 있다. 맥스웰 방정식을 유도한 관찰자의 속도에 따라 식 (9)와 유사하게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진 맥스웰 방정식이 나타나게 된다. 관찰자의 속도는 어떤 양이든 될 수 있으므로 우리는 무한개의 맥스웰 방정식을 가지게 된다. 어디에 문제가 있을까? 이 문제를 선구적으로 고민한 사람이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1879–1955)이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相對性, relativity)이라는 개념을 이용해 이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하였다.
패러데이가 상상하고 맥스웰이 공식화한 전자기 유도 법칙 공식 (1)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 전자기 유도 법칙의 일반식은 식 (1)이 아니라 식 (9)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 4]의 구조를 살펴본다.

[그림 4] 자속의 시간 변화는 없으나 기전력은 발생하는 실험(출처: wikipedia.org)

[그림 4]는 식 (1)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파인만Richard Feynman(1918–1988)이 제안한 구조이다[4]. [그림 4]의 노란색 화살표는 전류의 방향을 나타내고 움직이는 부분인 파란색 격자(▦)는 광전도체(光傳導體, photoconducting material)이다. 움직이는 파란색 격자(▦)에 고정된 위치에서 강한 빛을 비추면 전도체가 형성되어 전류가 파란색 띠(■) 부분으로 흐르게 된다. 이 경우 전류가 흐르는 부분은 [그림 4]처럼 면적변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식 (1)이 표현하는 자속의 시간적 변화는 없다. 그러면 기전력이 전혀 생기지 않을까? 아니다. 식 (9)에 의해 운동 기전력이 생기게 된다. 파란색 띠(■)를 보면 전류를 구성하는 전하가 속도 $\bar v$로 움직이고 있으므로 식 (9)에 의해 운동 기전력이 $\bar v \times \bar B$ 방향으로 반드시 생겨야 한다.

[그림 5] 자속의 시간 변화는 있으나 기전력은 발생하지 않는 실험

참고문헌 [5]에서 제안한 또 다른 재미있는 실험인 [그림 5]를 생각한다. 자속 밀도($\bar B$)는 [그림 5]의 평면을 뚫고 나오는 방향으로 생기고 스위치 A, B는 서로 배타적으로 개폐된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어 A가 닫히면 B는 열린다. 이렇게 하면 식 (1)에 의해 자속은 시간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그림 5]의 전압계(voltmeter)는 움직여야 한다. 진짜 그럴까? 아니다. 자속이 시간적으로 변화는 되지만 [그림 5]의 회로에 전류가 없었다. 즉, $\bar v = 0$이 되므로 식 (9)에 의해 어떠한 운동 기전력도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압계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림 4]와 [그림 5]에서 제시한 식 (1)의 문제점은 에너지 보존 법칙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그림 4]를 보면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비오–사바르 법칙(Biot–Savart's law)에 의해 자기력이 생기게 된다. 이 자기력의 방향은 속도 $\bar v$와는 반대방향이기 때문에 파란색 격자(▦)를 움직일 때 저항을 받게 된다. 즉, 이 저항에 해당하는 만큼 시스템에 에너지가 공급되고 있다. 만약, 운동 기전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들어간 에너지는 있는데 사용한 에너지는 없게 되어 에너지 보존 법칙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공급한 에너지는 필연적으로 운동 기전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림 5]에서는 스위치를 열고 닫기만을 하기 때문에 시스템에 아무런 에너지도 공급하지 않는다. 공급이 없는데 운동 기전력이 생기면 에너지 보존 법칙에 위배된다. 그래서 운동 기전력은 생길 수 없다. [그림 5] 구조가 운동 기전력을 발생[즉 발전!]시키면, 새로운 형태의 신재생 에너지(new renewable energy)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지구 자기장을 고려해 적도 주변으로 긴 도선을 배치하고 특정 위치에서 스위치만 개폐하면 무궁무진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참고문헌]
[1] 임경순, 물리학의 선구자, POSTECH. (방문일 2010-08-28)
[2] J. C. Maxwell, "On physical lines of force," Philosophical Magazine and Journal of Science, 1861.
[3] A. Einstein, "On the electrodynamics of moving bodies", Annalen der Physik (Annals of Physics), 1905.
[4] R. Feynman, R. Leighton, and M. Sands,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vol. 2, 1964, 1966.
[5] D. E. Tilley, "Exceptions to the flux rule for electromagnetic induction," Am. J. Phys., vol. 36, no. 5, pp. 458–458, 1968.
[6] M. Faraday, The Correspondence of Michael Faraday: 1855–1860, IET, vol. 5, 1991.

[다음 읽을거리]
1. 비오–사바르 법칙으로 패러데이 법칙 증명
2. 맥스웰 방정식

2010년 8월 26일 목요일

로렌츠 힘(Lorentz Force)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로렌츠 힘"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전기장
2. 전압
3. 전류
4. 자기장


[그림 1] 자기장 속에서 회전하는 전자 빔(출처: wikipedia.org)

전하를 가진 입자가 전기장과 자기장 속을 이동할 경우 받는 힘은 로렌츠 힘이 된다. 로렌츠 힘 공식은 로렌츠Hendrik Lorentz(1853–1928)가 1892년로렌츠 39세, 조선 고종 시절에 유도하였다. 먼저 전하량 $q$를 가진 입자가 받는 전기력 $\bar F_e$는 쿨롱 법칙 기반의 전기 $\bar E$ 관점에서 아래로 표현한다.

                                   (1)

[그림 2] 전하량에 따른 입자의 회전 특성(출처: wikipedia.org)

자기력은 다소 어렵다. 자기력 $\bar F_m$은 비오–사바르 법칙 기반의 자속 밀 $\bar B$ 관점에서 식 (2)로 표현한다.

                                   (2)

하지만 식 (2)는 전하량 $q$를 가진 입자가 아닌 입자의 흐름인  $I$로 기술되어 있어 식 (2)를 다소 변형해야 한다. 먼저 식 (3)에 의해 전류 $I$는 전류 밀도 $\bar J$로 표현할 수 있다.

                         (3)

전류 밀도의 특성으로 인해 식 (4)가 연속하여 도출된다.

                          (4)

여기서 벡터 $\bar u$는 전하의 유동 속도(流動速度, drift velocity)이다. 식 (3)과 (4)를 식 (2)에 대입하면 전하량 $q$를 가진 단일 입자가 속도 $\bar v$로 이동할 때의 자기력을 표현할 수 있다.

              (5)

여기서 단일 입자의 속도 $\bar v$와 자속 밀도 $\bar B$는 체적 적분상에서는 상수라고 가정한다. 식 (4)에서는 전체 전류를 정의하기 위해 평균 이동 속도인 유동 속도 $\bar u$를 사용하지만 식 (5)는 장애물이 없는 단일 입자만 다루고 있으므로 단순 속도 $\bar v$로 표기한다. 식 (1)과 (5)를 합하면 전하량 $q$를 가진 입자가 받는 전자기력인 로렌츠 힘(Lorentz force)을 식 (6)으로 표현할 수 있다.

                          (6)

또한, 식 (6)에서 중요한 점은 에너지이다. 자기력(magnetic force)은 항상 하전 입자에 수직인 방향으로 작용하므로 에너지를 증가하거나 감소시키지 않는다. 에너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은 전기력(electric field)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많이 알려져 있어 별다른 감흥은 없다.

식 (6)의 감추어진 측면은 관찰자가 입자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 나타난다. 만약 관찰자가 입자가 움직이는 속도와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면 측정시 관측되는 로렌츠 힘은 식 (7)로 표현되어야 한다.

                          (7)

여기서 $(\cdot)'$는 입자와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관찰자의 좌표계(혹은 움직이는 입자 관점에서 작성한 좌표계)이다. 식 (7)에서 자기력의 기여도는 사라진다. 왜냐하면 관찰자 입장에서는 하전 입자가 움직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 3] 관찰자 입장의 운동계 $(\cdot)$와 정지계 $(\cdot)'$(출처: wikipedia.org)

또한 개념 이해를 명확히 하기 위해 [그림 3]에 표시한 두 좌표계 $(\cdot)$과 $(\cdot)'$를 다시 고려한다. $(\cdot)$는 관찰자 입장의 운동계(moving frame)이며 $(\cdot)'$는 관찰자 입장의 정지계(stationary frame)이다. 관찰자 입장의(혹은 관찰자가 관찰하는) 운동계에서 관찰자가 운동하는 입자를 보면, 관찰자는 정지해 있기 때문에 운동 입자가 움직인다고 관찰된다. 마찬가지로 관찰자 입장의(혹은 관찰자가 관찰하는) 정지계에서는 관찰자가 운동 입자와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관찰자 입장에서는 운동 입자가 정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상황을 지켜보는 또 다른 제2의 관찰자는 관찰자와 운동 입자가 동시에 움직임을 본다. 다음으로 관찰자의 속도에 따른 로렌츠 힘은 $\bar F$ 혹은 $\bar F'$이다. 두 힘 $\bar F$와 $\bar F'$는 어떤 관계를 가질까? 관찰자의 움직이는 속도가 크지 않은 경우 $\bar F$와 $\bar F'$는 거의 같아야 한다. 또한, 관찰자의 속도에 관계없이 운동량 보존 법칙은 반드시 성립해야 한다. 운동량을 시간에 대해 미분하면 힘이 되므로 관찰자와 하전 입자의 시간이 동일하다면 $\bar F$와 $\bar F'$는 서로 같아야 한다. 그런데, 관찰자의 속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양쪽 시스템의 시간이 약간씩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거의 같다는 표현으로 안전하게 쓴다. 또한 전하 보존 법칙에 의해 $q$와 $q'$도 같아야 한다. 예를 들어 두 전하의 차이를 $\Delta q = q - q'$라고 정의한다. 그러면 관찰자의 속도에 따라 $\Delta q$가 새롭게 생겨나게 된다. 관찰자가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 전체 시스템의 전하가 줄어들거나 증가한다면, 관찰자는 하전 입자에 어떠한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근본 가정이 깨진다. 따라서 속도가 빠르지 않는 경우는 식 (8)이 성립해야 한다.

                          (8)

식 (6)에 있는 전기장과 자기장은 어떤 값이든 될 수 있으므로 $\bar E = 0$이라 가정한다. 그러면 식 (9)를 얻을 수 있다.

                          (9)

식 (9)는 아주 놀라운 결과라고 생각해야 한다. 자기장은 사실 전기장과 동일함을 식 (9)가 표현하고 있다. 자기장은 특별한 현상이 아니고 관찰자와 하전 입자의 상대 속도에 따라 생기는 전기장의 변형이 자기장이 된다. 이런 개념을 확장해 가면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1879–1955)의 특수 상대성 이론(special theory of relativity)[1]에 도달하게 된다.

[그림 4] 자기장 속을 진행하는 하전 입자

식 (6)에 제시한 로렌츠 힘에 의하면 [그림 4]처럼 자기장 속을 진행하는 하전 입자는 직선 운동을 하지 못하고 반드시 원 운동을 해야 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로렌츠 힘에 기반한 미분 방정식을 만든다.

                          (10)

식 (10)에서 $\omega_c$는 사이클로트론(cyclotron)에서 생기는 각주파수이다. 초기 조건[$t = 0$]을 $v_x = v_0, v_y = 0$이라 가정하면 속도는 다음과 같다.

                          (11)

초기 위치[$t = 0$]를 원점으로 잡으면 하전 입자의 궤적은 다음 원의 방정식을 만족한다.

                          (12)

식 (11) 혹은 (12)가 표현하는 하전 입자의 회전 방향을 세밀하게 본다. 하전 입자는 전체 자기장을 줄이는 방향으로 회전한다. 이는 전자기 유도 법칙(law of electromagnetic induction)에 들어있는 렌츠의 법칙(Lentz's law)과 정확히 일치한다.
전하 $q$에 작용하는 전자기장이 균일 평면파(uniform plane wave)인 경우, 로렌츠 힘을 구성하는 전자기력은 전기력이나 자기력 중에서 누가 우세할까?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식 (6)을 다음처럼 변형한다.

                          (13)

여기서 $\hat e$와 $\hat h$는 각각 전기장과 자기장 방향의 단위 벡터이다. 하전 입자의 속력 $v$는 진공중의 광속 $c$를 초과할 수 없으므로, 식 (13)에 의해 평면파가 만드는 전기력이 자기력보다 항상 더 크게 하전 입자에 영향을 준다. 이 관계는 TEM(횡전자기, Transverse ElectroMagnetic: 진행 방향으로 전기장과 자기장 성분이 없음)파를 지지하는 전송선(transmission line)에도 자연스럽게 성립한다. 즉, 전송선에 존재하는 전자기장이 TEM파이면, $\hat k \times \bar E$ = $\eta_0 \bar H$를 만족한다. 그래서 식 (13)에 TEM파의 전자기장 조건을 대입해서 TEM파가 하전 입자에 생성하는 전기력이 자기력보다 항상 큼을 증명할 수 있다. 

[참고문헌]

[다음 읽을거리]
1.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
2. 최초의 입자가속기 사이클로트론

2010년 8월 21일 토요일

금속(金屬, Metal)의 성질

[경고] 아래 글을 읽지 않고 "금속의 성질"을 보면 바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 전기장
2. 전압
3. 헬름홀츠의 정리
4. 전류


[그림 1] 세상에서 제일 큰 금괴(출처: wikipedia.org)

흔히 볼 수 있는 금속은 전자기학적으로 놀라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완벽한 금속 성질을 가진 물질은 완전 전기 도체(完全電氣導體, Perfect Electric Conductor, PEC)라고 부른다. PEC가 되려면 전도도가 무한대가 되면 된다. 금속을 이해하기 위해 현재까지 증명된 전자기학 원리를 이용하여 금속의 성질을 차례로 증명해 볼 것이다.

                                (1)

[증명]
식 (1)을 증명하기 위해 먼저 전하 보존 법칙을 고려한다.

                          (2)

식 (2)에 옴 법칙의 미분형 공식을 대입하여 정리하면 전하 밀도에 대한 미분 방정식을 얻을 수 있다.

                          (3)

식 (3)의 미분 방정식 해는 식 (4)로 얻어진다.

                          (4)

여기서 이완 시간 $\tau$는 식 (1)에 제시되어 있다. 식 (1)의 이완 시간은 전하 밀도가 존재하는 평균 시간[시간의 기대값]이다. 이완 시간은 전도도에 반비례하므로 금속의 이완 시간은 매우 짧아야 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구리(copper)의 전도도($\sigma$)는 $5.96 \times 10^7$ S/m, 유전율($\epsilon_0$)은 $8.854 \times 10^{-12}$ F/m이므로 구리의 이완 시간($\tau$)은 $1.47 \times 10^{-19}$ 초가 된다. 이 시간은 0.147 아토초(attosecond: $10^{-18}$초) 정도로 매우 작다. 계산시 구리의 유전율을 진공중의 유전율로 쓴 이유는 구리 내부에서 자유 전자(free electron)는 매우 많이 형성되나 유전율[분극(分極, polarization) 비율]에 관련된 구속 전하(拘束電荷, bound charge)는 거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 금속 내부에는 전기장이 없음
                          (5)

[증명]
금속 내부에 전기장이 존재하면 옴 법칙의 미분형 공식에 의해 전류 밀도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식 (3)과 (6)에 의해 전하 밀도가 기하 급수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전류 밀도도 줄어들어 최종적으로 전기장은 $0$이 된다.

                          (6)

여기서 벡터 $\bar u$는 전하의 유동 속도(流動速度, drift velocity)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금속의 이완 시간 $\tau$가 매우 짧아서 금속 내부의 전기장이 실제 0이 되는 현상으로 인해, 금속 내부의 자유 전하 밀도(free charge density)를 0으로 간주한다. 자유 전하 밀도가 등가적으로 0이더라도, 외부에 걸어준 전압으로 인해 금속 내부에는 전하가 계속 생성 및 소멸하므로 연속적인 전류를 흘릴 수 있다. 왜냐하면 한 곳에서 금속 내부에 전하를 넣거나 빼면 이완 시간 이내에 이 변동을 없애려고 전하가 계속 움직여서 전하 이동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 금속의 전압은 동일
                          (7)

[증명]
전기장과 전압은 식 (8)과 같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기장이 식 (5)처럼 $0$이기 때문에, 전압은 금속 내부에서 일정해야 한다.

                                 (8)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금속의 전하는 표면에만 있고 이 표면에서의 전기장은 항상 표면에 수직
                                 (9)

 여기서 $\rho_s$는 표면 전하 밀도(surface charge density)이다.

[증명]
금속 내부의 전기장은 $0$이기 때문에[혹은 식 (4) 때문에] 금속 내부에는 전하가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금속 표면에는 금속 내부에서 밀려온 전하가 존재할 수 있다.[∵ 밀려온 전하는 금속을 빠져나갈 수 없다. 이는 진공중의 전도도는 $0$이기 때문이다.] 금속 표면의 전기장은 접선 성분이 반드시 $0$이어야 한다. 만약 전기장의 접선 성분이 있으면 옴 법칙의 미분형 공식에 의해 전류 밀도가 존재해야 하나 식 (6)과 같이 전류 밀도가 기하 급수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전기장도 $0$으로 수렴해야 한다. 금속 표면으로 밀려온 전하는 축전기(蓄電器, capacitor) 원리처럼 표면에 축적되어 전기장을 만든다. 이 표면에 쿨롱 법칙의 적분형 공식을 적용한다.

                                 (10)

[그림 2] 가우스 원통(출처: wikipedia.org)

식 (10)의 표면적을 [그림 2]에 보인 가우스 원통으로 생각한다. 가우스 원통의 높이가 $0$으로 작아진 후 뚜껑의 면적도 한없이 축소되면, 식 (10)의 표면 적분은 간단한 곱셈이 된다.

                                 (11)

여기서 $\Delta S$는 식 (10)을 적용할 때 사용한 가우스 원통의 뚜껑 면적, 식 (5)에 의해 금속 내부의 전기장 $E_\text{in}$은 $0$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표면의 곡률[반지름의 역수]이 클수록 전하 밀도와 표면 전기장이 커짐
                                 (12)

[증명]
먼저 [그림 3]과 같은 반지름 $r$을 가진 금속 구의 전압을 구한다.

[그림 3] 금속 구(출처: wikipedia.org)

식 (10)에 있는 쿨롱 법칙의 적분형을 이용하면 금속 구의 전기장은 쉽게 계산된다.[∵ 금속 구는 대칭적이므로 모든 표면에서 전기장이 같다.]

                                 (13)

신기하게도 식 (13)의 결과는 점전하에 대한 쿨롱 법칙의 결과와 동일하다. 식 (13)을 선 적분하면 전압에 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4)

이제 [그림 3]에 있는 금속 구 두 개[반지름 $r_a, r_b$]를 서로 도선으로 연결하여 전압을 같게 만든다. 그러면, 아래 식 (15)가 성립해야 한다.

                                 (15)

식 (15)를 정리하면 식 (12)가 얻어진다. 표면 전하 밀도가 얻어지면 식 (9)에 의해 전기장의 크기도 연관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뾰족한 구조물에서 전기장이 커지는 현상은 정성적으로 쉽게 설명 가능하다. 뾰족 구조는 해당 구조물의 끝 부분이므로 전하가 들어가면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그래서 다른 무딘 구조보다 뾰족 구조에 더 많은 전하를 밀어넣을 수 있다. 그러면 끝 부분에서는 단위 면적당 전하가 늘어나므로 식 (9)에 의해 전기장은 비례적으로 커진다. 또한 식 (12)에 있는 공식이 피뢰침(避雷針, lightning rod)의 원리가 된다. 침을 뾰족하게 만들면 전기장이 매우 세져서 번개가 칠 경우 번개는 피뢰침으로 모이게 된다.

  • 정전 차폐(靜電遮蔽, electrostatic shielding): 닫힌 금속통 내부의 전기장은 항상 $0$

[정전 차폐(electrostatic shielding)]

[증명]
쉽게 증명하려면 식 (8)의 우변을 고려하면 된다. 즉, 식 (8)에 따르면 전기장을 선 적분한 경우 시작점과 끝점이 같으면 적분 경로를 어떻게 정하더라도 그 값은 같다. 만약 금속통 내부에 전기장이 존재하면 그 전기장의 방향을 따라 선 적분한 값과 금속 속을 따라 선 적분한 값은 같아야 한다. 그런데, 식 (5)에 의해 금속 속에서는 전기장이 $0$이므로 금속통 내부의 전기장도 $0$이 되어야 한다. 좀더 고상하게 증명하려면 푸아송 방정식의 유일성 증명을 흉내내면 된다. 정전 차폐 증명을 위해 먼저 제1 그린 항등식을 고려한다.

                         (16)

식 (16)에서 $f$ = $V-V_0$, $g$ = $V^*$[켤레 복소수]라고 두고 금속통 내부에는 전하가 없다고 가정[$\rho$ = $0$]하면 식 (17)을 얻을 수 있다.

                         (17)

여기서 $s$는 금속통이 표현하는 닫힌 표면, $v$는 닫힌 표면 $s$ 내부에 있는 체적, $V_0$는 금속 표면의 전압, 식 (7)에 의해 금속 표면의 전압은 $V_0$로 일정하므로 식 (17)의 좌변은 $0$이며,

                         (18: 라플라스 방정식)

[그림 4] 정전 차폐의 과정(출처: wikipedia.org)

식 (17)이 성립하기 때문에 [그림 4]와 같이 금속의 내부 경계면[금속 내부 표면]에서는 $\bar \nabla(V-V_0)$ = $\bar \nabla V$ = $0$이 성립한다. 즉, 식 (9)에 의해 금속 내부 표면에는 표면 전하 밀도가 없어야 한다. 단지, 금속 외부 표면에만 표면 전하 밀도가 존재할 수 있다. 필수는 아니지만 많은 경우 정전 차폐를 할 경우 접지(接地, ground or earth)를 한다. 접지를 하려면 반지름이 매우 큰 금속 구를 사용하면 된다. 주변에 볼 수 있는 거대한 금속 구는 무엇일까? 당연히 지구이다. 그래서, 이름도 접지이다. 식 (12)를 고려하면 접지면의 표면 전하 밀도와 전기장은 $0$이 된다.[∵ 지구의 반지름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또한, 식 (15)에 의하면 동일 전압일 경우 반지름이 클수록 금속 구에 저장되는 전하가 크다. 그래서, 정전 차폐를 할 때 접지까지 하게 되면 외부에 강력한 전기장[예를 들면 벼락]이 걸리더라도 접지를 한 지구에서 외부 전기장에 의한 전하를 감당할 수 있으므로 금속통 내부는 강력한 외부 전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금속의 유전율(permittivity): 진공 중의 유전율 $\epsilon_0$
유전율이 진공보다 커지기 위해서는 물질내에 분극(分極, polarization)이 발생해야 하지만 금속 내부에는 분극이 생기지 않는다.[∵ 분극은 외부 힘때문에 (+)와 (-)가 서로 분리되는 현상인데 금속은 외부 전기장이 가해지면 분극이 일어나지 않고 전도 전류(conduction current)가 되어 흘러버린다.] 그래서, 금속의 유전율은 진공중의 유전율인 $\epsilon_0$로 정의한다. 주파수가 매우 높은 영역[예를 들면 적외선이나 광파 대역]에서는 완전한 금속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도 전류(conduction current)보다 변위 전류(displacement current)가 커지므로] 이 경우는 복소 유전율(complex permittivity)을 정의해야 한다. 즉, 매우 높은 주파수 대역에서는 금속의 유전율을 $\epsilon_0$으로 정할 수 없다.

[그림 5] 금속 표면에 작용하는 다양한 전기장

  • 정전 응력(electrostatic stress) $T_E$: 항상 외부로 작용
                                 (19)

여기서 $\Delta F$는 미소 금속면 $\Delta S$에 작용하는 힘이다.

[증명]
식 (5)와 (9)에 따라 금속 내부에서 전기장은 항상 0이고, 금속 표면의 전기장은 $\rho_s / \epsilon_0$이 된다. 하지만 이는 최종 결과이고 세부적으로는 다른 표면에 있는 전하가 미소 표면적(infinitesimal surface) $\Delta S$에 전기장을 가해주고 있다. [그림 5]에 바탕을 두고 $\Delta S$에 있는 전하 $\Delta Q$가 만드는 전기장 $E_s$와 $\Delta S$를 제외한 나머지 주변 표면(perimeter surface)이 만드는 전기장 $E_p$를 연립해서 $E_s$와 $E_p$를 결정한다.

                         (20)

응력(stress) $T$는 단위 면적당 물체에 변형을 일으키는 힘[단위: N/㎡]이므로, 전하가 만드는 정전 응력 $T_E$를 다음과 같이 유도한다.

                         (21)

[그림 5]에 따라 $\Delta S$를 제외한 면적에서 만든 전기장 $E_p$는 $\Delta S$에 있는 전하 $\Delta Q$에 전기력을 만들고, [그림 5]에 나온 벡터 방향에 의해 전기력은 항상 금속 외부로 작용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특이하게도 정전 응력은 금속 표면에 생기는 전기장의 제곱에 비례하며, 그 형태는 전기장의 에너지 밀도와 동일하다.